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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레시피와 엄마의 마음

달라스초이, 2023-04-12 22: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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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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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침 요리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재료와 레시피를 적으셨다.

그것을 체계적으로 노트에 적는게 아니라,

보이는 종이쪽지에 삐뚤빼뚤 적으신다.

 

적는데 열중하시다 보니, 정작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의 시청은

건성건성이기 일쑤였다.

재방송이 안되고, 요즘처럼 다시보기를 할 수 없으니

어쩔수 없는 노릇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적혀진 레시피와 요리재료 메모는 경대안 서랍이나,

베개 머리맡, 때로는 찬장에서 무심코 발견되곤 했다.

하지만 난 엄마가 그 메모를 보고 만드신 음식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오늘 한 유튜브의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그 레시피를 적는다.

담에 집에 오는 딸아이에게 이걸 해줘야지 하면서....

언제 해줄지 모를 이 레시피.

 

이 레시피 메모를 보니, 

어릴적 요리 프로그램을 보며 재료를 적어 나가시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 이 마음이셨구나!

10 댓글

tealatte

2023-04-12 23:09:50

저도 베이킹이고 쿠킹이고 레시피 엄청 적어놓고 스크랩해놨었어요 (과거형. 인젠 이마저도 안해요 ㅎㅎ)

그나마 십년 전에 빠곡히 적어놓은 레시피북에 있는 건 80% 이상 만들어줬는데. 그 이후 적어두고 모으기 시작한 레시피들은 10개 중 1-2개 겨우 해줬을거예요

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는데 막상 적어놓고 스크랩해놓고 나서는 짬이 안나거나 엄두가 안나거나 해서 못해준게 많네요

달라스초이

2023-04-12 23:17:41

80% 이상 만들어 주셨다니, 110점 짜리 부모님이세요. ^^

tealatte

2023-04-13 01:28:13

어머 110점이라니 과찬이세요 ㅎㅎ

정작 실컷 먹어놓고 기억을 못한다는게 반전이라면 반전 :)

아이노스;

2023-04-12 23:29:07

요새는 종이 레시피대신에 유툽 링크가 오고가서 세상이 많이변했구나 느껴집니다. 

달라스초이

2023-04-13 00:21:11

유튭을 보고 요리방식과 재료를 머리속으로 한번 리뷰한 뒤에, 그 요리를 하다보면 잠시 순서와 시간등이 왔다갔다 하는 경향이 있어요(저는 ㅎㅎ). 이때 다시 유튭을 보려면 음식하던 손으로 핸펀을 만지고 앞뒤로 왔다갔다 해야해서 유튭을 보고 나름방식으로 요점을 간략히 종이에 적어놓고 요리를 해요. 

퍼스트만타고다닐나

2023-04-13 00:38:33

달님 글은 언제 읽어도 참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저도 엄마가 깨끗하게 노트 정리해놓으셨던 레시피 수첩들이 생각나네요

연하늘색 체크무늬 손바닥 크기만한 수첩이었는데..^^

달님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달라스초이

2023-04-13 17:59:53

연하늘색 체크무늬 수첩에서 솟아나오는 만난 음식을 먹고 퍼스트만타고다닐나님이 오늘처럼 성장하신거겠지요. 그 영양분이 몸과 더불어 마음까지 성장시켜 부모님 마일여행까지 꿈꾸게 하는게 아니겠어요? ㅎㅎ

오하이오

2023-04-13 15:58:30

말씀하시는 여러 기억이 더러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엔 많이 다르네요. 이건 어떻게 만들어 하면 "이거 저거 간장 소금 조금 넣고 끓이면 되지" 하시면서 별거 아니라는 듯 말씀하셔서 간장 소금은 얼마나 넣냐고 물어보면 '대충' '적당히'라고만 하셔서 말을 들어도 레시피라고 할 수가 없는 지경이었어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초등학교도 변변히 다니지 못하셨던 어머니께서 한글을 제대로 쓰지 못해서가 아니라 요리감(?)이 이렇다 보니 레시피는 고사하고 '요리 메모'라는 건 일체 없었습니다. 끓여주시는 모든 찌개나 김치는 참 맛있었는데, 요즘은 예전 맛을 내지 못하시더라고요. 있는 재료를 입맛으로 맛을 내시다 보니 감각이 떨어지면서 맛도 떨어지는 것 같았아요. 듣다보니 레시피라는 게 있었다면 예저 먹었던 그 맛을 나라도 한번 흉내내 볼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네요.

달라스초이

2023-04-13 17:55:15

보통 손맛이라고 하죠. 대충, 적당히 넣어도 맛이 나는... 언제나 무얼 만드실때 정량화 되어있는것이 아니라, 눈대중, 손대중으로 넣어 만드셨죠.

제 기억에 어머니의 요리프로그램 레시피 적은 습관은 안 만들어본 음식에 대한 동경, 음식재료에 대한 동경같은게 아니었나 어림짐작해 봅니다.

지금도 얼굴이 떠오르는 요리프로그램의 요리사분은 어머니가 생각해 보지 못한 음식과 재료로 '척척' 맛난 음식을 만들어내곤 했는데, 그게 부럽지

않으셨나 생각합니다.

재주야 없지만, 제가 요리 프로그램을 보고 따라 음식을 만들어보면, 음식을 조리하는 순서와 시간에 따라 음식에 질이 많이 차이나더라구요.

또 음식재료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공받고요. 저는 레시피를 이렇게 활용합니다. ㅎㅎ

LaStrada

2023-04-13 18:25:37

달님의 글들은 유난히 제게 공감이 많이 됩니다.

비슷한 세월을 지나왔나 싶고요 ㅎㅎ

저도 수많은 레서피를 저장하고 적고 하지만 식탁에 나오는 건 별반 없네요.

저희 친정 엄마가 그랬고..외할머니도 그러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모두 다 같은 마음이었네요.

후에 제 딸도 그럴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도 듭니다.

마음 안에 이런 따뜻한 추억들과 생각들이 모여 우리 삶에 행복이라는 걸 남기는 듯 합니다.

덕분에 행복한 하루 시작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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