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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선 사람의 세계 여행

절교예찬, 2020-07-15 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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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코로나로 힘들어하시는 부모님들을 위한 책을 두 권 소개했는데요, 이번엔 저를 포함해 코로나 이전 여행을 그리워하는 분들을 위해 역시 두 권의 책을 공유해봅니다.

 

첫번째 <조선 사람의 세계 여행> - 조선인 최초의 호텔 컴플레인?

 

비행기가 없고, 나라 돈이 나라 바깥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거나, 심지어 나라를 빼앗겨 여권을 발행해줄 정부가 없던 시절에 나라 바깥을 여행하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게 궁금했었다지금은 미국 대부분의 주에 H-mart라는 이름으로 한국 식료품을 파는 곳이 있어서 필요한 거의 구할 있고, 한국 음식점이 북극 코앞인 북미대륙의 땅끝 Barrow라는 곳에까지 들어서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생활은 여전히 외국생활이라서 고단함을 가난이나 재채기 만큼 숨기기 어렵다. 그러니, 100년도 전에, 그러니까 한국 식당은 커녕, 블로그 정보 하나 없던 시절에 낯선 이국 땅을 여행하던 사람들의 불편함은 어땠을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책은 그런 옛날, 사람들이 하던 여행의 '' 느껴보고싶은 사람들에게 '' 맛보게 해주는 책이다.

 

옛날 여행이라고 마냥 불리하기만 아니다. 불편한 것들 속에는 언제나 보상이 숨어있기 마련이니까아무런 정보가 없던 시절에 여행하는 일은 지금보다 수십 배의 수고로움을 요구했겠지만, 반대로 그런 시절의 나라 바깥으로의 여행은 지금보다 수백 배의 부가가치를 가져다 주었던 모양이다정보는 그것이 독점적일수록 가치가 상승한다.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이라 책이 귀했고, 더구나 일반인들의 문맹률까지 높았던 중세에, 성직자들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권력을 가질 있었던 것도 그들이 성경의 내용들을 독점했기에 가능했다.

 

책을 읽다보면 여행의 가치도 이와 비슷하다는 금세 깨닫게 된다. 지금은 전세계를 쏘다니고 와도 그것을 위해 쏟아부은 여행경비 만큼의 값어치를 회수하기 어렵지만, 100 전에는 한번의 해외여행이 그의 지위를 단박에 바꾸어놓을 정도로 가치가 있었다. 그는 자기가 속한 나라 안의 사람들이 가지지못한 정보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말이다. 그래서 때때로 나는 내가 하는 여행에 대해 회의감이 때도 많다. 그것이 순전히 휴양을 위한 여행이었다면 마음 편하게 생각해도 되겠지만 그것이 답사 성격의 여행이었다면 소소하게라도 셈을 해보는 것이 오래된 습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내가 이번 여행으로 얻은 무형의 가치들이 내가 쏟아부은 돈과 시간 만큼의 가치가 있었는가?" 하는 .

 

100 전과 지금의 여행은 물리적인 측면에서 따지면 거의 완벽히 다르지만, 여행하는 사람이 느끼는 문화적 감수성은 지금과 비슷한 것도 있다.

 

"뉴욕에서는 웨이터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빠르다이곳에서는 굶어죽는 가지 방법이 있다아무것도 먹지 않거나 호텔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거나." 

 

1896 윤치호가 러시아로 향하는 길에 뉴욕에 머물면서 했던 일종의 '컴플레인'인데 지금 한국 사람들이 미국에 와서 하는 컴플레인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웃음이 났다. 100 한국 사람 vs. 미국 사람의 간격은 지금의 간격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두번째 책 <해천추범>

 

러시아 여행 준비를 위해 손에 넣었던 책이지만

러시아 이상의 것을 주었다.

 

1896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에 참석하기위해 행했던

민영환 일행의 여정을

민영환 자신이 꼼꼼이 기록했다.

 

그들이 여행을 떠났던  사실, 대관식 때문이 아니었다.

그건 구실에 불과했고,

왕비가 시해되고 왕의 신변마져 위태롭던 시절,

새로운 의지처를 찾기위해 떠났던 것이다.

 

 

책을 읽는 느낌은,

정말 중요했으나 뼈아프게 패배했던 우리팀의 경기를 다시 생겨나는 감정과 비슷하다.

 

경기 결과를 이미 알고있는 사람이

이미 역전패로  끝난 경기를 보며 응원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심정이다.

 

아프고, 안타깝고, 그래서 매우 교훈적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야하는지를 절감하게 만든다.

 

니콜라이 2세는 몇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처형되고만다.

그런 사람에게 조선은 국운을 내걸고 매달렸고,

그들에게서 원하던 대답을 못듣고 긴여행에서 돌아오는 민영환은 마음이 무겁다.

 

부질없는 짓이었다는 것을 모른채.

 

 

* 이 게시판 에디터는 줄간격 조절을 지원하지 않는 것 같은데 혹시 줄간격 조절하는 html tag 알고계신 분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2 댓글

정혜원

2020-07-15 18:38:34

제가 제일 좋아하는 주제 입니다

고맙습니다

 

옛 직장 오너께서 60년대 초에 미국에서 공부하셨는데 구정이면 대사님 댁에 유학생 주재원 등등 모두 모여 떡국을 드셨답니다

 

한국 전쟁 복구 프로그램 지원 이었는데 미국 정부주선으로 미국 대기업에서 장래 한국을 이끌 인재라고 자기들 본사와 공장에 초청하여 견학도 시켜주었답니다

 

미국 국내선 티켓과 호텔 숙박 포함 이었다니 참  선택 받은 분입니다

 

절교예찬

2020-07-15 19:17:29

네, 아무래도 연배가 좀 있으신 분들이 좋아하시는 주제죠. 약 30년 전에 한국의 학자를 세 개의 세대로 구분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1 세대는 일제 때 일본에서 공부하고 한국 강단에 서신 분들

2 세대는 그런 1세대에게 교육받고 그분들의 뒤를 이은 분들

3 세대가 바로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오신 분들.

 

예전엔 논문업적이나 연구실적에 관계없이 미국만 다녀오면 대학 강단에 설 수 있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는데, 그게 바로 희소성 때문이라고 생각되네요. 말씀하신 떡국 드신 분들 대부분이 아마 3세대 학자들이라고 생각되네요. 근데 이제 이분들의 시대도 저물고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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