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여름 옐로우스톤 (2)

어제 본 Grand Prismatic Spring에 너무 실망해서 인터넷 찾아보고 공부를 좀 했습니다. 기돌님 옐로우스톤 후기에도 잠깐 언급되어 있는 것 처럼 이곳을 제대로 보려면 왕복 5마일짜리 Fairy Fall Trail을 해야합니다. 실제로는 Fairy Fall Trail의 끝부분에서 적당히 트레일이 아닌 가파른 언덕을 올라서 바위와 쓰러진 나무들을 타고 "등반"을 해야만 시야를 전혀 가리지 않고 Grand Prismatic Spring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혹시 Fairy Fall Trail을 가실분은 참고하세요. 그냥 트레일 가이드에 나와 있는대로 그대로 따라가시면 제대로 못 보십니다 ;;;; 근데 어제 이미 Old Faithful 지역에서 일사병 수준으로 몸을 혹사시킨터라 도저히 뙤약볕을 뚫고 5마일 트레일은 못할 것 같고 해서... 꼼수를 써서 Grand Prismatic Spring을 봤습니다.

구글맵에서 Grand Prismatic Spring 보이시죠? Midway Geyser Basin쪽으로 들어가면 풀 자체가 너무 커서 죽엇다 깨어나도 이곳을 제대로 보실수는 없구요.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쳐 놓은 곳이 Fairy Fall Trail 주차장입니다. 실제 Fairy Fall Trailhead는 여기서 평지로(유모차 or 자전거 억세스 가능) 1마일 더 가서 다시 1.5마일 얕은 산을 오르게 됩니다. 지도에서 파란색 화살표 부근입니다... 그런데... 이 평지를 0.8마일 정도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Grand Prismatic Spring 지역이 보이고 사람들이 구경하는 모습이 보일껍니다. 그리고 왼쪽으로는 아무런 Trail 표시도 없는데 사람들이 많이 들어간 흔적이 보이는 언덕길이 몇개 보이실 겁니다. 실제로 들어가 보면 트레일이라고 부를 수도 없이 너무 가파르고 쓰러진 통나무들 딛고 겨우 올라가야하는 가파른 언덕지역인데요.... (등산화 필수) 근데 여기를 힘들게 30-40미터 정도만 올라가면.... 요런 모습이 보입니다.

웅덩이 맞은편으로 올라가는 샛길이 여러개 있는데요... 저는 그 중에 웅덩이 정 중앙에 나 있는 것을 이용했습니다. 와이프와 저 이 경치에 감동먹고 40분 정도 한자리(언덕 위에 보면 그늘이 꽤 있습니다) 앉아서 노닥거리면서 이 경치만 계속 보다 내려왔습니다. 물론 100% 탁트인 뷰는 아니지만 웅덩이가 매우 가까이 있어서 망원경 없이도 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평지를 1.5마일만 왕복하면 이 경치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좋은거 같아요. 아무리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해도 5마일이나 산행으로 왕복하려면 너무 힘들잖아요. 실제로 보기 전에는 "에이 뭐 인터넷에 가면 잘찍어 놓은 사진 무지 많은데 뭐 굳이 가서 봐야되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옐로스톤 가시는 모든 마적단원님들 여기 꼭 보세요... 자기 눈으로 직접보는건 정말 느낌이 다릅니다. 절대로 후회안합니다 ^^

Grand Prismatic Spring 지역에서 한참 노닥거리다가 또 오후시간이 되어서 햇볕을 피하느라 드라이빙만 주구장창했구요.. 해질녁이 되어서 Mammoth Hot Springs 지역 감상했습니다. 여기가 Lower Terrace와 Upper Terrace로 나뉘는데요.. Upper Terrace는 구지 드라이빙으로라도 가실필요 없겠습니다 ^^ 실제로 온천이 나와서 물이 있는 곳은 Lower Terrace에서 두군데 뿐이었고 그것도 수량과 규모가 터키 파묵칼레에 비하면 너무 허접해서... 그냥 간김에 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늘의 숙소는 Mammoth Hot Springs Hotel이었는데요... 가격은 택스빼고 $125 정도 수준... 방이 너무 좁고 샤워기의 수압이 너무 낮아서 많이 불편했습니다... 그냥 싼 가격에 묵는다고 생각해야 ㅠ.ㅠ 해 떨어질때쯤 되니까 온 동네 사슴들이 다 뛰어나와서 Mammoth 지역이 완전 사슴판(?)이 되었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