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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역사는 정말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엣셋트라, 2020-12-14 20: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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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알고리즘 신이 어쩌다보니 저를 유럽 역사로 이끄시어, 주말에 영프독러+오스트리아+이슬람 역사 영상을 보게 되었네요.

 

수능에서 세계사와 세계지리를 선택했고, 나름 고득점을 받았었는데... 처음 들어본 이야기처럼 재밌네요(?!)

 

베르됭조약 메르센조약 카노사굴욕 아비뇽유수 등등등 분명 다 밑줄 긋고 암기했던 단어들인데, 정말 아무런 맥락없이 공부했다는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새로 얻은 지식 중 재밌었던 것을 하나만 소개하면....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가 원래는 스위스 변방의 공작이었다는군요.

 

어쩌다 저쩌다 신성로마제국의 이름으로 체코를 치게되고 그쪽으로 본진을 옮겨서 오늘날의 오스트리아가 된거래요!

 

그래서 오스트리아는 "동쪽의 땅"이라는 뜻이랍니다.

 

이걸 이해하고 나니까 독일 통일 과정과 오스트리아와의 분쟁이 이제 이해되더라구요.

 

 

 

몇개 영상을 보고 나니 더 궁금증도 많아져서 마모 고수분들에게 질문 좀 드리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첫째로, 그렇게 넓지 않은 대륙에서 로마 이후 왜 통일 제국이 만들어지지 못했을까요?

 

서유럽 대륙의 통일에 가장 가까이 갔던 것은 샤를마뉴와 나폴레옹 정도였는데

샤를마뉴는 프랑크족의 전통인 세아들 균등 분배로 인해 바로 분열되었고,

나폴레옹은 정치적 기반 부족으로 러시아 원정 실패후 바로 몰락.

 

제가 보기엔 다른 역사에 비해서 통일에 가까이라도 갔던 영웅의 숫자가 매우 적어요. 왜일까요?

- 교황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에 필요성이 적었다?

- 이슬람의 침략을 막아주던 비잔틴 제국 때문에 단결할 필요가 없었다?

- 지리적이나 기술적으로 중앙집권에 불리한 상황이 있었다?

 

통일된 국가가 없어서 그런지 공국이 너무 많아요. 얘네는 뭐 원정나갔다 공국세우고... 참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두번째로, 얘네들은 왜 후사를 안남기고 죽는 왕들이 이렇게 많은가요?

 

가뜩이나 여기저기 왕이 많아서 골아픈데 후사가 없어서 전쟁나고... 이겨봤자 다시 후사 없어서 또 전쟁.

 

스페인 왕국의 후사가 없어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카를 5세를 왕으로 모셔왔는데....

 

얘를 카를로스 1세로 다시 카운팅을 리셋했다는거(!) 듣고 얘네는 정말 역사 공부하는 애들 엿먹으라고 이렇게 하는건가 깊은 빡침이 올라왔습니다.

12 댓글

두라돌

2020-12-14 21:04:18

유럽이 왜 통일되지 못했냐고 물으시는 것은 왜 유럽 전체가 근대 국민국가로 성립하지 않았느냐고 물으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국가의 개념이 없는 시기에 근대적 국민국가가 왜 존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은 약간 개념상의 혼돈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중세유럽 각 지역은 봉건제도 하에서 영지로 분할 되어 있긴 했지만 그 전체는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매우 잘 통합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근대적 통합, 즉 국민국가의 외피를 쓴 통합이 아니었을 뿐이죠. 반면 세속 군주들은 분열이냐 통합이냐를 논하기 무색할 정도로 유럽 전체를 개인의 재산처럼 보유하였습니다. 합스부르크가가 오스트리아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스페인 까지 경영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프랑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의 왕가 역시 사실 가까운 친족집단에 불과 했습니다. 지배층의 입장에서는 각 지역이 개인의 사적 소유물이었기 때문에 분열, 통합을 논할 상황이 아니었으며 그에 반해 기층 민중들은 봉건제 하에서 토지긴박 상태였기 때문에 분열이니 통합을 논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나폴레옹 전쟁을 계기로 기층민들은 문화, 역사, 언어를 공유하는 상상의 집단, 즉 민족이라는 개념을 자각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근대 국민국가가 형성된것이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의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만 봉건제도에서 국민국가로의 이행 과정에서 유럽 전체가 하나의 중앙집권적 국가로 통합이 될 만한 계기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사상적, 정치적 통합은 이미 교회가 제공하고 있었으니 하나의 국가가 필요 했을 지도 의문이고요. 중국의 경우 일찌감치 한나라때부터 군현제가 정비되는 등 다른 길을 갔습니다. 오히려 정치적 통합의 움직임은 양차대전을 겪으면서 현대에 와서 그 필요성이 커진 것이겠죠. 

 

관련해서 약간 질문에서 동떨어진 주제이기는 하지만 덧붙입니다. 민족이라는 개념이 유럽에서 발생한 상상의 산물이라는 말의 의미를 현대 한국인들은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한민족은 반만년동안 하나였던 공동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이조시대에는 양반과 천민간에는 우리는 하나라는 인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양반이 계집종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도 노비로 부려먹는 시대였는데, 이는 천민이 더러운 피를 가진 이류로 인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천민의 피는 짙고 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양반들은 중국의 옛 성인들과 스스로를 동류로 인식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상술할 여유는 없지만 한국에서의 민족이 갖는 의미의 연원과 역사적 형성과정이 유럽과 다릅니다. 그 단적인 증거가 유럽의 nation의 번역이 민족인지 국민인지 헷갈린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나는 것이죠.

엣셋트라

2020-12-15 01:09:40

우문에 현답 감사합니다. 이해가 되면서도 궁금한게 좀 남아있네요.

 

제가 생각하는 "자연스러운" 역사의 흐름은 대충 다음과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떤 비옥하고 상업이 발달한 영지를 가진 영주가 있어요. 야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자연스레 옆에 있는 비실비실한 영지를 낼름 잡아먹고 더 세력을 불리면 좋겠다고 생각할거란 말이죠. 여러대를 거치면서 빈익빈 부익부로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 다 잡아먹는 상황이 나오는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흐름이 제가 보기엔 중국이나 일본에서 본 전국시대에 비해 너무 더디다고 생각해서, 왜 그럴까 궁금했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끝에는....

- 기독교가 중심을 잡아줘서 대기업의 독점을 막아줬다?

- 다른 영지를 취합해서 얻는 이득이 별로 없다?

- 힘의 균형이 매우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 아무도 균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가르침을 주십시오.

edta450

2020-12-14 21:05:32

2번은 인간유전학적으로도 재미있는 주제인데요, 심각한 과학적 검증 없이 좀 던져보면..

 

많은 왕가에서 그렇지만 유럽 왕가에서는 근친혼이 아주 빈번하고요(사촌간 결혼이 별로 터부시되지 않기도 하지만) 그런 이유로 유럽 왕실들이 전부 다 이어져 있습니다. 허구헌날 왕위계승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도 '얘가 후사 없이 죽은 누구네 오촌조카야!' 이런거때문이잖아요? 그 와중에 유전적으로 불리한 형질들이 축적되는 경향이 잘 나타납니다. 말씀하신 합스부르크 왕조같은 경우에 초상화를 살펴보면 하나같이 왕들은 주걱턱이 심한데, 대가 내려가면 씹는게 불가능할정도로 부정교합이 만연하게 되죠. 생물학책에서 늘 다루는 빅토리아 여왕대의 혈우병-유럽내 다수의 왕가들에서 발생한-도 그렇고요. 이런 이유로 인해서 후사를 이을 건강한 후세대가 점점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게 하나이고..

 

또 한가지 문제라면, 후궁의 자식도 왕위를 이을 수 있었던 아시아의 왕실과는 달리, 서양은 귀천상혼으로 얻은 자식은 계승권을 잃는 것이 일반적이었기때문에, 후계자 숫자가 늘기가 힘들지요.

엣셋트라

2020-12-15 21:31:25

재밌는 의견 감사합니다. 후궁의 자식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가 주요한 이유일 것 같아요.

근데 이것도 여전히 궁금증을 남기는데, 다른 문화권에서는 후계 권력 구도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기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있었거든요. 유교의 적장자 승계 원칙이라든지, 북위의 자귀모사 제도 (아들이 황제가되면 생모를 죽여서 잠재적 외척 권력을 제한), 이슬람의 술탄 형제 살해 (술탄의 형제들은 모두 잠재적 정적으로 보고 죽임) 처럼 말이죠. 물론 이러한 제도도 문제가 많아서 금방 사라지거나 원칙이 안지켜진 경우도 많긴하지만, 적어도 문제를 시정하려고 시도했던 점인데.... 유럽 왕가에서는 이런 문제 의식이 없었나 궁금하네요. 

리노

2020-12-14 21:08:08

후사가 중요하니 최대한 많이 낳았으면 되지 않았나 싶다가도 17세기 영국 앤여왕은 임신을 17번을 했는데 다 죽었다고 하니 그게 맘대로 안됐나봅니다.

Opeth

2020-12-14 21:29:50

유럽 중세, 근대 보면 이름이 비슷한 애들이 많아서 짜증나는거 사실이죠. 샤를=카를=찰스죠? 오스트리아 이야기 나오니 마리아 테레지아 언니가 생각나네요. 역사 참 재밌죠. 최근에서야 본 넷플릭스의 킹덤도 그렇고 오래전에 봤지만 키어스틴 던스트 주연의 마리앙투아네트 영화도 그렇고 보면서 생각해보면 뭐라할까 권력을 향한 사람들의 욕심은 참 무자비한거 같아요. 그렇게 권력을 차지 하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또 그걸 유지하려고 쌩난리를 피는.. 그게 사람들의 본능이다 보니 여러 공국과 영주들, 문화권이 뒤섞여 있는 유럽은 통일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또 각자 나라들이 한 나라나 한 명의 권력자를 피하기 위해 계속 밸런스를 맞추며 동맹을 맺고 또 뒤통수를 치니까요.

urii

2020-12-14 22:32:21

저도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갑자기 궁금해서 그냥 구글해보니 이런 논문도 뜨네요. https://eh.net/eha/wp-content/uploads/2014/05/Koyama.pdf (or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abs/10.1111/iere.12270)

중국은 중앙아시아 초원쪽에서 집중적으로 오는 강력한 '외세' 침략을 막는게 중요하다보니 나라가 중앙집권적으로 클 수 있었고, 유럽은 상대적으로 만만한 외침이 여러 방향에서 왔기 때문에 분산된 채로 유지되었다는 얘기를 하는거 같네요. 대신 중국은 평화기와 전쟁기 사이의 경제적/인구적 부침의 폭이 커서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발전이 어려웠다는 결론인 듯해요. 

nysky

2020-12-15 01:47:22

요새 코비드 상황과, 과거 중세유럽 페스트의 역사를 보면.. 

좁은 땅에 다민족이 모여사는 유럽에서 어떻게 보면 큰 제국을 유지해서 크게 교류하는거에 대한 거부감도 있지 않았을까요?? 

쳐들어 가봤자, 병원균만 본토로 가져와서 ;;; 난리 몇번 겪다보면..  

 

근데 유럽은 정말 땅덩이가 작은거 같아요. 

텍사스는 차로 가도가도 끝이 없는데, 유럽은 몇시간 차로 가면.. 금방 다 갈수 있어요 ㅋㅋ

MileWanted

2020-12-15 02:30:51

일단 제 소견임을 먼저 말씀드리고 시작해 보면요, 중국은 추후에 나눠지면 다시 하나가 될까요? 예,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청나라 광역까지는 차지 못해도, 명나라 광역을 다시 차지하는 통일 한족 국가가 다시 나올꺼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한족은 하나의 국가로 살아야지 하는 건 필수 중의 필수라고 그들 모두(거의 대부분)가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이러한 민족이 국가를 이뤄서 산다는 개념은 중한일이 매우 특이하게 발전되서 가지고 있는 개념이라고 보구요, 유럽 사람들에게 민족과 그 민족을 구성하는 모두가 같이 사는 단 한개의 민족국가 개념은 정말 최근에 만들어진 개념이구요. 그들에게 민족이란 Imagined Communities 이고, 그러므로 결국 비슷한 걸 얘기하고 나눠야 하는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살아야 하는데 저는 유럽인은 이걸 한일중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본다고 생각합니다 (완전 개인적 견해입니다). 일본은 도호쿠 지방이 대접을 적게 받는다고 나 일본 나갈래 라던가, 중국동북 3성이 우리는 이제 알아서 살랜다라던가, 한국에서 아무리 지역감정이 심해도 너희는 신라로 떨어져 나가거라는 말은 없는데, 유럽은 지방 자치 더 나가서 아예 국가급으로 떨어져 나가겠다는 시도가 아직도 심심치 않죠 (카탈류냐). 이런거 보면, 아주 애초부터 지역색이 매우 강하고 아예 다른 민족들이 살아서 융합제국이 나오는건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봅니다 (오스만은 대제국 아니었냐 하는데 이러면 이제 토론이 길어질 듯 하지만 전 밀레트가 그나마 돌아갈때 견딘거고 인구도 바로옆 이란계 나라보다 max 1000만 차이였다고 보면 정말 제국을 이룬것이냐에 대해서 저는 좀 의문이구요, 애초에 콘스탄티노플빼고는 거의 유럽에 안 걸쳐 있었으니 논외일듯 합니다)

 

그렇다면 로마랑 최전성기 시절 동로마는 어찌 나왔냐라고 물으시면, 동로마 최전성기는 거의 군사국가구요, 로마는 이런 표현이 죄송할 수 있지만 초등학교 시절에 선행학습을 잘 해서 치고 나갈때 주변은 그렇지 못 해서라고 봅니다. 갈리아 원정기만 해도, 갈리아족이 청야 전술제대로 쓰지 못 했고, 이건 그들이 단합을 못 해서니까요. 즉 본인들은 나름 최전성기 문명 국가인데, 나머지는 그 당시 거의 아주 잘 봐줘야 청나라전 여진족 살듯이 살고 있었으니, 들어가서 제패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로마가 볼 때, 와 저 멀리 멀리 사람이 살긴 산다고 여기던 브라타니아, 게르만, 그리고 가서 훈련된 군대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던 갈리아 족 중심지의 세 나라가 현재 유럽의 1,2,3위 나라인거 보면 (러시아 제외) 여기는 포텐이 있었는데 초등학교때 공부 안 한 학생이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

 

로마/동로마에서 제국급 제페가 가능했던 이유: 로마 혼자 치고 나가는 문명/ 동로마는 그걸 받아들인후 핏줄 베이스가 아닌 황제 선출 방식이라 가끔 라인하르트급이 나올때 군사력도 받춰주면 제국급으로 점프후 하강

 

후에는 왜 일통해서 제국같이 안 살았냐: 애초에 다 같이 모두 다 같이 살아야 된다는 개념이 희미함. 종교 조금 다르거나 하면 바로 따로 살아야지라고 생각함. 대제국속에서 사는게 메리트가 없고 관리자도 너무 힘듬. 중국/한국/일본처럼 유교 or 천황등 반박 불가 논리로 기강을 잡는게 불가능. 이미 이런 역할은 교황이 하고 있었음.

엣셋트라

2020-12-15 21:25:1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을 들으니 제 생각이 좀 더 정리가 되는데, 제 머리 속의 "통일"이라는 개념 자체도 imagined community에 기반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요. 그런데 결국엔 제 머리속에 이런 개념이 있는 이유도 어떤 과거의 위정자가 통치에 필요하기 때문에 집어 넣었겠죠. 중세 유럽으로 생각해보면 기독교나 로마의 권위를 이용해서 힘이 있는 사람이 야심을 품고 좀 넓은 영역에서 오랜 시간 이어질 수 있는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지 않았을까요? 말씀하신대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개념이 없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왜 그런 개념을 성공적으로 주입한 사람이 없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역사의 개뿔도 모르는 입장이라 제 질문이 터무니없이 말이 안될까봐 걱정입니다. 그렇다면 양해해주세요.)

modernboy

2020-12-15 23:06:49

사회경제적 역사 발전의 법칙성을 강조하고, 어떠한 개념, 주의, 사상, 신념도 결국 하부 생산구조의 변동의 산물일 뿐이라는 유물론적 역사학 관점에서 볼 때 흔히 들 중세 유럽의 생산구조로 언급되는 장원제도의 독특함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장원제도가 보편화된 중세 유럽에서는 (어떻게 보면 더 효율적일 것 같은) 넓은 영역에서 오랜 시간 통치하는 시스템이 적용되기 어려웠을까? 

같은 공식을 대입하면 다른 시기에 대한 유사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18세기-19세기, 영국의 사회경제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혁명의 시대로" 명명한 이 시기에 산업혁명과 프랑스 혁명으로 대표되는 획기적 경제생산방식, 혁신적 사회 정치구조의 도입이라는 하부구조의 변화가 어떻게 "통일"이라는 새로운 문법을 동원해 자본주의 생산양식과 의회민주주의에 가장 최적화된 네이션이라는 상상의 공동체, 상부구조를 만들어 냈는지 가설을 던지고 따져보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유물론적 역사관도 철저히 유럽사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론이라 비유럽지역에 적용하면 엉망이 됩니다. 산업과 도시가 발달하고, 인구가 증가하고, 중앙집권적 강력한 통일 국가의 등장과, 신분제 폐지, 공동체 의식의 발현을 근대 네이션의 징표라고 철썩같이 믿고, 만약 이걸 중국사에 대입하게 되면 10세기 송나라가 근대 네이션이라는 황당한 답변만 도출될 뿐입니다.

 

AK지아아빠

2020-12-15 03:37:00

모난돌이 정맞아서 통일을 못한거 아닐까요?

누군가 앞서나가면 다들 쿵짝쿵짝해서 잠재우는거죠.

사실 그것보다 통일을 해야할 이유가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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