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Same day surgery (당일 수술) 후기

안녕하세요, 최근에 당일 수술(Same day surgery)을 받은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수술로 검색을 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질문과 답글들이 보입니다. 당일 수술이야 뭐 대단한 수술도 아니지만, 살면서 원하던 원치 않던 한번쯤은 겪게 되는 경험일 것 같아서, 추후 어떤 분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 차 남겨봅니다. 이번에 K1(Kid-1)이 받은 수술이 저희 가족에게는 두번째의 same day surgery인데, 미국 의료 시스템의 색다른 면모를 본 것 같아서 흥미로웠습니다.  수술 병원은 카이저(kaiserpermanente.org)이고, 지역은 캘리입니다.

일단 수술 당일 전에는 (1)수술실 간호사랑 전화 상담, (2)마취 의사랑 전화 상담, 그리고 (3) 수술 담당 의사랑은 in-person으로 상담을 합니다. 수술전에 지켜야 할 내용과 건강 상태 체크가 주 대화 내용입니다. 3명의 의료진과 상담 스케쥴 잡는게 어렵웠던 것 같습니다. 저의 가족도 스케쥴이 있고, 의료진도 스케쥴이 있으니까요. 담당 수술의사는 biopsy(생체 검사=생검)를 했던 의사이고, 생검 결과가 확실치 않아 결국 당일 수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Biospy는 해마다 있는 정규 검진에서 담당 의사(주치의?)의 소견(발견?)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수술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고요, K1의 봄방학에 스케쥴을 잡았습니다. 수술 날짜는 생검 후 정확히 1달 후에 잡힌 건데, 중간에 생검 결과가 나오고, 간호사, 의사랑 상담하는 것까지 하면 꽤 빠르게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당일 날 기록입니다. (시간은 분 단위 까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적은 이유는, 기다림이 일상화 된 미국에서 이렇게 일이 착착 진행되는 것이 놀라웠던 기억이라서 적습니다.) 1시간 30분 걸리는 수술에 걸린 시간은 총 4시간 30분 이었고, 5:30AM check-in, 퇴원은 10:00 AM이었습니다. 첫 수술 시간(5:30 AM check-in)으로 잡혔다라는 이야기는 전날 알려줬습니다.

0. 5:25 AM: check in을 하려고 하는데, 경비원이 문을 빼꼼이 열고 5:30분에 문 연다고 다시 오라고 합니다.

1.  5:30 AM:  Check in을 합니다. 상담원이 병원 ID 확인하고, 미리 준비된 스케줄 확인하고, 팔찌를 채워주고, 이름과Case 번호가 적혀 있는 여러 개의 스티커를 줍니다. 나중에 담당 간호사(RN)에게 주라고 합니다.

 2.  5: 45 AM: 대기실에 조금 기다리니까 간호사(RN-1)가 옵니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서 봄 직한 커튼으로 둘러 쌓여 있는 침대가 많은 대기 공간으로 데려갑니다. 갈아 입을 옷과, 입었던 옷과 신발을 넣을 플라스틱 백을 2개주고, 1회용blanket에 히터를 연결합니다. K1손에 모니터링을 위한 센서를 부착하고 수액과 같은 것을 준비합니다. 보호자인 저에게 정보를 확인하고, 전화번호도 다시 확인합니다. “모든 과정을 text 메시지로 받을것이다”라고 이야기 해줍니다. 6:09 AM, “앞으로 수술 진행사항을 메시지로 받을것이다”라는 첫 text 메시지가 옵니다.

3.      6:30 AM: 다른 간호사(RN-2)이 와서 K1의 손등에 바늘을 꽂고 수액을 연결하는 일을 합니다. 참고로 바늘을 꽂는 과정이 K1에게는 수술 과정 중에 제일 아팠던 순간이었다고 이야기하네요. (RN-2는 수술실 간호사였을까요?)

4.      6: 50AM: 마취과 의사과 와서 인사를 하고, 마취는 어떻게 할 예정(마스크 쓸 거고 수술실 가면 잠잘 것이다 정도)인지 등등 설명을 합니다.  치아 교정기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Invisalign 교정기를 수술할 때 빼자고 합니다.

5.      7:05 AM: 수술 의사과 와서 인사를 하고, 어떤 수술을 할지 짧게 설명을 합니다.

7:15 AM: K1은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보호자인 저는 수술 대기방에서 나갑니다. 간호사(RN-1)가 보호자 대기실로 저를 에스코트해 줍니다. 7:25 AM수술이 시작되었다는 Text가 옵니다. 저는 그냥 차에서 기다리기로 합니다.

9:02 AM: 수술이 끝났다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차에서 대기를 하다가 제 셀폰이 제가 운전중인 줄 알고 메시지를 차단해서 메시지를 놓칩니다. 수술이 끝난 것 같은데 왜 연락이 안오지 하고 차에 내리는 순간, 제가 미쳐 못받은 메시지를 받습니다. 9:15 AM에 text및 전화가 온 것을 확인합니다. 퇴원 간호사(RN-3)랑 통화를 하고, 대기실에서 만나 다시 병실로 안내를 받습니다.

6.      9:20AM: 퇴원 간호사(RN-3)가 병실로 인도를 해주었는데, 대기했던 곳과는 다른 커튼 병실입니다. K1이 깨어나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약간 비몽사몽을 해메고 있습니다. 수술이 끝났는지도 모릅니다. 기억이 안난다고 합니다. 퇴원 안내를 간호사가 해줍니다. 주의 사항(샤워여부, 어지러움 주의, 무거운 것 들지 말기)과 비상 연락처를 몇 번씩 반복해서 알려줍니다. 퇴원에 필요한 정보가 적힌 브로셔를 받습니다.  초기 셋업을 해주었던 간호사(RN-1)가 다른 커튼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인사를 합니다. RN-1은 또다른 환자의 초기 셋업을 하고 있습니다.

7.      10:00AM: 퇴원을 도와주는 분이 휠체어를 끌고 오십니다. 저를 Drop 존(?)으로 안내를 해주시고, 여기로 차를 끌고 오라고 합니다. Drop 존에서 휠체어에 타고 있는 K1을 픽업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위의 숫자는 제가 병원에서 만난 의료진의 숫자입니다. 병원에 있는 4시간 30분동안 총 7분의 의료진을 만났습니다. 3명의 다른 간호사(RN)과 2명의 의사(마취의, 수술의), 그리고 2명의 병원 스텝을 만난건데, 1:30분의 수술을 위해 7명이 일을 나누어 하는게 참 미국스럽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 3명의 간호사가 다른 일을 하는게 젤 신기했습니다. (목에 RN이라는 타이틀을 전부 걸고 있으니까 전부 RN이었겠지요?)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고 걱정하시는 수술비입니다. 저는 회사 보험 중 kaiserpermanente의 HMO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단 요번 수술비용을 아직 청구서를 못봤습니다. 요번 수술에는 check-in 할 때 Copay을 내라고 해서 100불 냈는데, 이걸로 끝나는건지 빌이 또 나오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지난번 생검 때 청구서를 보니까 수술방 사용료가 5800불 정도 됩니다.  저는 Copay가 100불이라서 그것만 내고 끝났지만, 다시한번 미국 의료비 무서운 거 확인해 봅니다.

지난번 P2의 same day surgery는 High deductable PPO 였는데, 수술비가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20000불에 가까운 액수였고, 20%가 디덕터블이어서 4000불 정도를 냈던 것 같은데, 한해 동안 지불한 액수가 개인 out of pocket maximum을 넘었다고 나중에 차액은 돌려줬습니다. 

참고로, 요번이 첫 HMO(KP)인데, 10년 넘게 High deductable PPO를 써왔지만, High deductable PPO의 빌 관리가 너무 싫었고, 병원 찾고, 의사 찾는게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서 HMO(KP)로 바꾼지 2년째입니다. 현재까지는 billing쪽이나 이런 저런 검사의 편이성에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주변에 KP 병원이 많아서 접근성에서도 만족 중입니다. 피부로 느끼는 병원 문턱도 많이 낮아진 것 같습니다.

병명과 같은 자세한 정보는 일부러 적지 않았습니다. 작은 수술이었고, 전반적으로 모든 과정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병원 IT가 의료진과 커스터머 사이를 잘 연결 했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약간 공장 돌아가듯이 일사천리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습니다. 3일이 지난 오늘 아침에 병원 시스템을 통해 수술 기록이 업데이트 되었는데, 다행이 나쁜 것은 없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