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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있는 동네 구경에 나선 1, 2, 3호 가파른 길을 올라
내려다 보니 바다에 재개발 차 다져진 땅이 훤히
재개발이 한창이 틈 사이를 버틴 집들 사이 바다 풍경 보고
이미 선 저편 아파트, 그 앞 가득한 컨테이너에 앞으로 올라갈 이쪽 아파트가 만들 풍경 상상하다
돌아보니 현실엔 나무 사이 근사하게 만들어진 쉼터가
마을 꼭대기인가 싶어 올라 내려 보니 산을 계단처럼 깎아 만든 운동장이며 놀이터에 쉼터가
그러고 보니 곳곳에 공간을 알뜰하게 쓴 흔적이
내리막에 이르러 보이는 내륙 풍경
공사가 한창이긴 마찬가지. 네이버 인공위성 사진엔 있었던 집들이 빽빽한데...
가파른 지형에 맞춰 짓고 이은 동네 흔적이 절묘함을 넘어 아름답다 싶었던
그 아름다움의 절정을 느끼게 했던 연립주택 단지. 똑같은 이층집들이 경사면에 가지런히.
집들이 절묘하고 아름답다 싶었지만, 동네 분위기는 어수선
사람 사는 집과 빈집이 섞인 듯
골목 따라 나섰지만 역시나 반 이상 빈집에 길도 막히고
들쭉날쭉한 이 동네 풍경 사이로 번듯한 아파트 단지
해 질 무렵 도착한 번화가
반환점 삼은 교차로에서 물 나눠 마시고
돌아가는 길은 평탄한(?) 고갯길로. 언덕길 벤치가 낯설지만, 무척이나 요긴했던
그러고 보니 제법 여러 의자가 고갯길에
고개를 넘기 직전 물을 나눠 마실 때
야옹 하고 나타난 고양이에 고개가 돌아간 식구들이 마시던 물 나눠주고
뜬금없는 벽화에 멈춰서고. 목욕탕인가?
내리막이 시작될 대 눈에 띈 안내판. 장 보러 다니며 넘던 고개라고.
동네 구경 마치고 날 잡아 오른 동네 공원
내려 보는 풍경이 리우데자네이루를 연상케한다고
번듯하게 만들어진 '포토존'을 지나면 이전 만들어진 동네 모습은 그대로.
동네를 지나 오른 산 공원. 달 모양 조명 앞에 그림자놀이를 하던 1, 2, 3호
엄마 엉덩이에 머리를 박고 켄타우로스라는 3호. 이어진 3호의 연출로 꾸며진 그림자 사진.
공원 정상 정자에 올라 동네며 바다 내려 보니 동네 구경은 다 마친 듯
숙소를 나서다 말고 두리번거리는 가족들이 찾는 건 고양이. 유난히 고양이 많은 동네 풍경의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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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댓글
된장찌개
2021-07-28 20:32:50
부산에 살았었지만 한 번도 안 가본 곳이네요. 마치 응팔의 마을과 같은 모습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해서 추억을 돌이켜 줍니다. 리우데자네이루를 연상케 하는 장면에서 크게 웃었습니다. 많이 걸으신 듯 하네요. 피곤하셨을 것 같습니다.
오하이오
2021-07-29 02:24:08
들어 보니 이곳이 피란촌으로 알려졌다는데 교통도 불편하고 저소득층이 몰려 살다보니 보통의 부산분들에게도 외면당하던 곳이라고 하네요. 그래서인가 말씀하신대로 옛 모습이 그나마 남아 있는 듯 한데, 이도 개발이 한차 진행 중이네요.
리우데자네이루는...
이곳 개발 '뽀인뜨' 인 것 같아요. ^^
된장찌개
2021-07-29 02:47:29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제가 정말 무지하게 살았나봅니다. 개발이 좋은 쪽으로 되었으면 좋겠네요. 전에 감천동 갔을 때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서 많이 알려졌지만 현지에 사시는 분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갔으면 했거든요.
오하이오
2021-07-29 11:59:18
저도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못가본 곳도 많고, 들어본 적도 없는 곳이 많이 있을 것 같아요. 미국에서도 사는 동네 몇년을 살면서도 종종 처음 가보는 길이 여전히 많기도 하고요. 저는 운좋게 숙소가 이곳에 있는 바람에 다녀보게 된 것 같아요. 바라시는대로 재개발이며 관광지로 성공한 혜택이 고르게 사시는 분들께 돌아가면 좋겠어요.
랑조
2021-07-28 21:44:33
달 조명 멋지네요! 중간에 파란 손잡이 있는 가파른 계단은 옛날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영화를 연상 시키는데요 ㅎㅎ 안성기 등장씬!
오하이오
2021-07-29 02:30:30
달 조명 때문에 이곳에들 많이들 오시는 것 같아요. 저희가 달 앞에 찍는 사이에도 여러분들(대부분 여인들)이 기다리더니 차례로 사진을 찍고 가시더라고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그곳도 부산이더라고요. 부산에는 그 보다도 멋지고 높은 계단이 수도 없이 있는 것 같아요^^
커피토끼
2021-07-28 21:54:52
정말 개발지역이, 아파트가 들어서는 곳이 많네요 - 새건물에 깨끗해지면 좋은데 또 저렇게 사라지면 안타까운건 막상 추억만 가지고 있는 사람의 사치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날씨가 많이 더웠을텐데 - 1호, 2호, 3호 다 잘 걸어서 구경다녔네요 - 제가 다 기특하네요 ㅎㅎㅎ
저 - 달 조명은 처음보네요 ㅎㅎㅎ 저도 가보고 싶으네요 ㅎㅎㅎ - 즐거운 여행하세요!
오하이오
2021-07-29 02:36:53
부산에서 잠시 살아 본 적도 있는데, 그 때와는 너무 달라서 놀랐는데요. 특히 고층 아파트가 상당히 많이 들어섰더라고요. 하긴 나고 자란 서울도 한해 한번 오면서도 놀랄 정도니. 말씀하신 "추억만 가지고 있는 사람의 사치인가 싶기도" 그게 거의 제 생각이었는데, 차마 담디 못했어요. 사치를 저는 '이기심'인가 했었는데요. (더러 남은) 다닥다닥 붙은 작은 집들이 아름답다 느낄 정도 였으니...
말씀 듣고 보니 아이들이야 좋을 것도 아름다울 것도 느끼진 못했을텐데도 잘 걷고 따라 다닌게 기특하긴 하네요. 즐거운 여행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졸린지니-_-
2021-07-28 23:49:39
부산의 모습은 어디든 참 반갑네요. 사진과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오하이오
2021-07-29 02:39:05
반갑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 풍경 대부분은 몇해만 지나도 없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졸린지니-_-
2021-07-29 17:56:29
출퇴근 루트 중 하나였기 때문에 차로만 지나치던 동네였어요. 몇년을 다녀도 그 속의 세상을 모르고 지나쳤다니 내 시야가 이만큼이나 좁구나 싶네요. ^^
오하이오
2021-07-30 02:21:06
아 그러셨군요. 차로만 다니셨다니 어떤 말씀인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됩니다. 저도 차로 2년 여 다니던 길가 모습이 문득 궁긍해져서 차를 두고 걸어 다닌( https://www.milemoa.com/bbs/board/7286975 ) 기억이 떠 오르네요. 확실히 차로 다닐때와는 다른 걸 보게 되긴 한 것 같아요.
똥칠이
2021-07-29 02:35:05
사진 잘봤어요 삼형제가 그새 또 부쩍 컸네요
한국 요즘 엄청 덥다던데 건강 조심하셔요
오하이오
2021-07-29 02:41:09
요즘 큰 애와 둘째가 번갈아 가며 경쟁하듯 쑥쑥 크네요. 키나 발은 아직 저보다 작지만 손잡고 걷다 보니 큰 애 손이 저 보다 커졌어요. ㅎㅎ 인사 말씀 감사합니다. 부산은 그래도 서울 보다 온도도 낮고 바람도 선선해서 다닐만은 한데 그래도 건강 조심히 잘 다니도록 하겠습니다.
svbuddy
2021-07-29 03:32:40
자동차없이 부산전역을 1년동안 돌아다녔지만 들려보지 못한 동네입니다. 우암동.
영화 변호인 배경이 되었던 흰여울마을(영도구 영선동)과 비슷한 느낌이 나네요.
바다가 보이는 언덕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도 비슷하고, 벽화도 그렇구요.
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동네탐방에 나서는 오하이오님 가족분들 정말 대단하세요.
건강 잘 챙기시고, 덕분에 오랜만에 부산 추억에 잠겨봅니다 ^^
오하이오
2021-07-29 12:09:44
아무래도 피란촌이다 보니 사람들 통행이 많이 뜸하고 관심도 적었나 보더라고요. 주위엔 피란민이 소막사에서 살던 곳을 최근까지 저소득 노동자들이 지금까지 물려 살고 있었다고 하네요. 다녀보니 바닷가 산을 끼고 있는 마음이 비슷한 풍경을 보이는 것 같아요. 그중 여전히 살아있는(?) 마을도 있고, 많이들 재개발로 아파트들이 들어선 것 같고요.
서울과 대구에서 지내던 이력 때문인지 부산에선 정말 힘든 줄 모르고 다니고 있습니다. 온도도 그보다 낮고 수시로 바람이 불어서 한 여름이지만 다닐만 하다고 여기게 되네요. 그렇지만 당부대로 건강 잘 챙기며 다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쌤킴
2021-07-29 05:29:44
우와, 오하이오님!
제가 어렸을 적 나고 자랐던 동네를 방문하셨군요! 덕수탕이랑 문현동쪽을 바라보며 찍은 아파트단지 사진을 보고 알았어요!! 우암동에서 대연동으로 해서 걸어내려 오셨다면 제가 어렸을 적 살던 집도 지나치셨을 듯 함다.. ㅎㅎㅎ 신연초등학교도 보셨나요? 문현로타리까지 한참 걸으신 듯 보이는데 대단하심더.. ㅎㅎ 참 달동네이고 저의 추억이 많이 서려있는 동네인데.. 아쉽긴 하지만 이쁘게 잘 개발되길 바래봅니다.
요 아래 동그라미 쳐놓은 데가 제가 어렸을 적 살던 곳이에요.. 지나치셨을려나요? 암튼 너무 반갑고 그리운 풍경입니다. 잘 놀다 가이소~!!
오하이오
2021-07-29 12:14:05
아, 그러셨군요. 괜히 더 반갑네요. 물론 신연초등학교 옆도 지나갔습니다.
지도를 보니 가던 길이 고스란히 기억나네요.
원글 11번째 사진이 지도의 대성주택인데, 지도의 4동과 앞쪽 경로당이 사진과 지도에 보이네요.
동그라미 쳐주신 집을 바로 직전에 두고 왼편으로 꺽어 들어갔으니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한블록만 지나면 사시던 집이 있겠네요.
진작 알았으면 신경써서 둘러 보고 사진도 찍어 보여드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쌤킴
2021-07-29 17:04:23
ㅎㅎㅎ 대성주택을 지나시는 사진을 보고 살짝 비켜가셨겠구나 했어요.. 지금은 거기가 거의 유령도시처럼 사람이 얼마없을거에요. 저희 어머니도 제가 어렸을 적 살던 집에서 재개발한다고 나와서 다른 데에 살고 계셔요.. 그 근처 풍경들만으로도 너무 좋아요!
오하이오
2021-07-30 02:24:20
그렇더라고요. 마을이 갈기갈기 찢어진 느낌이었어요. 아마도 지금 남으신 분들은 재개발 수용을 허락하지 않으신 분들만 겨우 남은 것 같은데, 그런 집들 막상 아파트가 들어서면 이리저리 바뀌는 걸 너무 많이 봐 왔던 터라.... 몇해 뒤면 동네 모양이 다 바뀔 것 같네요.
맥주는블루문
2021-07-29 08:03:20
재개발 예정인 동네와 거너편의 아파트가 빽빽한 도시의 대비가 뭔가 오묘하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오래된 동네가 높은 아파트들보다 훨씬 캐릭터 있고 아름답게 보이지만 별 관계없는 외인의 시각일 뿐이겠지요.
오하이오
2021-07-29 12:16:15
지금 부산 어디를 가나 공사 현장을 벗어날 수 없을 만큼 개발이 한창이네요. 자연스럽게 혹은 당연하게 곳곳에서 신구의 대비를 느낄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저도 옛 동네, 특히 집과 집 사이에 놓였을 길이 사라지는게 많이 안타깝네요. 물론 저도 외인의 시각입니다만.
monk
2021-07-29 11:30:40
부산에 저런 곳도 있군요. 관광지만 다니다 보니 오하이오님과 다른 마모님들의 구석구석 여행 사진을 보며 새로운 한국을 만나게 되네요. 오늘도 덕분에 갬성 층~~전 완료. ^^
부산도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늘었더라구요. 울 꼬맹이들 아직 백신접종 전일테이니 항상 조심하면서 즐거운 여행 하길 바라요.
오하이오
2021-07-29 12:22:56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충전된 기운으로 건강하게 여름 나시길 바래요. 저도 당부해주신대로 조심하면서 즐거운 여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백신 접종한 사람도 걸린다니 걱정이 되다가도 식구들이끼리만 몰려 다니면 괜찮겠다 싶으니 긴장이 풀리긴 하는데요 다시 긴장을 좀 해야겠네요.
calypso
2021-07-29 16:27:54
힘은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잠시 과거로 여행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하이오
2021-07-30 02:26:49
아마도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추억의 힘은 늘 힘든 과거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오늘 이순간도 과거로 돌아가면 즐거우면 즐거운대로 힘들면 힘든대로 더 없이 소중해질 듯 하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도 해보게 됩니다.
서울
2021-07-30 03:14:39
역시 예술가 이셔서 그런지 사진 하나하나가 다 멋지고 근사해요? 책자에서 본듯한 사진들 같기도하고요^^
저도 오래전에 부산 자갈치시장을 가봤는데, 회는 못먹어본게 좀 후회가되네요...오늘도 소소한 일상 흐믓하게 잘보고갑니다...
오하이오
2021-07-30 03:38:16
근사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도 자갈치 시장에 가서 회를 먹진 않고 어묵만 샀습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인지 한가한 시장 골목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더라고요.
손님만석
2021-07-30 21:41:48
부산 구경 잘했습니다.
부산은 유명한 곳만 다니고 국내학회때 갔었던 대학들만 기억에 있는데
이런 곳이 있다는것은 생각못해봤네요. 저도 자녀들 데리고 저런 이제는 없어질 곳에 가서 사진찍고 몇년후 재개발 후 다시 가서 사진찍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하이오
2021-07-31 05:21:46
저희도 마침 머문 숙소 덕분에 운 좋게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막상 다니면서는 재개발이 진행되는 걸 보고는 한두해만 더 빨리 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파인 땅의 크기를 보니 아마도 다시 이곳에 올때는 아이들은 물론 저도 달라진 주변에 놀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