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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뿌셔뿌셔

달라스초이 | 2023.03.10 05:48:4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딸아이 Elementary 시절 이야기다.

 

당시 딸아이가 좋아하던 과자중에는 오뚜기에서 나온 '뿌셔뿌셔'라는 과자가 있었다.

아이는 이 과자를 무척 좋아했는데... 피자맛, 불고기맛, 치킨맛 등등

맛 종류도 다양해서 한인마켓에 장을 보러가면 언제나 서너봉지씩 장바구니에 담곤했다.

값도 한 봉에 99센트, 세일할 땐 두 봉에 99센트였으니.. 아이들 간식으로는 참 저렴했다.

 

내 경험에 의하면 나 어릴때는 라면땅을 먹었으며, 중학교 시절에는 삼양라면을 봉투째 부셔서

라면스프를 뿌린후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는 맛이 제법 일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뚜기에서 이러한 역사에 기인한 제품을 만들어 냈는데 그것이 '뿌셔뿌셔' 다.

한인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벌써 한 봉은 딸아이가 오도독 오도독...

차마 내 손이 갈 여지가 없었다.

 

딸아이는 급기야 이 뿌셔뿌셔를 학교 간식으로도 들고 갔는데...

수업시간 막간에 오도독 오도독 뿌셔뿌셔를 먹는 딸아이를 본 학급 친구들이

"얘, 그거 뭐니?"

"응? 이거 뿌셔뿌셔야"

"잉? 뿌쉬어~ 뿌쉬오?"

첨 보는 과자앞에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들었다.

원래 먹을것 없는 동네엔 뻥튀기 가진 놈이 장땡인 법이다.

"한 입 줄까?" "엉" 엉" 여기 저기 이구동성에 한 봉지는 금방 바닥을 드러냈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뿌셔뿌셔 때문에 '인싸'가 된 딸은 

매일매일 뿌셔뿌셔를 들고 등교했다.

"너 이거 어디서 샀니?" "응. 한인타운 마켓에 가면 블라블라...."

초등생들이 한인타운 어쩌고를 알 리가 없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법이다.

어느날 딸아이가 학교에 가보니 어떤 아이가 이치방 라면을 들고 왔단다.

"야! 너 그거 뿌셔뿌셔 아냐!" "상관없슴.. 맛있으면 됨"

딸아이는 그게 뿌셔뿌셔가 아니라고 항변을 했지만

학교에 이치방 라면을 들고오는 아이는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미주알 고주알 말하길 좋아하는 딸아이는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오는중

나에게 이런 스토리를 들려줬다.

사실 좀 안타까왔다. 뿌셔뿌셔가 영업을 잘 한다면 월마트나, 크로거 같은 

미국 그로서리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 할 텐데 하는....

 

그날 저녁 나는 컴퓨터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오뚜기 웹사이트를 찾았다.

스토리는 충분하니 이 소식을 오뚜기에 알리자 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게시판 글쓰기를 하려니 회원가입을 해야했다.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로그인 아이디를 만들고..

아이의 학교에서 있었던 해프닝을 글로 남겼다.

그리고 해외 마케팅에 이런 아이디어가 있을수 있다는 말을 적었다.

그후 나는 그 내용을 잊었다.

 

어느날인가 저녁에 셀폰이 울렸다. LA 지역번호였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당시 LA쪽과 하는 일도 있던터라 전화를 받았다.

한국인이 나왔다. 

내 이름을 확인하더니, 급 공손모드로 지난번 내가 홈페이지에 올린 내용을 말하는게 아닌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통화를 하는데.. 이 분은 LA지역의 영업본부를 맡고 계신 분이시라고.

내 글이 본사 기획본부에 보고가 되어 잠시 소동이 있었단다. ^^

그리고 자신에게 답이 오길 반드시 이 분께 상응하는 보답을 하라는...

나는 극구 사양을 하였으나, 전화거신 분은 자신도 본사 명령이라 실행하고

보고를 해야 한다는 말에 어쩔수 없이 집주소를 알려주었다.

 

그로부터 사나흘 뒤, 아이를 픽업해 집으로 오니 아이 키보다 더 큰 소포가 두박스나 배달이 되어왔다.

열어보니 라면에, 참치에, 리조또, 캐첩, 참기름 등등 오뚜기에서 나오는 거의 전제품이

몇 개씩 들어있었다.

와이프는 그 모습에 기함을 질렀고...

 

몇 해가 지난후 한국방송을 보니 '갓뚜기'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https://youtu.be/hHfTnqNz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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