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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한국은행계좌 개설 후기

펑키플러싱 | 2022.07.03 15:23:4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맨날 마모님들로부터 도움만 받다가 이번엔 혹시나 도움이 되실까 싶어 글 올려봅니다.

별건 아니고 한국서 은행구좌 개설하고 온 얘기를 경험담으로 좀 풀어놓아 보려고요. 특별한 팁 그런 거 없이 제가 겪은 과정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도움이 되신다면 좋겠습니다.

 

해외생활이 20년 넘어가면서 한국인이지만 한국과의 인연이 거의 다 끊긴 상황이었네요.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가서 가족 친인척 친구 만난 것도 좋았지만. 제겐 또 다른 미션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한국계좌 개설하고, 핸드폰도 개설(다음 편에 글 올려볼게요)하고 오는 거 였습니다. 

 

한국에서 신분증명을 하기위해 먼저 근처 동사무소(주민센터)에 가서 주민등록증 재발급 해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미영주권자 이긴 하지만 재외국민은 신청을 안했던터라(게을러서) 재발급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쉽게 처리되었습니다.

 

주민등록증은 14일 정도 후에 집으로 등기로 배달올 것이라고 했고요.(실제론 10일만에 등기로 배달왔습니다.) 기억으로는 그 자리에서 찍어서 만들어 주는거 아니었나 했는데 조폐청인가 어디서 만드는걸로 바뀌었다면서 임시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걸로 은행가도 다 통한다고 하시면서.

참, 주민등록증 사진으로 미국서 찍은 여권사진 여분 남은걸 들고갔다가 사이즈가 안맞아서 근처에서 다시 찍었습니다.

 

제 주소지 근처 농협에 가서 계좌 개설하고 싶다고 하니 요구하는 게 많더라고요. 제가 너무 몰랐던 거죠.

한국에선 대포통장과 보이스피싱 문제로 계좌를 쉽게 못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핸드폰 번호 만들려고 하면 공인인증이니 계좌로 이체할 걸 해야해서 계좌개설이 필수인데, 증명을 해야 만들어 준다네요. 여차저차 사정을 했습니다. 한국사람이고 오랜만에 해외서 들어와서 되는게 하나 없다 좀 만들어 달라고했더니. 해외서 들어왔냐고 묻더라고요. 아무생각없이 그렇다 그리고 솔직하게 답을 했더니. 안만들어 주겠다고 합니다. 해외범죄조직 그런게 연상된건지 제 외모가 그래서 그런건지 ㅠㅠ... 만든다해도 이체 한도가 30만원인 통장을 개설해줄수는 있는데. 용도를 증명해야한다고 해서. 그 직원분만 그런것일텐데 무슨 갑에게 취조당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나빠 일단 나왔습니다.

 

다음에 기업은행에 갔는데, 동네있는데로 안가고 멀리 있는곳으로 갔습니다. 일보다가 그냥 들렸는데 거기서도 뻰찌를 맞았습니다. 주소지 근처에가서 하시라고... 나중에 알게된게 기업은행은 개인고객에겐 후하지 않다는 얘길 들었네요.

 

며칠뒤 주소지 근처의 국민은행에 갔습니다. 농협에서 다시 외국 나갈거라고 얘기했다가 낭패본 생각이 나서. 해외서 귀국했다. 그리고 말을 줄였습니다. 직원분께서 일일 ATM및 인터넷뱅킹 이체한도 30만원, 은행창구를 통한 일일 출금제한 100만원, 입금은 제한없는 계좌는 가능하다고 하십니다. 나중에 재직증명서나, 급여이체가 상당기간 오가는등 신분이 증명이 되면 그때는 제한이 없는걸로 풀어주겠다고해서 그렇게라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도장과 사인 둘중 하나를 선택할수 있는데 전 사인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주민등록번호 조회를 하시더니, 국민은행에 예전에 만들어 놓은 계좌가 있으시네요 하시는겁니다. 보니 2000년도에 국민은행 계좌를 만들어 놓고 방치한게 지금도 고스란히 있더라구요. 게다가 그안에는 19만원이란 돈도 함께 들어있는게 아닙니까. 소액이 아니어서 휴면계좌 처리가 안된건지... 19만원이면 적은돈이 아닌데 그걸 질질 흘리고 다닌 뭐빠진 제가 20년뒤에 이리 도움이 되다니...

 

직원분께서 그걸 재발급 하는걸로 해준다고 하시면서 그렇게되면 이체한도 제한없이 다 쓸수 있다고하셔서 의외로 문제가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보안카드 그것도 받고, 온라인뱅킹도 할수 있게 다 처리하고. 체크카드도 받고 난 다음엔 온라인 뱅킹을 사용해봤습니다.

 

역시 공인인증서니 뭐 인증할게 많은데 결국 제일 편한건 핸드폰으로 본인인증 이더군요. 잠시 멈추고 핸드폰을 개통을 합니다( 이 후기는 다음에 글 올릴게요)

 

그리고 이것저것 보다보니 휴면계좌 조회 하는게 있어서 해보니까, 아뿔싸 하나은행에도 휴면계좌가 있던것이었습니다.

게다가 45만원이란 돈도 함께 들어있더라구요. 아니 20년전의 난 얼마나 얼빠졌길래 돈을 이리 두고 다녔나 싶으면서도 로또당첨된 기분으로 하나은행으로 달려가서도 계좌를 텄습니다. 하나은행계좌는 보니까 서민금융진흥원인가 거기서 보험금 및 각종 금융권에 있던 잔돈? 그런걸 모아서 보내놓은듯 합니다. 이 계좌는 마눌님 모르는 한국에서의 저의 비밀통장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대략 이런 과정이었습니다.

 

요점을 정리해보면, 무조건 통장을 안만들어 주는건 아니다. 다만 증명을 못할 경우엔 일일 이체한도제한이 있는 통장을 개설할수는 있다. 추후 재직증명서나 이체공과금등이 증명되면(상당기간) 정상거래 할수 있게 해주겠다. 하지만 해외거주 하는 우리들에겐 한국내 재직증명을 할수도없고해서 목돈 거래 이런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통장 재발급 받고나니, 모든게 만사형통 잘풀리는데 받기 전까지는 안된다 이런 얘길 계속 들으니 엄청 스트레스더군요. 한편 한국사회가 벽이 상당히 높은데 그 벽안으로 들어오면 편하지만 그 벽안으로 들어오기까지 상당히 힘들고 불편하다는걸 깨달았습니다. 한국국적이어도 핸드폰이 없고 공인인증서가 없으면 한국인임을 증명해도 되는게 하나도 없단 현실에서 외국인들과 금융소외자들이 느꼈을 불편이 상당할거 같습니다.

 

두서없는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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