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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하와이]
하와이 빅아일랜드 여행 (7) - 마지막

조약돌 | 2017.06.27 19:57:3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자 한번 시작한 여행기 끝을 내야겠죠? 

맥주캔 하나 따며 다시 달려 보겠습니다.


버지니아에서 온 동생은 육일째 저녁 비행기로 먼저 떠났습니다.


마지막 남은 힘을 이 빅 아일랜드에서 불살라 떠나고 싶던 저는 막내동생에게 

"자네, 나와 함께 여행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하지 않겠나?" 물었지만,

"형 전 바로 출근해야해요..."

그리하야 칠일째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혼자 돌아다닙니다.


전화기가 침수됬기에, 미리 아이패드를 보고 맵을 숙지한 후,

오후 6시까지 돌아오마 동생에게 안녕을 고하고 아침 7시에 홀로 제 짐을 모두 챙겨 호텔을 떠납니다.


자 어디를 갈까? 

묘한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원하는 곳으로 가 봅니다.

올드 팝송을 틀어놓고 창문을 열어 바람을 느껴도 봅니다.

잠깐 북쪽의 와이피오 밸리를 가서 말을 타볼까? 

누군가에게 인상깊게 들었던 승마의 즐거움이 떠올랐지만 아직은 물이 더 좋습니다.


남쪽 길따라 항상 그저 지나치던 Kua bay를 들렸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장이 있네요. 아침이지만 차들이 주차장을 금방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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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Mauna Kea 해변을 경험했기에 바로 떠날려고 했지만,

저어기 해변가 바로 앞에서 Monk seal이 유유자적 헤엄치고 있네요.

스노클링 장비를 들고 물 속으로 뛰어듭니다.

뒤꽁무니를 잠깐 보여주고는, 매정하게 갈 길 가버리네요.


기회라는건 내가 찾는다고 오는게 아니라 방심하고 있을때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준비가 되 있으면 좋겠지요.


해변가라 아침임에도 물이 맑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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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거나, 수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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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일정을 위해 주차장으로 올라갑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트렁크를 열고는 오리발 가방을 던져넣고, 닫습니다.

...차키는 가방안에 있었지요.

물론 아멕스 플레티넘 컨시어지에 전화하면 일년에 세번은 공짜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전화기도 없고 카드도 없고 돈도 없는 비상사태.


옆을 보니, 보드쇼트만 입고 있는 남성이 자전거에 짐을 실고 있네요.

사정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구글에서 hertz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저 대신 리포트까지 다 해줍니다.

86불이라네요.

90분을 기다려야 한다길래, 오늘의 일정은 이렇게 틀어지는구나 했지요.


이름은 Daniel Messier 이고 사진작가랍니다. LA에서 왔네요.

잘생기고 몸도 좋고, 하고있는 조개 목걸이라던가 팔찌를 보며 흠, 매력남이구나 생각합니다.

한시간 거리에 아주 아름다운 해변가가 있는데 오직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며

그곳에서 처음으로 캠핑을 한답니다. 

페북이나 인스타를 하냐고 묻길래 난 어떤  sns도 안한다. 했더니 

전번이랑 이메일을 주면서 keep in touch 하기로 합니다.

물도 주고, 넛도 한움큼 주네요.

사진도 같이 찍어봅니다.


얼마전 집에와서 인스타를 검색해보니 배우입니다. 

유명배우는 아니고 단역으로 여러 미드에 출연했네요.

어쩐지, 풍기는 오라가 평범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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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Kauai에 있고, 캠핑은 rough 했답니다.


이 친구가 떠나고, 주차장을 배회하다보니, 옆에 AAA road emergency service가

씌어진 트럭이 보입니다. 으잉? 왜 이걸 못 봤지?

5분도 안되서 스노클 장비를 들고 차에 타는 아조씨, 

바로 붙잡고 너 모야를 시전하니 

off duty day에 스노클링하러 왔답니다.

Zack 이라는 이 친구에게 차 보여주고 열 수 있어? 

하니깐 제가 운이 좋답니다.

10초만에 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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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tz에 오지말라고 전화도 부탁합니다.

그렇게 저는 30분만에 Kua bay를 빠져나옵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Kona 시내 가까운 Magic sand beach 입니다.

Alii Dr 바로 옆의 조그마한 해변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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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잠시 바라보면서 마지막날임을 생각하며 여행을 복기해봅니다.


저에게 여행은 "쉼"보다는 "모험과 도전"입니다.

바다나 트레일을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아름다운 풍경, 자연에 대한 감사, 스스로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내 걱정과 근심이 얼마나 허망한 거품인지요. 

일상으로 돌아가면 여전히 다시 그것들과 씨름하는 제가 있겠지만

이곳에서는 자연과 나 둘 뿐입니다.

잠시 숨을 내쉬고, 제 삶을 돌아보며 쌓인 것들을 비워냅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편함을 찾게 되 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성취하려면 스스로를 채찍질해서 나아가야지요.

어려운 문제일수록, 성취감은 곱절입니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채워갑니다.

육체의 쉼은 집에서 주말에 할 수 있지요.


Two step에서 편하게 스노클링 하려던 저는

마음을 고쳐먹고 꽤 힘들다는 캡틴 쿡 모뉴먼트 트레일로 향합니다.


주차장이라고는 길 옆의 비포장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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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3.8마일의 트레일로, 아래와의 고저차이는 425미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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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이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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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절반 이상이 이런 갈대길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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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하실점은 반팔 반바지로 가시면 갈대에 얇게 긁힌 상처들이 수십군데 생깁니다.


절반이상 오면 이런 절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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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이 채 안 걸려서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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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탁의 기본은 먼저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호의입니다.

열에 아홉은 너도 찍어주마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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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클링을 하와이에서 많이 하시면 알 수 있는 점은, 실은 산호나 물고기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래서 저는 흔치 않은 산호나, 거북이, 돌고래, 물범, 만타레이, 물고기떼를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며 입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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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는 유튜브를 보며 연습한 스킨다이빙을 합니다.

숨 참는것도 연습하고, 압력평형은 연습할 방법은 없지만

상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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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는 스쿠버 손목시계를 장만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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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42ft를 찍었던 사진이네요. 13미터 좀 안되지요.

더 내려가기엔 버디없이는 위험할것 같아서 그만합니다.


프리다이빙 하시는 분들은 기본 66ft, 20미터는 찍는 것 같습니다.


이게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스노클링이었습니다. 

의도한건 아니지만, 총 108번 잠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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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놀고 뭍에 올라오니 1시 30분, 오르막길의 시작입니다.


이날 아침 7시의 바나나와 Daniel이 준 한움큼의 마카다미아 넛이 먹은것 전부입니다.

발길을 서두르지만 하늘이 노랗고 어질어질하네요.

물로 배를 채우며 나아갑니다.


이미 온몸이 상처로 가득했지만 발은 괜찮았었는데요,

오리발의 빈번한 사용과 샌달안에 들어온 흙들이 마찰을 일으켰는지

샌달과 발이 접촉하는 많은 부위가 헐어서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원래 작은 상처가 더 아프지요. 사람 마음하고 비슷하네요.


45분만에 위에 도착합니다. 


바로 Kona로 향합니다.

로컬 라디오를 켜서 들어오니 오늘, June 17th가 international surfing day랍니다.


Da poke shack 에 가서 주문을 하며 보니, 손님들 대다수가 한국분들입니다.


한국에서 왔다던 젊은 커플앞에 앉아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고

도움이 될 만한 장소나 맛집을 소개해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헤어집니다.


3시부터 5시까지 서핑을 하러 갑니다.

오늘의 파고는 3-4ft. 

조금 높지만 속도가 빨라서 앞으로 엎어지기도 하고 파도 후의 파도에

물속에서 구르다 바위인지 보드인지 어딘가에 긁힌 상처들에서 피가 여기저기 납니다.

바닷물도 꽤 마십니다. 역시, 하와이에서는 물이 제일 맛있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가 서핑을 하십니다.

어제도 보았기에,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어쩌다 여기 살게 되셨나요?"

애들 다 키워놓고 시집장가 보내놓으니 집에도 잘 안오고 해서 집 팔고 여행을 하다가 

빅 아일랜드에 정착하셨답니다. 

저도 비슷한 여정을 하고 싶네요.


6시에 호텔에 도착해서 보니 저기 골프장 언덕 위에서 결혼식이 한창이네요.

끝난 후 구경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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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이런 결혼식은 얼마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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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하객들 비행기값과 호텔값이 어마어마하겠지요. 

언감생심이네요.


마지막으로 동생과 호텔을 둘러보며 이게 마지막이구나, 아쉬움을 달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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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기 비치 중간에 보니 평소보다 사람이 많습니다.

뭔가 하고 보니 토요일만 연다는 Clambake 이라는 식당입니다.

부페인데 꽤 괜찮아 보입니다.

예약만 받는다네요.

컨시어지에 가서 물어봅니다.

마침 7시에 네사람이 취소했다며 예약가능 하답니다.

한 사람당 $120, 5-12세 애들은 $60이랍니다. 

저는 동생에게 우리가 언제 이렇게 또 오겠느냐

인생 뭐 있니 먹어보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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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디쉬라고 할 수 있는 랍스터와 대게, 스테이크는 저 멀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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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터를 많이 먹는 사람이 오늘의 승리자이건데,

전 두마리 밖에 못 먹습니다.

동생은 무려 다섯마리를 먹네요. You 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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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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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한국분들이 많습니다.

15명의 대가족도 보이네요.


계산서를 보니, 15%의 팁이 이미 계산되있습니다. 

평소 20%주는 저에겐 오히려 좋습니다.


8시에 출발해서 렌트카를 리턴하고 셔틀에서 내리니 비행기가 취소되었답니다...


바로 AA로 가서 알아보니 날씨 문제라고 하네요.


무조건 월요일에 출근해야 하는 동생때문에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해보지만

결국 다음날 5시 비행기로 달라스행 논스탑으로 정해집니다.(원래는 two stops)

각각 근처의 Hilton 호텔 바우쳐와 세끼의 Meal, 왕복 택시 쿠폰을 받습니다.


그렇게 힐튼에 도착해서 오션타워를 배정받고 방으로 향합니다.

엄~청 큽니다.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1시경 잠을 청합니다.


다음날,

제가 느낀 힐튼의 인상은요, 좋진 않았습니다.

Mauna Kea 호텔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매우 좋아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크기가 큰 만큼 동선이 어마어마하게 넓습니다.

엘레베이터에서 방을 가는 것 조차도 5분 이상 걸어야 합니다.

방에 물병이 없어서 다른 층에 있는 벤딩머신에서 3불을 주고 물을 사야 하는데

이걸 찾는데 10분이 걸립니다. 얼음도 매우 멀리 있습니다.

주차장을 가는데 방에서 걸리는 시간은 뭐...대략 20분 걸립니다.

화장실에 수건이 정말 딱 두사람용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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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스노클링이나 카약을 타시는데, 

가까이 가니 물이 고이면 나는 안 좋은 냄새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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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은 크게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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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조식은 골드는 무료지만 그냥 까페에서 조식 쿠폰 $7로 아사이볼을 사 봅니다.

10불입니다. ㅡ_ㅡ

그런데 Kona 시내에서 파는 거랑은 퀄리티가...

무려 아사이 아이스크림에 아몬드, 바나나 반쪽 올려놓고 10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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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의 라군 그릴에서 점심으로 먹은 포크 샌드위치. 맛 없습니다. ㅡ_ㅡ.

생맥주 한잔이랑 해서 25불입니다. 점심, 저녁 쿠폰은 12불이네요. 

13불은 제가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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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은 돌핀 퀘스트로 유명합니다.

앉아서 어떻게 하나 구경해봤습니다.

차례대로 서서 돌고래를 두고 묘기 몇개 시키더니 사진 몇장 찍어주고 끝이네요.

사견이지만, 동물원이나 이런 동물 학대적인 구경거리를 만들기보다,

동물들이 뛰놀수 있는 사람 제한 구역의 공원을 만들어 멀리서 지켜보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논리란건 항상 윤리나 도덕을 무시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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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전, 골드의 혜택인 사우나에 들러봤습니다.

아무도 없네요. 시설 참 좋습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넣자 온몸의 상처가....정말 고문이 따로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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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힐튼 탐험을 마치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탈없이 비행기를 타고 달라스에 도착하니 월요일 아침 7시. 

집까지는 5시간을 운전하고 가야합니다.


아프다는 핑계로 첫 단추를 잘 못 꿴 후 상사의 전화를 씹어야 했던 불쌍한 동생군.

"군대에서 쫓겨나면 어떻하죠ㅠㅠ"

"자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로 걱정하는 건 제일 바보같은 짓이라네"

"걱정말게 혹여 이 일이 전화위복이 되서 좋은 일이 생기려는 지도 모르지"


형이 참 맘편한 소리하면서 쉼없이 100마일로 달려봅니다.

4시간 10분만에 도착하네요. 


결국 상사와 통화한 동생은 그 날 안 나와도 된다는 말을 듣고 집에서 하루종일 잤다네요.

그리고 휴가도 안 써도 됬다고 합니다. 참 잘 된 결과이지요.


자 이제 AA에 연락을 해서 따져야 합니다. 

편도 450불 짜리 티켓을 메릴린치 25000포인트로 샀었지요.

딱히 문제가 없었던 저와는 달리 휴가를 더 쓸 뻔했던 동생의 분노를 상기하며 빙의해 작성해봅니다.

날씨 문제가 아닌 No pilot 이었다네요. 200불 바우쳐를 받아냅니다.


제 소식을 듣고 분기탱천 동생도 메일을 보내봤답니다.

신문에 투고하는 칼럼니스트가 된 기분으로 기본에 더 충실해야 함을 호소했다네요 ㅎㅎㅎ

만마일 받았답니다. 

역시 간결하게 원하는 걸 슬며시 알려주며 메일 보내는게 낫다는 교훈일까요.


다녀와서 결산을 내어보니 스쿠버 포함 먹은것 포함 다 해서 각각 1200불이 나왔습니다.

200불 돌려받았으니 1000불일지도...

마일로 산 비행기와 호텔은 빼고 말이지요. 


이렇게 빅 아일랜드 여행기를 끝마치게 됬습니다.

갈수록 기억도 가물가물해지고 사진넣어 쓰다보니 귀차니즘에 무미건조한 여행기가 됨에도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일모아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적은 비용으로 럭셔리하게 다녀왔습니다. 

당분간 여행은 없습니다만 일 관련하여 이주동안 베가스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쉬는 날 캐년들 방문을 한다면 그 때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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