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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트래블 잡 오퍼를 수락했습니다. 선택의 홍수가 밀려옵니다,

김철슈철슈 | 2020.08.30 03:02:2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어제 마모에 가입한 신입 유저입니다

저도 눈이 번쩍 뜨이는 꿀팁을 멋지게 탁 내놓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제 막 사회 생활 시작하는 초년생이라 드릴 정보는 없고 

혹시 같은 처지인 분들이 계시면 동병상련이라도 나누고자 첫 글을 써봅니다

 

저는 7월에 보드 통과하고 이제 막 라이센스를 딴 치료사입니다 

혼자 유학 와서 미국에는 가족 친지 한 명도 없고 지금 사는 도시도 오직 학교 하나 보고 이사 온 거라 인맥도 없네요

원래 계획은 졸업하자마자 이 곳을 뜨는 거였는데 계획한 일이 틀어지는 바람에 어영부영 아파트 렌트를 내년 8월까지 연장하고 말았습니다 

 

라이센스 취득 후 로컬에 닥치는 대로 레쥬메를 넣는 한편 travel medical staffing agency 에도 프로필을 등록했습니다

로컬 잡 쪽은 참담합니다 제가 원하는 포지션은 오프닝이 별로 없고 전화 인터뷰를 해도 팔로업이 없네요

 

트래블 에이전시들한테서는 연락이 쏟아지지만 실속이 제로입니다 

그렇게들 콜하자고 난리더니 막상 콜해서 new grad 라고 밝히면 자기들은 new grad 안 받는다고 끊거나 

온갖 질문 다 해놓고 역시 팔로업이 없습니다 분명히 잡 오프닝은 넘쳐나고 정작 본인들 웹페이지엔 new grad welcome 이라고 되어 있는데도요

 

내 영어가 그 정도로 형편 없나 하는 생각을 5초 하고 지워버립니다 

그래도 시간이 갈수록 피해의식의 농도와 지속 시간이 줄어들긴 하네요

유학 초기엔 overthinking에 코를 박고 사흘 밤낮을 울기도 했었는데요

 

 

그러다 어떤 에이전시와 연결이 됐습니다 

필요한 정보만 문자로 날려주고 무슨 질문을 하든 즉각 핵심만 날려줍니다 

미국 살면서 겪기 드문 efficiency가 맘에 들어서 new hire packet에 바로 사인했습니다 

친구들은 pros and cons 리스트까지 만들어서 에이전시 비교 분석을 한다지만 저는 그런 사치를 부릴 처지가 아니기도 했고요

 

뭣보다 트래블 포지션이야 어차피 언제든 그만둘 수 있으니

첨엔 좀 어리버리 몰라서 당하고 손해보더라도 일단 뛰어들고 하면서 배우자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9월 중순에 지금 사는 곳에서 차로 15시간 떨어진 다른 주에서 첫 컨트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트래블 잡이란 어떤 걸까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나마도 아직 시작도 안 했지만 이거 뭐 생각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네요 

 

 

1. Pay scale

 

학교 다닐 때 트래블 에이전시에서 리쿠르팅을 자주 왔는데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자기네들 페이가 stationary regular job 보다 훨 낫다 였어요

와 근데 컨트랙 보니까 시...시급이.... 엄청 짭니다 말도 안 됩니다 그런데 그 부족한 걸 per diem + housing allowance로 메꾸는 구조네요

이게 non-taxable이라 당장 세금을 안 내면 내 손에 쥐는 금액이 크니까 좋긴 좋죠 대신 401k 가 없습니다

 

컨트랙을 1년 넘게 갱신하면 매칭 + 보너스를  준다는데 이게 based on hourly pay니까 있으나마나한 수준입니다

SSI도 넉넉하게 적립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네요 

 

대충 계산해보니 같은 금액을 full로 받는 것과 저렇게 받는 것의 tax 차이가 만 불 정도 나네요

Income-driven으로 fafsa 갚으면 한 달 학자금 상환 부담이 줄어드는 게 이득이라면 이득일까요? 

사실 이것도 잘 몰라서 알아봐야 합니다 인컴 드리븐의 인컴이 gross income인지 taxable income인지....

 

그래도 여전히 금액이 성에 안 찹니다 

로컬 잡은 제가 페이 제시받는 단계까지 가본 적이 없으니 비교 못 하지만 이게 로컬 페이보다 높은 거 맞아? 싶습니다 

제가 medical coverage를 decline 해서 이 정도인데 그 부분을 컨트랙 사인하기 전에 확실히 짚지 않은 게 맘에 걸립니다

 

 

그나저나 일단 ira부터 맥스로 부어야겠죠?  

그리고 개인 투자.... 은퇴 설계.... 내 집 마련.... 

 

학교를 넘 오래 다닌 탓에 이제 이것만 졸업하면 공부 끝이다 했는데 어림도 없습니다 

 

 

2. Tax home 

 

이제 막 첫 직장 잡으면서 내 집 마련이 웬말이냐 하실 수도 있는데 상술한 택스 베네핏을 누리려면 택스 홈을 만들어야 되더군요

학교 다니면서 트래블 잡 해볼까? 할 때는 rv 하나 사서 캠핑장 돌아다니면서 살면 하우징 코스트 아끼고 개꿀 ㅋ 했는데 

막상 보니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irs 규정을 보니 stipend를 넌택서블 받으려면 

 

1) Duplicate cost - 택스홈을 유지하는 비용 + 다른 주에서 쓰는 하우징 비용을 이중으로 지출해야 한답니다

스토리지 비용은 물론 카운트 안 해주고요 메일링 주소, 자동차 등록, 운전면허, voter registration 유지해서 

한 주에 residency를 확실히 박아놔야 된다네요 심지어는 홈에서 통근 불가 거리라도 같은 주 안이라면 택스 베네핏이 적용 안 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자기 부모님 집에 주소 두고 tax benefit 받는 경우가 많은데 living on the edge 라네요 

저는 어차피 미국에 주소와 짐을 맡아줄 사람이 없어서 불가능한 옵션이지만요 

2) tax home에 적어도 30일 이상 거주 - 1년 내내 다른 주로 도는 것도 안 된답니다 

트래블러로 계속 일하려면 30일 무급 휴가가 필수네요 

 

3) 어떤 한 주에 4개월 이상 머물러도 안 됨 - 멀티플 어사인먼트로 렌트 따로 잡아서 일해도 

어떤 주에서 트래블러로 일한 기간이 총 1/3년을 넘으면 그 주에 residency가 있는 걸로 간주될 수 있대요 

 

 

물론 irs가 눈에 불을 켜고 저걸 잡으러 다니지는 않아서 적당히 눙치는 사람도 많은가보더라고요

근데 저는 선천적 쫄보에 후천적 시민권자에 일이 잘못됐을 때 받쳐줄 가족과 같은 샌드백이 없어서
방어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저런 조항들을 열심히 머리에 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지켜야 할 원칙이고요) 

 

3. 생각보다 부담스런 additional cost 

 

일단 택스홈을 위해 제가 지금 있는 아파트 렌트를 계속 내야하죠 서블렛 공고를 내긴 했는데

가뜩이나 온라인 돌려서 학생들도 입주 안 하고 그나마도 당장 담주가 학기 시작이니 구할 사람은 다 구했죠

9/15-1/15라는 서블렛 조건도 애매하고요 누가 들어오면 땡큐지만 통째로 비워둔 채 렌트만 내야 할 것 같네요 

 

일하러 갈 곳의 하우징을 구하는 것도 매우 골치가 아픕니다 

아파트먼트 계약을 하자니 deposit 걸고 나올 따 인스펙션 받고 아무리 임시라도 가구도 새로 사든 지금 집에서 들고 가든 해야 하니 귀찮네요

에어비앤비는 너무 비싸고요 가는 곳이 완전 시골이라 호텔도 변변찮습니다

제가 가진 멤버십이 힐튼, ihg, marriot인데 도시에 저 호텔들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있어도 그걸로 extended stay 하기에는 버짓이 택도 없고요 

 

RV 생활은 입으로만 꿈꿨지 현실적으로 무리기도 하지만 애초에 불가능입니다 

9월부터 눈오는 동네거든요 

 

이중으로 내야 하는 렌트 합치면 이 동네 럭셔리 콘도 입성도 꿈이 아니건만 

저는 왜 프로퍼티 사이트만 들어가면 오토매틱으로 low-high sorting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저렇게 큰 줄기로 돈이 드는 일 뿐만 아니라 자잘하게 뭐가 많습니다 

이미 라이센스가 있지만 일하러 갈 스테잇 라이센스를 따로 따는 데도 제법 깨졌고요 (이건 나중에 reimburse 되긴 됩니다) 

스테잇 보드로 이미 한 background check 를 facility 자체에서도 요구해서 fee가 이중으로 들었네요 

집에 프린터가 없어서 페덱스 들러서 form 프린트, 웨스트유니온에서 머니오더 사고, 우체국 가서 priority로 부치고 

금액이 별 거 아니라도 비용은 비용이지요 비용도 비용인데 무엇보다 시간이고요 

15시간 운전해서 가려면 그것도 비용이네요 개스는 리임벌스 해준다지만 

장거리 운전이 처음이고 운전을 별로 안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각오와 휴식이 필요해요

호텔에서 이틀은 잘 텐데 그것도 제가 부담해야겠죠 

차가 연식이 좀 됐고 장거리를 뛰어본 적이 없어서 미리 딜러쉽에 점검도 받으러 가야 합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AAA 가입을 해둬야 하나 

아멕스 로드 어시스턴트 믿고 그냥 갈까 서치하고 고민했습니다 

임시 거주시에 car registration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참 또 구글링하고요 (안 해도 된답니다) 

이제는 차 보험 폴리시를 바꿔야 하나 알아볼 차례인데 벌써 지쳤습니다....

 

앞으로 쥘 돈이 크면 이 귀찮은 짓도 즐겁게 하겠는데 계산하면 할수록 메리트가 안 느껴져서 더 지칩니다 

 

웃기지만 사실 제가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결국 그겁니다 

벌써 피곤하네요 새로운 환경에 던져지는 거 엄청 좋아하고 즐기는 타입인데도

시작도 하기 전에 나가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하러 갔던 집 근처 널싱홈 덜컥 붙었으면 아마존에서 스크럽이나 몇 벌 주문하고 말았을 텐데요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죠 짐을 싸아죠.. 우체국 가서 메일 포워딩 서비스도 신청해야죠....

가서는 짐을 풀어야죠.... 아니 그 전에 짐을 풀 집부터 결정..... 아ㅜ 

 

 


쓰다보니 자괴감이 밀려오네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제가 벌인 일이니 수습도 제가 할 수 밖에...

그래도 세팅 한 번 하고 첫 번째 컨트랙 잘 마치고 나면 뭔가 남긴 남겠죠? 돈이든 경험이든 
 

(이렇게 초연한 척 다 해놓고 malpractice로 cancel+sue 당하는 건 설마 아니겠... 아 제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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