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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째 매일같이 가게에 들르는 Steven이라는 청년이 있다.
나이는 대략 32세?
일이 끝나고 매일 큰 병으로 맥주 2병을 사가지고 간다.
가끔 그의 예쁜 동거녀(Jordan)도 함께 들어오곤 한다.
성격이 매우 온순하고, 나한테 깍듯이 Sir라고 하며,
Lowes Home improvement Store에서 일하는 참 괜찮은 청년이다.
언제가 한번 내가 물은적이 있다.
왜 결혼을 안하고, 동거하고 사냐고...
아직 형편이 안된단다. 조금 더 모아 형편이 좋아지면
결혼을 하려 한단다.
그랬던 Steven이 지난주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
하루 이틀 안올땐 혹, 가까운 다른 가게로 옮겼나?
서운한 마음이 들었고,
사나흘 안올땐 혹시 교통사고로 어디 다치지 않았는가
걱정도 되었다.
5일이 넘어가니.. 내 머리도 한계가 있는지,
그의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일주일만인 오늘 가게에 나타났다.
같은 Lowes의 유니폼을 입고,
어찌나 반갑던지.. 순간 아! 이 친구가 며칠 다른 가게에 갔던게로군. 하고
장사속 어린 생각에도 미쳤다.
계산을 하고, 같은 맥주 두 병을 담은 봉투를 건네면서
슬쩍 Jordan은 어찌 지내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Steven이 손가락을 활짝 펼치며,
우리 결혼했다고 웨딩 반지를 보여주는게 아닌가...
지난주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허니문을 다녀왔다면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순간 얼마나 기뻤던지 박수를 치며, 그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냥 가려던 Steven을 돌려 세우고, 잠시 기다리라고 한뒤
괜찮은 레드 와인을 한 병 골라 그에게 선물로 주었다.
결혼선물이라고... Jordan과 함께 마시라고..
그가 깜짝 놀라, 정말 받아도 되냐면서,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를 몇차례나 한 뒤 가게를 나섰다.
잠시후, 차 안에 있던 Jordan이 다시 가게에 들어왔다.
이런 선물을 받게 될줄은 몰랐다고,
새 신부가 환하게 웃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나도 다시 결혼축하 인사를 한다.
왠일인지 가슴이 뭉클.
그래... 이리 살란다. 이게 한국식이다.
가을의 신부가 남긴 미소가 코스모스 향기처럼
한동안 가게안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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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댓글
바나나맛우엉
2022-11-06 01:29:13
수필 쓰셔도 되겠어요. 읽으면서 영화장면처럼 떠오르네요.
따뜻한 시선을 가진 화자의 마음이 너무 잘 느껴집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6 04:48:37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른뜻높은꿈
2022-11-06 03:06:05
저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합니다.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6 04:49:21
뭉클까지..ㅎㅎ 감사합니다.
FordDavidson
2022-11-06 03:08:53
힘든 하루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6 05:20:58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달타냥
2022-11-06 03:44:18
살면서 서로 힘이 나는 순간이네요. 저도 따뜻함을 느끼는 이야기였어요. 삶이 항상 이랬으면 좋겠어요.^^
달라스초이
2022-11-06 05:17:45
작은 에피소드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Livehigh77
2022-11-06 04:34:40
따뜻한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6 05:21:37
잡문을 읽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이랑아빠
2022-11-06 07:03:15
어지럽고 탁한 세상에 갑갑해 하다가 맑은 분의 맑은 글을 읽으니 따뜻합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6 08:34:09
이랑아빠님이 맑은 분이시라 맑게 읽어주신것 같네요.
안단테
2022-11-06 07:39:07
Sitcom Choi's convenience, 앞으로도 계속 기대 됩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6 08:36:16
ㅎㅎ 동네장사에서 사람들은 오래 만나다 보니 에피소드가 생깁니다. 종종 에피소드 글을 올려볼께요.^^
shilph
2022-11-06 09:16:10
좋네요. 가게 입장에서는 솔직히 아주 비싼건 아니지만, 그 둘 사이에서는 그 가치 이상으로 평생 남을겁니다. 가게도 번창하시길 빕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7 01:34:20
동네가게라 고객들과 교감이 가능한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reddragon
2022-11-06 10:47:05
어후...꽃이야기인줄알고 왔는데 세상에 꽃같은 분이 글을 쓰셨습니다. 건강하시고 사업번창하시길 바랍니다. 부부로 삶을 시작하는 커플에게 큰힘이 되는 기억을 만들어 주셨네요.
달라스초이
2022-11-07 01:35:35
붉은용님 이시군요. ㅎㅎ 붉은용은 뭔가 훨씬 기운차고 영험이 있을것 같아요.
니클백
2022-11-06 11:03:48
서울 날씨는 많이 쌀쌀해졌어요. 달라스초이님 덕분에 좀 따뜻해집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7 01:36:34
9월말 한국 다녀왔는데 벌써 또 가고 싶네요. 은행잎이 아름답게 떨어지던데, 그런 길을 걷고 싶네요.
bingolian
2022-11-06 13:24:34
잔잔한 울림이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다음편 기대할께요.
달라스초이
2022-11-07 01:37:31
졸문에 응원 보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오하이오
2022-11-06 15:50:34
찬바람 쌀쌀한 휴일 아침이 훈훈하네요 . 와인으로 결혼을 축하하고 축하를 받은 신부가 와서 다시 감사를 전하면서 서로를 뭉클하게 만든것 같아요. 무엇보다 저는 요즘 들어 부쩍 사람으로 부터 얻는 행복이 크다는 걸 느끼면서 "그래... 이리 살란다."라는 말씀이 와 닿아요. 흔히들 우리는 '정'이라고 하는 그게 미국에선 보기 쉽지 않더라고요. 모쪼록 바라시는대로 사람과 정 나누시며 사실 수 있길 바랍니다. 잘 봤습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7 01:38:53
오하이오님 글에서 받은 감동의 1/10 이라도 전달했는지 모르겟네요. 3형제의 성장기 잘 보고있습니다.
lovedave
2022-11-06 16:20:09
저도 정말 따뜻한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달라스초이님의 진심에 감동해서 Steven 과 Jordan 은 평생 단골이 될듯해요 ^^
달라스초이
2022-11-07 01:39:22
ㅎㅎ 단골 많으면 좋치요.
tealatte
2022-11-06 19:14:48
따뜻한 글 감사드려요
어제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어요
지난주 바쁘고 퍽퍽했는데 이 글 덕분에 따뜻하게 한주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7 01:39:59
기분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솔담
2022-11-07 00:01:14
아흐~메말랐던 마음이 말랑말랑 해 집니다
무서운 미국이니뭐니해도 우리 주변엔 따스한 인정 넘치는 사람들 많아요. 인종을 초월하지요. 따스한 정을 나누면 내 이웃이고 정겨운 사람들로 가득하겠지요. 달라스초이님 비즈니스 대박 나시고 오늘도 지치지 않는 하루 되세요.
달라스초이
2022-11-07 01:41:38
힘들때 솔담님 댓글을 보며 힘내야 겠네요. 서로 따스한 정을 나누는 이웃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수시사랑
2022-11-07 00:13:20
따뜻한 맘에 감동입니다. 이래서 살맛 나는거 같아요
달라스초이
2022-11-07 01:44:15
살맛. 참 좋은 어감이네요. 나이들어 가며 느꼈던 살맛을 다른이들도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는지 항상 자문해 봅니다.
마일모아
2022-11-07 01:59:31
아, 좋네요. 저도 와인 한 병 까야 할 것 같습니다 :)
달라스초이
2022-11-07 02:15:03
제가 따라 드릴께요. 꼴꼴꼴~~꼴~~ (사악~) 와인병 비트는 액션 ^^
후라이데이
2022-11-07 16:04:44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포틀
2022-11-08 07:46:52
예전에 한국에서 읽던 좋은생각 잡지에 나오는 따뜻한 사연같아요. 진솔한 마음이 담겨 있는 글 너무 좋네요.
단비지후아빠
2022-11-08 08:19:16
소소한 삶의 정이 넘쳐나는 글이네요~ 참 괜찮은 청년도 있지만 달라스 초이님도 참 괜찮은 분 같으시네요^^
잭울보스키
2022-11-08 10:14:06
늘 오던 단골손님이 며칠째 안보인다는 대목에 저도 저절로 긴장이 되었었는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되었네요. 신혼부부도 축하드리고 사업도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달라스초이
2022-11-08 18:21:55
은퇴이후의 삶. 격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좋은 자연속에서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CK
2022-11-08 14:42:30
멋진 글이네요. 예전에 달라스에 오래 살았어서 그런지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Scoopy
2022-11-08 16:14:56
저도 며칠 안보인다는 대목에서 맘이 멈칫 했었는데 해피엔딩이라 너무 좋네요
종종 글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