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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만 30년차

shine, 2023-11-16 09: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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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어떤 제도가 10년은 커녕 20년가기가 힘든데 우여곡절을 겪었어도 수학능력시험은 만 30살이 되었습니다. 일단 시험을 치룬 수험생들께 수고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 저도 조카가 시험을 치루지 않았다면 관심도 없었을거에요.

 

제 기억이 맞다면 30년전에도 딱 1993년 11월16일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었네요. 근데 요거 93년에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분들은 잘 모르시는 게 하나 있어요. 1993년 11월16일의 수학능력시험은 첫번째 시험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한번 제 기억이 맞다면 한국최초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993년 8월20일이었습니다. 고로 93년에 시험을 본 수험생들은 첫번째 시험의 베타버젼으로 수많은 실험의 대상이었죠. 그리고 그들은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같은해에 대입시험을 2번치룬 기수가 됩니다. 그게 1번으로 정착된 이유는 킬러문항도 아니고 완전한 변별력 실패. 1차와 2차간의 난이도 차이가 200점 만점에 무려 20점인가 그랬을거에요. 2차가 너무 어려웠던거죠. 1차시험 OMR답안지 밀려쓰지 않은이상 2차점수가 더 잘 나온 학생이 거의 없었던 그런 시험..  전 그럼에도 2번의 기회를 주는 것 자체의 취지는 옳았다고 봅니다. 단 한번에 인생결정하는건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워요.

 

 

각설하고..

 

올해 수능관련 뉴스를 보니 놀란게 2가지네요.

 

1. 수험생이 50만명 밖에 안됩니다. 한국대학의 붕괴는 이미 시작된거네요.

2. 더 놀라운건 50만명중 35%가 재수와 n수생입니다. 이거 엄청난 사회적 자원낭비입니다. 강남 재수학원 한달 비용이 3백만원이라죠. 아직 사리분별도 못하는 5살아이를 공립학교에 보내자고 했던 정책이 나왔다 쏙 들어간게 얼마전인데, 그렇게 청년들의 사회진출 시기를 앞당겨서 노동력부족현상을 쫌이라도 해소할려면, 무려 성인이 되서 최소 1년을 시험하나에 올인하는 사회부터 고쳐야 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편입을 쉽게 하던가.. 아님 근본적으로 대학서열제를 건들려 보던가요. 

 

이상 만 30살이 된 수능이 끝난날 잡설이었습니다. 

 

27 댓글

라이트닝

2023-11-16 09:49:34

number.JPG

https://namu.wiki/w/%EB%8C%80%ED%95%99%EC%9E%85%ED%95%99%20%ED%95%99%EB%A0%A5%EA%B3%A0%EC%82%AC

학력고사 시대는 어떠했나 찾아봤는데 수험생이 엄청나네요.

memories

2023-11-16 10:41:37

지못미 1990-1993 ㅠㅜ

라이트닝

2023-11-16 12:23:26

1991년은 너무 어려웠고요.
1992년은 너무 쉬웠다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2년에 만점자는 안나왔습니다.
선지원 후시험이던 살떨리던 시기였죠.

1993년도는 교과서가 바뀌어서 또 낭패.
1994년도는 수능으로 입시가 바뀜.

1992-1994년까지 3번 시험보고 삼수끝에 대학 간 사람 진짜 존경스럽습니다.

포트드소토

2023-11-17 00:06:15

맞습니다. 1993년 학력고사 이후, 1994년 수능 지원자수도 찾아 보았습니다..

1993년까지 93만명이던 응시자가 다음해 94년도에 수능을 보니 75만명으로 뚝 떨어집니다.

게다가, 이게 또 의미가 큰게, 그 당시 93학번을 위해 공부를 좀 했던 학생들이 점수를 다 낮추어서 안전하게 합격하는 방향으로 했기 때문에 상위권 재수생들이 대거 없어졌습니다.  94학번은 정말 개꿀 학번이었던 겁니다.. ㅎㅎ

 

아마, 92학번과 93학번이 가장 경쟁이 치열했을겁니다.. 94 부터는 수능이라는걸 미리 발표되어서 알았기 때문에.. 밀려있던, 재수/삼수생들이 다들 안전빵으로 지원했거든요.

게다가, 여전히 단 1번의 기회.. (물론 있으나 마나한 후기가 있었지만요..)

 

https://blog.naver.com/prime-study/220574799061

 

2023-11-16 22_05_27-수능자료_ 연도별 수능일과 수능 응시자 얼마나. _ 네이버블로그.jpg

shine

2023-11-17 07:15:52

30년이나 지나서 누가 꿀빨았다 아니다라고 말하는게 뭔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요, 94년도에 대학들어가신 분들이 과연 혜택을 입었는지 모르겠네요. 그야말로 새 입시제도 1호 실험대상 학번이었는데 말이죠. 

 

기억나는대로 몇가지만 적어보죠, 94년입학은 수능첫세대여서 각 대학도 뭘 어떻게 할지 우왕좌왕하다 92년 말이나되어서야 각 대학마다 전형요강이 발표되죠. 

4-3-3 4-2-4 , 이런 축구포메이션으로요. 내신 40 수능 20 본고사 40 혹은 내신 40 수능 30 본고사 30, 혹은 내신40-수능50-논술10.. 

 

시험은 수능을 준비해야 하나 거의 모든 고등학교의 내신(중간 기말고사)은 기존의 관성대로 겁나 쳐외우고 시험보는 그대로.. 그러니 어떤 놈은 내신은 최강인데 수능 모의고사만 보면 폭망하고.. 이런 스토리야 뭐 허다했죠. 

 

이게 대학마다 전부 다른 첫번째 세대였죠. 수능 2번본건 이미 원글에서 말씀드렸고,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학생들은93년 8월20일 1차시험을 마치고 11월16일 2차준비와 함께, 1월로 예정된 각 대학별 본고사를 과목별로 준비합니다. 게다가 대학입시 최초로 1500자 논술이 추가되었죠.

 

처음으로 복수지원이 허용되어서 "마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걸로 홍보되었으나 결과는 상위권대학이 본고사 일시를 제 기억이 맞다면 1994년 1월6일로 담합해버림으로 선택의 폭은 개나줘 상황이 되죠. 즉 수험생들은 이듬해(94년)가 될때까지 시험에서 해방이 안된상황입니다.

 

경쟁률이 낮아서 상대적으로 나았다? 이미 상위권대학은 정원의 20-30%를 수능 "특차"로 뽑은 상황이라 각 교실의 케미는 이미 대학입학 확정해서 노는애들V대학포기자VS2차수능 본고사준비생들로 쪼개져 있었고, 3번까지 지원하는거 허용되는 바람에 소위 tier 2/3대학의 경쟁률은 30대1이 우스웠죠. 당연히 어떤 대학에 어떤 점수가 가능한지에 대한 "배치표"는 나오긴 했어도 완전히 새로운 제도였기에 믿을만한 DP는 전혀 없었구요. 

 

누가 꿀빨았다 아니다가 아니라, 저런 이들이 single year에 모두 일어났다는 거고 93년도 고3생들이 기여한바는, 2번의 수능 베타실험을 해줌으로서 적어도 다음해부터는 수능을 한번만 보게 만들었다는 것과, 소위 본고사제도가 이듬해부터는 훨씬 덜 복잡하게 정리가 되기 시작하는 거였죠. 

playoff

2023-11-16 09:55:38

수능이 벌써 30년이군요. 97년도 불수능에 당한게 벌써 26년이 넘는군요. 

잊지 않겠다 불수능 ㅠㅠ 


아직 대학 입시에 수능이 차지하는 부분이 클텐데 단 한번의 시험으로 12년 노력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완전 동의합니다. 큰아이가 10학년이라서 sat를 한번 보고 부족한 부분을 여유있게 준비하면서 학업에도 차질이 가지 않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 교육 방식은 어쨌든 학생들에게는 좀 나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shine

2023-11-16 10:48:46

조카가 재수생인지라 저와 아내가 한국에 연락도 못해보고 그냥 좋은 소식 들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근데 뉴스를 보니 올해가 간만에 불수능일것 같다네요. 

미스터베이글

2023-11-16 14:56:03

저도 같은해 시험 본 입장에서 당했다는 표현이 가슴에 와닿네요.

urii

2023-11-16 10:12:28

워낙 관심이 뜸해서 저도 잘 모르지만 최근 정시확대가 정치이슈였을 때 수시입학전형이 80%라 그래서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도 그렇다면 수능같은 원샷 전국고사의 중요성은 한참 줄어든게 아닐까요?


대학붕괴에 대해서는.. 사실 학생수가 감소하는 것보다 학생 한명 당 집에서 투자할 수 있는 시간(낭비) 돈(낭비) 여력이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느낌이라 사실 규제만 아니면 대학등록금이 얼마든지 늘어날 환경이고 장기적으로 딱히 전체 교수 고용사이즈가 확 줄어들 일도 아니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아직도 있어요. 물론 학생머릿수가 줄어들면 문닫는 학교들이야 계속 생기겠지만요

포트드소토

2023-11-16 11:06:19

이제 수시 모집 비율이 거의 80% 까지 올라갔네요.  수능이 이제 거의 의미 없어진거 아닌가요?

 

https://namu.wiki/w/%EC%A0%95%EC%8B%9C%20%EB%8C%80%20%EC%88%98%EC%8B%9C%20%EB%85%BC%EB%9E%80

 

예전 한국 학력고사나 수능에서 난이도가 그리 크게 중요할까요? 어차피 합격점수가 아니라 석차순으로 들어가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94학번은 가장 행운? 학번일겁니다. 시험제도가 바뀌었으니까요.  새로운 방식이라 낯설고 난이도 중구난방이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석차대로니, 경쟁률 낮은게 더 중요하죠.

그래서, 93학번이 제일 불행하죠. 92년도까지 몰린 재수생들이 모두 93년도를 마지막으로 보고 있었으니까요. 즉, 재수 없이 아무곳이나 무조건 들어간다.

 

요즘 한국의 입시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수능으로 바뀌고 제일 부러운게 시험 보고나서 여러곳 지원하는 거 였습니다.

학력고사 때는 한 학교/ 한 과만 지원해서 그 대학교 가서 지원자들과 한 교실에서 시험보았죠.. ㅎㅎ

정말 말도 안되는 제도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재수는 늘 가능한 시나리오.  실제로 저희 학교 전교1등도 재수했죠.. ㅎㅎ 

 

참 돌이켜 보면 극악으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상처를 주고, 인생을 망치게 한 제도였다 봅니다.

그런 곳에서 살아남은 한국인들이니 그리 독하게 열심히 잘 살아왔다 봅니다..  

 

학력고사 + 한국 군대 거치면 아무리 약골이라도 전투 직원!

shine

2023-11-16 12:23:51

우리같은 아재세대가 잘 모르는 요즘 대입의 "함정"이 저 수시모집이죠. 가만 보면 한국대학입시가 완전히 미국화되어 입학사정관이 다 뽑는것 같지만 사실상 유명대학의 유명프로그램(특히 의대)중 저 수시만으로 들어갈수 있는건 아예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사회가 수평고사점수를 바이패스하고 상위권대학에 프리패스를 줄리가 없죠. 

 

그래서 수시80%인데 여전히 재수하고 삼수하고 심지어 고등학교 자퇴하고 그러는거죠. 수시전형따위는 x나줘버려라는 마인드. 

포트드소토

2023-11-16 12:44:43

일단 저는 '아재' 아닙니다. ㅎㅎ  (라고 믿고싶은...)

그래요? 저는 수시로 다 간다고 들어서 그런줄 알았네요. 구글링 해보니.. 서울대도 내년 수시 6: 정시 4 라는데요?

 

https://www.ebsi.co.kr/ebs/ent/enta/retrieveEntNewsView.ebs?bbsCd=B011&datNo=141525#:~:text=%EC%84%9C%EC%9A%B8%EB%8C%80%EB%8A%94%202024%ED%95%99%EB%85%84%EB%8F%84%20%EC%9E%85%EC%8B%9C,%EC%A2%85%ED%95%A9%EC%A0%84%ED%98%95%EC%9D%B4%20%EC%9C%A0%EC%9D%BC%ED%95%98%EB%8B%A4.

 

저는 그보다.. 

과연 현재 한국의 청렴 수준에서 보았을때 내신이나 생활기록부, 특별활동 등이 공정하게 평가될지? 

고소 남발되는 미국에서도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데... 과연 한국은?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 수능점수 제출은 필수

* 내신 비중은 아주 작게 줄이고, 대신 미국 AP시험처럼 과목마다 매년 공인된 디지털 전국 시험을 보게 하고..

* 시간 낭비 줄이게, 대학과목 이수 가능하게 하고, AP 과목들 도입 

* 생활기록부는 (+) 가 아닌, 불성실 학생만 페널티 (-) 주는 방식으로 바뀌고

* 별의별 특별활동 다 무시하고,  국가/교육부 공인 자격/대회 수상만 인정.

 

이 정도로 공평한 변별력을 갖추면 어떨까 합니다.

shine

2023-11-16 13:42:14

비율이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뽑는지가 문제죠. 지금 N수생의 상당수가 이미 유명대학 재학생들이고 이들은 의대를 바라보고 있는데, 수시전형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1년이나 2년을 쉬면서까지 수능시험을 다시칠려고 할까요? 이유는 이미 수시전형이 무력화되었고 사실상 유력고등학교+수능혹은 고등학교 졸업장과 성적을 "세탁"한뒤에 수능을 쳐서 학교에 들어가는 길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이죠.

 

여기서 세탁이라 함은 여러가지가 포함되는데 작년 한국방문시 주변에서 들었던 가장 쇼킹한 사례는 엄마와 자식이 울릉도로 유학가 거기서 내신 최고점수를 확보한뒤 수능에 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기사하나 링크하죠

"겉으론 정시확대, 실제론 무력화.. '윤 공약 거꾸로' 서울대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8656#home

포트드소토

2023-11-17 00:18:51

수시와 정시를 헷갈리는건 아니시죠? 아닐거라 봅니다.

이미 '수시 전형이 무력화' 되었다고 했는데, 첨부해주신 기사 자체 내용이 "정시 무력화" 인데요?

일단 제목이 "겉으론 정시확대, 실제론 무력화"

기사의 주 내용 자체도..  "정시는 통상 수능 성적으로 뽑는 전형인데 서울대 정시는 올해 말 입시부터 그렇지가 않게 된다. 이름은 정시지만 뜯어보면 수시와 다를 바 없다. 사실상 정시 무력화다."

 

그런데, 말씀하신 고등학교 졸업장/성적 세탁이 가능하다면 그것 참 문제겠네요. 이미 고등학교 3년을 마쳤는데, 다시 새로 고등학교에 입학한다는 말인가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요즘도 재수생 많나요? 왜 재수/삼수 하면서 다시 수능치려고 하는지는 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 입시를 전혀 몰라서요.. 

 

shine

2023-11-17 07:21:41

저 기사가 하는말은 수시 정시 어느것도 기능을 못한다는 겁니다. 입시에 대해서는 각자가 입장이 다 달라요. 강남 교육 기득권을 뽀개기 위해서 수시를 늘려야 한다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기득권을 뽀개기 위해서는 정시, 즉 수능시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수시는 그야말로 주관적 평가가 개입할 가능성이 너무 높기 때문이니까요.

 

뭐가 맞고 틀리고 간에 그럼 2020년대 수능시험은 수시입학이 80%나 되니 별 의미가 없나? 제 주장은 절대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정시나 수시나, 수능시험을 제끼고 소위 명문대 프로그램에 들어갈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물론 학력고사때와는 많이 다르긴 하죠. 

 

세탁이라함은 이제 고등학교 이름따위는 가볍게 버린다는 겁니다. 강남에 A "명문"고등학교 좀 다니다가 학생부성적이 안될것 같으면 미련없이 학교 버리고 지방 못들어본 고등학교로 전학가서 거기서 내신 최상등급 따는 수법은 이제 너무 흔해서 진부하고, 아예 고등학교를 자퇴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얼마전 다큐로도 나왔죠. 충격은 나와서 인터뷰한 학생들중 상당수가 "학교때려치길 잘했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순수 입시차원에서 고등학교를 굳이 다닐 필요가 없었다는 판단이죠. 

 

평생 가장 오래가는 친구가 고등학교 친구라고 말하는 분들 많은데 아마 그런거는 없어질 공산이 커요. 

 

KeepWarm

2023-11-16 18:58:32

아마 제 생각에 수시 라는 제도가 계속 바뀌고 있어서, 거기서 조금의 오해가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처음에 수시가 생겼을때, 제가 어르신들에게 듣기로는  수시 (=수능 안보고 대학 감) / 정시(=그냥 다 수능보고 들어감)  으로 구분되던 시기가 있었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조금씩 '수시' 라는 단어가   

1학기 수시 (수능 안보고 대학 감) / 2학기 수시 (= 거의 대부분 수능 보고, 대신 최저등급 기준을 만족했을때 들어감) 으로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고,

수능 대박난 친구들이 2학기 수시에 붙어서,  정시 가/나/다 군 못쓰고 우리 대학에 입학함에 따라 정원이 어느정도 보호되는걸 보고,  대학측에서는 '2학기 수시 좋네' 라는 인식과 함께 2학기 수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시기도 있습니다. (2학기 수시 라는 시스템이 막 도입되던 시기에, 사람들이 많이들 헛갈려해서, 수능 대박난 부모들이 대학측에 소송해서 정시 지원 허용해달라고 신청하기도 했었는데,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런 친구들의 상당수는 반수/재수 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그리고, 한국 대학 중 특정 학과들은 대통령 국가 장학금 / 이공계 국가 장학금 같은 제도가 학과 유지에 도움이 많이 되는데, 이 시스템조차도 처음 생겼을땐 수능성적 제출이 필수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필수로 바뀌게 되었고, 그래서 (장학금 규모가 무시못할 크기이기 때문에) 수능을 보는 인원 자체가 늘어나고, 학교측에서도 1학기 수시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지금은 '1학기 수시' 같은 표현은 거의 들어본적 없는것 같고, '수시'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 수능 보고, 대신 최저등급 기준을 만족했을때 들어감' 혹은 비슷한 의미인걸로 추측되고, 이런 제도는 개념적으로는 재수생이 넘치는 지금 수능에서, 현역에게 주는 약간의 특혜같은 역할을 주로 합니다. 그래서 수시는 보통 내가 붙었을때 가고 싶은 대학 선 정도를 보통 (붙을지 떨어질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여러개 지원하고, 여러개 붙는 경우도 흔해서 (요즘엔 수시 지원 갯수가 한정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게 중복 카운팅을 안한 결과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 물론, 재수생부터 시작해서 이런 유형의 수시 제도가 많은게 사회적으로 낭비 아니냐 하면, 그건 격하게 동감하는 바입니다. 지금 수시는 그리고 상당한 정보전이거든요..

)

고로, 요즘 대학교 (특히 저학년) 친구들 중에 '나 수능 한 번도 안봤음' 에 해당하는 친구들은 정말 찾아보기 쉽지 않을겁니다.

(+ 위의 댓글의 '세탁'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가장 먼저 등장하는게, 한국 입시에서는 S대 지균 전형 인데, 개인적으로는 미국 대학교에서 diversity보는거랑 비슷한 관점으로 장단이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이 명확한 부분이 있는데도 유지가 되는 제도들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도 같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코멘트는 딱히 안/못하겠습니다)

꿈꾸는소년

2023-11-16 13:55:15

재수생 N수생 엄청난 사회적 자원낭비라는 점 매우 공감합니다.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젊고 멋진 나이에 독서실이나 재수학원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공부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안타깝네요.

awkmaster

2023-11-16 14:43:59

수능 1세대 여기 있습니다. 수능은 도대체 뭐냐고, 어떤 문제가 나오냐고 선생님들께 여쭤보면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임마"라는 답이 돌아오곤 했죠. 

 

제가 수능 1세대이기 때문에 똑똑히 기억하는데, shine님 말씀대로 1993년에는 유일하게 수능을 8월에 1차, 11월에 2차 이렇게 두 번을 봤습니다. 그리고 11월 2차 수능이 훨씬 점수가 낮게 나온 것도 맞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 2차 시험이 끝난 후 저녁 뉴스에서 1차보다 쉬웠다는 말도 안되는 보도를 하는 바람에 다음날 전국의 학교에서 난리가 났던 기억도 납니다. 

키모

2023-11-16 18:22:09

저도 수능 1세대.. 제가 2차 시험을 1차 시험보다 더 잘봤어요. ㅠㅠ 1차를 너무 못봐서 2차를 열심히 준비해서 2차 점수가 조금 높게 나왔었는데 상위 퍼센테이지로 따지니까 거의 7%인가가 차이가 났던걸로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결국은 원하는 대학에 못 들어가고 재수를 했던 뼈아픈 기억이.. 어느새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군요. 수능 본 학교와 교실 분위기가 기억날 정도로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게 믿기지가 않네요. 

쌤킴

2023-11-16 20:29:14

와우 대단하심다. 보통은 대부분 반대였는데요.. 저두 마찬가지였고요.. 차라리 반년 공부안하고 놀았어도 되는 그래도 똑같은 결과라 좀 허탈했던 아련한 추억이;;

땡쓰얼랏

2023-11-16 20:38:41

저도 비슷한 경우였어요. 2차 시험 점수가 1차보다 1-2점 더 잘나왔는데 백분위 점수는 엄청 차이 났던...대학 지원시에는 백분위 점수는 소용없고 200점 만점 점수로 하니 아무 짝에 쓸모 없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모의고사를 수능 모의고사도 매달 보고, 본고사 친다고 본고사 모의고사도 매달 보고... 대성학원이랑 종로학원 모의고사 출제기관만 돈 벌어줬던 것 같네요. 정말... 30년 전이라니.... 믿을 수가 없네요. 

키모

2023-11-17 16:10:01

오 저랑 비슷한 분이 여기에도 계셨군요. ㅎㅎ 반갑습니다. 그러게요. 백분율로 했으면 저도 원하는 대학에 충분히 들어갔을텐데 ㅎㅎ 본고사, 내신, 수능 지금도 입시제도가 복잡한 것 같은데 돌아보니 그때도 쉽지는 않았네요. 미국와서 고등학생들 학교에서 5~6시간만 수업받고 차 끌고 나오는거보고 완전 깜놀했었는데... 한국 학생들 너무 불쌍해요. 

맥주한잔

2023-11-16 19:19:42

맨처음 학력고사를 폐지하고 수능을 막 도입한 초창기 시절 90년대 수능은 선행학습 또는 쪽집게 과외 등등의 사교육이 아예 힘을 쓰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많이 작용해서 그랬는지 정말 "공부" 라는 걸 해서 점수를 높이기가 정말 힘들고 타고난 두뇌능력, 소위 "수학능력" 을 테스트하는데 포커스를 너무 맞춘 나머지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보다 그냥 아이큐가 높은 학생이 점수를 잘 받는 경향이 좀 있었던 느낌였습니다 (요즘 수능은 안그런거 같습니다)

 

저는 학력고사를 본 90년대 초반 학번이고

제 여동생은 수능을 본 90년대 중반 학번인데

여동생은 그다지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아녔고 내신성적이 한 중간정도 (내신만 보면 서울시내 근처의 대학은 커녕 전국 어디에도 4년제는 가기 힘든 점수였어요) 였는데 수능만큼은 공부를 하든 안하든 상관 없이 그냥 아이큐 높은 아이들이 고득점이 나오는 형태의 시험이라 0.5% 안에 드는 성적을 받아서, 내신 반영 안하고 수능성적만으로 지원하는 특차전형에서 명문대에 합격했고, 저희 가족은 수능이 제 여동생을 살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포트드소토

2023-11-17 00:39:30

ㅎㅎ 맞네요.. 그당시 수능은 지문이나 문제를 잘 읽어보면 거기에 답 자체가 있다고 해서.. 학력고사나 본고사 세대들은 좀 놀라곤 했었죠...  문제 지문이 굉장히 길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IQ높고, 긴 글을 읽고 답을 빨리 찾아내고...  또는 평상시 상식이 높고...  암기식이 아닌 대학의 진정한 학문을 공부할 인재에 제일 적합한 인재가 동생분 아닌가요? ^^

정혜원

2023-11-17 07:19:14

강남 재수학원 한달 비용이 3백만원이라죠

 

이건 엄청나네요

한 사람 총수입이네요

wonpal

2023-11-17 07:25:30

전 제가 본 시험이 수능이 아니고 학력고사였다는 사실을 지금 깨달았네요. 학력고사=수능 이라고 생각했었네요. 

예비고사/본고사/과외 없어져서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엣셋트라

2023-11-17 09:17:38

형님들의 라떼 이야기 재밌게 듣고 갑니다 ㅎㅎㅎ 밀레니엄 지나서 수능친 저는 완전 꼬꼬마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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