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Moa
Search
×

겸손하라! 또 겸손하라!

달라스초이, 2023-06-09 22:36:42

조회 수
5033
추천 수
0

지난번 P2 차의 엔진오일을 갈때에 에어필터와 에어 캐빈필터를 갈라는

기술자의 조언이 있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86인가를 달라하길래 내가 갈테니 그냥 놔두라 했다.

 

지난 주말 Autozone에 가서 두 종류의 필터를 구입하니 $36.

집으로 돌아와 에어 캐빈필터는 글로브박스 안에서 손쉽게 갈고,

본네트를 열고 에어필터를 갈기 시작했다.

 

내 차가 아니다 보니 처음 갈아보는 P2차의 에어필터는 그 구조가 독특해서

몇 개의 구조물을 떼어내야만 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볼트 8개 가량을 풀고 2개의 파트를 떼어낸 뒤에 에어필터 갈기에 성공.

 

득의만만한 표정으로 다시 재조립에 나섰는데

그만 자그만 볼트 하나를 엔진룸 안에 '툭'하고

떨어뜨리고 말았다. 헉 -

 

차 밑을 살펴봐도 엔진룸을 아무리 살펴도

분실한 볼트를 찾을 수 없었다.

P2로 부터 2% 부족한 전문가라는 핀잔을 듣고

하는 수 없이 다시 Autozone으로 출동.

 

하필이면 나를 담당한 직원이 60대의 젊은(?) 할머니셨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이 볼트를 파느냐고 물으니

할머니께서 차에 가서 보자고 하신다.

나는 속으로 '할머니가 차를 알아야 얼마나 안다고' 라고 생각하며

본네트를 열어 사라진 볼트 부분을 보여드렸다.

 

잠시 뭔가 생각하시던 할머니

나를 기다리라 하시더니

안테나 하나를 들고 나오더니 쭉쭉~ 뽑는다.

끝에 자석이 달린 안테나다.

 

작은 키에 까치발을 하시곤 1분 정도 엔진룸을

여기저기 휘적휘적....

잠시후 안테나를 꺼내는데

그 끝에 볼트 하나가 대롱대롱 붙어 나온다.

 

순간 내 귀에는 환희의 찬가가 울리고~~

내가 고맙다는 말을 연신하자

안테나를 한 방에 접더니 OK 하시고는

쿨하게 들어가신다.

 

오~~~ 할머니 짱!!

겸손하라. 또 겸손하라.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수십번을 되뇌였다.

26 댓글

쭈욱

2023-06-09 22:44:54

할머니 멋지십니다! 오토존에 은근 능력자들이 있는가봅니다. 저도 카탈릭컨버터 도난되었을때 엔진 망가진줄 알았는데 주말이라 오토존에 데려갔더니 소리듣고 금방 알더라구요. 요즘 그걸로 많이 온다고. 근데 그 안테나 봉 왠지 탐나는데요.

복숭아

2023-06-09 22:53:05

알게모르게 우린 겉모습/나이/성별로 쉽게 판단을 하죠.. 

"이사람이 이걸 어떻게 하겠다고? 뭘 안다고?" 

덤으로 "내가 더 잘할텐데?" 란 생각도 들고요.ㅎㅎ

그러고 큰코 다치죠.ㅋㅋㅋㅋ

저도 더 겸손해야하는데 자주 그래요.ㅎㅎㅎ

달라스초이

2023-06-09 23:03:12

정말 강하고 능력있는 사람은 먼저 자신을 높이지않는 법이던데, 겸손하다는것도 스스로의 내공이 많이 되어야 함을 느낍니다. ㅎㅎ

사과

2023-06-09 23:31:52

할머니 머쪙!!!

크레오메

2023-06-09 23:33:13

할머니 간지다..............

도코

2023-06-09 23:55:40

정말 의미심장하면서도 재밌는 사연(?)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겸손: 달라스초이님이 그 할머니에게 문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겸손했던 것 같습니다. 속으로는 그렇지 못했더라도 결국 행동에서 드러난 것은 겸손의 자세였으니까요.

 

솔루션: 사람들은 도움을 요청할 때 스스로 생각하는 솔루션 위주로 (볼트) 접근하지만 더 효과적인 솔루션은 따로 있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도움을 요청하는 입장에서도 자칫하면 감내놔라 하는 입장보다는 상황을 설명하고 상대방이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여분을 남기는게 더 효과적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전문가와 일반인의 차이: 전문가가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더 IQ가 높아서가 아니라 경력과 노하우, 그리고 적절한 도구를 갖고 있어서 도움을 요청할만한 가치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telescopic magnet stick = 아마존에서 파네요)

daddyryu

2023-06-10 00:49:56

매우공감합니다. 하루하루 배움의 연속이네요

뚱꼬

2023-06-10 01:56:06

달라스초이 님의 글과 더불어 저의 지난날을 되돌아 보게 되네요. 앞으로 어떤 자세로 살아야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짧게 가졌습니다:)

달라스초이

2023-06-10 02:26:01

마모게시판의 특징중 하나는 원글을 뛰어넘는 댓글에 있습니다. 제 글이 장황하게 에피소드로 써졌다면 도코님의 글은 핵심을 정확히 찌른 정리군요. ㅎㅎ

유홍준님이 말씀하신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 우리 삶의 가는곳마다 고수가 있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댓글입니다.

도코

2023-06-10 16:23:08

반대로 생각합니다만. ㅎㅎ 그 에피소드에 많은 교훈들이 녹아 들어있고, 제가 좀 풀어서 해석한거 뿐입니다.

락달

2023-06-10 00:09:22

할머니 짱! 짧으면서도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에피소드 감사합니다. 미국에 나와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와서 그런지 몰라도, 겸손해지자는 말씀이 더 크게 와닿습니다. 

BBB

2023-06-10 01:27:38

한국은 엔진오일 갈때, 오일, 오일필터, 엔진에어필터 3개 다 가는게 보통인데, 미국은 오일 체인지라하면 보통 오일과 오일필터만 갈더라고요. 엔진 에어 필터는 보통 캐빈 필터랑 묶어서 같이 하던데, 얼마전에 갔더니 오일체인지 가격의 2배더라고요 ㅎㅎ. 에어필터 교체하는게 오일 교체보다 훨씬 빠르고 쉬울텐데 이건 왜케 비싸게 받는지...ㅎㅎ

달라스초이

2023-06-10 02:32:34

한국이었다면 스스로 갈지 않았을텐데.. 미국에선 간단한건 한번만 해보면 할 수 있더라구요. (대부분은 유튜브에 잘 설명되어 있구요) 그리고 그 인건비만큼을 절약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지요. ㅎㅎ

암므느

2023-06-10 03:07:06

할머니 스웩 장난아니시네요 ㅎ 올~

퍼스트만타고다닐나

2023-06-10 03:09:37

간지 철철 할무니시네요:)

달라스 초이님의 글은 항상 제 마음을 몽글몽글해지도록 만들어주시네요!

저도 마음에 새깁니닷. 겸손하라! 또 겸손하라!

행복한 주말보내세요:)

헤이듀드

2023-06-10 03:39:04

요즘 리테일 스토어에서 그 분야 고수를 만나기 참 힘들죠.

홈디포에서 물건 찾을때 도움을 구하면 대개 휴대폰 앱에서 위치 찾아주고 끝인 경우가 많더군요.

뭐 질문 좀 하려하면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뒷걸음질치죠.

폭풍

2023-06-10 22:07:50

강호는 넓고 고수는 많다.

 

제가 좋아하는 위엣말을 생각나게 하는 군요. 인생에 이런 (자신보다) 고수를 만나고 경험하면서 더 겸손해지는 거 같습니다.

작성

2023-06-12 18:00:10

멋진 표현입니다. 강호는 넓고 고순 많다.  :)

오하이오

2023-06-11 04:55:09

할머니? 아니, 누님 정말 짱입니다. ^^ 

작성

2023-06-12 17:59:47

정말 강호는 넓고 고수는 많습니다. 그리고 그 고수를 진정 알아보는 것은 이런 기회 뿐이지요. 행복한 하루 보내셨네요

나무꾼

2023-06-12 19:24:22

제가 늘 마일모아에 있는 고수님들의 글을 보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강호는 넓고 고수는 많다"

나드리

2023-06-12 18:27:57

이게 꼭 해피엔딩만 있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깜빡이등이 나가서  평소에 가던 오토존말고 우연히 간 O' riely....희안하게 늘씬한 정말 거기랑 않어울리는 이쁜 아가씨가 있더군요...머 상관없이 근데 이거 갈려면 팬더쪽으로 들어가야될꺼 같아...혹 아니 물어보니..내가 해주마하고 툴을 챙기더군요. 후드열고 이거 쉬워하고 이것저것 막 빼는데 한군데서 가스빠지는 소리가.......A/C를 풀어버렸군요...갑자기 생각보다 어렵네하고 그냥 가버렸습니다. 프리온은 싹다 날렸고요....거기 일하는사람들 너무 믿지는 마샘...

달라스초이

2023-06-13 02:22:23

하하.... 할머니와 젊은 아가씨의 짬밥의 차이가 커도 너무 크군요. 프리온 개스값은 이쁜 아가씨와 함께 한 촌각의 비용으로 처리 하시면..... ㄷㅁ

폭풍

2023-06-13 09:08:48

우핫핫ㅎㅎㅎ, 순간 이거 보고 뿜었습니다. A/C연결라인을 풀다니...  혹시 몰래카메라 아니였나요? ㅎㅎㅎ World Fun Video...

Dodori12

2023-06-12 19:00:52

"자석 안테나" 아마존 링크 찾아서 공유합니다. 오늘도 지름신하나 받아 갑니다 ^^

https://www.amazon.com/Magnetic-Telescopic-Magnet-Stick-1-5LB/dp/B085HPSWT1/

폭풍

2023-06-13 09:10:46

달러트리가면 1달라에 파는 것도 있습니다. 잘 동작합니다.

목록

Page 1 / 3806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적단의 기초 | 검색하기 + 질문 글 작성하기

| 정보 33
  • file
ReitnorF 2023-07-16 32394
  공지

게시판의 암묵적인 규칙들 (신규 회원 필독 요망)

| 필독 110
bn 2022-10-30 56997
  공지

리퍼럴 글은 사전동의 필요함 / 50불+ 리퍼럴 링크는 회원정보란으로

| 운영자공지 19
마일모아 2021-02-14 78176
  공지

게시판 필독 및 각종 카드/호텔/항공/은퇴/기타 정보 모음 (Updated on 2024-01-01)

| 정보 180
ReitnorF 2020-06-25 180159
updated 114161

찰스슈왑데빗 카드로 한국ATM에서 돈 인출시 적용되는 환율 시점

| 정보-기타 15
Alcaraz 2024-02-18 778
updated 114160

Palo Alto 지역 3개월 여름인턴을 위한 단기 하우징과 차량 렌트 VS 차랑 배송 VS 운..전?(애틀란타->팔로알토)

| 질문-기타 22
Raindrop 2024-04-24 1124
updated 114159

Southwest 스케쥴 열렸습니다: 1/6/25 까지 예약 가능 합니다.

| 정보-항공 20
요기조기 2024-03-21 1538
updated 114158

30대 중반 부부 역이민 고민 입니다ㅠㅠ (이민 10년차 향수병)

| 잡담 88
푸른바다하늘 2024-04-24 7167
updated 114157

Monthly or Annual 서비스 어떤 것들 쓰시나요?

| 잡담 77
지현안세상 2024-02-26 3313
new 114156

멕시코 메리다 하야트 리젠시 merida hyatt regency 사진없는 후기

| 후기
  • file
지지복숭아 2024-04-26 36
new 114155

테슬라 FSD 가격 인하!! —$8000

| 정보 2
  • file
나태워죠 2024-04-26 236
updated 114154

[update] $20 for 삼성 갤탭 a9+ : 백업용(?) $40 / Samsung Galaxy A15 5G / 티모빌은 당장 사용가능 / 6개월뒤 언락

| 정보 43
GHi_ 2024-02-23 3711
new 114153

Mazda CX-5 소유주분께 차에대해 (Reliability) 여쭐수 있을까요?

| 질문-기타 12
BBS 2024-04-26 515
updated 114152

초보자를 위한 코너: 아무거나 물어보세요 + 아무나 답변해 주세요

| 잡담 3326
  • file
shilph 2020-09-02 74316
new 114151

하얏트호텔 프리나잇 어워드 사용시 GOH를 같이 사용 못하는걸까요?

| 질문-호텔 3
borabora 2024-04-26 129
updated 114150

힐튼 Free night: 조식 포함되나요?

| 질문-호텔 17
뉴로니안 2024-04-24 1624
updated 114149

다양한 IRA 실수 32 가지 (32 Common IRA Mistakes)

| 정보-은퇴 339
도코 2024-01-27 15735
updated 114148

글로벌 엔트리 아이 여권 업데이트 관련해서 궁금합니다 !

| 질문-기타 6
dream15 2024-01-11 322
updated 114147

미국 여권에 띄어쓰기가 있구요 아시아나 계정에는 없는데 탑승 문제가 될까요?

| 질문-항공 11
  • file
atidams 2024-04-25 1741
updated 114146

오퍼 전에 승인난 휴가에 갑자기 note가 필요하다는데, 제가 줄 필요가 있나요?

| 질문-기타 59
지지복숭아 2024-04-25 3461
updated 114145

2024 Amex Airline Credit DP

| 정보-카드 3409
바이올렛 2019-03-18 213705
updated 114144

[핫딜] 델타원, 5월 초순부터 여름 성수기 미국<>ICN 구간, 편도당 12.5만~15만 (아멕스 델골이상 카드 소유시 15% 추가할인)

| 정보-항공 85
  • file
헬로구피 2024-04-24 5742
new 114143

Tulum TQO 공항 Hertz 렌트카 후기

| 정보-여행 4
여행하고파 2024-04-26 360
new 114142

(한국국적자) 한국에서 미국회사에서 일할시 미국회사가 책임져야할 세금문제에 대한 질문

| 질문-기타 2
보쓰통 2024-04-26 245
new 114141

Amex Offer, AU Offer도 가끔 보시죠~

| 정보-카드 4
강풍호 2024-04-26 721
updated 114140

하얏트 포인트를 댄공으로 넘겼는데 포인트가 안들어 와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질문-기타 6
행복한트래블러 2024-04-24 921
new 114139

Amex Personal Checking만 있는 경우 트랜스퍼 가능한 파트너 수 제한 & transfer 이벤트 적용 안됨

| 정보-카드 4
  • file
미미쌀 2024-04-26 127
updated 114138

요즘 캘리포니아 남가주 MVNO 어디가 좋은가요? (AT&T or Verizon)

| 질문-기타 3
FBI 2024-04-24 416
new 114137

질문] 투자용 부동산 견적 내기?

| 질문-기타
ㅏㅏㅏ 2024-04-26 138
new 114136

[4/26/24] 발느린 늬우스 - UA 의 선넘은 개악이 있지만, 그래도 마적질은 계속 되야죠 ㅠㅠ

| 정보 24
shilph 2024-04-26 1263
updated 114135

한국 한도 제한 계좌 금액이 상향되네요..

| 정보-기타 1
hack2003 2024-04-24 1113
updated 114134

비싼 만성질환용 약은 어떻게 해결하고 계세요?

| 질문-기타 51
드디어 2023-07-26 5831
updated 114133

[10/6/22] 발느린 재능기부(?): 체이스/아멕스 메리엇 카드 신청/싸인업 여부 확인 파이썬 스크립트 (수정: 온라인 링크)

| 정보-카드 23
  • file
shilph 2022-10-06 4993
updated 114132

[In Branch Starting 4/28] 체이스 사파이어 프리퍼드 85k / 사파이어 리저브 75k Offer

| 정보-카드 14
Alcaraz 2024-04-25 2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