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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의미

달라스초이, 2023-03-05 0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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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카드 사용이 흔해진 세상이지만,

내 가게의 경우 아직도 카드 손님보다 현금 손님이 더 많다.

카드 손님이라고 해야 데빗카드가 약 80%, 크레딧 카드를 쓸 수 있는 손님은 20%뿐이다.

 

현금을 받다 보면, 다양한 인간군상의 행태를 보게 된다.

흑형들의 대부분은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예의 바른 친구들이나 약장사 하는 친구들은 그나마 지폐를 반으로 접어 넣어 다니고,

많은 친구들은 그저 주머니에 꾸깃꾸깃 집어 넣는다.

1불짜리 5장을 꼬깃꼬깃 뭉쳐서 카운터 테이블 위에 툭툭 던져 놓을때는 쌍욕이 저절로 나오지만,

이젠 그마저 익숙해진 풍경이다.

몇 몇 친구들은 $20짜리를 양말속에 감추어 두고 다니다, 돈을 지불할때 양말을 뒤집어 꺼낸다.

 

흑누나들도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흑누나들은 브래지어 속에 돈을 가지고 다닌다.

너무도 당당히 내 앞에서 브래지어 속을 뒤적여 돈을 꺼낸다.

살며시 내 고개를 돌려 주는것은 동양적인 미덕이다.

 

미국사람들은 동전을 참 귀찮아 한다.

동전을 거슬러 받으면 지갑이나 주머니에 넣는것이 아니라 자동차 컵홀더에 던져 놓기 일쑤다.

그렇다보니 물건값이 $5.27이 나오면 $5을 내고 기다리라고 한 뒤에

차로 달려가서 27센트를 가져온다. 왕~~짜증이다.

 

실수로 1 센트 짜리를 몇 개 바닥에 떨어뜨리면 미국사람들은 거의 줍지를 않는다.

길에 1센트 짜리가 떨어져 있어도 줍지를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의미가 이들에게는 낯선 낱말이다.

이곳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도 자기들도 그런다고 낄낄댄다.

 

도로공사 일을 하는 호세가 내는 지폐엔 언제나 까끌까끌 시멘트가 묻어있다.

파킹랏에서 바비큐를 구워파는 제임스가 내는 돈엔 언제나 바비큐 냄새가 배어있다.

IHOP에서 일하는 메리는 팁으로 받은 동전과 1불짜리를 앞치마 주머니에서 꺼낸다.

미용사 제이미가 내는 돈엔 머리카락이 붙어있기 십상이다.

 

각자가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돈을 번다.

돈 버는 일을 30년 가까이 하고 있는 나는 오늘 문득 돈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돈은 왜 버는걸까?

얼마나 벌어야 만족하는 걸까?

살던 10억짜리 아파트가 20억으로 오르면 돈을 많이 번걸까?

그걸 팔고 다른 집으로 이사가면 돈이 남나?

갑자기 큰 돈이 생기면 정말 행복해 질까?

 

누군가는 남을 위해서 돈을 벌고, 또 누군가는 성취감을 위해서 돈을 번다.

때로 누군가는 돈을 벌기위해서 다른이를 속이기도 하고...

김장하 어른께선 돈은 똥과 같아서 모아놓으면 악취가 나고,

흩어 뿌리면 거름이 된다고 하셨다.

 

의무로 돈을 벌어야 하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안도의 숨이 쉬어진다.

16 댓글

Bard

2023-03-05 06:13:34

직장에서 일하니 통장에 자동이체로 돈이 들어오고 

크레딧 카드로 돈을 내니 시간되면 자동으로 돈이 빠집니다.

가끔가다가 내가 돈을 버나 숫자를 버나 헷갈려 집니다. 

 

대학교 여름방학 때 조선소에서 용접하고 철판 곡직하면서 월급 받았는데요.

묵직한 봉투에 현금 받은거 버스 타고 돌아가면서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모릅니다. *_*

자동으로 숫자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몬 보늠 지금은 재미있는 추억이네요.

 

달초님은 자영업을 하시고 캐쉬 손님을 받으니 아직까지 현금 만지는 재미는 있으시네요 ^_^

 

오늘도 사람 냄새 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복숭아

2023-03-05 18:13:20

저도 요즘 돈의 의미란게 참 ㅋㅋ

제가 뭐 100빌리언을 바라는것도 아니고 제가 평생 필요한 돈을 생각하면 1밀리언이 안될거같은데

그걸 벌려고 이렇게 일하나 싶기도 하고 

대체 부자들은 그 돈 갖고 뭐하나 싶고

참 그러네요 .. ㅎㅎ

오하이오

2023-03-06 16:53:43

한국에 비하면야 여전히 돈을 만질 일이 있는 미국이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 들긴 했습니다. 돈이 카드로 전화기로 들어간 뒤로지갑에 현금이 10불이 채 안되도 외출하고 여행하는데 전혀 불안하지도 불편하지도 않는 세상이 되었네요. 그래서 여전히 돈이 주요한 화폐로 쓰이는 곳이 오히려 낯설기도 합니다. 아마도 달라스초이님께서 계신 그 곳도 제게는 낯선 곳인 것 같네요. 게다가 미처 생각해본 적이 없는, 돈에 고스란히 새겨진 소유자의 흔적까지도요. 그 흔적은 달라스초이님께서 받으면서는 희미해지고 또 다른 흔적이 생기겠네요. 꼬깃한 돈은 펴지고, 시멘트가루는 털려나가겠죠. 순간 '돈 세탁'이 되는 순간이기도 할 것이고요. 그 돈에 새겨진 새 흔적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지네요. 덕분에 내 손을 떠난 돈이 내 얼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잘 봤습니다. 

nysky

2023-03-06 17:12:34

엊그제 와이프가 제 지갑을 보더니, "아니 왜 미국살면서 달러는 하나도 없고, 캐나다, 멕시코 돈만 있어"  하더군요. ^^ 

두달전에 다녀온 멕시코 돈이 아직도 지갑에 있는거보면 ;; 정말 요샌 지갑도 잘 안쓰고, 현금도 잘 안쓰게 되네요.

오하이오

2023-03-06 17:23:39

하하 이해는 되지만 정말 웃긴 상황이네요.

이웃 한 분이 신용카드를 넣을 수 있는 케이스를 단 휴대전화기를 보여주더라고요. 거기에 신용카드만한 신분증도 넣고 다니니까 지갑 가지고 다닐 일이 없어서 간편하고 좋답니다. 그걸 보니 저도 저런 케이스를 붙이면 지갑 조차 가지고 다닐 일도 없겠다 싶더라고요. 

달라스초이

2023-03-07 02:28:14

"내 손을 떠난 돈이 내 얼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멋찐 문장을 만나면 수집해 두고 싶어져요 ^^ 그래서 혹시라도 저는 타인에게 캐쉬를 건넬일이 있으면 절대 카운터 테이블에 던지듯 두는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손에서 손으로 건네는 것은 기본 에티켓이죠.

nysky

2023-03-06 17:11:11

달라스초이님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다 만나보시겠습니다.  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돈은 어떻게 보면 직계뿐만이 아닌 부모,형제가족도 지킬수 있는 그런 의미가 있네요. 딩크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렇습니다. ㅋㅋ

poooh

2023-03-06 17:23:31

저는 요즘 전화기 하나만 가지고 다니기 시작 했습니다.

전화기로 카드 페이 되죠, 차키 있죠,  집키는  숫자죠.

storyteller

2023-03-06 19:41:58

많이 일반화 하자면 돈은 없는 사람들에게는 생계, 좀 있는 사람들에게는 안정 (security), 엄청 많이있는 사람들에게는 힘 (power) 를 가져다 주지 않을까 하네요. 그리고 못난 사람들에게는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성공의 잣대? 달라스초이님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자유씨

2023-03-06 22:54:10

제가 요즘 생각하는 화두 이기도 합니다.^^ 20년전에 비하면 수입도 저축도 많아졌는데 나는 만족하며 살고 있는지, 늘어난 액수 만큼 행복도 커졌는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을 때보다 남을 생각하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지. 좋은 글 덕분에 오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네요. 

달라스초이

2023-03-07 02:58:04

저도 자유씨님과 같은 생각에서 돈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는지 모릅니다. 이민 초창기에 비하면 이젠 돈걱정은 하지 않고 살고 있는데, 나는 늘어난 돈으로 무얼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돈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노후를 위해 얼마가 적정한지? 또 노후를 위해 계속 나를 희생하며 '돈'만을 벌고 있는 행위가 바른것인지? 답도 없는 이런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생각없이 사는것 보다는 낫겠죠? ㅎㅎ

아직은괜찮아

2023-03-06 22:54:29

제가 버는 돈은 어떤 냄새가 날지 고민해봅니다.

오랜 만에 많은 그리고 갖가지 생각이 들었던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달라스초이

2023-03-07 02:58:40

아직은 괜찮은 냄새가 날것 같아요. ^^

암므느

2023-03-07 04:25:08

뜬금 없지만 ebs에서 만든 돈 관련된 다큐가 생각나네요. 이렇게 우리 손으로 건내고 받는 돈이란게 빙산의 일각 중에서도 얼음 조각 수준이라는 내용을 보고 충격이 상당했더랬죠. 따뜻한 글에 이과 감성 묻혀서 죄송함다 ㅎㅎ

달라스초이

2023-03-07 05:09:54

예전부터 궁금했던건데요. 암므느님 닉이요. 구글해보니 I'm going to 를 빨리 발음할때 나는 소리중 하나라고 하는데... 맞나요? ^^

암므느

2023-03-07 05:19:47

넵! 뭘 하는 걸 귀찮아하며 살아왔는데, 마일모아라는 신세계를 알고 나서는 좀 더 활동적으로 뭘 하면서 살아보자라는 뜻으로 지었습니다 ㅎ 인생은 마모닉 따라간다고들 하시잖습니다. TMI가 되버렸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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