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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후기]
나의 가습기 방랑기

Finrod | 2022.10.31 02:34:0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1줄 요약: 케어팟 짱 (하지만 윤남텍 가습기도 써보고 싶다)

 

 

 

긴 가습기 방랑 여정이 어느새 끝이 보이는 것 같아서 후기를 남겨봅니다.

 

 

한국 살 때 며칠이 멀다 하고 이비인후과를 갈 정도로 만성적으로 비염을 달고 살다가

공기 좋은 동네로 이사를 오면서 완치가 된 줄 알았는데요,

몇 년 동안 잠잠하던 코가 어느 날 갑자기 화분(pollen)에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그 후로 환절기만 되면 약의 힘 없이는 코로 숨을 쉴 수 없어서 ㅠㅠ 습도를 민감하게 따지게 되었어요.

 

 

그 전에는 한국에서 쓰다가 들고 온 가습기를 썼는데

모델명은 기억이 안 나지만 물탱크를 뒤집어서 꽂는 방식이었고

하부에 항상 물이 고여 있어서 물때도 잘 생기고 세척하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마모에서 세척하기 편하다는 추천을 보고 2020년 초겨울에 아래 가습기를 질렀습니다.

 

 

 

VAVA Top Fill Ultrasonic Humidifier (VA-AH010) $39.94

 

vava.jpg

 

하부에 물이 고이는 구조가 아니고 물통 안에 진동자가 있어서 물통과 뚜껑만 세척하면 되는 간편한 가습기였어요.

매일 세척을 해도 귀찮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로 편했죠.

 

하지만 이 가습기는 1년 반도 못 버티고 2022년 초에 운명하셨습니다.

가습은 정상적으로 되는데 하부 본체에 있는 팬이 굉음을 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무시할 만한 소음이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공사장 소음으로 진화해서 검색해 봤더니

이 방식의 가습기에서 팬이 중요한데 팬 앞에 필터가 없으면 먼지 등이 끼면서 소음 문제가 발생한다네요.

 

어떻게 뜯어서 고칠 수 있다면 고쳐서라도 쓰고 싶었지만

저에게 그런 손재주가 없어서 결국 가습기를 새로 사기로 했어요.

 

그런데 2022년 초 시점에 해당 가습기는 완전히 단종이 되었고

아마존은 물론 각종 쇼핑몰을 뒤졌지만 비슷한 방식의 가습기를 아예 찾을 수 없었어요.

어차피 중국 생산 제품이니까 중국 쇼핑몰도 뒤져봤지만 검색력 부족인지 이런 통세척 방식의 가습기는 씨가 말랐더라구요.

 

그 과정에서 이런 방식의 가습기의 원조(?)는 윤남텍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윤남텍 가습기를 배송 대행으로 구해 볼까 고민하던 찰나에 미로 가습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Miro Humidifier (NR08M) Refurbished $100

 

miro.jpg

 

모든 부품을 세척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바로 이거야 하고 질렀습니다.

미로 미국 공홈에서 리퍼 모델을 100달러에 팔길래 가격도 나름 괜찮았구요.

 

이 가습기를 한 계절 쓰다가 초여름이 되면서 습도가 높아져서 창고행이 되었는데

결국 올가을에 꺼내지 않고... 창구에 영구 봉인되었습니다.

 

모든 부품을 세척할 수 있는 것도 맞고, 소음도 적고, 수조 용량도 대형이라 물보충을 자주 안 해도 되는 점은 좋았으나

문제는 세척해야 할 부품이 너무나도 많았다는 거였어요.

 

처음에는 세척하고 조립할 때 뭔가 레고 같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는데

이런 노동이 반복되자... 점차 세척 주기가 길어지고...

3일이 넘어가면 내부 상태가 역겨워져서 어쩔 수 없이 한탄하며 세척하고... ㅠㅠ

세척 시간이 점차 고통으로 다가왔어요.

 

이 가습기에서 세척해야 하는 부품이 10개 정도인데

다들 모양이 제각각이고 엄청나게 작은 부품도 있고...

가장 세척하기 괴로운 부품은 바로 팬이었어요.

팬 구조 자체가 세척하라고 나온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구석구석 세척하기 어려운 구조라서

칫솔이니 뭐니를 써도 속시원히 세척이 안 되고 잘게 쪼갠 청소포를 사이에 끼워넣어서 잉차잉차 닦아보기도 했네요;

지금 생각났는데 가습 토출부도 모양이 특이한 부분이 있어서 젓가락에 청소포를 끼워서 안쪽 손 안 닿는 곳을 겨우 닦았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 꼼꼼하고 부지런한 분이라면 이 가습기가 만족스러울 거예요.

하지만 저는 그 정도로 부지런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가습기를 찾아 나서는데...

 

 

 

Carepod Mini (MS021P) $95

 

1.jpg

 

사실 작년에 가습기 구매 고민을 할 때 미로와 케어팟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케어팟 리뷰 중에 내구성을 극딜하는 리뷰가 있길래 포기하고 미로를 산 거거든요.

근데 미로 세척하다가 현타가 와서 결국 ㅋㅋㅋㅋ 케어팟을 사고야 말았습니다.

케어팟 미국 공홈에서 무슨 할인 쿠폰을 뿌리길래 95달러에 질렀네요.

 

사실 케어팟은 밥통 모양으로 생긴 스테인레스스틸 모델(MS031S2)을 가장 많이 쓰는 걸로 아는데

저는 무조건 물통이 투명해야 해서 미니 모델로 질렀어요.

참고로 한국에서 나오는 이 모양의 모델은 물통이 스테인레스스틸이에요.

 

일주일 실사용 결과 '이보다 간편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ㅎㅎ

위 사진에서 뚜껑 하부에 있는 착탈식 커버, 고무 패킹, 진동자가 달린 스틱, 물통만 세척하면 끝이에요.

 

유일하게 귀찮은 점은 물통이 작아서 아침에 1번, 밤에 1번 물을 보충해야 한다는 점이지만

뭐 그 정도야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세척이 간편해요.

가습력도 적당한 편이구요.

 

 

 

드디어 최종 정착한 느낌인 것 같지만

혹시나 망가지게 되면 이번엔 진짜로 윤남텍 가습기나 한일 에어미스트를 질러야 하나 이러고 있습니다.

 

제가 찾는 가습기의 조건

- 세척이 간편할 것 (특히 물이 항상 닿는 부위는 세척이 가능해야 함)

-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필터를 사용하지 않을 것

- 항상 수위를 볼 수 있도록 물통이 투명할 것

- 디자인은 구려도 상관 없음

 

 

 

마지막으로 제가 사용하는 습도계를 추천하고 가요.

 

hygrometer.jpg

https://www.amazon.com/gp/product/B07XW9D6PP/

 

제가 산 건 이건데 analog hygrometer로 검색하면 비슷한 게 많이 나올 거예요.

건전지 갈아끼우고 이런 건 질색이라 아날로그로 사서 1년 정도 쓰고 있는데 아주 만족스러워요.

 

정밀한 습도 측정은 필요 없고 대충 감만 잡을 정도면 돼서 저에겐 딱 좋았네요.

이 습도계 기준으로 실내 습도를 45% 정도로 유지하고 있어요.

(정밀한 습도 측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소금과 지퍼백을 사용해서 보정 작업을 해야 한다네요.)

 

 

 

흠...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지...

케어팟이 사망할 때를 대비해서 가습기 추천 받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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