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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뉴욕 집값 잡답. 인플레이션 그리고 렌트비 15% 인상.

셀린 | 2022.06.04 08:52:4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뉴욕의 부동산에 대한 잡답... 그리고 제 상황에 조언을 여쭙고 싶어서 개인적인 글을 파봅니다.

 

다들 물가 오른 걸 체감하시죠 요즘.

인플레이션 수치가 8%를 넘어 41년만에 최고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이렇게 와닿은 적은 처음인 것 같아요.

 

코비드가 터지고 나서 뉴욕 특히 맨하탄 집값은 후두둑 떨어졌고 주식은 미친듯이 오르기만 했죠.

2021년 요맘때 저도 영혼까지 끌어모아 작은 콘도를 사려고 했는데,

살던 아파트가 너무 좋아서 주저하다가 그나마 괜찮은 것들을 다 놓치고 결국 살던 집 리스를 연장했어요. 

 

새로 들어오는 테넌트들한테는 heavily discounted rent 에 2달 공짜 같은 concession 까지 뿌릴 땐데,

지금 사는 곳만큼 제가 원하는 것을 다 갖춘 곳을 찾기가 힘들어서 

(제 생활반경에 최적화된 위치. 크고 적당히 업데이트된 남/서향 코너 유닛, 창이 다 크고 unobstructeed view라 밝음.

 석양 및 허드슨 강 뷰, 빌딩 어메니티 좋고 도어맨 등 스태프들도 좋음. 이렇게 쓰고 보니 w/d 말고 빠지는 게 없네요..;;)

오피스를 계속 귀찮게 해서 한달 공짜 concession 를 받(아내)긴 했지만 남들보다 천불 가까이 더 내는 리스였어요.

 

올초부터 계속 맨하탄 렌트비가 미친듯이 오르고 있다는 말을 들어와서,

concession은 안 줄 것 같고 렌트비 또 한 3% 올리려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lease renewal letter 받아보니 렌트비를 15%를 올렸네요. ㅎㅎ

리스에 rent stabilized unit 이라고 써있고, 그거 맞춰서 지난 5년간 렌트비 올릴 떈 3% 뭐 이렇게 올렸었는데, 15%라니요.

사실 loophole 이 있으니 이렇게 하려면 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15%까지 올릴 줄은 몰랐어서 충격이 크네요.

concession 받았던 가격으로 비교하면 렌트비가 20% 오른 셈이에요.

 

렌트비랑 집값은 코비드 전도 아닌 그때보다도 더 오르고, 주식은 계속 떨어지기만 하고...

이런 상황에 지금 네가지 선택지를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조언이라도 감사하게 듣겠습니다, 어떤 걸 선택하면 덜 후회할까요?

 

1. 네고해보고 리스를 연장한다. 네고 안 먹혀도 연장 고...;;

지금 집이 주는 안정감이 너무나 커서 사실 네고로 10%까지만 올리라고 하고 일년 더 연장하는 걸 생각 중입니다.

오래 살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겪은 집이기도 하고, 현재 삶이 여기에 맞춰서 아주 만족스럽게 짜여져있거든요.

지하철을 오래타면 갑갑하고 불안해서 출퇴근은 걸어서 하거나 늦은 아침 시간에 출근길에만 타는 정도로 쓰고요. (10분 걸림;;)

만약 회사 갔다가 저녁에 볼 일이 있으면 집에 들려서 강아지 산책을 시켜주고 나갈 수도 있고요.

보통 퇴근 후랑 주말에 센트럴 파크와 허드슨 리버에서 살다시피 합니다.

매일 행복 별 거 아니라고 정말 이거 두 개로 느껴서, 이래 저래 받는 스트레스랑 이거랑 서로 중화하는 삶을 사는 것 같아요.

퇴근하고 강아지 데리고 바람 살살 불 때 센트럴 파크나 강변 산책하는 게 최고고, 

주말이면 강변에서 자전거 타고 테니스 치고 집에 오는 길에 강 위로 지는 석양 보고... 이거 못한다고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혀요.

퇴근하고/혹은 집에서 일하고 나서 서쪽으로 해지는 거 보는 게 공원 안 갈 땐 최고의 낙이고요.

근데... 올린 렌트비가 5천불이에요. =-=

 

2. 브루클린에 코옵을 산다.

대략 350k선. 크고 밝고 레노베이트도 된 오래된 코옵 유닛들 (그러나 w/d 는 없...) 

아직 gentrified 되지 않은 동네고 그만큼 살짝 crime rate 도 높은 편이에요.

대신 24시간 도어맨이 있다거나 하는 관리가 잘 된 코옵들이에요.

근데 회사까지 45-60분 걸리기 때문에... 벌써 막막합니다. 여러 이유로 제가 실제로 살고 싶은 위치는 아니에요 솔직히.
대신 길게 보면 어쩌면 투자 가치가 있을 것 같고,
혹시라도 나중에 리세션이 오거나, 최악의 경우 회사에서 잘렸을 때 모기지 페이 걱정 덜 하고 잠 편하게 잘 곳 하나는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한달에 페이먼트가 2천 5백불 정도 될 것 같고, 서블렛을 준다면 2년 후엔 (코옵이라) 한달 페이먼트 정도의 렌트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은 동네에 new development 인 콘도들 보면 택스랑 커먼차지까지 해서 500불 정도인 곳들도 많은데, 다 최소 500k 에서 시작이더라고요.
그래서 잘 레노베잇 된 집이면 50만불 한참 밑인 코옵에 메인테넌스 500불~천불까지도 보고 있어요.
 
비슷한 옵션으로 퀸즈 포레스트힐에 350k선 코옵이나 500k 대의 콘도가 있습니다 ;; 대신 손을 좀 봐야하는...
 
3. 맨하탄에 공원/강 근처의 해가 잘 드는 스튜디오를 산다.
코옵이 더 저렴한데도 코옵을 살 수 없는 것은 20% 다운때문입니다.;; 더 저렴해도 starting point 가 너무 높...
어느 정도 레노베이트 된 500스퀘어핏 대의 업타운 (알코브) 스튜디오가 750k 정도 하네요. 
택스와 커먼차지 합쳐서 1000불 이하면 한달 페이먼트가 약 4200불로 회사 안 잘리면 괜찮습니다 =-=;
당연하게도 1000불 이상인 콘도가 훨씬 많은데, 이 경우 한달에 5천불까지 올라가고요. 집만 좋으면 5천불... 렌트로도 나가는데요 뭐 ㅠㅠ
(원베드를 보면 850k부터고, 택스+커먼차지 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한달 페이가 5천불을 훌~쩍 넘어갑니다. 그럼 생활에 타격이 옵니다;;)
buy or rent calculator에 돌려보면 3-4년 정도 살면 breank even 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이사갈 때 팔지 않고 들고 있으려면 도대체 몇 년을 갚아야 rent 줄 때 한달 페이랑 break even 한지 깜깜해요 =-=
아무리 호화 빌딩에 어메니티 좋고 집이 레노베잇 되었어도 누가 스튜디오 렌트를 한달 4천불 주고 들어오겠어요.
첼시에 80만불 대에 파는 예쁘게 레노베잇된 스튜디오가 한달에 4천불에 나가기는 합디다만...ㅠㅠ
 
4. 맨하탄에 4천불 사이의 다른 렌트집으로 이사한다.
지금 집만큼 마음에 쏙 들지는 않지만, 4천불 전후로 괜찮은 원베드가 몇 개 보입니다.
괜찮은 3천불 대도 보이는데, 리스가 아직 3개월 좀 넘게 남아서 아쉽네요.
새학기 시작하는 대학생들과 졸업후 직장을 뉴욕으로 잡은 new grad 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여름만 되어도 이런 유닛들은 다 사라지거나 가격이 훨씬 더 올라있을 것 같아요...
 
 
 
머리는 2번을 하라고 합니다. 그럼 겨울에 스키타러 다닐 때도 지갑 걱정 좀 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day to day 스트레스 받을 거 생각하면 벌써부터 숨이 막혀요.
prospect park 도 있고, grand army 도 있고 필요한 거 다 있는 건 아는데,
거기서 치는 테니스나 타는 자전거가 허드슨 강변에서 했을 때 제가 느끼는 말도 표현할 수 없는 그거랑 같지 않다는 것도 알고요.
(신기하게 운동하는 거, 테니스든 필라테스든 짐이든 가격 비교 해보면 맨하탄이나 다운타운도 아닌 브루클린이나 똑같네요... 왜??)
 
근데 마음은 1번이에요. 일단 몸이 편하고.. 걱정 안 하고 잠 편하게 자는 거,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정신건강이랑 안정감은 돈 주고 살 수 있으면 무조건 사라고 어무니가 계속 말씀하시네요. 엄마 돈 아니라고...-.,-;
 
인플레이션은 미쳐 날뛰고 주식은 자꾸만 녹고...
이틀 동안 잠을 거의 못 잤는데 졸리지도 않아요 집 생각에.
한국에 있는 엄마는 당장 졸라매고 살더라도 안전한 동네에서 맘 편하게 사는 거, 좋은 동네에서 좋은 사람들 마주치며 사는 거 다 그 값한다고 하세요.
저도 사실 부정할 수 없는 것들이라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예요. 근데 돈은 안 모이겠죠...
미국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 특히 코비드 중 3% 이자율에 뉴저지에 집 사서 이사한 (저보다 다 잘 버는!) 애들은 렌트로 5천불은 너무하다고 하고.
같은 빌딩에 살던 사람 중 친하게 지낸 사람이 있는데, 혼자서 5.5천불의 투베드에 살았어요. 대신 얘는 7피겨를 벌었죠...=-=
내가 뭐라고 이 집에 이 큰 돈을 월세로 내며 사나 싶기도 하다가, 
맨하탄 렌트비 다 올라서 어딜 가도 원베드 4천불인데 몇 백불 더 내는 게 뭐가 큰 일이냐 싶기도 하고.
일년 연장하고 살다가 내년에 100k 더 주는 잡으로 옮기는 원동력으로 삼으면 되지 뭐 같은 x소리로 위안도 해봅니다 ;;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글이 길어졌네요.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T.T
이렇게 공개적인 곳에 이런 것을 써도 되나 싶은데... 답답해서 잠도 안 오고 숨도 막히고 해서 썼다가, 고민해보고 올려봅니다.
렌트비 이렇게나 많이 쓰며 산다고 질책하셔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 당장 스트레스 안 받고 사는 게 정말 중요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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