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대장금파크

유난히 길었던 장마가 끝나가는 것 같다.  

무려 50일 이상 내리는 비에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가 있었고, 기분도 우울해지는 요즘. 

장마후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근교 관광지를 다녀오기로 한다. 

 

용인의 대표적인 볼거리로는 한국민속촌,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등이 있지만  

입장료도 그렇고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이라 코로나가 기승인 요즘 방문할 곳은 아니다.

 

2003년부터 방영한 대장금은 단조로운 미국생활의 훌륭한 벗이 되어주었고, 

언젠가 대장금 촬영지를 방문해보고 싶던 차에 집근처에 대장금파크가 있다하여 방문하기로 한다.

 

무더위가 몰려오기전 빨리 다녀오려고 했건만 날을 잘 못 잡았다.

이날 체감온도가 무려 36도 ㄷㄷㄷ

 

▼  장마탓인지 울퉁불퉁 파여진 도로를 따라 도착한 대장금파크.

입구가 아주 잘 꾸며져있다.

 

파크에 도착해보니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

평일인데다 날씨가 너무 더워 그런 듯한데, 혹시라도 파크가 안열었을까봐 잠시 고민했다 ㅡ.ㅡ

 

▼  대장금파크답게 매표소도 한옥으로 예쁘게 단장되어 있다.

파크 입장료는 9,500원인데, 용인시민은 할인이 되어 4,500원 (아싸, 돈 벌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용천리에 위치한 대장금파크는  

문화방송에서 운영하는 사극 촬영 세트장이자 한류 테마파크이다.  

원래의 이름은 <용인 MBC 드라미아>였는데, 2011년에 폐장한 <양주 대장금 테마파크>의  

세트장 일부를 옮겨와 <용인 대장금파크>로 개칭하였다.

 

대장금파크의 크기를 알아보려 했는데 정확한 정보를 찾기가 힘들다. 

이곳저곳에서 취합한 정보로 보면 150-250헥타르 (45만-75만평) 정도인 것 같다. 

대략 축구장 200-350개 정도의 크기인데, 방송제작시설뿐만 아니라  

휴양레저시설(캠핑장, 글램핑장)을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로 휴가를 보내기 좋은 곳이다.

 

▼  대장금파크 안내도

공원은 언덕으로 되어있어 천천히 둘러보면 3-4시간 정도 걸리는데,

오늘같은 날씨에 언덕을 올라갈 자신이 없어 투어카를 이용하기로. (일인당 3,000원)

투어카를 타면 입구에서 출발하여 B,세트장을 거쳐 언덕에 있는 A세트장 정상에 데려다준다.

위에서부터 천천히 내려오면서 관광을 할 수 있으니 더운 날에는 투어카를 이용해도 좋을 듯.

 

▼  입장료를 내면 대장금파크 안내책자가 함께 제공된다.

 

▼  미니 투어카.

원래 더 큰 투어카도 있지만 손님이 2명이라 작은 차가 준비된 듯 하다.

투어카 기사님이 아주 친절하시다.

각 세트장을 거쳐 올라가는 동안 설명도 잘 해주시고, 중간에 사진을 찍으라고 내려주기까지 하신다 ㅎㅎ

 

▼  일단 B세트장의 지하감옥부터 들린다.

입구에는 드라마 출연진이 환영을 해주고, 감옥 내부는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

 

 

▼  꾸불꾸불한 길을 올라 A세트의 정상에 도착한다.

먼저 대장금파크 홍보관부터 꼭 들리라는 기사님의 조언(?)을 따르기로 ^^

 

▼  홍보관에는 그동안 대장금파크에서 촬영한 드라마, 영화들이 연대순으로 정리가 되어있다.

미국에서 시청한 아랑사또전 사진을 보고 반가워서 찰칵~

대장금파크는 MBC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방송국, 영화팀들이 사극촬영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에서 제작되는 사극 드라마, 영화의 80% 정도가 이곳에서 촬영된다고 ㄷㄷㄷ

 

▼  A세트장 정상부근에 위치한 안양루.

대장금파크의 전체를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다.

 

▼  작년에 논산에 위치한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촬영 세트장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규모가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

대장금파크에 비하면 션샤인 세트장은 소꿉장난 수준 ^^

 

천천히 언덕을 내려오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  이곳은 옥사.

사극에서 보면 죄인들을 가두는 곳인데 실제로 보니 나무문이 약해보여 쉽게 탈옥(?)할 수 있을 것 같다.

 

 

▼  옥사를 지나 의금부 겸 포도청으로 향한다.

저 형틀에서 얼마나 많은 죄인들이 곤장을 맞았을까...

 

▼  서민들이 사는 곳도 제대로 재현해 놓았다.

이곳은 <저잣거리>인데,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BTS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는 곳이다.

요즘은 코로나로 외국관광객들이 뜸하지만 한때는 BTS팬들로 넘쳐났었다고.

 

▼  야트막한 성문을 따라 걷다보니.

 

▼  근사한 성벽이 나온다. 이곳은 무엇하는 곳인고.

 

▼  성문을 들어서니 멋들어진 건물이 등장한다.

이곳은 <인정전>. 왕들이 정무를 행하던 곳이라고.

 

▼  인정전 주위로 크고 작은 전각들이 모여있는데, 아마도 이곳이 대장금파크의 중심지인 듯 하다.

건물 하나하나가 정말 잘 꾸며져있다.

그동안 전국의 사찰들과 궁전을 구경했는데, 이곳만큼 잘 꾸며진 곳은 없었던 것 같다.

 

▼  날이 덥지만 않았다면 이곳에서 좀 더 머무르고 싶었을 정도로 경치가 예쁜 곳이었다.

 

▼  규장각도 잘 꾸며져있고.

 

 

▼  이곳은 관가. 

 

▼  담벼락에 동그란 입구가 특색인 동궁전.

 

▼ 동궁전 내부도 입구 못지않게 잘 정돈되어 있다.

 

▼  무언가 규모가 남다른 건물 출현.

고려시대 무인정권 우두머리 최충원의 아들 <최우의 사택>을 꾸며놓았다.

 

▼  위에서 만난 인정전 못지않게 화려한 내부를 자랑한다.

하지만 뭔가 조선시대와는 다른, 조금은 중국풍이 느껴지는 금색 장식들.

고려시대 건축에 문외한이라 이 건물이 고려풍인지 중국풍인지 해깔리는데...

 

날씨가 괜찮으면 B세트장까지 구경하면 좋은데 날이 너무 덥다.

어차피 한번 오고 말 곳은 아닌 것 같아, 다음을 기약하며 주차장으로 향한다.

 

▼  MBC 촬영 세트장.

LA에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촬영장 투어를 한적이 있었는데,

정말로 MBC 세트장처럼 만들어진 건물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던 기억이.

오늘은 촬영이 없는지 주변이 한산하다.

 

▼  궁중의상을 빌려입고 세트장을 다닐 수도 있는 모양이다. 가볍게 패쑤~

 

▼  이곳에서 촬영한 많은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를 지난다.

할리우드 못지않은 멋진 풍경 ^^

 

▼  주차장에 거의 다다른듯 싶었는데, 짜잔, 진짜가 나타났다.

입구쪽에 위치한 대장금 촬영지.

투어카를 이용하지 않았으면 맨처음 만났을 장소.

 

▼  미국 살면서 대장금 드라마는 서너번 본 것 같다.

장금이 아역을 맡은 배우가 너무 귀엽고, 지금보다 한참 젊은 시절의 이영애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  장금이가 뛰어놀던 부엌과 정원, 장금이의 스승 한상궁, 장독대를 담당하던 정상궁도 생각나고...

 

▼  파크 바로 입구쪽에는 기념품가게와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카페시설이 있다.

너무 더운 날씨에 물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커피 한잔할 생각이 별로 없네...

 

▼  오늘은 A세트장만 보고 갑니다. 다시 방문할 날을 기리며...

 

날이 하도 더워서 그런지 이 넓은 테마파크에 관광객이라고는 우리 포함 달랑 2팀.

거의 내집 마당 즐기듯 시간을 보냈다 ㅎㅎ

부지도 넓고 볼거리도 많은데 한가지 살짝 아쉬운 점은 먹거리가 없다는 점.

저잣거리에다 주막을 차려 각종 부침과 막걸리, 간단한 식사가 가능하도록 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생각이 잠깐 들다가,

촬영을 하는 곳인데 음식을 팔게되면 관리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욕심을 접어본다.

 

대장금파크에는 사극촬영장 외에 캠핑장도 있으니 언젠가 글램핑이나 차량캠핑에 도전해보고 싶다.

무더워야 어서 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