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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다신 못할것 같은 여행의 기억 있으세요?

쎄쎄쎄, 2020-03-18 00:41:27

조회 수
2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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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코로나 사태에 직장 잃고(?) 집순이가 되어 (원랜 아니었던것 처럼..) 저처럼 심심하신 분 혹시 있으면 공유할 얘깃거리가 있을까 올리옵니다. 

사진이나 발권의 기록이 있다면 여행기로 나눌텐데

제가 기계치라서 기록은 없고 기억만 있습니다 ㅠ 

 

때는 2011년 여름이었고 

마일같은건 모르고 아끼고 모아서 현금박치기(?)하던 패기 넘치는 20대 시절이었습니다. 

공짜 비행기 탈 기회가 생겨서 일정보다 2주 정도 먼저 가는 비행기로 끊어달라고 부탁한 후 생애 첫 유럽 여행을 했어요. 

루트는 파리-(저가항공타고)비엔나-할슈타트-체스키 크룸로프-프라하-라이프찌히 였어요.

왜 이렇게 정했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_-; 

이제 제가 지금 생각해보면 다시는 못할 짓을 나열해보겠습니다. 

 

1. 로밍이나 유심 서비스 없이 감. (숙소 와이파이로만 버팀) 

2. 파리 숙소 한식이 너무 맛있어서 레스토랑을 한번도 안감.. 

(길거리에서 딱 한번 1유로짜리 크로아상 사먹고 너무 맛있다고 눈물흘림) 아침먹고 하루종일 구경하고 돌아와서 저녁.. 

3. 루브르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와서 힘든데 숙소 갔다 나오기 귀찮아서 (사실 갔다올 차비가 아까워서 ㅜ 또르륵..) 그 앞 잔디밭에 누워서 낮잠자며 체력 보충하고 다음 일정 감.. (도둑 안맞음) 

4. 마지막날 저가항공 타야되는 날, 베르사이유 감 -_- (절대 하지마세요 여러분~~). 러시아워에 사람 많아서 지하철 몇대 보내야하는지 몰랐음. 숙소 예정보다 늦게 가서 엘베 없는 건물 5층에서 괴력을 발휘해 23kg 킹사이즈 여행가방과 다른 짐들을 한 번에 들고 뛰어 내려와서 어찌 다시 지하철타고 CDG가서 체크인 어찌어찌 함 .. (이건 다시 생각해도 어떻게 했지? 입니다.. 기억을 되살리니 그때 바가지로 흘렸던 땀이 다시 송골송골 솟아나네요) 

5. 이 악몽을 겪을 줄 모르고 베르사유에서 자전거 렌트해서 정원을 뺑뺑 돌고 분수대에서 사색사며 여유를 즐겼음.. 낮잠도 잠..  

 

6. 비엔나 공항에 밤 10시에 내려 인터넷 없이 어찌어찌 숙소를 찾아감. 

7. 음악가들의 묘지(?) 가다가 길을 잃었는데 다들 독일말만 해서 말이 안통함에도 불구하고 손짓발짓으로 버스 번호 알아내서 찾아감.. 

8. 할슈타트에 배타고 가다 한국분 만나서 급 레스토랑 가서 같이 식사함.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데 어디서 이런 용기가..)

9. 비엔나 돌아와서 숙소 짐 픽업하고 기차 역 근처 다와서 여권 놓고온거 발견, 숙소까지 23kg킹가방 들고 뛰어갔다올 용기가 없어서 주변에 아무 레스토랑 들어가서 제발 짐 좀 3분만 맡아달라고 울며 부탁함. 

10. 결국 기차 놓치고 다른 대응편을 어찌어찌 찾아서 (인터넷 없이?!) 체스키 크룸로프 가다가 중간에 작은 간이역에 내림. 역무원과 말이 안통해서 다음열차 언제 오는지 알 수 없음, 종이에 꼬불꼬불 숫자를 써주는데도 못 읽겠는 필체 ㅠ 결국 5시간 기다려야 한다는걸 깨닫고 역무원은 날카로워져서 나에게 머라머라 꿍시렁 함.멍하니 앉아있다가 5시간동안 할 것도 없고 역도 텅 비어있어서 들고 다니던 악기를 연주 해도 되냐고 허락받고 갑자기 연습함. 역 직원들이 호기심을 갖고 몰려오길래 앵콜차원으로 체코 출신 음악가들의 곡을 연주했더니 막 박수치며 환호함. 갑자기 역무원이 친절해지더니 다음열차 타는데 내 23kg 킹가방 들어서 옮겨줌;;

 

11. 체스키 크룸로프 기차역에서 돌길에 내 킹가방 낑낑거리며 끌고 오는데 (여기서 안가보신분 팁.. 기차역에서 중심지까지 사람이 캐리어를 끌고 걸으시면 안됩니다 ㅜ 죽습니다)  입구 다리(?)에서 경찰들이 날 막아서더니 팔목에 팔찌같은걸 채워줌. 뭔가 했더니 중세 페스티벌 중이었습니다. 타운 전체 주민이 중세 복장을 하고 중세 물건을 쓰면서 분위기를 내고 있는데 꿈을 꾸는것 같더라구요 :) 광장에 나가 맥주와 소시지를 먹으면서 첨보는 중세 사람들이랑 다같이 춤추고 노래부르고 놀았습니다. 

12. 다음날 체스키에서 프라하로 버스타고 건너가는 일정이었습니다. (버스 정류장은 중심지에서 훨씬 가까워요!) 프라하 숙소 찾아가는 법을 잘 몰라서 버스 옆자리 앉은 아저씨한테 주소 보여주면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흔쾌히 자기가 안내해 주겠다고 하심(?!)지하철을 타고 돌 길을 킹가방과 걷는걸 다 도와주시며 숙소 스탭에게 절 인수인계 해주고 가심. 지금이면 절대 모르는 사람 못따라갈 것 같은데.. 너무 고마운 분 ㅠㅠ;; 

13. 여기서 또 볼타바 강가를 거닐다가 풀밭에 누워 낮잠잠 -,-;; 그 놈의 낮잠.. (다행히 강도 안당함) 

14. 팁투어를 하루종일 했는데 포도송이 쪼리로 돌바닥 8시간 넘게 걸어다님. (그때 유행했던건데 아시는 부운? 외국 사람들이 볼 때마다 이거 어디서 샀냐고 물어봤던.. ) 생각해보니 이 유럽 여행 일정 전체를 이 포도송이 쪼리 한켤레로 소화했습니다. 

15. 프라하가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숙소를 즉흥적으로 1박 늘리고 하루 더 머물음 (지금의 저는 계획대로만 움직이는 예약의 노예입니다 ^^;) 

 

여담으로 라이프찌히를 끝으로 여행을 마치고 그 뒤에 비지니스 일정으로 독일 북부에 한달간 있었는데 여행하느라 5kg넘게 빠진거 한 달동안 10kg찌우고 미국에 돌아왔습니다 ^^ 

저 15개 전부 저는 지금 하라면 절대 네버 못할 것 같은 여행이지만, 다시 추억해보자면 유럽 여행 가본 것중에 최고로 손에 꼽는 여행입니다. 정말 많은 유럽분들이 포도송이 쪼리에 23kg킹캐리어를 끄는 저를 가엾게 여겼는지 많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생각보다 편하고 재밌게 여행했어요.

지금 하라면 불편불편.. 마일과 숙박권으로 물들여진 저는 다신 못합니다 ㅎㅎㅎㅎㅎ 

 

 

마모분들의 다시 하라면 절대 하지못할 여행 경험은 무엇인가요?? 

 

 

 

 

 

 

 

 

 

107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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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고점매수

2020-03-19 12:20:24

그냥 미 대륙을 한번 가로질러 보고 싶었어요.... 

 

중간에 뉴멕시코인지 콜로라도인지 알수는 없지만, 

아침에 기차칸 맨 끝에서 사방팔방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저멀리 떠오르는 태양을 본게 정말 기억이 남네요..

쎄쎄쎄

2020-03-19 12:22:11

그렇군요.. 저도 기차로 미국대륙 횡단의 로망이 있어요 ㅋ 나이가 먹어갈수록 멀어지긴 하지만 

항상고점매수

2020-03-19 12:32:25

나중에 진짜 해보고 싶은건 시베리아 횡단열차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 까지 한번도 안 갈아타는 기차를 타보고 싶습니다 

쎄쎄쎄

2020-03-19 12:50:53

한번도 안 갈아타는 기차 ㄷ ㄷ ㄷ 아마 @SAN 님이 말리실 수도 있겠네요 ㅋㅋㅋㅋㅋ  

SAN

2020-03-19 19:54:29

일단 노보시비르스크-이르쿠츠크 구간 30시간동안 가 보시면 그런생각은 달아나실겁니다 ㅎㅎㅎ

kiss

2020-03-19 12:41:27

패기넘쳤던 30대초반의 한달간의 태국 가족여행.

방콕-치앙마이-빠이-치앙마이-푸켓 코스였는데였는데요.

생각해보니 참 재미있었네요. 동네 커피샵, 동네 극장, 동네 시장들 가고.

한량 놀이. 여행의 백미는 맛있는 두리안 먹기.

아이가 4살이었는데 한달동안 여행하면 태국병원도 몇번 가보고.

외국에서 한달살기 했던 경험.

쎄쎄쎄

2020-03-19 12:48:31

가족이 외국에서 한 달살기!! 태국이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 또 한달살기 추억 쌓으실 기회가 오시리라 믿어요 ^.^ 

107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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