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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인한 허리 디스크 (거의) 1년 후기 그리고 치료 기계 DRX 9000 경험기

마사다야파 | 2022.07.07 06:12:1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쓰다 보니, 많이 긴 글이 됐습니다. 양해 부탁합니다. 

 

저는 2021년 9월에 교통사고 한방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디스크 환자가 됐습니다. 다들 사고 조심하시고 또 조심하세요. 가급적이면 침대 밖으로 안 나올 수록 좋다는 게 이 업계 정설 입니다.

 

정말 운이 안 좋아서 보험도 엉터리에 교통법칙도 안 지켜서 제 차를들이 박은 어느 중국계 아저씨 때문에 1년 가까이 현재 이래저래 고생하고 있는 저의 치료기를 한번 적어 봅니다.

 

평소 허리 디스크 라는 것은 그냥 남의 이야기 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게 저 한테도 순식간에 와버리더군요. 교통사고 라는 게 그렇게나 어마무시한 건지 몰랐습니다. 실제적으로 외상을 입지 않은 이상 죽지 않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만 했었지. 교통사고 때 발생하는 충격으로 인해서 디스크, 관절, 인대 같은 부위에 문제가 발생 할 거라는 기본(?) 상식이 저 한테는 없었습니다. 액션 무비들 다 그짓말 입니다. 믿지 마세요! 차량이 360도 굴러서 어딘가로 떨어지면 내부 탑승자들 전부 다 기본적으로 디스크 환자직 획득하는 겁니다.

 

아무튼 제 요추 디스크 3번 4번이 빵 하고 터져서 제 척추 신경을 대번에 확 압박해 버렸습니다. 사고 첫날 앰뷸런스로 병원에 실려 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병원 자체가 워낙 바쁘니까 저 같이 외상 없는 환자는 대충 진찰하고는 페인킬러만 주고 집으로 보냈습니다. 그럴 거면 왜 병원에 7시간 씩이나 있게 만드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물론 경과를 지켜 보는 거인 줄 알겠으나 그 시간이 너무 깁니다. 엄청난 고통을 느끼고 있는 환자를 그렇게 대우하는 건 상식 밖인 것 같더군요. 어쨌든 그 와중에 변호사 선임해서 다음 날 통증 병원으로갔습니다.

 

이 업계가 다 틀이 짜여져 있더라구요. 가보니까 바로 제 상태가 디스크 환자 라고 합니다. 그런데 바로 MRI 를 찍을 수는 없답니다. 통증 치료를 좀 받아 보고 나서 대략 한달 정도 되었을 때 찍는 게 통상 이라는 겁니다 ㅋㅋ. 뭐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통증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효과가 있겠습니까. 내 몸 속이 어떤 상황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치료를 가하는 거니... 매일이 아주 고통 이었습니다. 진통제 안 먹으면 정말 안 죽을 만큼 고통을 안겨 주더라고요. 그래서 매일 통증을 호소하니까 열흘만에 MRI 찍자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더 크게 어필하면 더 빨리도 가능했을 듯 합니다. 그러니 본인에게 사고가 발생 했을 시 착한 환자로만 있지마세요. 뻥도 치면서앵겨 붙어야 뭐가 나옵니다. 전 솔직하게 앵겨 붙어서 열흘만에 소견나온 것 같습니다 ㅠㅠ)

 

MRI 찍으니까 디스크 환자 중에서도 중증인 경우 였습니다.

 

그래서 바로 척추에 인젝션 (에피도르) 받았고요. 이걸 받고 나니 살만해지더군요. 이거 맞고 3개월 버티고, 또 한방 더 맞고 3개월 버티고 나니까 가만히 있을 때는 아프지 않더라고요. 인젝션 맞기 전에는가만히 있어도 아팠죠. 어쨌든 이게 치료법은 아닙니다. 그냥 고통 제거만 해주는 거죠. 이 고통이 사라졌을 때 제대로 된 물리치료를 통해서 재활을 받아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좀 운이 없던 건지 뭔지... 처음 갔던 재활 병원이 괜찮았는데, 그 곳 사정상 12월이 되기 전에 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수개월 후에 허리만 하는 전문 병원으로 다시 어느 곳에 문을 열겠다고 말만 남긴 체, 제 변호사를 통해서 작은 병원으로 적을 옮깁니다.

 

하아... 작은 곳 이라서 그런지 늘 환자들이 밀립니다. 제대로 치료를못 받는 느낌이 강했지만, 그래도 내 허리는 중요하니 꾸준히 암말 안 하고 다녔습니다. 7개월 동안 말이죠. 제 허리에 통증은 웬만해서안 느껴졌지만... 이게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요 근래에 알게 됐습니다. 알고 보니까 몸이 회복하고 있던 게 아니라, 제가 불편한 몸에 익숙해지고 있었던 겁니다. 

 

다시 문 열겠다고 했던 병원이 정말 다시 문을 엽니다. 제 변호사가 바로 알려 주더군요. 다시 거기로 가보라고 그래서 갔습니다. 정말 삐까번쩍하게 잘 해놓으셨더군요. 거기서 DRX 9000 이라는 허리 치료 기계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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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병원 원장님이 작년에 제 MRI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서 그 동안 얼마나 회복 되었나 하고 정밀 진찰해줬습니다. 다른 거 다 떠나서 오른쪽 무릎에 반사신경 체크를 위해서 망치질(?)을 하는데, 오른쪽 다리가 거의 안 움직이더라구요 ㅠㅠ 그리고 여러 자세로 다리 근육 움직임과 강도 테스트를 했는데... 제 다리들이 옛날 개그맨 김정렬 급이더군요 ㅜㅡㅜ

 

원장님 왈 사고 후 거의 1년이 되어 가는 상황이니 아직 신경들이 안 죽었길 바란다. 이건 바로 치료 들어 가야 한다. 자칫하면 90% 정도 라도 회복 할 수 있던 상황인데, 치료가 적절치 않아서 7-80% 에서 멈출 수 있다. 그러면 평소에 못 느낄 수도있지만 중요한 때에 다리가 안 따라줘서 하고픈 것도 못 한다 라고 하더군요. 덜컥 겁이 나서 그 자리에서 치료 시작했습니다. 그 치료가 저 기계로 치료를 일주일에 세번 삼개월 동안 받는 거 였습니다.

 

하여튼 디스크 치료의 핵심은 이거 였습니다. 신경이 디스크의 압박으로 인해 괴사하면 안 된다. 신경 다발들이 죽어 버리면 나중에 튀어 나왔던 디스크들이 세월 따라 도로 들어 간들 몸의 회복엔 영향이 없는 거다. 그냥 허리 통증만 사라진 거고, 어이 없게도 몸이 회복한 게 아니라불편해진 몸에 내가 익숙해져서 그게 원래의 나로 착각하고 사는 거다. 그러니 그 상황이 오기 전에 신경까지 원상태로 회복시켜 놔야 하는 거다 란 겁니다.

 

진찰 후 첫날 부터 가볍게 기계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제 상체에 번지점프 때 쓰일 법한 쟈켓(?)을 입히고 그 쟈켓에 달린 줄들을 기계에 연결도 하고, 제 상체를 콱콱 조이기도 하고 하면서 기계 베드에 눕히더군요. 그리고는 어느 정도의 힘으로 제 척추를 늘릴 거다 그러니 불편한 점이 있으면 바로 얘기해 달라 그리고 치료 후에 가급적이면 몸이 놀라지 않게 움직이고 넘어질 수도 있으니 뭔가를 붙잡으면서 이동하라고 당부해 주더군요.

 

네, 치료를 받고 나면 상체가 붕 뜬 느낌이 듭니다. 당연한 거 겠죠. 척추 사이의 디스크들이 평소 받던 압력이 사라지고 평소랑 다르게 평창해 있는 상태가 됐으니깐요. 그리고 다리를 움직일 때 허리에 무리가 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조심하게도 됩니다. 어쨌든 단순한 원리의 치료법인데, 후작용(?)이 장난 아닌 치료법이 되겠습니다. 노인들께선 정말 주의해야 겠더군요.

 

현재 이 치료를 세번 받았습니다. 어처구니 없게도 제 다리가 치료 전에 비해 확실하게 힘이 돌아 왔습니다. 원장님이 매번 제 다리들 체크해 주면서 마사지 기구로 특정 부위의 근육들도 자극해 주고 그러십니다. 그래야 잠자던 신경들이 또 깨어난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기분까지 덩달아 좋아졌습니다. 다리에 힘이 돌아 오니 미묘하지만 몸에 더 자신감이 붙은 거죠. 플러스 사고 후에 가장 중요했던 부부생활이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신경이 눌려 있어서 근육과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였던 게 가장 큰 요인 이었던 거죠. 전 그냥 이게 부상으로 인해 평소 했던 운동도 못 하니 체력적인 건가 했는데 그것보다 더 깊은 문제 였던 거죠. 이래서 전문의가 필요한가 봅니다정말 다행이다 라고 요즘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모 회원님들께선 허리 디스크 가볍게 생각하지 마세요. 심한 경우 통증이 전신으로 전달 되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초창기에는 왼쪽 다리 까지 통증이 있었는데, 이건 금방 사라진 경우지만... 오른쪽다리의 반사신경이 현재 제상태가 아닙니다. 원인은 제 디스크가 한쪽으로 치우쳐서 터진게 아니고 정중앙이 터져서 신경도 중간을 딱 누르고 있답니다. 이런 경우가 아주 고약하다고 하네요. 증상이 중간에 변해서 말이죠.

 

작은 병원에서 7개월 동안 받았던 치료가 좀 무의미해지는 상황을 겪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늦게나마 제대로 치료 받을 수 있게 된 거에 이 정도면 운 좋은 거다 생각하고, 남은 시간 동안 빠짐 없이 통원치료 받으려 합니다. 삼개월 후면 거의 완벽하게 예전으로 돌아온 저를 상상하면서 말이지요. 그래 봐야 예전의 90% 정도 라고 하지만 ㅠㅠ DRX 9000 같은 기계를 발명한 분들에게 개인적으로 땡스를 보내며 제 긴 글을 이만 마칩니다. 

 

다들 침대 밖은 위험하다는 거 명심하세요! 그리고 너무 착한 환자가되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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