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Moa
Search
×

넋두리.

참울타리, 2023-02-26 06:36:12

조회 수
6128
추천 수
0

 예전 어린 아이일 때는... 의사라고 하면 인체의 모든 질환에 대해서 아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현대 의학이 정말 대단해서 치료 못할 병은 없는 줄 알았구요.

 

 초짜 의사에서 쬐금 벗어나 경력이란 것이 쌓이다 보니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내 몫이 아니라고 느낍니다. 또 내가 정말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착각이었음을요.

 

 저는 미국 한 지방의 로컬 병원에서 일하는 내과의사입니다. 가끔 마모 회원님들이 제 글을 보시고 저와 너무나 가깝게 느끼신 나머지 제게 너무나 버거운 질문들을 개인 쪽지로 하시고는 합니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아프고... 미국에서 한국 대학병원이 결정한 치료에 대해 세컨 오피니언을 얻으시려면 근처 대학병원의 전문의 선생님으로부터 시작해야 하지... 제가 대답해 드릴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닙니다.

 

 한국의 병원 추천도 사실 민감한 문제입니다. 사실 저야 제가 같이 학교 다닌 동기 선후배들이고 사람 됨됨이를 개인적으로 잘 알기 때문에 제가 믿고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진료 받고 만족하지만... 제가 그렇다고 해서 다른 분들도 똑같이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또 이건 개원의의 경우 이해 관계가 얽혀 있어서 그냥 쉽게 추천드릴 성격의 것도 아닙니다. 

 

 여기서 보다 보면... 의료적인 조언을 공개적으로 구하고 답하시는 경우도 많은데. 사실 조금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주치의와의 관계가 잘 형성된 분 같은 경우는 환자의 단순한 질문에도 주치의가 기존 병력을 참고 하여 좋은 대답을 주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경우는. 대중의 진단에 의해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진단과 치료는... 훈련된 의사라도 때로는 에러를 동반하는 경험의 예술입니다. 어떤 약이나 수술보다 사실... 사람들이 누구나 잘 알고 있다는 생활 습관 교정 등으로 사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이기 때문에 이미 문제가 생기고서 그 해결책으로 해결방법을 찾는 경우들이 훨씬 많지만요.

 

 제가 많은 스페셜리스트를 알고 일일히 다 리퍼럴 해 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건 제 주변의 의사들과 제 학교 친구들일 뿐입니다. 지금껏 제가 잘 했다고 생각하는 건... 누구를 선택하고 믿으면 그대로 따랐던 것입니다. 가끔 다른 병원의 의사들이 보호자로 와서 정말... 힘들게 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특히나 아카데믹스에 있는 분들이 꼼꼼히 챙기려는 경우도 많았지만 자기 전공 분야가 아닌데 이것저것 다 간섭하다 보면 환자 케어는 산으로 가는 경우도 많이 봐 왔습니다.

 

 한국 대학병원에서 이런 치료로 추천을 했는데... 미국에서는 다른 치료가 있다더라. 이건 정말 질환마다 케이스마다 다 각각 다르기 때문에 한국이 맞다 미국이 맞다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어디서나 세컨 오피니언을 구하고 싶다면 그 분야 전문가를 찾아가 환자진단과 치료에 대해 의논해야 합니다.

 

 다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한국에서도 유명 대학병원들은 교과서적인 진료 또 최신 지견에 맞는 치료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매니지먼트에서 그리 다른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대부분 제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쪽지를 보내셨을텐데 이러한 이유들로 해서 대부분 제가 쪽지 보내신 분이 기대하실만한 대답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말기 췌장암 투병을 하고 계시는 제 동기 형님을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만남을 하러 한국에 갑니다. 아직까지 없는 마일리지 좌석을 구해보고자 내일 공항에 나가는데... 잘 풀려서 한국에 가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19 댓글

우찌모을겨

2023-02-26 06:55:55

지난번에 그 형님에 관한 글을 기억합니다.

머라 도움드릴수는 없지만 좋은 일이 잇기를 기원합니다.

원글님처럼 든든한 아우님이 잇으신 그 형님은 분명 기운 내시고 좋은 결과가 있으실겁니다

aculover

2023-02-26 07:15:37

참울타리님 올려주시는 글들 읽으며 마음이 찡하기도 훈훈해지기도 하여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분야는 약간 다르지만 말씀하시는 것 정말 공감이 많이 됩니다 저녁때나 휴일에도 공짜 문자 상담에 ㅠㅠ 

편안한 여행 되시고 편찮으신 형님과 좋은 만남 가지시길, 그리고 그동안 좋은 일 많이 하셨으니 마일리지 좌석 꼭 구해지기를 기원합니다!!

Ulalarius

2023-02-26 11:25:51

응원합니다! 이별을 위한 만남이라....항상 그렇지만 너무 가슴아프네요.

대추아빠

2023-02-26 13:13:25

쪽지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생각하게 되네요. 그런일이 있었음에도 그간 계속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는길 오는길 다 어려운 마음이시겠지만, 한국에서 형님 잘 만나시길 바랍니다.

정혜원

2023-02-26 15:00:48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요기조기

2023-02-26 15:27:41

가시는길이 마음이 무거우시텐데 저심해서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마일리지 자리가 꼭 나도록 기원합니다.

항상 올려주시는 따뜻한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porkchop

2023-02-26 15:36:00

너무 공감하고 중요한 내용을 잘 써주신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분야에서 다 그렇겠지만, 특히나 의료분야는 더 그렇죠, 근데 개개인들은 더 민감하고, 감정적이게 되고....

무거운 마음으로 가시는 길인데, 수월하게 잘 다녀오실수 있게 되시길 바랍니다. 

 

EY

2023-02-26 18:08:01

결국 마지막이 되시는건가요? ㅜ.ㅜ

잠시나마 해피앤딩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조심히 오셨다가 돌아가세요~~ 이와이 올림

shilph

2023-02-26 20:22:29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ㅜㅜ

생수통

2023-02-27 05:59:33

지난 번에 다녀오시라는 댓글을 달았던 기억이 있는데 무거운 마음으로 한국에 가시게 되었나보네요. 우리가 의사라는 직업을 의느님이라고 부르곤 하지만  삶과 죽음은 인간의 영역이 아닌가봐요. 코비드가 3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는데 그 동안 게시판에 마음을 울리는 글들 올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한국 다녀오시는 길이 너무 힘들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원투&텐

2023-02-27 06:05:45

화이팅입니다. 항상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마모에서 이전에 보았던 좋은 글들이 조금씩 적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는데... 그 이유중에 하나가 나누어주신 좋은 글들 이외 더 요구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maize_pb

2023-02-27 06:50:53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감사합니다

최선

2023-02-27 06:55:53

맘도 무거우실텐데 순조롭게 다녀오시길 기원합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마음을 울리는 좋은 글들 늘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된장찌개

2023-02-27 07:24:59

설마 그 때가 벌써 온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짐작과 걱정도 듭니다. 잘 다녀오시고 잠시라도 서로가 평안의 시간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마누아

2023-02-27 08:03:31

마음이 무거우시겠네요.  그래도 잘 인사하시고 마음도 추스르실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네요.  간간히 올려주시는 따뜻하고 슬픈 이야기들 고맙습니다.  언제나 어떻게 살아야할지 가야할땐 후회없이 어떻게 갈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발걸음

2023-02-27 08:57:11

저도 전에 동기 형님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조심히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게시판에서 좋은 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 등 잘 보고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futurist_JJ

2023-02-27 10:19:17

마음 무거우시겠지만,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힘내세요!

 

한국 가서 만난 의사, 한의사 친구들 말은 '수가 생각하면 제대로 볼수가 없다' '난 기계야 기계'

소개해주기 참 힘든데, 많이들 물어보죠. 참울타리님께 많은 문의가 갔었겠구나 싶네요. 

Kailua-Kona

2023-02-27 18:00:21

쪽지들을 받으시면서 얼마나 부담스럽고 당황스러우셨을지가 느껴지는 글입니다.

물론 질병이나 증상으로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고민하다가 보내셨을 쪽지도 있었지겠만요.

 

마일리지 티켓은 잘 구해서 가셨는지 모르겠네요.

동기 형님과 의미있는 시간 잘 보내고 오시기를 기도합니다.

storyteller

2023-02-27 18:10:13

그 동기 형님께는 참울타리님이 먼 미국에서 방문 하는 거자체로 큰 위로가 될 것 같아요. Terminal disease 를 안고사시는 분들을 보면 외로움이 많은것 같아요. 삶의 희망을 전제로한 main culture 의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narrative 에서 단절되서 일까 싶기도 합니다. 의미있는 여행 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의료 상담은 참울타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이나 미국이나 큰 대학병원 가시면 적어도 standard of care에 벗어나지 않는 치료를 받으실 것 같습니다. Standard of care 를 받는다는 것은 지금 알려진 의학지식에 기반해서 가장 합리적인, 정설적인 치료를 받는것이기에 대체적으로는 최선이아닐까 싶어요.

목록

Page 1 / 3815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적단의 기초 | 검색하기 + 질문 글 작성하기

| 정보 33
  • file
ReitnorF 2023-07-16 33766
  공지

게시판의 암묵적인 규칙들 (신규 회원 필독 요망)

| 필독 110
bn 2022-10-30 57929
  공지

리퍼럴 글은 사전동의 필요함 / 50불+ 리퍼럴 링크는 회원정보란으로

| 운영자공지 19
마일모아 2021-02-14 78923
  공지

게시판 필독 및 각종 카드/호텔/항공/은퇴/기타 정보 모음 (Updated on 2024-01-01)

| 정보 180
ReitnorF 2020-06-25 184935
updated 114421

전기차 리스 월 200불대 2024 아이오닉5

| 잡담 10
아보카도빵 2024-05-08 2233
new 114420

Estimated Tax 와 비지니스 카드

| 질문-카드 2
이빨남 2024-05-09 73
new 114419

영주권 NIW 485 접수하였는데 (2024 3월 접수) 완전 무소식이네요.

| 질문-기타 3
The미라클 2024-05-09 587
new 114418

Data Plan Sim 카드를 일반 전화에 끼워 사용가능할까요?

| 질문-기타 6
dasomie 2024-05-09 254
new 114417

이직 관련 결정장애 - 여러 잡 오퍼들 선 수락 후 통보 vs 선 결정 후 수락.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껀가요?

| 질문-기타
원스어게인 2024-05-09 57
updated 114416

대한항공 마일리지 항공권 왕복 구매 후 복편 변경시 유류할증료 및 세금

| 정보-항공 5
박트로반 2023-02-13 1628
updated 114415

(체이스 카드별 스펜딩오퍼) 4/1-6/30: 5x up to $1,000 - Gas, Grocery, Home Improvement

| 정보-카드 180
24시간 2022-01-12 32450
updated 114414

게시판 기능 wish list를 알려주세요

| 잡담 377
마일모아 2014-02-20 11054
updated 114413

반려견 동반 한국 입국시 항체검사 결과지 질문

| 질문-기타 7
돌아온꿈돌이 2024-05-07 329
new 114412

[사과의 부동산 이야기] 스마트 북키핑 - Stessa vs Quickbook

| 정보-부동산
  • file
사과 2024-05-09 82
updated 114411

마모선배님들께 드리는 안마의자 가이드-1 (2D/3D/4D)

| 정보-기타 23
  • file
위대한무역가 2023-08-28 3472
new 114410

테슬라 차량을 구입해볼까~ 관심을 갖다가 전기차 보조금이 이해가 안됩니다.

| 질문-기타 2
작은욕심쟁이 2024-05-09 404
updated 114409

사용해 보고 추천하는 Airalo 데이터 전용 전세계 esim

| 정보-여행 176
블루트레인 2023-07-15 13352
updated 114408

칸쿤 All inclusive 호텔에서 어른 2, 아이 3(9,7,4) 한 방에서 머물 수 있나요?

| 질문-호텔 14
Terry1010 2024-04-15 1482
new 114407

(아멕스오퍼) Amex Platinum 40주년 오퍼 (Delta, Hilton, JetBlue & Hertz)

| 정보-카드 14
24시간 2024-05-09 1461
new 114406

노르웨지안 지중해 크루즈 다녀왔습니다. Norwegian Cruise. 긴글주의.

| 여행기 2
  • file
nysky 2024-05-09 301
new 114405

비즈니스 카드 추천 부탁 드립니다

| 질문-카드 4
초록 2024-05-09 293
updated 114404

미국 안경과 한국 안경에 차이, 다들 느끼시나요?

| 질문-기타 83
요리죠리뿅뿅 2024-05-08 3592
new 114403

Intel 13/14세대 i7/i9 CPU 이용하시는 분들 블루스크린 뜬다면 -> bios 업데이트 필요

| 잡담 10
우리동네ml대장 2024-05-09 488
new 114402

일본 오사카 여행 질문(데이타구입은 어디서 어느정도/교통패스는 앱으로 가능한지)

| 질문-기타 9
Opensky 2024-05-09 225
updated 114401

2023-24 NBA playoffs가 시작되었습니다 (뒤늦은 글)

| 잡담 41
롱앤와인딩로드 2024-04-25 1890
updated 114400

(이번주) 포인트 사용해서 LAX > ICN 항공티켓 베스트는 어떤 방법일가요?

| 질문-항공 9
또골또골 2024-05-07 1495
updated 114399

전기차 딜이 점점 aggressive 해가고 있습니다.

| 잡담 38
Leflaive 2024-05-03 8908
updated 114398

[05/06/24 레퍼럴도 보너스 오름] 체이스 사파이어 프리퍼드 75k (지점은 10K 추가) / 사파이어 리저브 75k Offer

| 정보-카드 168
Alcaraz 2024-04-25 14627
updated 114397

샘소나이트 지금이 구매 적기입니다! (최저가)

| 정보-기타 42
  • file
만쥬 2024-05-03 8518
new 114396

한국 데이케어 vs 미국 데이케어

| 질문-기타 23
MilkSports 2024-05-09 1313
updated 114395

괜찮은 글로벌 1년짜리 data 전용 e-sim업체 추천 레퍼럴글타레 (마모님 승인 완료)(내용추가)

| 정보-기타 134
AVIATOR 2023-07-17 12116
updated 114394

마더스데이 기념 Applebee's 탈탈 털기($50 spending, $70+a worth, 5/26/24까지 유효)

| 정보 7
  • file
음악축제 2024-05-08 1069
new 114393

항공권 가격 질문: 에어프레미아도 가격 변동이 자주 있나요?

| 질문-항공 2
유지경성 2024-05-09 785
updated 114392

아멕스 팝업 탈출 후기 입니다 (업데이트 : 저만 그런게 아닌 것 같습니다!!!)

| 후기-카드 107
캡틴샘 2024-05-04 7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