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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는 두개의 유명한 사찰이 있다. 선암사와 송광사.
두 사찰 모두 천년의 세월을 품은 아름다운 고찰인데, 개인적으로는 송광사가 더 마음에 든다.
두 사찰을 연결하는 굴목재라는 산길이 있는데, 아직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매번 시간을 내어 걸어보려 하지만 아직 인연이 닿지 않은 듯, 올해도 그냥 지나친다.
▼ 송광사 초입 길. 각 사찰마다 초입길의 특징이 있는데, 송광사의 경우 울창한 나무가 많아 더욱 즐겁다.
▼ 항상 나갈 때 들리마하고 지나치는 기념품점 겸 찻집. 오늘도 역시나 그냥 지나쳤다 ^^
▼ 단풍이 아름답던 2년전보다 10일정도 일찍 방문을 했는데, 올해도 역시 단풍이 풍성하다.
▼ 선암사에는 승선교라는 유명한 다리가 있다. 송광사의 이 다리도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듯.
▼ 지난번 방문할적에 시간이 없어서 무소유길을 걷지 못했다.
오늘은 법정스님이 산책을 하셨다는 무소유길을 따라 불일암까지 걸어보기로 한다.
▼ 생각보다 산길이 제법 험하다.
차량으로 올라가는 방법도 있는 듯한데, 다리만 괜찮다면 산길로 걷는 편이 훨씬 낫다.
▼ 법정스님의 무소유 말씀처럼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자 하나,
중생의 소유욕을 어쩌지 못하고 물건이 점점 쌓여가는 생활.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고 '맑은 가난'을 선택해 보리라.
▼ 불일암에 다다르자 담양 죽녹원 못지않은 대나무숲이 펼쳐진다.
▼ 불일암 입구.
▼ 법정스님이 이 곳에 계셨구나.
암자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조촐한 불일암.
▼ 스님의 유언에 따라 평소 가장 아끼고 사랑하셨던 후박나무 아래에 유골이 모셔졌다고.
▼ 불일암을 나서 송광사로 향하는데, 경사가 제법 심한 길이 아래로 이어진다.
산이 깊어서 그런지 단풍이 제대로 들었다.
▼ 보조국사 지눌선사의 출가 후 행적과 업적을 새겨놓은 송광사 보조국사비.
▼ 송광사 본채 위쪽으로 신축건물이 여러 채 지어지고 있다.
워낙 유명한 사찰이다 보니 방문객이 많고 쓰임새도 여러모로 늘어나는 듯.
▼ '송광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송사모' 별채.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모이기 힘들 듯.
▼ 송광사 경내에 들어섰다. 가을 하늘이 참 맑다.
▼ 경내 중앙에 위치한 나무에 잎사귀 대신 연등이 걸렸다.
▼ 입구가 아니라 산 위에서 접근하다 보니 사천왕사가 지금에야 나타난다.
▼ 송광사 건물 중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삼청교와 우화각. 마치 불국사에 있는 다리를 보는 느낌이다.
▼ 죽은 자의 영혼이 속세의 때를 벗는 곳인 '세월각'과 '척주당'
▼ 그리 크지 않은 개울에 돌다리가 예쁘게 놓여있다.
▼ 아주 예전에 종로에 있는 불일서점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아직도 거기에 있을까.
▼ 지난번 방문때 단풍이 엄청나게 예뻤던 계곡. 조금 아쉽다.
▼ 송광사 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니 마침 점심시간.
예전에 들렸던 식당을 찾으려 했지만 찾지 못하고 이름이 다소 촌스러운(?) 관광식당으로 향한다.
▼ 산채정식을(1만5천원) 주문했는데, 더 싼 산채비빔밥을 (9천원) 권하신다.
반찬 차리기가 귀찮으셨나 보다 ㅎㅎ
앉자마자 묵무침이 서비스로 나오고.
▼ 산채비빔밥은 반찬이 그다지 풍성하지는 않지만, 깔끔한 나물 모듬과 구수한 시래깃국을 곁들이니 별미로 변한다.
그런데. 여사장님의 장사 수완이 보통이 아니시다. 꼬막이 원래 2만원인데 1만원짜리로 만들어 주신다고, 해서 덥석 주문을 한다.
비빔밥에 함께 고소한 꼬막을 곁들이니 금상첨화.
▼ 군소리 없이 비빔밥과 꼬막을 주문해준 것이 고마우신지, 식사 후 덤으로 단감을 잔뜩 싸주신다.
안 그래도 단감김치를 맛보고 단감을 몇 개 사갈까 했었는데 무료로 챙겨주신다니 감사 감사 ^^
다음에 또 들리기로 약속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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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댓글
jeong
2020-11-22 09:14:09
좋은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순천이 고향인데 고등학교 때부터 출가 생활을 하느라 커서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아내와 한국 방문 시에 가끔 들르면 순천에 대해 아는게 없다고 구박만 받구요. 그런데 @svbuddy님 글을 읽다보니 어려서 송광사 소풍 다니던 기억이 나네요. 다음에 귀국하면 자세히 둘러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vbuddy
2020-11-22 16:18:16
순천이 참 위치가 좋더군요. 순천시 자체에도 먹거리, 볼거리가 많은데 주변에 송광사, 선암사, 순천만 등등 갈곳이 너무 많아요.
한동안 순천으로 역이민할까도 생각했었는데, 서울에 계시는 장모님 생각을 하는 P2 덕분에 수도권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매년 송광사때문에라도 한번은 들르게 되는 것 같아요.
오하이오
2020-11-22 10:21:40
전국의 큰 절이란 절은 어지간히 다 가봤는데 기억에서 가물 거리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하던 공부와 맞물려 가야 할 것 같아서 가라고 하니까 가자고 하니까 정신 없이 다녔는데, 지금 보니 정말 정신이 없어졌어요. 마음을 두고 담지 않고 다닌게 너무나 후회 스러운 순간이 요즘들어 부쩍 드는데 여행기를 보면서 다시 한숨을 내쉬게 되네요. 어찌 한번 비벼보려고 애써 더듬어 봤는데, 왜 누구랑 갔었는지도 정확하지가 않아요. 그 사이 절 모양들도 다듬어지고 세련되서 흐릿한 제 기억에 잘 맞춰지지도 않네요. 사진 보면서 처음 듣고 보는 절인 듯 새로 담고 천천히 읽었습니다. 무소유 길을 확실히 본적 없는 것 같은데, 걸으면 왠지 스님의 발기운이 느껴질 것도 같아요.
사장님께서 1만5천원 버리는 듯 1만9천원 매상 올리셨네요. 감을 덤으로 주시는 후한 인심을 보여 주셨다니 장삿속이라고만 하기엔 쉽지 않겠어요. 돌아가시는 길 무척 흐믓하셨을 것 같습니다. 잘 봤습니다.
svbuddy
2020-11-22 16:21:48
법정스님이 머물며 '무소유'를 써낸 공간이 '불일암'이구요, 스님이 매일 산책을 하시던 길이 '무소유길'이랍니다.
사찰 자체도 아름답지만 불일암이 있어 송광사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오하이오님 올리시는 글을 보며 행복해지는데, 제 글이 조금이나마 보답이 되었으면 하네요 ^^
투게더
2020-11-22 17:51:51
대나무숲도 멋지고 역시 한국단풍은 또 다른맛이 있네요^
svbuddy
2020-11-23 02:43:42
보스턴에서 본 단풍도 멋졌지만 한국의 단풍은 뭔가 따스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듭니다.
겨울에도 청청한 대나무밭도 물론 멋지구요 ^^
RaspberryHeaven
2020-11-22 19:30:45
재작년 여름 한국방문때 다녀와서 약간 익숙한 그림이네요. 가족들이랑 징검다리 건너며 사진찍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가을 단풍이 너무 좋아보이는군요. 다음에 가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요.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svbuddy
2020-11-23 02:44:32
송광사 다녀가셨군요. 몇번을 방문해도 질리지 않는 멋진 곳입니다. 가능하면 매년 방문할 계획입니다 ^^
멜로지오
2020-11-23 02:45:32
저도 두곳 모두 다녀왔던 곳입니다. 다시보니 아름답네요. 부럽습니다!!좋은사진 고맙습니다.
svbuddy
2020-11-23 02:52:07
좋은 곳 보는 안목이 있으시군요 ㅎㅎ
뉴욕사진가
2020-11-23 02:54:27
한국에서 너무 좋아하는 곳인데 이렇게 최근 사진을 보니 너무 좋습니다! 대나무숲 정말 멋지네요... 단풍은 정말 한국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svbuddy
2020-11-23 09:35:52
개인적으로는 보스톤하고 퀘벡 단풍이 참 좋았는데요, 한국 단풍도 그에 못지 않게 멋있더라구요.
그런데 뉴욕사진가님 부부 대단하시네요. 요리도 너무 깔끔하면서 맛나보이고 사진도 너무 너무 잘 찍으십니다.
개인적으로 사진 잘 찍으시는 분들 보면 부럽 부럽 ^^
코로나로 인해 여러모로 힘드실텐데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화이팅~
샹그리아
2020-11-23 16:21:07
멋진 가을 풍광과 신당의 훈훈한 정을 같이 느끼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순천은 수십년전에 딱 한 번 가봤는데 덕분에 그때의 추억을 떠올렸어요. 쌀쌀한 계절에 건강 잘 챙기시길.
svbuddy
2020-11-23 16:33:15
함께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샹그리아님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