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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에서 만난 소년A의 사례.

개골개골, 2013-10-19 18: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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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에 놀러와 있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15km 정도 걸었더니 휘곤하네요... 비록 출발전에 companion을 만드는건 실패했지만... 요세미티 공원 안에서 재미있는 소년을 만나서 이야기를 좀 풀어볼까하고요...

미러레이크에서 산보하던 중 어리버리 길 찾고 있는 나고야에서 온 경제학부 3학년생 소년 A군을 만났습니다.혼자서 온 일본소 년의 스토리가 궁금해서 좀 물었더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암트랙타고 Merced로 와서, 거기서 버스타고 요세미티로 들어왔다는군요.. 헐....

거기다 해외여행은 처음이랍니다. 비행기 타본 것도 첨이고. 아니..잠깐잠깐... 첫 해외여행은 유럽으로 가지 왜 운전면허도 없이 미국으로??? 그래서 앞으로의 목적지가 궁금해서 물었더니만 다음 1주일 동안 그랜드캐년에 갔다가 시애틀과 포틀랜드를 경유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출국한답니다.. 헐 x 2....

이 청년의 스토리가 너무나 궁금하여 일단 Glacier Point까지 라이딩할 것을 제안합니다. 차 없이는 어차피 못가는 코스이고, 요세미티 왔는데 물한방울 없이 말라비틀어진 폭포와 호수를 보고간다는게 참.... ;;;;

하여간 또 다시 이 청년의 여행 이야기로 돌아와서... 요세미티에서 암트랙 서비스 이용해서 그랜드캐년을 간다면 대략 이렇습니다.... 일단 셔틀 버스 타고 머시드까지 나가서. 거기서 기차타고 베이커스필드 갔다가. 버스로 로스 엔젤레스 Union Station에 새벽 2시20분에 떨어집니다.. 네... 그리고 이 청년은 가난해서 기차역에서 노숙을 생각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바로 떠나는 표가 없으면 홈리스 취급하며 역에서 쫗아낸답니다... 새벽 2시에 로스엔젤레스 시내한복판에 덩그러니... 뭐 그건 그렇다 치고.. 그래서 다음날 로스엔젤레스에서 윌리암스정션까지 기차 10시간 타고 갑니다. 그리고 윌리암스정션에서 윌리암 시내까지 버스. 그리고 윌리암 시내에서 그랜드캐년까지 관광 열차... 헉헉.... 적기만 해도 숨넘어가는데.... 헐 x 3....

일단 그랜드 캐년가는건 총체적 난국이라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뭐하고 놀았는지 물었습니다... Powell Station 근처에 숙소가 있었는데, MUNI 버스 탈줄을 몰라서 Golden Gate까지 도보로!!! 왕복해서 놀러갔다 왔다는군요... 그럼 식사는 뭐 먹냐... 아까 푸드코트에서 햄버거 먹었는데, 미국와서 햄버거 같은거만 먹으니까 질리지 않느냐... 이러니까... 햄버거는 첨 먹어보고 그냥 슈퍼에서 먹을꺼 조금씩 사다 먹는다면서 시가지에서 사온 빵 한조각과 사과 하나를 꺼내보이면서 같이 먹겠냐고.... 헐 x 4.

그친구랑 Sentinel Dome에 올라가서 같이 석양보고 돌아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어떻게 비행기로 Las Vegas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는데... 또 젊을 떄는 그만한 고생도 하고 그러는건데... 괜히 내가 끼어서 짜놓은 일정 망칠까봐 걍 가만히 있었네요...

일단 내일 아침에 밥이나 같이 먹기로 했는데, 내일 걍 마일리지로 표 끊어줘 버릴까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한 번 선행을 배풀었으면 계속하라 그랬는데... ㅎㅎㅎ

46 댓글

똥칠이

2013-10-19 19:12:02

헐헐헐...

이 글 읽다보니 궁금한게 있는데 그 청년은 지금 하고 있는 그 여행이 그만한 고생을 할만하다고 느낀답니까? (우와~~~ 좋다~~~~ 하며 즐거워하고 있는지??) 

그러하다면 개골님이 도와주시지 않아도 될듯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걸리는건 새벽 2시에 LA 한복판에서 노숙(?) 해야하는거가 좀 안됐네요. 

개골개골

2013-10-19 19:20:23

네... 저도 사실은 돈 없던 시절에 북유럽에서 슈퍼들어가서 비싼것도 못사고 샐러드용 풀때기 벌크로 사서 그걸로 섬유질 보충했던 기억... 뭐 이런것도 주마등 처럼 떠오르고요..


그냥 그 시기에는 그 나름의 최선의 방법이 있으니 괜히 제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할건 못될 것 같다 생각은 들더라구요.. 걍 그래도 밥은 좀 먹고 뎅겨야 ㅎㅎㅎ

똥칠이

2013-10-19 19:22:00

그러게요... 

내일아침에 밥 든든히 멕이시고, 만남님 말씀대로 비상식량 (거기 슈퍼에 그런게 있을지 모르겠네요. 에너지 바나 마라톤 뛸때 먹는 에너지 블록 같은거요) 좀 두둑히 챙겨주시죠 

디자이너

2013-10-20 04:53:08

저는 2달동안 유럽배낭여행할때 프랑스에서 한국할아버지를 만났는데 그분이 저녁이나 먹고 가라고해서 진짜 너무너무 맛있는 김치찌개 전골을 대접받고 하룻밤 잠까지 재워 주시던게 아직도 생각이 나네요.

그이후로 받은것이상을 나누는게 그 마음을 이어가는거라고 생각했어요.

여행중 만난 소중한 인연이니 밥이라도 한끼 사주시는 것도 좋을것 같네요! ^^

개골님 마음도 후덕하시네요!

만남usa

2013-10-19 19:12:18

아!   오늘 게시판에 글 안 적을려고 했더니 개골님이 로그인 하게 만드시네요...ㅎㅎㅎ

그래도 착한데요...돈도 별로 없을건데 자기가 가진 음식을 개골님께 권 했다는걸 보면.....

아무튼 이번 여행이 그 청년  평생에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겠군요..

제 생각에는 표 끊어주지 마시고...그냥 먹을거나 많이 사주시고,그리고 가방에 비상 식량 좀 사주시면 어떨까???싶은데요...

개골개골

2013-10-19 19:23:28

넵... 그래야겠네요.. 그래도 최소한 LAX-SEA 구간은 비행기로 가라고 말했어요... 도대체 저 구간은 비행기가 가격도 더 쌀 것 같은데 ;;;;

마일모아

2013-10-19 19:16:45

일본에서 날라온 귀인을 만나실려고 마적단에서 companion을 찾는 것은 실패하신 것이 아닌가 싶군요. 그나저나 의사소통은 영어로? 일본어로? 

똥칠이

2013-10-19 19:19:56

개골님이 한 일본어 하실것으로 사료됩니다 + 금문교까지 걸어간 청년이 영어로 의사소통이 될 리가 없습니다 

=====

그나저나 그 청년 그런 무대뽀 정신으로는 뭐가돼도 될 것 같아 보이는데요. 진짜 일본에서 날라온 "귀인" 이 아닐까요? 

개골개골

2013-10-19 19:26:43

그러게요.. 평상시 같으면 그냥 혼자 왔더라도 말 몇마디 하고 지나쳤을 것 같은데... 마모에서 한참 companion 모으던 여행이어서 더 그 청년에 신경이 쓰였을지 모르겠네요.


의사소통은 일본어 80%와 영어20%였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내가 왜 일본어로 말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일본에서 산적도 없고, 수업에서 배운적도 없는데 ;;;; 이놈의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티라미수

2013-10-20 01:29:19

대단하십니다. 전 수업에서 배운 적도 있지만 일본어 전혀 못하는데...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아주 유용하네요!

기다림

2013-10-19 19:33:44

그래요. 젊은데 무엇인들 좋지 않겠어요?


저도 20대때 독일 가서 매주마다 가방에 빵에 쨈발라서 돌아다녔던 기억이 나요. 그 어느 산골(Calw)은 왜 찾아갔는지...

저 사진이 나온다리랑 헤르만헤세 기념관 다 가봤어요.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200803100053


이 산골을 오직 Public transit만 이용해서 찾아갔어요.

http://goo.gl/maps/IvVPh


가는 길에 이름 모를 소녀와 눈빛 교환도 해보고 한국에서 온 배낭여행객도 만나고 가방에 든것은 쨈바른 빵하나에 물한명이지만 마음만은 세상 누구보다 즐겁고 신났던 기억이 나요. 저녁은 식당에서 사먹는 호기(?)도 부려보고 집에 막차를 타고 왔지만 책에서 읽었던 장면 장면을 직접 제 눈으로 보고 왔을때 그 감동은 잠을 설치게 하더군요.


아무튼 그 일본친구 잘 격려해 주시고 맛난 식사나 한끼 잘 먹여서 보내주세요. 그 친구 기억에 멋진 한국인 만났던 기억이 오래갈거에요.



기돌

2013-10-19 22:31:43

기다림님은 또 거길 어떻게 알고 가셨데요? 헤르만헤세 보러 가셨나봐요. 식당에서 사먹은 호기... 저도 공감합니다. 어릴적 배낭여행은 거의 햄버거와 함께하다 체코 프라하에서 물가 싸다는 소식에 일단 햄버거를 하나에서 두개 사서 먹고 무지 즐거워 하다가 아무 식당에 들어가서 스테이크 썰면서 행복해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에 파리 여행 동안 그때 그런 즐거움은 못느끼겠더라구요. 다 나이대에 맞는 여행이 있는듯 합니다.

기돌

2013-10-19 22:27:46

미국 여행을 한국 여행 다니듯 하는 친구군요.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모르고 있으니 가능한 일일것 같기도 하구요. 개골님 말씀대로 저 나이대에만 할 수 있을 여행이니 유사만남님 말씀처럼 먹을거정도 챙겨주시면 될듯 합니다.

그래도 참 용감하네요.

heat

2013-10-19 22:33:23

우와...저도 로그인 안하려고 했는데...

 

이런 여행에 동행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그런 낯 모르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시려는...참...괜히 제가 감사(?)하네요...

그 친구도 대단하고, 개골 님도 대단하시네요...

 

저도 아무리 젊었을 때라도 저렇게 무대X 로 여행을 다니지는 않았던것 같은데...ㅠㅠ    두 분 모두 복 받으십시오^^^^^

모밀국수

2013-10-20 01:08:44

아 진짜 옛날 생각나게 만드는 학생 얘기네요. 그런데 저는 윗분들이랑 생각이 좀 다른데요.. 

왜 어렸을적에 유럽여행 다닐때 한두번씩 도움받아보셨잖아요 아무리 그때라도 고생이 좋을리는 없죠.. 

스페인에서 플라멩고보고 술마시다가 숙소까지 지하철 끊겨서 노숙할까 걸어갈까 하다가 걸어가고 있는데 지배인분이 라이드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었던지.. 

그리고 미국 처음왔을때 김병현이 보스턴 있던 시절 메릴랜드 어딘가에서 버스타고 메트로타고 암트랙타고 볼티모어가서 경기보는데 비가와서 중간에 3시간 중단.. 

경기가 열두시 다되서 끝나서 ㅜ 다시 어찌어찌 돌아왔는데 역시나 버스가 끊겨서 울면서 택시를 탔는데.. 

암트랙은 오지게 비싸서 총 교통비가 거의 $200 가까이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캠든야드에는 운전해서 30분이면 가는데요 ㅋㅋㅋ

여튼 제 생각에는 LA밤은 위험하니 라스베가스까지 비행기타고 가는건 어떻겠냐 표는 마련해주겠다 하면 그학생의 인생에 엄청난 추억을 만들어주시게 되는게 아닐까 하네요. 

요세미티에서 만난 멋진 한국인 아저씨.. 학생이 일본인이라 안받으려고 할거같긴 하네요.  

티라미수

2013-10-20 01:40:14

저도 대학 때 미국와서 여행할 때 바퀴벌레 나오는 맨하튼 유스호스텔에 짐풀고 슈퍼에서 식빵인지 베이글인지 한봉지 사다가 며칠간 그걸로만 떼웠던 생각이 납니다. 간간히 맥도널드 달러메뉴 먹고요. 환율이 엄창 비쌌던 시절이고 한국에서 부모님이 송금해주시던 시절인데 여행은 하고싶으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아끼고 아껴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보고요. 여학생이라 차마 노숙은 못하고 가장 싼 호스텔 잡기는했죠.

돈도 벌고 나이도 드니까 이제는 엄청 고생스러운 코스는 피하고 많은 곳을 여행하기보다 편리한 동선으로 현지에서 맛난 것도 먹고 여유도 좀 있게 일정을 짜긴합니다만... 그학생 참 고생하긴할텐데 표 끊어주신다고하면 어떻게 생각할진 또 모르겠습니다. 자존심 강한 학생일 수도 있을 것 샅아서... 그랜드캐년까지 총 이동비용이 얼마인지 묻고 비행기가 비용 대비 훨씬 안전하고 편하다고 추천해보시는 것은 어떨지... 학생이 영어 때문에 예약이라든가 앞으로 여행계획에 불편한 거 있다면 도와주고싶다고 하고요. 무튼 인상적인 동행자를 만나셨네요^^

Livingpico

2013-10-20 02:51:39

그 일본 학생 이야기에 옛날 생각이 나네요. 저도 그렇게 다녀봤거든요.. 콜로라도 어디에서...ㅋㅋ

개골님 여행이 부럽구요. 사진 기대 됩니다. 같이 간다고 손들걸 그랬어요.

오대리햇반

2013-10-20 04:24:46

저도 대학1학년 마치고 그 소년A랑 똑같은 일정, 식단, 버짓으로 돌아다닌 적 있어요ㅋㅋ

딱 보아하니 그 친구 서부지역 암트랙패스 사가지고 돌아다니면서 유스호스텔에 머물며 유명한 서부의 국립공원 구경이 목표인것 같은데, 

지나가면 다 추억이더라고요. 아.....그떈 정말 철근도 씹어먹었는데........

ugowego

2013-10-20 04:48:49

전 뭐 두분다 부럽습니다. 시간이 흘러 서로의 추억속에서 서로를 떠올리며 흐믓해하실꺼니까요!


지금은미서부국립공원을 대중교통으로 간다는게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데, 저도 저나이쯤에는 비슷한 일들을 아무 주저함이 없이 시도했더군요.


일본에서 먼길오신 소년A 화이팅입니다. ^___^


엘에이에 오면 한인타운에있는 찜질방이나 피씨방이라도 가는게 낫지않을까요. 노숙을 하겠다는게 좀 ......


개골님 필요하신 정보나 다른것이 있으시면 연락하셔도 괜찮습니다. 제전번 쪽지로 보내겠습니다.

madison12

2013-10-20 06:02:39

소년의 일정을 보면 아마도 앰트랙 외국인 패스 같은 걸 사서 다니는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저도 10여년전에 앰트랙 2주 패스로 LA-Olando-동부도시들-시카고-뉴올리언즈-LA 이 일정을 보름만에 기차로 하던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르네요.

그나마 국립공원을 차 없이 간 용자는 아니었습니다만..ㅋㅎ


이런 추억이 두고두고 남긴 하지만 이럴 때 도와주신 분들의 추억은 더욱더 깊이 남는 것 같습니다.

개골님의 이유없는 선행 너무 멋지십니다 !

롱텅

2013-10-20 06:21:00

전 병역문제로 20대에 미국에 와본적이 없어 쓰라린 추억도 없네요. ;;;
소년A 용기와 개골님의 따스함에 놀랍고 뿌듯합니다.

아우토반

2013-10-20 07:34:07

롱텅님 맞아요??? ㅋㅋ

스크래치

2013-10-20 07:40:53

어제 과음 하셨답니다.

롱텅

2013-10-20 09:08:36

두병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

Prodigy

2013-10-20 09:31:46

원래 그 때는 빡세게 다니는 것도 추억이고, 누군가에게 도움 받는 것도 추억이 아닐까요?? 저도 조금이라도 젊을 때 여행 다녀야 한다는 것에 공감해요~ 근데 여행에 재미 붙이기 시작하면 계속 다니고 싶어서 문제지만요. ^^

외로운물개

2013-10-20 09:53:04

아 진짜루 일좀 헐라구 햇는디

개골님이 나를 불러버는군요..미쵸~~

가부끄나 마끄나 헐때는  가부러라

주끄나 마끄나 헐때는 줘부러라

말 하끄나 마끄나 헐때는 말 허지마부러라

어떤 일거던 글이 생각 나부요..................

개골님이 멋진 인생의 친구가 되야 주시구료...

기다림

2013-10-20 10:45:08

그 시 제목은 하끄나 마끄나 인가요?
역시 필이 올때 질러줘야햐요.
망설이지말고 배푸러 주세요.

똥칠이

2013-10-20 14:04:16

ㅋㅋㅋㅋㅋ 하끄나 마끄나 (쓰다보니 라이언 킹의 hakuna matata 랑 라임이 비슷하네요 ㅋ) 

역시 문학중년 기다림님이십니다! 

외로운물개

2013-10-21 14:51:37

ㅎㅎ 그럼 똥칠이님은 문학 쇼녀?????????????

말괄량이

2013-10-20 14:01:50

저도 남의이야기 같지않네요. ㅎㅎ
유스호스텔 벙크베드에서 자고 하염없이걷기도 하고.
좋으신분들 차도 겁없이 얻어타고 다녀도 여행하는것이 즐겁기만했던 그시절이 그립네요.
저같으면 비행기해준다면 완전땡큐할것 같아요 ㅎㅎㅎ

스떼뻔

2013-10-20 14:09:28

저도 20대에(그게 언제야???) 혼자 미국 돌아다니다가 다져스 스타디움 앞에서 한 일본 친구를 만났는데...

 

난 박찬호 보러...(운 좋으면 보는 거고 그냥 다저스 스타디움에 들어가 보려고...)

 

그 친구는 노모 보러...(어느 날 노모가 나올 지 모르니 3연전 표를 다 예매했더라고요... 그것도 무지 좋은 자리....난 블랙마켓에서 외야석 샀는데...)

 

개골님 만난 친구와는 극과 극이군요...ㅋㅋㅋ

 

 

heat

2013-10-20 22:06:09

윗 분들 댓글을 보니 저도 재미있는 기억이...

 

때는 1990년 쯤(?)...당시 UT Austin 에서 MBA 공부하던 친구 집에서 "기숙" 하다...제 볼일을 보러 MIA 로 날아갑니다...

마침 볼일이 있던 곳에서 DFW/MIA return 티켓을 보내 주어서...제가 준비했던 제 티켓을 그 친구가 사용...

(당시에 MIA 에서 보내준 티켓은 PA, 제가 준비했던 티켓은 DL 이었는데...DL 카운터에 가서 제가 첵인후, 그 보딩패스를 친구에게 주어 친구가 DL 을 탔던...지금은 상상도 안되는...전설같은 시절이...ㅋㅋ)

 

하여튼 친구와 MIA 에서 신나게 돌아다닙니다....

당연히 Key West 도 가봐야 하지 않겠냐...아침 일찍 Key West 로 출발합니다....한참 가다 보니...행색도 초라한 어떤 사람이 히치하이크를 합니다....태워 줄까?

호기심 발동...그래도 우리는 둘, 그사람은 하나...무슨 일이야 있겠냐...우리도 좋은 일 한번 하자...그 사람을 뒷 좌석에 태우고 갑니다....

한참 가다가, 웬 마트가 하나 나오는데...그 사람이 잠시 세우랍니다...우리도 쉴겸 잠시 멈춥니다...

 

그 사람이, 맥주를 "사자" 고 합니다...우리는, 아 이사람이 차 태워준게 고마와서 맥주라도 사주려는 모양이구나...하고 같이 들어갑니다...

그 사람이 맥주 한 팩을 집어듭니다...그러더니....우리를 가만히 쳐다봅니다...웡미?????

 

제가 글 솜씨가 없어서 이 장면이 상상이 안되실텐데...아, 정말 지금생각해도 돌아가실 지경입니다....ㅋㅋ

 (그 친구와 지금도 이 얘기를 하며 배꼽을 잡습니다..)

 

이상, 차 태워주고, 20불어치 맥주 한팩도 "강탈당한" 여행기 였습니다...ㅎㅎㅎ

 

oneworld

2013-10-21 10:56:44

저 역시도 12년전에  정확히 저렇게 여행했습니다..


샌프란(오클랜드)-머세드 암트랙-버스타고 요세미티관광-그레이하운드타고 베가스....



기돌

2013-10-21 10:59:13

허걱~~~ 저친구 그럼 일본의 ㅇㅇㄷ님이 될 사람인가요?

oneworld

2013-10-21 11:02:03

ㅋㅋㅋ 그런건가요.. 저는 당시 두달 가까이 미국 여행하면서 숙박비는 거의 0에 가까웠던 기억이.. 물론 지금이라면 그런 여행은 하지 않겠지만, 그때대로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ㅎㅎ 

기돌

2013-10-21 11:04:23

ㅇㅇㄷ님은 이미 그당시부터 포인트 여행 하셨었나 봅니다. 12년전이시라면... 거의 성유리씨와 사진찍으실때 정도 아닌가요? ㅇㅇㄷ님은 얘기 들을수로 대단하세요^^ 존경합니다~~~

아우토반

2013-10-21 11:22:09

12년전이면 10대??? ㅋㅋ

armian98

2013-10-21 11:28:42

ㅇㅇㄷ님이 5불 생활자 운영진이신(이셨던?) 것을 자꾸 깜빡합니다.

하긴 요즘 다니시는 걸 보면 누가 상상하겠어요 ㅎㅎ

oneworld

2013-10-21 12:31:30

ㅋㅋ 아직도 입니다.. 저도 옜날엔 오불생활을 몸소 실천했더랬죠 ^^;

개골개골

2013-10-22 09:58:12

주말 밤늦게 귀가하고 월요일 밀린일 좀 빡씨게 하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 올챙이 없으니까 주말마다 더 놀러뎅기고 일 더하느라 훨씬 바쁜거 같아요 @.@


하여간 이 나고야 소년A는 그냥 아침에 식사만 같이 하고 커피 한잔 사주고 잠깐 이야기하다가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정말 급하면 연락하라고 명함 줬는데, 아직까지 연락 없는거 보면 무사히 그랜드 캐년까지 간 것 같습니다. ㅎㅎㅎ


일단 제 경험상 자기가 스스로 계획하고 부딧혀 본 여행이 아니면 기억에 오래남지 않는 것 같아서, 여행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도와주지는 않았습니다. 사실은 같은 돈을 쓰더라도 비행기를 조금씩 이용해서 더 편하게 여행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괜히 제가 섣불리 끼어들었다가 그 청년이 몇달간 준비했을 여행계획 자체를 망치게 되는게 아닌가 싶어서요... 뭐 저도 그날밤 잠자리에 들어서 옛날에 여행했던거 되새겨 보니 청년A랑 별반 다를거 없이 여행했더라구요. 그때는 그래도 재미있었고, 세상이 신기했고, 여행지에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었구요. 청년A에 관심 보여주신 많은 분들 감사드리구요, 특히 ugowego님 LA에서도 도와주겠다고 하셔서 감사합니다 ^^


쓰레드가 좀 되서 한분한분 댓글에 답글 달기는 좀 그렇네요... 근데 다들 젊은 시절에는 한 모험들 하셨군요 ^^ 저도 덕분에 옛날에 어떤 여행을 했었는지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스크래치

2013-10-22 10:03:15

잘 하셨습니다. A군이 사례로 뭐 주던가요? ㅋㅋ

개골개골

2013-10-22 10:07:14

여행의 즐거운 추억하나를 줬습니다.

스크래치

2013-10-22 10:08:42

앗! 이렇게 멋지게 받아치시다니...

개골개골

2013-10-22 10:14:32

쓰면서도 스스로 멋진 문구라 생각했습니다. ㅋㅋ


셀프자랑.

ugowego

2013-10-22 10:30:27

수고하셨습니다. 간만에 옛생각들 하시느라 즐거운 시간들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돌

2013-10-22 10:34:06

오글오글거리지만 개골님 참 멋지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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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tnorF 2020-06-25 182181
new 15312

EV Lease deal 관련 로컬 딜러십 오퍼 공유 (Subaru / Hyundai / Toyota)

| 잡담 26
OffroadGP418 2024-05-01 1155
updated 15311

민트모바일 (Mint Mobile) 이 T-Mobile 에 인수되었네요

| 잡담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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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브 2023-03-15 3122
updated 15310

에어프레미아 (Air Premia) 사고때문에 캔슬할까 고민입니다.

| 잡담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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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강원도 2024-04-30 5933
updated 15309

초보자를 위한 코너: 아무거나 물어보세요 + 아무나 답변해 주세요

| 잡담 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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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lph 2020-09-02 74840
updated 15308

(05/01/2024) 만년 위기 경제를 가늠하는 포인트들 - 시즌4

| 잡담 53
urii 2023-10-06 7387
updated 15307

힐튼 서패스 VS 어스파이어 어떤쪽 선호하세요?(1월중 선호도 조사 투표)

| 잡담 121
1stwizard 2024-01-11 13667
updated 15306

여행중에 만난 좋은 한국인들과 나름의 보답

| 잡담 58
파노 2024-04-29 4649
updated 15305

최건 그리고 빅토르최

| 잡담 6
Delta-United 2024-05-01 1218
updated 15304

손흥민 글타래 하나 만들어요

| 잡담 1364
jeong 2020-10-27 76234
  15303

2023-24 NBA playoffs가 시작되었습니다 (뒤늦은 글)

| 잡담 35
롱앤와인딩로드 2024-04-25 1599
  15302

Monthly or Annual 서비스 어떤 것들 쓰시나요?

| 잡담 83
지현안세상 2024-02-26 4977
  15301

아이오와 교수님 슬픈 뉴스네요

| 잡담 12
정혜원 2020-02-21 7615
  15300

길잃은 힐튼 포인트의 행방 (쥐메일이 잘못한 이야기)

| 잡담 6
moooo 2024-04-30 824
  15299

같은 한국인들에게 내가 한국인임을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들?

| 잡담 115
제로메탈 2024-04-28 9439
  15298

30대 중반 부부 역이민 고민 입니다ㅠㅠ (이민 10년차 향수병)

| 잡담 131
푸른바다하늘 2024-04-24 12313
  15297

사파이어나 venture x 오퍼는 도대체 언제ㅜㅜ

| 잡담 12
뱅기맥 2024-03-12 2924
  15296

한국사람들 정말 서로서로 도와야해요

| 잡담 11
Colormoon6 2024-04-29 3077
  15295

가끔 패스워드 유출사고가 나죠? (재사용한 경우) 모든 사이트가 다 유출되었다 가정해야 할듯합니다.

| 잡담 62
덕구온천 2024-03-27 5630
  15294

테슬라 모델 3 퍼포먼스 주문 시작 (fed credit $7,500)

| 잡담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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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전자상가 2024-04-23 3352
  15293

[수리완료] Furnace Mystery

| 잡담 58
어기영차 2023-05-07 3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