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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만 보는] Diving Board - 요세미티 국립공원

개골개골 | 2021.04.13 06:48:1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Diving Board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강암 언덕이 있습니다. 4,000ft 아랫쪽의 요세미티 밸리를 향해 돌출되어 있는 100미터 이상 길쪽한 암석이 있는 언덕입니다. 암석이 약간 위로 솓구쳐져 있어서 보이는 것 보다는 (기어서만 감상한다면) 밸리 아랫쪽으로 떨어질 염려는 크게 없는 곳입니다. 대충 이런 느낌으로 말이죠.

unnamed.jpg

 

여기가 유명한 이유는 요세미티의 랜드마크인 하프돔의 위용을 제일 가까이서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구요. 안셸 아담스의 1927년작 Monolith, the Face of Half Dome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위키피디아)

Ansel-adams-monolith-the-face-of-half-dome.jpg

 

저번 주말 새벽 2시에 베이에서 출발해서 요세미티에는 5시 30분쯤 도착해서 바로 산행에 들어갑니다. 1차 목표는 네바다폭포의 바로 위에 있는 Liberty Cap에서 경치 관람하는 일이었습니다. Vernal Fall, Mist Trail을 지나고나니 이제 해가 슬슬 떠오르고 주변 경관이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요즘 기온이 매우 올라가 있어서 요세미티의 모든 폭포들이 수량이 엄청났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강설량이 평년의 1/2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요세미티의 폭포들은 초여름이 되면 물줄기가 매우 약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nevada.jpg

 

그럼 리버티 캡은 어디 있느냐면.... 요 사진의 나무 브릿지 있는 곳이 네바다 폭포인데.. 저 위에 보이는 돌덩어리가 Liberty Cap입니다. 넵 ;;;; 사진으로 찍은 사이드는 암벽등반 코스이구요, 뒷쪽으로 돌아가면 어떻게든 발로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코스가 있습니다. 근데 하이커들도 보통 유명한 하프돔, 클라우드레스트 등의 랜드마크로 가기 때문에 이쪽 사이드의 국립공원은 트레일 정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아서 길찾기와 덤불숲 뚫기 (가시가 그냥 ;;;;) 눈밭오르기 등등... 난이도가 정말 높았습니다.

lc1.jpg

x고생해서 정상에 오르면 뒷쪽으로는 하프돔의 웅장한 뒷모습이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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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 바로 앞에서 네바다 폭포의 모습을 윗쪽에서 조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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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느낌이냐면... 여기 큰 화강암 덩어리 Liberty Cap의 제일 끝에 하나 걸려 있는 돌덩이에 의지해서 몸을 돌려보면 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ㄷㄷㄷ

IMG_3022-2.jpg

 

Liberty Cap을 오르느라 너무 에너지를 많이 써서 일단 강가로 다시 나가서 발에 물 담그고 놀면서 리프레쉬를 좀 하구요. 그 다음 오늘의 목적지인 Diving Board로 향합니다. 가는 길은 역시 거의 관리가 안된 트레일이라서 우여곡절이 많았구요. 여기를 가기 위해서는 하프돔쪽을 따라서 올라가는 라우트와 반대쪽으로 일단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라우트 두개가 있는데요.. 올라가는 라우트가 훨씬 짧긴하지만 중간중간에 exposure (= 떨어지면 말그대로 인생 하직하는 낭떠러지)가 좀 있다고 해서 이쪽은 포기하고 돌아가긴 하지만 좀 더 안전한 라우트로 진행했습니다.

 

대략 한 4시간 정도 트레일도 거의 보이지 않는 오르막 길을 오른거 같은데요... 중간에는 너무 힘들어서 사진 같은건 없구요 ㅋㅋㅋ 다이빙 보드에 도착하니 오후 6시 30분. 해질녘 뉘엿뉘엿 하는 중이었습니다. 제가 여행 자주다니긴 하지만 이정도로 멋진 풍경은 몇 번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이빙 보드 정상에 서면 하프돔의 위용이 정말 어마무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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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는 해지기 전에 정상에다가 텐트를 냅다 ㅋㅋㅋㅋ 저 사이트 양옆으로 2미터 더 옆으로 가면 4,000ft 짜리 낭떠러지입니다. 다행히 큰 돌이 하나 정면에 있어서 약간의 심리적 위안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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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고 텐트치고 놀다 보니 해가 뉘엿뉘엿 떨어지네요. 다이빙보드 아랫쪽으로 요세미티 밸리의 전경과 요세미티 폭포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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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는 말 그대로 천길 낭떠러지 위에 텐트를 새우고 1박을 합니다. 이날 너무 쌩고생을 해서 그냥 눕자마자 기절해서 눈뜨니까 다음날 아침 ㅋㅋㅋ

db-1st-day-4.jpeg

 

이번 백패킹은 정말 힘들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백팩의 무게는 최소로 유지했구요. 날씨도 꽤 따뜻해서 전부 비화식으로 물만 넣으면 되는 식량으로 준비했습니다. 저는 물빼고 백팩 무게 2.5kg을 달성하는 쾌거를 ㅎㅎㅎ 백팩이 너무 가벼워서 제가 자진해서 Bear Canister도 하나 가져왔더니 최종 백팩의 무게는 3.3kg 정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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씐나는 하산길입니다. 저번주 요세미티는 날씨는 완전 초여름 날씨에 바람도 없고 하이킹하기 더할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db-2nd-day2.jpeg

 

올라갈떄는 거의 4시간 걸렸는데 1시간 조금 더 걸려서 하프돔의 베이스까지 한달음에 내려왔습니다. 여기는 Lost Lake라는 곳입니다. 눈으로 보면 별로 안 이쁜데 사진으로 찍으면 리플렉션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lostlake.jpeg

 

네바다폭포 부터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마스크 끼고 한달음에 다시 주차장까지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Vernal Fall에 무지개가 끼어있네요.

vernal.jpg

 

제가 여지껏 해본 1박 2일 백패킹 중에서는 최고로 어려운 난이도였는데, 역시나 제가 지금까지 가본 요세미티 중에서 가장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 다이빙보드 트레일은 잘 모르고 도전할 경우 (본문에서 설명한 윗쪽으로 가는 라우트) 인명피해까지 있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구간입니다. 이 글 읽고 가시려고 마음먹으시는 분은 없으시겠지만 노파심에서 다시 한번 언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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