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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Buy 나 Staples 에서 "price match guarantee" 라는 문구를 많이 보셨을거에요. 호텔의 BRG (best rate guarantee) 비슷한 건데요, 말 그대로 다른 데서 물건을 더 싸게 팔면 그 가격에 맞춰주겠다는 거에요. Staples 같은 경우는 110% price match guarantee 라서 가격 차이의 110% 만큼 돌려받으실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price match guarantee 가 소비자한테 좋은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게임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사실 기업한테 좋은거에요.
간단한 예로 설명해 볼게요. 어떤 물건의 원가가 $10 이고, 두개의 다른 회사 A, B 가 이 물건을 판다고 생각해봐요. A가 이 물건을 $15 팔고, B가 이 물건을 $16에 판다면, 모든 소비자들은 A 한테서 이 물건을 살거에요. 그럼 B 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이 물건을 $14.99 에 파는거에요. 그러면 모든 소비자들은 B 한테서 이 물건을 사겠죠.
이 경쟁구도에서는 경쟁 회사의 가격을 1센트 undercut 하는게 최선의 전략이에요.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똑같은 물건을 더 싼 가격에 사길 원하니까요. 같은 가격에 팔면 소비자는 A 와 B 나눠지게 되고, 1센트 더 싸게 팔아서 모든 소비자를 내 고객으로 만드는게 이득이거든요. 게임이론 용어로는 이 경우에 경쟁 회사보다 1센트 더 싸게 파는걸 dominant strategy 라고 해요. 한마디로 최선의 전략이라는 거죠. 하지만 이 전략의 결과는 기업들에게 좋지 않아요. 왜냐하면 서로를 undercut 하다보면 결국 두 회사 모두 이 물건을 $10.01 에 팔게 되거든요. 물건 팔아서 딸랑 1센트 남겨먹는 꼴이죠. 게임이론에서 이걸 Bertrand competition 이라고 해요.
그럼 여기서, price match guarantee 를 한다면? 이 경우에는 경쟁 회사의 가격을 undercut 할 필요가 없어요. 왜냐하면 경쟁 회사가 어떤 가격을 책정하던, 그 가격을 match 해주면 그만이니까요. 따라서 이 경우의 dominant strategy 는 "적절한 가격"에 파는거에요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demand estimation 이 필요한데, 이건 시간이 되면 또 글을 써볼게요). 서로 가격 경쟁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 물건을 팔았을때 아무리 못해도 1센트보다는 더 남게돼요. 따라서 price match guarantee 가 있을 경우, 없는 경우에 비해 A,B 둘 다 이득이죠.
딱 여기까지가 학부 industrial organization 에서 가르치는 내용이에요.
자 그럼, 현실 세계에서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Best Buy를 예로 들어볼게요.
1. 소비자 입장에서는 price match 를 하기가 귀찮아요.
전화나 채팅으로 price match 해달라고 하면 시간도 걸리고, 귀찮고, 액수가 작으면 쫌생이가 된거같은 마음이 생길 수 있죠 (저는 얼마전에 구글 홈 스마트 스피커 99센트 가격차이 프라이스 매치 해달라고 채팅하는데, 내가 이걸 왜하고 있나.... 생각이 들었어요). 따라서 액수 차이가 크지 않으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좀 더 편한 곳에서(e.g., Amazon) 구매할거에요. 이걸 방지하려면 Best Buy 입장에서는 가격을 어느 정도 경쟁력있게 맞춰야 해요. 따라서 price match guarantee가 있어도 가격 경쟁은 생겨요.
2. 소비자는 모든 정보를 알지 못해요.
Price match guarantee 는 엄청난 마케팅 효과가 있어요. 소비자로 하여금 price match 하면 그만이니까 라는 생각을 들게해서, 더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게 만들죠. 여기서 액수가 작다면 위의 1번의 경우에 해당되지만, 액수가 조금 더 크다면 (e.g., 가격 차이 $100) 다른 경우가 돼버려요.
소비자는 비싼 물건을 살때 더 많은 정보를 찾게되고, 더 많은 가격 비교를 하게돼요. 이렇게 정보를 얻고, 가격 비교를 하는데 들어가는 노력과 의지를 search cost 라고 해요. Search cost 가 낮은 사람은 더 수월하게 정보를 찾거나, 또는 정보를 찾는 행위에 대해 피로감을 덜 느낀다고 할 수 있죠. 문제는 search cost 는 소비자들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e.g., SlickDealer) search cost 가 낮고, 다른 어떤 사람들은 search cost 가 높아요.
Best Buy 는 price matching 을 함으로써 search cost 가 낮은 사람들을 경쟁자에게 뺏기지 않게 돼요. 다른데서 더 싸게 팔아도 price match 해주면 그만이니까요. 이 경우에는 Best Buy 와 소비자 둘 다 win-win 이죠. 하지만 search cost 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Best Buy 만 win 을 하게돼요. 왜냐하면 이 소비자들은 price match guarantee 마케팅을 믿고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게되니까요. 그리고 정보력이 낮기 때문에, 다른데서 더 싸게 파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따라서 결론은, price match guarantee 믿지 말자!
아는게 힘이다! 무조건 검색! 안그러면 바가지 써요.
아는 사람에겐 "Best" Buy, 모르는 사람에겐 "Worst" B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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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댓글
urii
2020-06-07 07:21:43
empirical io를 하시나봐요 후속도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기대할게요!
스페이스앤타임
2020-06-07 21:50:14
부족한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하는건 empirical graph analysis (뭥미??) 입니다)
poooh
2020-06-07 07:47:02
그리고 하나더,
Price Match는 반드시 안해도 되는거 같더군요.
예전에 홈디포에서 냉장고인지 세탁기인지 하나 사게 되었는데,
세일이라 가격이 저렴 했습니다.
물론 로우스에서도 같은물건을 비싸게 파는겁니다.
현명한 소비자인 저는 로우스 가서 홈디포 전단지 가지고 가서,
홈디포에서 싸게 파네, 프라이스 매치해주고, 여기 20% 쿠폰 있으니 더 깍아줘 했더니, 매니저가 열심히 컴퓨터 두드리더니,
미안해 프라이스매치도 가격은 우리 원가도 안되,
그냥 홈디포 가서 그가격에 사!
이러면서 생까더군요.
상하이
2020-06-07 11:35:33
정상가 비교라면 게런티라서 매칭은 해줘야 할거에요.
근데 회사마다 프라이스 매칭 조건이 달라서 조건에 따라 안해줘도 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들어 로우스는 보니 in store only 이가나 online only인 딜의 경우에는 매칭해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케어
2020-06-07 11:52:18
제생각도 "Price match" and "coupon discount" 는 좀 무리지만 "price match" or "coupon discount"는 중 하나는 해줬어야 된다고 보이네요.
데이비드간디
2020-06-07 12:10:53
그래서 Price match policy 대부분이 clearance나 promotion으로 인한 가격 차이는 제외 대상이라고 명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스페이스앤타임
2020-06-07 21:51:50
더블 디핑은 원칙적으로 안해줄려고 해요 ㅎㅎㅎ
가끔 일 대충대충하는 매니저 만나면 역대급(?) 딜이 터지는 경우도 있어요.
ex610
2020-06-07 07:48:25
좋네요. 쭉 연재하신 후에 경영학 콘서트 2020버전 책으로 출간하세요!!
스페이스앤타임
2020-06-07 21:52:19
감사합니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스시러버
2020-06-07 08:26:15
재밌네요.. 후속편도 기대됩니다
스페이스앤타임
2020-06-07 21:52:56
감사합니다! 후속편도 준비해 볼게요.
erestu17
2020-06-07 08:34:02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페이스앤타임
2020-06-07 21:53:42
감사합니다!
핸오버
2020-06-07 12:03:49
얼마전 Nutribullet을 구매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BedBathBeyond 20% 쿠폰도 있고 해서 $59.99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아마존 보다 싸더라구요).
그런데 왠걸... 물건이 배송오는 도중에 BedBathBeyond에서 이메일이 옵니다. Price drop!! P2 장바구니에 담겨있어서 그런지 마침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들어가봤는데 무려 $39.99...
무려 30%나 디스카운트 들어간걸 보니 기분이 확 나쁘더라구요. 그런데 또 웃긴건 하루 지나니까 다시 가격이 $59.99 로 올라가있습니다. Price Protection 신청도 못하겠네요.
무슨 일이였나 조금더 검색해보니, 그때 Kohls에서 같은 모델을 $39.99로 내렸던걸 보니 아무래도 누가 BedBathBeyond에 Price Match를 했나 보더라구요.
여기서 제가 궁금한건 이런 가격변동에 따른 불쾌함으로 인해 customer loyalty가 떨어지는것도 회사들이 과연 고려를 할까요?
예를들어 positive cs experience가 있었던 후의 재구매율과 negative cs experience 후의 재구매율이 참 궁금하네요ㅎㅎ
스페이스앤타임
2020-06-07 21:58:04
잦은 가격변동은 소비자 구매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물건 받기도 전에 가격이 떨어지면 심히 불쾌하죠!
케어
2020-06-07 23:06:39
Macys 같은 경우는 구매후 한번까지는 price adjustment 해주더라구요.
예전이는 Amazon 도 많이 해줬던것 같은데 주도권은 잡은뒤로 사라진걸로 기억합니다.
음란서생
2020-06-07 22:06:06
와~ 읽다보니 재미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후속편 기대합니다!
스페이스앤타임
2020-06-07 22:14:07
제 마음속에는
낮은 search cost = 정보를 알아보고 가격비교하는 cost 가 낮은 = 공들여서 검색하고 가격비교를 하는데 거부감이 없는
인데, 설명이 부족했던거 같습니다. 본문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ysky
2020-06-07 22:41:10
전에 MS STORE 에서 가격 매치해달라니까.. 아주 거만하게 큰 인심 쓴다고 하듯이 해준 매니저!!!!! ㅋㅋ
재밌는글 잘 읽었습니다~
캠핑
2020-06-08 11:00:16
ㅋㅋ 마소 스토어는 원래 price matching을 안해주는데 exception case로 해줘서 그런거 아닐까요?
"Microsoft Store does not have a price match guarantee. It will not match the advertised price other retailers offer for the same items."
https://www.microsoft.com/en-us/store/b/terms-of-use-and-sale
BBB
2020-06-08 03:23:04
그래서 예전의 citi card의 price rewind가 게으른 저에게는 좋은 기능이였는데, 이제는 없어서 아쉽네요.
티메
2020-06-08 04:08:14
호 재밌어요.. 2편기대해봅니다
poooh
2020-06-08 05:56:36
아니 군발이가 여기까지! ㅋㅋㅋ
스페이스앤타임
2020-06-10 19:52:20
앗 군복무 고생이 많으세요.
감사합니다!
크레딧많아요
2020-06-08 09:23:14
재미있고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Price match guarantee에 관심을 둬본적 자체가 없어서 (구매 시의 가격에만 집중, 물건 구매 후에는 관심 뚝..) 생각해본 적도 없는 부분이었어요.
비디오 게임 살 때 pre-order price guarantee 같은 경우는 자동으로 adjustment를 해주어서 만족했었는데 이건 학부 강의 내용에 좀 부합하는거네요 그럼.
앞으로도 많은 후속편 기대해봅니다~ ㅎㅎ
스페이스앤타임
2020-06-10 19:54:13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세일" 을 price discrimination 의 관점으로 글을 적어볼게요.
요즘은 이사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ㅎㅎㅎ
쎄쎄쎄
2020-06-08 10:24:18
개런티라는 단어의 함정이 이렇게나 많았군요! 유익한 경제원리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스페이스앤타임
2020-06-10 19:54:24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