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Moa
Search
×

예감(藝感), 베트남 헌 여행 새 후기

오하이오, 2020-10-20 05:14:54

조회 수
1487
추천 수
0

1019vietnam_01.jpg

책 읽을 때 독특하다 못해 기가 막히는 자세를 자주 선보인 2호

 

1019vietnam_02.jpg

보곤 그냥 웃어 넘기다가 갑자기 떠 오른 그 분들. 기가 막힌 자세로는 한참 위인.

 

1019vietnam_03.jpg

2002년 3월 베트남 하노이, 오토바이 안장 위에 주무시고

 

1019vietnam_04.jpg

길 위 작은 의자에 의지해 누워 주무시기도

 

1019vietnam_05.jpg

뒤로 넘어질 듯한 자세지만 양팔로 중심 잡고 별일 없이 주무시는 분

 

1019vietnam_06.jpg

일할 때는 오토바이 보다 힘드셔도 주무실 때는 편한 인력거

 

1019vietnam_07.jpg

이어 넘겨 보게된 그 때 베트남 여행. 강가에서 소년이 평화롭게 그림을 그리고

 

1019vietnam_08.jpg

오토바이 세워 다정하게 붙어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1019vietnam_09.jpg

그런 모습들이 흔하게 보면서 깨진 어떤 편견

 

1019vietnam_10.jpg

공원의 레닌 동상이나 

 

1019vietnam_11.jpg

초등학생의 빨간 목띠가 아니었다면 베트남이 사회주의국가인가 싶었을.

 

1019vietnam_12.jpg

전시장 가득 '게르니카' 형상. 편견이 깨지긴 전시장에서도 마찬가지. 

 

1019vietnam_13.jpg

(사진 출처: https://blog.artsper.com/en/a-closer-look/artwork-analysis-guernica-by-picasso/ )

추상적이라도 양민학살의 참혹함을 고발하는 사회 참여 작품이라 받아들인다 여겼지만

 

1019vietnam_14.jpg

서방의 미로도 마티스도 세잔도 다 들어와 있는 듯한 작품들이 줄을 잇고

 

1019vietnam_15.jpg

참혹하고 힘겨웠을 전투 끝 승리의 기쁨을 야수의 강렬함으로 그리다가

 

1019vietnam_16.jpg

형태를 단순하게 축약해내니 '사회주의 사실화'를 짐작했던 내 꼴이 우스워지기도. 

 

1019vietnam_17.jpg

멈춘 발길. "그렇지 이제야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하는 순간 연상되는 이야기

 

1019vietnam_18.jpg

장르가 된 듯한 '로마의 자비(Roman Charity)', 굶으며 징역 사는 아버지에게 몰래 젖을 물려 구완한다는 이야기. 

 

1019vietnam_19.jpg

루벤스도 그렸던 '로마의 자비'

 

1019vietnam_20.jpg

루벤스가 전작에 이어 13년 뒤 다시 그린 '로마의 자비'

 

1019vietnam_21.jpg

루벤스 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도 '자비'로운 모습으로 아버지를 돌보는 딸(혹은 성모로 분한)이거나

 

1019vietnam_22.jpg

혹시라도 간수가 들이닥칠까 경계하는 현실적인 딸을 두고 어찌 그릴지 고민한 듯

 

1019vietnam_23.jpg

숭고한 뜻이 없어도 종종 보이는 상반신 탈의 여성으로 또 깨진 다른 편견

 

1019vietnam_24.jpg

어쩌면 이념 이전 자연스러운 건데도 낯설게 봤던 건 '선악과'를 따 먹은 내 탓일 듯.

 

 

 

 

 

*

18년 6개월 전 사진을 들추면서 추억놀이 했습니다.

놀이를 끝 내는 순간까지 털어내지 못한 그리움이 하나 있어 덧붙입니다.

더위에 지쳐 고되게 느껴지는 여행 순간을 달래주는 보양식이었습니다.

 

1019vietnam_25.jpg

호치민시의 명물이라는 '염소탕(Lau de)'입니다.

시내 '염소탕 골목'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약도를 그려갔던 것도

지난 세월을 상기시켜주네요.

늘어선 식당 중 한곳을 찍어 들어서자 마자 '라우제'를 외치니

놀라는 종업원들 모습도 떠오릅니다.

관광객들이 찾을 만한 음식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였건 것 같습니다.

먹고 나오면서는 혼자 먹으로 온 사람은 나 뿐이라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8 댓글

유저공이

2020-10-20 05:24:43

저도 2002년에 캄보디아랑 베트남 갔었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당시 구걸하는 행인이 너무 많아 안스러웠눈데 재작년에 갔을때 호치민은 지하철 공사는 물론 고층 빌딩과 고급 호텔로 조만간 방콕 정도는 따라 잡을듯 했습니다. 

 

 

그당시 호텔이 전무한 시엡립과 에어컨 없는 고물 미니 버스를 8시간 타고 건넜던 국경 버스 그리고 에어컨 없는 선풍기 열차 침대칸 아직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하이오

2020-10-20 05:43:53

같은 해 베트남을 가셨다니 반갑네요. 

여행 후 보고 듣는 뉴스만으로도 지금은 많이 바뀌었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그렇군요. 

하노이에서 시작해 남쪽으로 호치민시까지 내려갔는데 말씀 들으니 저도 잊고 있던 전세버스(?)가 떠오릅니다. 시외버스는 없다 시피했던 것 같고 여행사가 시외버스를 운행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번은 심야에 버스 맨 뒤 다섯명 자리 중 가운데 앉아 8시간을 갔었네요. 굳이 왜 그렇게라도 돌아 다니려 했는지, 지금은 시도 조차 안할 것 같아요.^^

유저공이

2020-10-20 06:27:39

저도 하노이에 도착해서 호치민을 거쳐 캄보디아로 갔었는데 그당시 인터넷도 잘 안되는 시절이라 론니플랫 책 하나 들고 여행 다닌게 기억납니다. 하노이에서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고 중간 도시를 거쳐 호치민까지 갔었는거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근데 지금은 에어컨 짱짱하게 나오는 침대 버스가 각 도시간 운행하고 있고 더군다나 큰 도시의 경우 저가 항공을 이용하면 20~30불에 이동할수 있어 정말 여행하기 편해졌습니다. 

오하이오

2020-10-20 15:57:32

그렇네요. 그때만 해도 다 책들고 다녔죠. 론리플래닛은 지금도 나오기는 하는 것 같은데, '세계로 간다'는 이제 사라진 것 같네요. 없이 생각을 나눠주시니 저도 줄줄이 기억이 나네요.  요즘에 비하면 힘들고 위험도 해 보입니다만 우여곡절을 겪는 재미가 있었던 걸로 기억이 되네요.

당시 대중 교통편이  가장 불편했었는데 침대버스까지 생겼다니 다니기엔 한결 수월하겠네요. 중국에서 침대 기차 타본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는데, 아이들과 베트남 가서 꼭 타고보 싶네요.   

아날로그

2020-10-20 05:53:40

요즘 제 개인적으로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있거든요. 코로나로 친구도 못 만나고 한국 방문도 못 하는 요즘. 사진들 보면서 위로를 삼습니다. 베트남에서 자전거 위에서 오토바이 위에서 잠든 사람들은 아마도 제 각기 고달프지만 삶의 목표가 있고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서였겠죠? 아무튼 오하이오님 사진과 글 보면서 마음에 정리가 되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2020-10-20 16:10:22

어렵게 오토바이에서 거리에서 쪽잠을 자면서도 지켜야할 가정이 있어서 해내는 것이었을 거라고 봐요. 그러면서 보는 많은 분들은 크게 힘들거나 그늘져 보이진 않았어요. "좀 없이 산다고 행복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정도 느꼈어요. 고통을 이겨내는 데는 그만한 행복이 필요하진 않다고 하신 신영복 선생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희망도 없어 보이는 교도소에서 무기징역을 받고 왜 자살하지 않았나 하는 질문에 창살로 스며드는 신문지 크기만한 햇볕이 좋아서, 그걸 즐기기 위해서 였다는 거더라고요. 혹시라도 그런 햇볕을 만드는 데 제 사진이 도움이 되었다면 영광스럽고 다행스럽습니다. 이뿐아니라 더 항구적이고 많은 햇볕을 찾아 가시리라 믿어요. 

맥주는블루문

2020-10-20 20:21:54

길거리 인력거에서 눈을 붙이는 사람들의 사진이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듭니다. 저도 요즘 종종 옛 여행을 추억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같은 앱에서는 1년전 오늘, 2년전 오늘 같은 기능을 통해서 더 추억 여행을 많이 하게 만들어주네요. 얼마전에도 1년전에 포루투갈에 있었던 사진이 떠서 오랜만에 보고 한참을 추억 여행을 하다 왔습니다. 

오하이오

2020-10-21 02:15:14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래된 사진인데 인화하지 않은 파일이라 그런지 사진 자체가 세월을 먹은 흔적이 없어 아쉬웠는데 마음에 든다하니 기분이 좋네요. 좁은 골록 전기차 사진을 엊그제 본 것 같은데 벌써 1년이나 흘렀나요. 남의 아이 크는 거 만큼이나 다른 사람 여행이 훌쩍훌쩍 지나가는 것 같네요. 인스타그램은 잠시 하다 그만둬서 깊이 모르지만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에서 해당 기능을 봤습니다. 저도 몇년전 오늘 하고 뜨면 새롭더라고요.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앨범이 아니라 그냥 전화기(계정)을 물려주는 시대가 올 것 같아요.

목록

Page 1 / 3811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적단의 기초 | 검색하기 + 질문 글 작성하기

| 정보 33
  • file
ReitnorF 2023-07-16 33203
  공지

게시판의 암묵적인 규칙들 (신규 회원 필독 요망)

| 필독 110
bn 2022-10-30 57531
  공지

리퍼럴 글은 사전동의 필요함 / 50불+ 리퍼럴 링크는 회원정보란으로

| 운영자공지 19
마일모아 2021-02-14 78610
  공지

게시판 필독 및 각종 카드/호텔/항공/은퇴/기타 정보 모음 (Updated on 2024-01-01)

| 정보 180
ReitnorF 2020-06-25 182926
new 114320

그리스 여행하다가 지갑 잃어버린 후기

| 후기 6
두유 2024-05-03 774
new 114319

직장인에게 가성비 좋은 MBA가 있을까요?

| 질문-기타 3
돈쓰는선비 2024-05-03 853
updated 114318

집 판매 수익으로 새집 Mortgage 갚기 VS Cash Saving account 이자 받기, 뭐가 나을까요?

| 질문-기타 9
놀궁리 2024-05-03 1189
new 114317

Toyota Land Cruiser 관심이 있는데 요즘도 마크업 심하나요? ㅠㅠ

| 질문-기타
Monica 2024-05-04 91
new 114316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경로우대 불가

| 후기
Hanade 2024-05-04 136
updated 114315

뱅가드 Account closure and transfer fee - $100 새로 생기는 것 같아요 (7/1/24)

| 정보-은퇴 22
단거중독 2024-05-01 847
new 114314

Grand Hyatt Hong Kong (Feat. HKG Four points) 후기

| 여행기 4
  • file
22Gauge 2024-05-03 493
updated 114313

IRA 은퇴 계좌에서 60일 이내의 비상금 꺼내 쓰기 | 피델리티로 집 클로징 후기

| 질문-기타 26
2n2y 2024-04-20 3047
updated 114312

Venture X pp 라운지 게스트 무제한

| 정보-카드 19
  • file
마천루 2024-02-22 3599
updated 114311

샘소나이트 지금이 구매 적기입니다! (최저가)

| 정보-기타 20
  • file
만쥬 2024-05-03 3959
updated 114310

뉴욕 초당골 vs 북창동 순두부 추천해주세요!

| 질문-여행 23
오동잎 2024-05-03 1195
updated 114309

United Club 라운지 패스 나눔 -- 댓글로 나눔 계속 이어지는 중 (11/10 현재 나눔 완료)

| 나눔 1070
  • file
TheBostonian 2021-01-07 32574
updated 114308

고양이 집사님들 캣푸드는 어떤걸 소비하시나요?

| 질문-기타 21
고양이알레르기 2024-05-03 495
updated 114307

본인의 운을 Hyatt와 확인해보세요 (Hyatt Q2 '24 Offer) [YMMV a lot]

| 정보-호텔 31
이성의목소리 2024-05-02 4056
new 114306

Treasury direct 계좌 락 걸렸어요. 전화해서 풀어보신분 계세요?

| 질문-기타 1
connect 2024-05-04 218
updated 114305

영국 축구 여행 후기 및 팁

| 정보-여행 19
  • file
파노 2024-04-22 1500
updated 114304

우여곡절끝에 모델 Y 오더했다 모델 3 하이랜드로 다시 재오더했습니다.

| 후기 13
쟈슈아 2024-02-29 3211
updated 114303

전기차 딜이 점점 aggressive 해가고 있습니다.

| 잡담 11
Leflaive 2024-05-03 3287
updated 114302

[DIY] LVP 설치 후기 Carpet and Dust Free Project!

| 정보-DIY 15
  • file
륌피니티 2024-05-03 807
updated 114301

11K 스펜딩용 카드 추천해주세요

| 질문-카드 6
에덴의동쪽 2024-05-03 1137
updated 114300

GS 포지션으로 미국 밖 다른 나라로 나가서 일할때 가족중 미국 영주권자는 영주권이 어떻게 될까요

| 질문-기타 12
민트바라기 2024-05-03 1153
updated 114299

[05/02/24 온라인도 시작] 체이스 사파이어 프리퍼드 75k (지점은 10K 추가) / 사파이어 리저브 75k Offer

| 정보-카드 124
Alcaraz 2024-04-25 10570
updated 114298

나리타공항 ANA, 다낭공항 라운지 사진

| 후기 6
  • file
낮은마음 2024-03-29 1213
new 114297

기아 자동차 보험 가격

| 질문-기타 5
BugBite 2024-05-03 684
updated 114296

인도인 동료가 좋아할만한 한국음식 뭐가 있을까요?

| 질문-기타 45
Strangers 2024-05-02 2071
updated 114295

라쿠텐 (Rakuten) 리퍼럴 (일시적) 40불 링크 모음

| 정보-기타 891
마일모아 2020-08-23 28445
updated 114294

힐튼 서패스 VS 어스파이어 어떤쪽 선호하세요?(1월중 선호도 조사 투표)

| 잡담 127
1stwizard 2024-01-11 14110
updated 114293

오피스에서 일하시는 분들 중 낮잠 주무시는 분 계신가요?

| 질문-기타 45
playoff 2024-05-02 4076
updated 114292

(2024 카드 리텐션 DP 모음) 카드사 상관없이 남겨주세요

| 정보-카드 4173
24시간 2019-01-24 199518
updated 114291

2024 Amex Airline Credit DP

| 정보-카드 3421
바이올렛 2019-03-18 214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