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8박 10일 후기

 안녕하세요. 최근에 스페인을 다녀왔는데 이 곳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까 해서 후기를 올립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간략하게 쓰기위해 사진은 생략하겠습니다. 또 지극히 주관적인 후기이니 걸러서 참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작년 9월경에 엘에이에서 마드리드 항공권 딜이 떠서 얼떨결에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네요. AA(Iberia codeshare)직항인데 왕복 $330 밖에 하지 않아 덜컥 사버렸습니다. 제가 사는 밴쿠버에서 가기위해 포틀랜드에서 엘에이 비행편을 델타로 왕복 $120에 따로 구입했구요 호텔들은 엑스페디아에서 로컬 호텔들을 리펀더블로 먼저 예약해두고 후일 스케쥴변경이 생기면 취소하고 새로 넌리펀더블로 예약을 했습니다. 스페인 내에서의 이동은 Renfe (AVE, 고속열차), ALSA (고속버스), Vueling (저가항공사)을 이용해서 움직였습니다. 빨리 예약할 수록 가격이 싸니 여행일정이 결정되는 대로 바로 구입하는 것을 권합니다. 그렇게 했는대도 스케쥴 변경으로 저도 버리는 표가 두번이나 생겼네요. 저는 마드리드 인, 마드리드 아웃으로 했는데 돌아오는날 비행편을 바르셀로나에서 저가항공을 타고 마드리드와서 이베리아항공을 타서 엘에이로 오는 걸로 아무생각없이 예약했는데 나중에 보니 저가항공사가 딜레이로 유명해서 마음의 평안을 위해 Renfe표도 따로 구매해서 결국엔 고속열차로 마드리드에 갔습니다. 저가항공도 제 시간에 떠서 쓸 데 없는 걱정이었으나 그래도 출발공항에 되도록이면 하루전에는 도착하는 걸로 계획을 짜서 혹시라도 있을 돌발상황에 대비할 시간여유를 두시는 걸 권합니다. 숙박은 마드리드 3박, 세비야 1박, 그라나다 2박, 바르셀로나 2박을 예약했지만, 항공편취소로 인해 마드리드 1박이 엘에이 1박으로 변경되었습니다 ㅠㅠ. 또 일정이 빡빡해서 마드리드에서 하루 톨레도,세고비야를 둘러보는 버스투어, 바르셀로나에서 하루 가우디 버스투어를 myrealtrip에서 예약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버스투어는 매우 잘 한 선택이었고 설명을 들으면서 편하게 버스에 앉아 이동을 하니 시간, 체력이 세이브되서 여행을 더 잘 즐길수 있었던거 같네요. 물론 비용은 세이브 안되었습니다만..

2/25 (월) – 3/6 (수)

첫날/둘째날: 이날이 여행중 제일 힘든 날 이었네요.  포틀랜드공항에서 PP카드로 점심을 잘 먹고 엘에이 공항에 도착. 델타는 터미널 3에 도착하는데 이베리아는 TB  터미널에서 출발. 비행기표를 따로 발권한 덕에 랜드사이드로 나와 다시 TB로 체크인, 보안검색을 다시함. 터미널이 서로 멀지않아 2-3 분이면 걸어서 TB에 갈수 있습니다. KAL 라운지에서 다시 배를 채운후 게이트로 갔으나 헉 오후 6시출발이 11시 반으로 미뤄지더니 끝내는 비행편 취소. 다시 이베리아 항공 카운터로 가서 호텔,식사 바우쳐를 받으라는 안내방송이 나옴. 이런 일이 닥칠줄 모르고 칼라운지 맘에들고 밥 잘먹고 엘에이 잘 왔다고 룰루랄라 하다가 대기 라인에서 세시간 기다려 바우쳐를 받고 나니 어느덧 10시 , 줄에서 대기중 새로 AA에서 이멜이 왔는데  멕시코 경유 마드리드 가라는 황당한 얘기, 속에서 부글부글 하지만 참고 변경하고 싶으면 다시 AA 카운터로 가라는 말에 밖으로 나가 터미널 4로 가서 AA 카운터에 다시 줄 섬. 내 뒤로 대기라인에서 계속 같이 있던  백인 남자 둘이 보임. 심심해서 말 걸어 봄. 걔들 얘긴 더 황당. 마드리드 사는 애들인데 엘이에에서 가는 첫번 비행편이 이륙하다 다시 활주로에 착륙, 기체결함으로 캔슬, 다시 마련해준 이베리아 비행기 한참을 기다려 탈려니 다시 캔슬됨. 내일 출근해야 되는데 큰일났다고 걱정함. 나보다 더 황당한 경우를 보니 조금 마음에 평안이 찾아옴. 그거 탔으면 죽을 수도 있었는데 항공사가 미리 발견해서 살았다고 생각하는게 정신건강에 이로움. 다행히 친절한 아저씨 만나 비행편을 시카고 경유로 바꾸고 처량하게 바우처로 쉐라톤에 투숙. 에라 모르겠다 호텔 바에서 밀 바우처로 야식을 보리차 두잔해서 푸짐하게 먹음.  세시간 정도 잤나 다시 TB 보안검색 지나 AA시카고행 타서 다시 5시간 기다려 이베리아타고 마드리드 입성. 하루 늦게 도착했지만 드디어 오긴 왔구나 ㅠ.

세째날: 버스투어가 아침 8:50 에 예약이 되어 있어서 시간을 못 맞춰 돈 날리나 보다 했는데 시카고 경유로 바뀌며 마드리드 공항에 7:10분에 도착, 잘하면 투어시간에 맞출 수 있다는 생각에 빛의 속도로 뛰기 시작, 입국수속, 환전까지 마치고 택시 잡아타고 미팅장소에 도착하니 8:30 기적이 일어남. 세고비야, 톨레도는 혼자서 갈려면 하루에 보기는 불가능한데 버스투어를 이용하니 꽤 시간이 절약됨. 대충 둘러보니 제 여행 스타일로는 이틀에 걸쳐 보기는 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드니 여유롭게 이곳 저곳 천천히 여행지를 즐기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버스투어 강추함. 저녁 8시반경이나 되어서 호텔에 체크인. 묵은 곳은 Apartosuites Jardines de Sabbatini 인데 왕궁 바로 근처로 꽤 만족스러웠음. 옆에 작은 Kebab집에서 사먹은 케밥, 2.2유로인데 정말 맜있었음.

네째날: 오전엔 프라도 미술관표, 오후엔 왕궁입장표를 예매했으나 오전에 프라도만 관람하고 오후엔 피로누적으로 호텔에서 쭉 취침함. 시차로 인해 새벽 다섯시 부터 나와 솔 광장 인근을 배회함. 이곳 저곳 아침하는 식당을 기웃하다가 이날 츄러스 집까지 합해 아침을 세번 먹음. 솔광장 앞 보다폰 매장 열길 기다려 6GB 유심을 15유로에 득템. 프라도 미술관으로 향함. 나와 집사람 같은 이과에게 인문학, 예술은 늘 동경의 대상이었으나 그림만 1시간반 정도 되니 눈이 가물가물,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해 미술관을 나옴. 왕궁은 포기하고 그냥 자기로함. 저녁시간즈음 다시 솔광장 근처로 걸어가 빠에야랑 상그리아 먹음. 맛 괜찮았음. 지도로는 멀어 보이지만 호텔에서 다 걸을 만한 거리임. 솔광장, 심지어는 프라도 미술관까지 걸어다님. 물론 아이들이 있는 분들껜 비추. 산미구엘 시장도 솔 광장 근처라 가봤으나 그닥, 비싸기만 하고. 망고쥬스를 주문하니 신선한 망고를 갈아 주는줄 알았는데 1.5리터 병에서 따라서 줌. 헐. 산미구엘시장 비추합니다. 로컬마켓의 분위기보다 그냥 어디나 있는 food court 랑 별반 차이 없습니다. 관광지다 보니 사람 대접받기 힘듭니다. 오히려 세비야 알사 터미널 근처에서 발견한 산미구엘 비슷한 곳이 있었는데 거기가 음식이 훨씬 좋아보였음.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첫 도시이지만 심한 매연과 아무데서나 피워대는 담배냄새로 숨이 다 막혀 다시 가고 싶지는 않음.

다섯째날: 오늘은 세비야 가는 날. 아침 일찍 첵아웃하고 근처에 있는 로컬 렌페역 Principe pio에서 전철을 타고 고속철 렌페역 Atocha역에 도착. 원거리 렌페표를 사면 렌페역으로 가기위한 로컬 렌페 전철표가 무료. 물론 세비야에 도착해서도 호텔이 로컬렌페 역 근처면 같은 표로 무료로 이동할 수 있음. 여기 호텔은 아주 작고 싼 걸 예약했음 (pension dulce suenos). $50정도 그러나 깨끗하고 침대도 편하고 맘에 들었음. 더 대박은 이 호텔 바로옆에 있는 식당이 이번 스페인 여행중 제일 맛있었던 식당임. 아침, 저녁을 여기서 먹음. 강추함. 세비야 대성당, 에스파냐 광장은 정말 웅장하고 멋있었음. 메트로폴 파라솔은 사진이랑 달리 새똥과 쓰레기 등으로 지저분해서 보기만 하고 올라가 보진 않았음. 알카사르는 집사람이 별로라 해서 스킵함. 대성당 근처의 라 아조티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맛있는 곳이라 들었는데 비싸기만 하고 별로. 비추함.

여섯째날: 아침에 일어나 에스파냐 광장으로 향함. 어제는 야경을 봤고 조명없는 광장을 다시 보고 싶었음. 호텔 첵아웃을 12시경 하고 ALSA 버스역까지 우버로 이동.  버스시간이 5시라 시간이 많이 남아 락커에 러기지를 넣고 근처 맛집이라는 곳으로 이동. 라 브루닐다 였던가, 1시 오픈인데 사람들 줄서서 기다리고 한국 여행객들 엄청 많음. 몇 접시 시켜서 먹었는데 맛은 그럭저럭, 다른 한국분들 반응을 들어보니 그 분들도 그닥인듯. 스페인 날씨는 정말 좋았음. 우리가 여행했던 때가 개인적으로 스페인 여행하기 가장 좋은 때가 아닌 듯, 덥지도 춥지도 않았음. 점심후 이곳 저곳에서 시간을 때우다 버스를 타고 오후 8시 그라나다에 도착, 버스역 바로 옆에 있는 B&B 호텔에 투숙. 호텔은 아주 깔끔하고 조식포함 80불대였음.  근처 바에서 늦은 저녁으로 문어 요리와 알함브라리저브라는 보리차를 같이 먹었는데 음료, 요리 모두 맛있었음.

칠일째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알함브라 궁전 가는 날. 나스릿 궁전 입장시간이 아침8시반 밖에 없어 세비야를 2박에서 1박으로 줄이고 그라나다를 2박으로 늘림. 그래서 미리 예매한 알사 버스표를 날렸음. 둘째밤 호텔을 다른 곳에 예약이 된 관계로 첵아웃하며 가방을 프런트에 맡기고 알함브라로 향함. 버스를 두번타고 Justice gate를 통하여 나스릿 궁전입장. 프린트된 표를 가지고 있으면 티켓부스를 통할 필요 없음.  말이 필요 없는, 명불허전 나스릿 궁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건출물의 정교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많드느라 고생했을까 잠시 생각함. 세시간 정도 둘러본후 걸어서 누에바광장으로 내려와 맛집이라는 제일 리뷰좋은 타파스 바로 향함. 그러나 우리 입맛이 그런지 몰라도 정말 짜고 맛없었음. 약 20유로에 배터지게 먹을 수 있으나 왜 이곳이 맛집인지 이해할수 없음. 설상가상 여기 음식먹고 체해서 몸살까지 겹쳐 오후일정 취소하고 침대에서 끙끙 앓음. 밖이 깜깜해져서 일어나 이러면 여행이 완전히 엉망이 될꺼 같아 억지로 움직이니 나아지는거 같아 (애드빌 한통 다 비운건 비밀) 알함브라 야경을 보기위해 알바이신 지구, 산니콜라스 전망대로 향함. 사람들 엄청 많음. 한 삼십분 구경하고 누에바 광장으로 돌아옴. 길에서 보이는 빠에야하는 집으로 들어갔으나 또 실패, 엄청 맛없는 음식을 또 먹음. 내일 부터 갈 바르셀로나를 위해 일찍 취침.

팔일째날: 호텔 바로 앞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아침9:50 바르셀로나행 vueling 탑승. 따로 배기지 비용을 지불하고 20인치 가방을 두개 쳌인했는데 왠걸 홈피에는 사이즈 오바라 했던 20인치 가방을 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탑승함. 그리고 비행기 안에도 공간이 꽤 많음. 아무도 갖고 탄다고 뭐라 안함. 아 속았다, 돈내고 가방 체크인한 내가 바보였나..  암튼 바르셀로나 공항 도착, 버스타고 호텔(AC hotel Sants )이 있는 바르셀로나 산츠역으로 향함. 도중에 월남국수를 먹었으나 이것도 그저그럼. 그래도 국물을 먹으니 다른 스페인 음식보단 나음. 호텔 첵크인 후 시체스(Sitges)로 향함. 호텔을 카탈루냐 광장에서 먼 산츠역 옆에 잡은 이유가 이 곳이 바르셀로나 허브역이기 땜에 시체스로 이동이 쉽고 마지막날 마드리드 갈때 여기서 고속 렌페을 타면 되기 때문임. 시간을 많이 세이브 할수 있어서 이 근처 호텔 추천함. 또 AC hotel은매리엇계열로 17500포인트로 가성비도 아주 훌륭. 골드라고 밥은 안주지만 미니바는 전부 무료라 이것도 플러스. 여기서 2박함. 시체스는 기차로 한 30분이면 갈수 있는 평화로운 해변 마을임. 바르셀로나 오시면 가보길 추천. 몬세라트로 가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어서 다음 기회에.

아홉째날: 드디어 기다리던 가우디의 예술작품들을 보는 날. 아침 8시반부터 투어를 시작해 저녁 6시에 끝남. 가우디 버스투어 강추함. 소매치기위험에 덜 노출되면서 가이드가 설명까지 잘 해주니 가우디의 예술작품들에 더 몰입할수 있어서 좋았음. El rey de la gamba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사르수엘라, 빠에야 정말 맛없었다. 60유로나 주고 먹으니 여기선 본전 생각도 남. 다른 테이블도 보니 그저 그런듯. 비추함. 점심후에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외관도 멋있다고 하지만 오랜시간에 걸쳐 지어져서 가우디 사후 다른 건축가들에 의해 이어지고 있어서 가우디의 맛이 덜 하지만 성당안은 정말 멋있었다. 엄숙한 분위기와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 조명등이 어우러져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만들었다. 건물을 통해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가우디가 존경스러워졌다. 까탈루냐광장 근처 까르푸에서 쇼핑을 했다. 식료품 물가는 정말 싼 거 같다. 다음에 스페인에 가면 바르셀로나에 충분한 기간 머물면서 장 보아다가 조리를 직접해서 신선한 해산물들을 맘껏 먹으며 이곳을 더 즐기면 어떨까 생각했다. 워낙에 스페인 음식이랑 인연을 쌓지 못해 그런거 같다.

열째날: 산츠역에서 아침 5:50 기차를 타고 2시간 반 걸려 마드리드 도착, 공짜표로 공항으로 이동했다. 라운지에서 음식을 먹으며 이번에도 설마 캔슬되는 일이 벌어지진 않겠지 걱정하다 무사히 탑승. 엘에이 포틀랜드를 거쳐 무사히 집에 도착하니 밤 열한시. 와 드디어 집이다!!

사족: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걸러서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다음에 스페인을 또 가면 마드리드는 스킵할 생각입니다. 바르셀로나랑 이번에 못가본 말라가나 다른 도시들을 들러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혼자서 교통편 알아보고 해서 관광지를 다니는 것보다 저 같은 경우는 버스투어가 훨씬 좋았습니다. 비용은 좀 더 들지만 값어치를 충분히 하는 거 같습니다. 체력도 세이브되고 스트레스도 거의 없습니다. 가족 다 자는데 밤 늦게까지 혼자 다음날 갈 곳 알아보고 동선 짜 본적 있는 분들은 제 맘 아실 겁니다. 그리고 맛집들. 최소한 스페인에서만큼은 리뷰가 믿을게 못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길 가다가 사람들 좀 앉아있고 음식 사진들이 있는 곳에서 한 두 개 사진속의 음식을 시키는게 제일 실패할 확률이 적은 거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제 후기가 스페인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께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