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배타고 새우잡이 다녀왔습니다. feat 새우모아

잭울보스키 | 2021.05.20 07:58:2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십니까 ?  

서북미 어쩌다 자연인 잭울보스키 입니다.  은퇴했다고 이곳에 글을 올린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동안 멀리는 못갔지만 꾸준히 하이킹도 하고 소소하게 집안일도 하며 제법 바쁘게 지냈습니다. 

 

 

가끔 전에 근무하던 직장 동료들과 이메일도 주고 받으며 서로 안부를 전하던차에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부하직원에게서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 보스, 은퇴하고 심심하시면 우리랑 같이 배타고 새우 잡으러 가실래요 ?”

 

새우와의 인연이라고 해야  가끔 가게에서 사다먹거나 뉴스에서 새우잡이 배 노예 이야기를 흘려들은게 전부 인터라  조금은 생소했지만 잊지않고 생각해주는 마음씨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 올해는 새우시즌이 단 4일 오픈합니다. 5월 19일이 첫날인데 배들이 무척 몰려들겁니다. 그래서 저는 전날 미리가서 배에서 잘 테니 보스는 아침 7시까지 항구로 오시면 됩니다. “

 

그래서 오늘 새벽 5시에 일어나 먹거리와 면허를 챙겨들고 다른 동료 2명과 만나 101번 하이웨이를 1시간 반을 넘게 운전하여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01.JPG

 

일년에 단 4일 그것도 오전 9시에서 오후 1시까지 4시간만 허용되기 때문에 항구는 수많은 배들과 배를 매달고 온 차들로 엄청나게 복잡했지만 간신히 차를 세우고 마중나온 배에 올라탔습니다. 

 

02.JPG

9시가 되려면 아직 시간이 있었지만 미리 새우잡이 망을 내릴곳으로 이동을 해야했기때문데 배들이 줄지어 항구를 빠져나갑니다.  잠시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님이 전선들을 이끄시고 출정하는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03.JPG

항구를 뒤로하고 멀리 올림픽 국립공원이 보입니다.  이곳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곳입니다. 올림픽 국립공원의 높은 산들이 바다로 내려꽂혀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수 있고 바다는 open sea 가 아닌 canal 이라 파도가 잔잔하고 어족이 풍부하여 정말 아름다운곳입니다.

 

05.JPG

새우 망 입니다. 배 한척당 4개까지 허용됩니다. 철망의 간격은 1인치 이상이어야 합니다. 옆으로 새우가 미끼를 먹으러 들어가는 구멍이 있어 한번 들어가면 못나옵니다. 

 

06.JPG  미끼는 고양이 사료

 

07.JPG

 

Cod Liver oil

 

08.JPG

그리고 정어리 , 조갯살, 내장 등등을 곱게 갈아 함께 섞어준다음

 

 

09 (4)r.jpg

캡슐같이 생긴 플라스틱 통에 넣어 

 

09.JPG

망에 매달아줍니다.

 

10.JPG

그리고 물속 깊이를 확인하여 수심이 300 피트 정도 되는곳 바닥에 망을 내립니다.  줄 길이는 400 피트 정도로 여유있게 장만했습니다.

망은 내리는 곳은 새우가 잘 모이는 바닥이 모래인곳이 좋으며 망은 추가로 납을 달아 물살에 움직이지 못하게 합니다. 망이 움직이면 새우가 놀라 도망갑니다.

 

11.JPG

망을 내린곳에 배 주인의 이름이 적힌 부이를 띄어놓고 40분 정도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동안 그동안에 못보고 못만났던 회포도 풀고 이야기도 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12.JPG

300 피트가 넘는 줄을 무거운 망과 함께 끌어오리는건 중노동입니다. 모터가 달린 윈치를 사용하여 줄을 감아 올리는데 윈치가 망가졌다고 해서 힘 쓸 각오를 단단히 했습니다만 다행히 고치는 바람에 아주 쉽게 망들을 끌어 올렸습니다. 

 

13 (2).JPG

윈치를 사용하여 망을 끌어올리는 모습입니다. 표정이 아주 즐겁죠 ? ㅎㅎ

줄을 끌어 올릴때는 반드시 장갑을 낍니다. 맨손으로 하다가 간혹 같이 딸려 올라오는 해파리 촉수에 찔리면 고통이 심합니다.

 

14.JPG

첫 망이 물위로 모습을 드러낼쯤이면 모두 긴장이 되어 뱃전으로 몰려듭니다. 

 

15.JPG

 

16 (3).JPG

그리고 망에 담긴 60-70 마리가 되는 싱싱한 새우들을 보고 모두 환성을 지릅니다. 

 

16.JPG

 

17.JPG

 

18.JPG

Washington 주 Hood Canal 에서 자라는 Spot Shrimp 입니다. 

 

19.JPG

통에 옮겨 담고 갯수를 확인한 다음 

 

20.JPG

 

21.JPG

머리를 제거하고 손질을 합니다. 머리를 제거하는 이유는 머리부분에 내장도 함께 있는데 새우가 먹었던 미끼가 그대로 남아있어 머리를 제거해야 깨끗해지고 새우에서 미끼냄새가 안납니다.

 

22.JPG

 

23.jpg

1차로 내렸던 망 4개를 걷어올려 새우들을 빼 내고 다시 물속에 집어넣고 기다리는 동안 갓잡은 싱싱한 새우들로 레몬과 토마토 등등 을 곁들인 새우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24.JPG

새우의 크기는 6인치- 8인치 정도입니다.

 

25.JPG

자세히 보시면 머리부분에 검은게 보이는데 내장과 미끼가 있는곳입니다. 그래서 머리를 제거해줍니다.

 

26.JPG

 

28 (2).jpg

애피타이저로 새콤 달콤한 샐러드를 먹고나면 두번째로 내렸던 망들을 걷어 올릴시간입니다.  이번에도 풍년입니다.

 

28 (3).jpg

이번에는 메인 코스로 가져간 스토브를 이용하여 스캠피 링귀니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29.JPG

30.JPG

맥주한잔과 함께 친한 동료들과 함께 즐기는 이 신선한 새우요리는 정말 어디에 비교할 수 없습니다. 

31.JPG

 

33.JPG

먹고 마시고 얘기를 나누다 보니  마감 시간인 오후 1시가 다 되었고 남은 새우들은 쿨러에 넣어 6시간의 즐거운 항해를 마치고 항구로 귀환했습니다.

 

34.jpg

 

배에서 내리자 마자 P2 에게 만선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싱싱한 새우로 감바스 아히요 로 와인을 곁들인 저녁식사로 긴 하루를 마쳤습니다. (너무 맛있어 먹다보니 사진 찍는걸 깜빡 했습니다. )

 

한국에서 산 시간보다 이곳에서 살아온 시간이 더 길어서인지 이제는 이곳이 고향과 다름없이 생각됩니다. 겨울에 비가 오고 푸른 하늘이 그리운 날들이 있지만 따뜻한 커피와 인정 넘치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붙이고 살기가 어렵지 않은 곳입니다.  이곳 저곳 다니다  저도 새우잡이 배까지 탈 줄은 몰랐습니다.  사시사철 뭔가 꾸준히 할 거리를 만들어 주는 재미있고 활력있는 곳입니다. 

 

워싱턴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제가 그동안 올린 다양한 수렵생활 후기를 첨부합니다. 

 

계란 모으기

이런 마일도 있습니다.

조개 모으기 1조개 모으기 2

조개 모으기 2

송이버섯따기

송이, 조개에 이어 미역 이야기 & (보너스) 마더스 데이 기프트 아이디어

오징어잡이 이야기

 

 

 

 

첨부 [34]

댓글 [66]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292] 분류

쓰기
1 / 5715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