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8년간의 수련의/전공의 과정 마침 그리고 잡서치(+Venting Out) Part 1.

우선 제 글을 읽고 계신 힘든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열심히 일하시는 수련의 및 healthcare 종사자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직접 종사하는 industry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P2의 옆에서 지켜보고 얘기를 들어보면 사명감 없이는 함부로 택할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토요일 12시 밤에도 응급상황이라 병원으로 나간 P2를 보며 그간의 여정을 돌아보며 짦은 글 솜씨로 생각을 정리하고 vent out도 하려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이고 익명성을 위해 너무 specific한 detail은 삼가하거나 살짝 변경하였으니 혹시나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쪽지주시면 아는 한도내에 답변드리겠습니다.

P2와는 대학원 재학중에 만나 네 번의 졸업식을 지금까지 같이 했습니다. Medical school, residency, fellowship, subspecialty fellowship까지 의대 졸업후  8년동안 기나긴 여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힘들게 의대 들어갔으면 탄탄대로 아니야 라고 생각하였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Specialist가 될 때까지 모든 과정이 치열한 경쟁이었습니다.  의대 마다 랭킹이 명확하고, 수련의 과정 프로그램 및 병원 마다 서열이 정확한 시스템.  첫 단추, 즉 좋은 학부를 나오면 좋은 의대를 들어가기 쉽고, 높은 랭킹의 의대를 다니면 competitive한 과 (피부과, 성형외과)를 전공하기 쉽고, 수련하고 싶은 병원으로 match되기가 쉬운 시스템입니다.  이 정석 루트를 타지 않으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구요.

의대 (Medical School)

의대를 다니면 여러 과를 rotate를 하면서 직접 병원에서 실습을 하고 (clerkship) 시험을 보고 또 점수를 받습니다.  지망하려는 과에서는 높은 점수가 나와야 좀 더 competitive한 applicant가 되구요.  보통 Honors, High Pass, Pass, Fail 이렇게 4등급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P2에게서 3학년 봄에 울면서 연락이 옵니다.  지망하는 과 clerkship에서 High Pass가 나왔다네요.  시험 채점이 잘못된 것 같다고.  일단 재채점 요청은 넣었다고 하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허투루 될까봐 걱정을 또 합니다.  근교로 주말에 짧은 여행을 달래 주었습니다.  몇 주후 다행히 재채점후에 Honors로 점수가 고쳐 나왔습니다.

4학년이 되어 지망하는 과 (내과)를 정하고 여러 병원에 수련의 application을 넣습니다.  성적도 좋고 교수들 추천서도 좋아 하버드대학병원 세 군데, 존스 홉킨스, UCSF, 스탠포드, 그리고 다른 10개 대학병원에서 인터뷰가 왔습니다.  이게 운에 따른 것인지 뉴욕 병원들은 모조리 인터뷰 reject를 먹었네요.  수련의 과정에 합격하려면 미국은 Matching이라는 소위 사랑의 작대기(?)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보통 job interview과정처럼 인터뷰 보고 employer가 합격 불합격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고 지원자와 병원 둘다 각자 순위를 매김니다.  지원자가 한 병원을 1위로 매치에 제출하였는데 그병원이 지원자를 높게 랭킹을 안하면 그 병원에서는 불합격하게 되는 거죠.  P2는 인터뷰를 본 후 자신감이 붙었는지 자기는 1,2위 순위로 지원한 하버드 부속병원 둘 중 하나로 갈것 같다네요.  홉킨스는 culture도 안 맞고 도시도 우울하다고 마지막 순위로 제출합니다.  저도 제 job인터뷰를 보스톤에서 보기 시작합니다.  합격/매치 결과가 나오는 Matching Day 삼일 전에 의대 교수한테 연락이 옵니다.  Unfortunately로 시작하는 대화 즉 1,2위로 지원한 병원에 떨어졌다고 미리 귀뜸을 합니다.  나름 충격 완화(?)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실망이 대단했고, 저 또한 보스톤에서 job interview하는 것들을 중단했습니다. 다행히 3위로 지망한 SF/Bay Area에 있는 대학병원에 매치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이 Matching process라는 것 자체가 얼만큼 이 게임을 잘 play하고 그것에 대한 준비를 의대 생활하는 동안 어떻게 했냐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의대를 나왔는지, 성적과 교수 추천은 기본으로 깔려 들어가고 그 외에 연구 활동 실적, 그리고 지원하는 대학 병원에 누굴 아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더군요.  하지만 순진했던 P2는 공부 열심히하고 점수 잘 나오면 되겠지라 막연히 생각했었습니다. 참고로 이 모든 지원서 비용 그리고 인터뷰를 위한 travel은 모두 지원자가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이미 있는 30만불 student loan에 더해 만불 가량 빚을 더 끓어 씁니다.

수련의 (Internship/ Residency)

7월 1일부터 인턴과정을 시작하는 수련의 계약을 대학병원과 맺습니다.  근데 병원에서 일주일 전까지 나오라는 연락이 오네요.  Job orientation 및 시스템 setup을 해야한다고.  하지만 페이는 7월 1일부터 시작입니다.  무슨 학교 오리엔테이션도 아니고 하다못해 스타벅스에서 일해도 트레이닝 기간에 페이를 해주는데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P2는 이게 당연한거라고 따지면 이상한 사람 되는 거라 하네요.  Bay Area에서 6만불이 안되는 연봉에 벼룩의 간을 빼먹네라 생각이 듭니다.   인턴때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합니다.

2년차에 들어드니 슬슬 전공의 과정 (cardiology) application준비를 해야합니다.  위에 적은 Matching 프로세스를 또 거쳐야하는 거죠.  이번에는 대학 병원 교수와 리서치도 몇개 같이 합니다.  지금 일하는 병원의 전공의 프로그램에서 매년 3명정도 internal지원자를 뽑아 매치하기에 그것에 기대를 겁니다.

3년차에 전공의 지원을 하려하니 일하는 병원 지원하는 과에서 귀뜸을 해줍니다.  아무래도 P2가 있는 Class에서는 뽑기가 힘들것 같다고요.  이번해에는 유난히 지원자가 많고 (~10명) 이미 internal한 자리 TO가 찾다고요 (chief를 한 전 클래스 레지던트, 스타트업/리서치를 하다 돌아온 전전 클래스 레지던트, NIH 리서치 하다 돌아오는 전전전 클래스).  여러군데 다른 도시들 병원들까지 지원 잘하라네요.  제 career growth를 봤을 때 도시고 회사를 옮기면 치명적입니다.  저는 VP 승진을 앞두고 있는 시점.  Strategy를 바꿉니다.  이번년도에는 지원 말고, 내년으로 미루고 4년차 Chief year를 하자.  이 Chief year가 거의 병원에 봉사하는 것/ 명예직이라 왠만하면 전공의 지원한 과에 같은 병원에서 매치 시켜줍니다.  Chief로 P2를 밀어줄거라 믿었던 한 교수가 배신(?)을 하고 다른 지원자를 Chief로 추천하고 P2는 탈락.  결국 strategy를 또 바꿔 병원 계약직을 1년 하고 리서치를 더 하며 지원을 늦추기로 합니다.  Cardiology과 지원한 동기들 모두 Bay Area가 아닌 다른곳에 매치되어 떠납니다.

4년차에는 리서치와 전공하는 과의 교수들과 인맥 형성에 포커스를 둡니다.  다행히 전공의 지원전에 같이 일하는 저명한 여교수가 공공연히 P2를 밀어줍니다. “우리과에서 데려와야 하는 인재다.”  든든한 조력자를 만난 P2는 자신감을 얻습니다.  15군데지원하고 10군데에서 인터뷰 연락이 옵니다.  제가 일할수 있는 도시로 추려 Seattle, LA, San Diego, NYC, Chicago, Boston로 인터뷰를 보러 갔습니다.  또다시 모두 사비로 내야했기에 친척/친구 집에 인터뷰전에 머무는 식으로 비용을 아낌니다.  앞에 말한 여교수가다른 대학병원들에 직접 아는 교수에게 전화도 하고 적극적으로 추천해서 또 도움을 받습니다.  인터뷰 리젝 먹은 프로그램에서도 이러니 다시 인터뷰 연락이 오네요.  모든 인터뷰를 끝내고 이 여교수한테 연락이 옵니다.  “너가 우리 병원에 남고 매치 하고 싶어하는 것을 안다. 그리고 우리과에서 세번 가량의 rank meeting이 있었다.  우리가 중요시하는 criteria에 너가 control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preference to female and visible minority candidates)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병원들 순위를 매겨라” 하는 메세지 였습니다.  며칠 후 같은 병원의 어느정도 친해진 Program Director와 미팅을 합니다.  “너의 평판, 성적, performance 모두 우수하나, you are not ranked to match. 너의 랭킹을 신중히 해라.”  P2가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을 1순위로 한다해도 매치 되는게 개런티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통계상으로 봤을 때 match 될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일하는 대학병원에 650명 이상 지원하여, 6-70명 인터뷰 하고, 7명이 최종적으로 전공의로 매치가 되는데 이 메세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걱정이 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