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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시트콤 (14): 72시간 만에 차 산 썰 대방출 (전기차 Bolt)

bn | 2022.09.18 12:27:1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1. 인트로

 

요새 볼트가 가격이 괜찮게 나왔데 다른 전기차 대비 가격이 확실하게 차별화 되어있는 것 같은데 회사에 무료 충전도 있고 한번 볼까? 요새 내년에 보조금 나오면 가격 오를지도 모르니까 막차를 타자. 

 

라고 지난 주말에 생각했는데 차고에는 벌써 새 차가 들어와 있네요. 으잉?

 

2. 일단 어떻게 생겼는지. 옵션이 뭐가 있는지 알아봅니다.

 

일단 아무것도 모르고 가면 딜러한테 덤탱이 당할 수 있으니 이것저것 조사를 해봅니다. 볼트는 EV와 EUV가 있고 각각 두종류 트림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각 트림마다 추가 옵션들이 있는데 따로 선택은 불가능 하고 뭔가 한단계씩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3. 현재 MSRP + 공식 리베이트는 얼마인지 미리 계산

 

MSRP는 manufacturer's suggested retail price. 제조사에서 책정하는 권장 소비자 가격입니다. 근데 뭐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실제 딜러가 팔아주는 가격은 지들 멋대로 책정합니다. 예전에는 msrp그대로 사면 손해본다고 생각했지만 요새같은 시장에서는 MSRP에만 팔아줘도 감지덕지라고 하더군요. 

 

여기 (https://www.edmunds.com/chevrolet/bolt-euv/2022/deals/) 와 같은 사이트를 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식 프로모션이 나와 있습니다. 볼트는 현재 구매시 공통할인이 있고 추가로 학생/교직원/의료진/군인 에게 추가할인이 있고 그외로 저 같은 경우 회사가 GM에 납품을 한다고 해서 추가 할인이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추가로 부가세 (use tax)와 등록비가 붙습니다. 저희 동네는 부가세만 9프로가 넘어가고 등록비가 0.65%네요. 흙흙. 

 

4. 오토론 인어??? 읭 증빙서류도 없이 승인 해줘도 되는 거에여?

 

요새 이율이 오르고 있고 주식시장이 폭락한다고 해도 아직 그냥 캐시로 사기에는 뭔가 아쉽습니다. 오토론을 신청해 보도록 합니다.

 

모기지 받으면서 너무 고생을 해서 서류지옥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봅니다. 마모나 대충 알아보니 오토론은 크레딧 유니언에서 많이들 한다는 군요. 회사 내부 게시판에 뒤져보니 최근에 이율 잘 받은 사람 얘기가 있습니다. DCU는 요새 이율이 영 별로라네요. 

 

거기 뱅커랑 연락을 합니다. 새차 론좀 해주세요. 현재 이율은 얼마에 회사가 저희 멤버니까 얼마 더 할인 해서 66개월 3.24%에 해드립니당. 인터넷으로 어플리케이션 넣고 아마 증빙서류 달라고 요청할껀데 그것만 렌딩에서 허가하면 아마 2 business day 이내에 승인 날 꺼에요. 

 

인터넷으로 서류를 넣습니다. 인어!!!를 받습니다? 에이 설마 추가 서류 달라고 하겠지.

 

축하해요 근속이나 소득 기록이 괜찮아서 다른 서류 안보고 승인해준데요.

 

제 생각에는 the work number라던지 같은데에 근로기록과 소득정보가 보내지고 있는게 거기 정보 기반으로 승인이 난게 아닌가 합니다. 

 

5. 딜러들과의 깔끔한 이별을 위한 준비작업

 

* 새로운 지메일 계정을 팝니다. 너무 대충 만든 티가 안나는 이메일을 만들기 위해 평소에 스타벅스에서나 쓰는 영어이름 + 딸래미 생일 조합해서 만듭니다. 

 

* 만들어 둔 지메일 계정으로 구글 보이스 등록을 해서 새로운 번호를 받습니다. 이러면 오는 전화는 내 전화로 오는데 거는 전화는 구글 보이스 통해서 하실 경우 새로운 번호로 보이게 됩니다. 

 

요렇게 해두면 구매가 끝난 후 이메일 주소는 버리면 되고 번호는 구글 보이스에서 날려버리면 다른 딜러들이 보내는 스팸 이메일/문자 + 전화를 원천봉쇄 할 수 있습니다. 

 

구글 서비스가 아니라 다른 서비스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희는 구글 서비스 썼습니다. 

 

6. 실제 판매가격 탐색 및 흥정

 

솔직히 이건 제가 잘 못하는 부분이라 이론만 설명해 드립니다. 

 

* 주변에 최근에 가격 좋게 사신 분 있으면 그분한테 딜러 연락처를 받아요. 

 

* 그사람 말고도 사는곳 50마일 반경으로 딜러십을 찾습니다. 

 

* 딜러 홈페이지에 현재 가지고 있는 재고가 있습니다. 이미 팔렸는데 아직도 올라가 있는 허위매물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원하는 조건에 맞는 차량을 하나 찍어서 inventory number를 적어둡니다. 아 혹시나 해서 적는데 인터넷으로 가격 나와있는 건 전혀 정확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협상을 위해 원래 가격보다 높게 올려놓는 딜러. 낮게 올려놓고 무조건 딜러랑 연락하라는 딜러 (직접 연락하면 얘기가 달라지죠). 이런 거 가지고 딜러랑 흥정해 봤자 별 영양가 없는듯 합니다. 

 

* 딜러들한테 이메일을 돌립니다. 사이트 가보시면 contact us 메뉴가 있습니다. 

 

대충 내용은: 

 

안녕

 

나는 어떤 차 (어떤 트림에 어떤 패키지있는) 를 원해. 원하는 색깔은 이거이거야. 나는 zipcode 는 어디야 (세금 계산을 위해 필요). 난 어떤 디스카운트들을 받을 수 있어. 론도 어프르벌 받아서 if everything make sense, 바로 움직일 수 있어.

 

Could you please provide me with your best OTD for inventory number xxxxx (or in similar color/configuration)?

 

* 주중에는 딜러들이 사람도 없고 해서 인터넷 담당 직원이 잘 안 봅니다. 금요일되야 좀 움직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제 경험상 가격 얼마임 바로 보내주는 딜러들이 일처리가 깔끔하고 연락도 잘 되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 전 다짜고짜 전화달라고 하는 애들은 제끼고 이메일이나 텍스트로 딜 하기를 추천합니다. 수요일 목요일에 이메일에 답도 없고해서 전화했었는데 말로 하니까 순식간에 어어어 하다가 말리는 경우가 있고요. 전화로 말을 하면 증거가 안남기 때문에 다른 딜러와의 협상카드로 쓰기 어렵습니다. 

 

* 어떤 딜러가 내가 진짜진짜 노력해서 가격을 좀 맞춰봤거든? 내일 당장 오면 3천불 깎아서 얼마에 해줄께 그랬습니다. 전화 끊고 생각해보니 꺼림직해서 다른 딜러한테 크로스체크 했더니 애당초 그 딜러가 얘기한 MSRP 부터가 very odd number라고 하는 겁니다? 다행이도 그 딜러분은 바로 깔끔하게 제대로 된 MSRP에 제가 받아야 하는 할인 다 해서 바로 가격을 주셨습니다. 그래 내 실력으로 MSRP 이상 깎기는 어려울테니 이거 하자. 내일 드라이브 하고 바로 사인할께.

 

7. 님이 어제 딜한 차는 벌써 나갔어요^^

 

다음날 아침에 딜러샵에 갔더니 어젯밤에 누가 채갔답니다.ㅠㅠㅠㅠ 일단 다른차라도 테스트 드라이브를 한번 해봅니다. 차는 좋아요.

 

그래서 너네 무슨 차가 있는거니.

너네가 원하는 그레이는 없고 실버는 있다. 너네가 원하는 옵션보다 한 단계 낮거나 한 단계 높은 옵션만 남았네. 

우린 높은 옵션 필요 없는뎅. 깍아주면 안되낭. 

매니저한테 물어보긴 하는데 우린 MRSP이하로 판적 없엉. 

그래 낮은 옵션 실버로 다오.    

아 미안 그것도 나갔데.

그럼 무슨 색깔이 있는거야.

빨강이 파랑이 약한 파랑이. 

ㅠㅠㅠ 우린 빨강이 파랑이 극혐인뎅... (순간적으로 우리 딸이 예전부터 파란 붕붕이 노래를 불렀던게 생각납니다. 세상에 세살먹은 딸이 벌써부터 산타할아버지한테 빌은 건가요?)

하아... 빨강이 파랑이는 힘들고 light blue로 가자. 

(잠시뒤) 미안 그 차 전에 누가 차고에 들어와서 뽀갰데 vandalism이야. 그래서 바디샵 가있다는데 그런 걸 팔수는 없자나. 너가 원하면 고쳐서 줄께. (접어둬...)

하아 그래 이게 이렇게 되는 구나 그래 우리가 테스트드라이브 했던 한단계 높은거 실버로 다오. 저건 아직 우리가 주차해 놓은 자리에 있으니까 괜찮은 거지? 

ㅇㅇ

론 리밋이 조금 낮은데 이거 어찌해야하니? 

아 그거 시스템상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하면 됨. 

 

8. 추가 워런티 강매단과 한판승부

 

결정이 되니까 서류를 사인하러 파이낸스 매니저와 서류 작업을 하라고 합니다. 서류 사인도 분명히 하는데요. 주된 이벤트는 저희에게 워런티를 강매시키려는 세일즈입니다. 타임쉐어 프레젠테이션은 안들어봤지만 그런 느낌이네요. 

 

타임쉐어와 마찬가지로 무적권 거절이 답입니다. 아시는 분이 얘기하기론 이런 류의 상품 보통 로스율이 10프로 미만이래요. 이런거 돈 내면 90프로는 딜러십이랑 보험사가 나눠 먹는 거라는 겁니다. 

 

처음에 6천불짜리 패키지를 내 놓습니다. 거절을 합니다. 자꾸 왜 거절을 하냐고 너의 생각이 궁금하답니다. 웃는 얼굴에 그러면 너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라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전기차인데 메인터넌스 패키지를 강매 하다니 무슨 생각인지. 전기차라도 타이어 로테이션같은건 해야 하는데 그런거 300불 넘어간답니다. 너는 타이어 로테이션을 300불 주고 하냐고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참습니다. 

웃기는게 거절하니까 인심 썻다면서 일부 품목 제외하고 4천불 짜리 패키지를 내 놓습니다. 거절합니다. 

파격할인 코스트코 가격이랍니다 3천불로 내려갑니다. 거절합니다. 

진짜 이건 내가 여기서 가입하면 내는 임플로이 가격이랍니다 2천불. 거절합니다. 

끈질기네요 내가 매니저한테 혼날꺼 각오하고 천불로 내린답니다. 이쯤 되니까 어처구니가 없어서 거절합니다. 처음에는 좀 혹했는데 역시 사기꾼이었구나. 

 

그외에 카톡하면서 한눈팔고 먼저 돌아간 피투한테 전화 걸어서 화내는 척좀 해달라고 하고 모든 파이낸셜 파워는 피투한테 있다고 금치산자 행세를 하고 피투한테 거절당했다고 (사실 모든 카드 계좌 관리는 제 담당인데ㅋㅋㅋ) happy wife happy life하면서 다 쳐냈습니다. 막판 가니까 포기하고 서류 뽑더라고요. 

 

9. 마무리

 

사인 다 끝나고 구글 보이스 가서 번호부터 제거합니다. 그리고 임시로 로그인 해놨던 임시 이메일 계정도 로그아웃 시키면 됩니다. 아 계약하시는 딜러쉽에서는 원래 이메일 주소랑 번호 알려주셔야 합니다.

 

딜러에게 이메일 보내기 시작한지 72시간도 안 걸려서 생애 처음으로 자동차를 데려오게 되었네요. 09년식 중고차를 몰다가 22년식 전자제품을 끌고 나오니 신기방기 합니다. 요새 자동차 시장이 딜 하기 너무 어려운데 저희처럼 처음으로 구매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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