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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가씨 나오는 카라오케에서 90분 동안 술 무제한 마시는데 500페소 만이삼천원 정도
헤네시도 있다니 술 좋아하시는 분은 본전 뽑으실 것 같네요
아가씨 술 사주는 것 한잔에 300페소 칠천원 정도
랜덤이 아닌 자기 스타일의 아가씨 선택하는 것 300페소
광고에서 본 내용입니다
도덕적인 인간이라기 보다는 원래 일찍 자는 타입이고 매독 및 에이즈를 치료하라는 광고가 실리는 것을 상기하면 더 일찍 자고 싶습니다.
2. 좀 고급 식당에서 회식하면 인당 600페소 만 오천원 정도 나옵니다
식당 문을 나서면 애기를 안고서 구걸을 하는데 애기도 손을 벌리고 있습니다
3. 돈을 안주면 들고있는 더기백이라도 달라고 합니다
회식을 같이 한 필리핀 엔지니어가 자기 더기백을 주던데 외국인들 앞에서 마음이 어땠을까요?
4. 길을 건너는데 부모들이 타겟을 찍어서 아이를 보내 동냥을 하게 합니다.
5. 중학생 정도 나이의 아이가 구걸하며 제 팔을 잡은 적 있습니다
여자분이라면 무척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6. 미군 베테랑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타고 손녀 뻘 현지 아가씨의 에스코트를 받는 모습도 보이고
7 무척 건장한 흑인이 자기 키의 반정도 되는 현지 아가씨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도 보이고
8. 중년 일본인이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현지 아가씨 두명과 돌아다니는 모습도 보입니다.
저만 이상하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가슴 아픕니다
저 어릴 때만 해도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9. 망고 쉐이크는 옐로 망고와 그린 망고 두가지가 있습니다.
둘다 맛있지만 그린 망고 쉐이크 강추 합니다
보통 85페소 이천원 안쪽인데 한모금 마시면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10. 로칼식당에 가시면 돼지고기와 생선구이가 많습니다
돼지고기는 맛있고 생선은 제가 원래 안 먹어서 맛을 모릅니다만 맛있어 보입니다.
11. 소세지를 먹어보면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해지면서 어릴때 먹던 싸구려 오뎅, 그때는 덴뿌라라고 불러습니다, 생각이 납니다.
12. 로칼 식당에서 밥은 컵으로 팝니다.
저는 주로 반컵을 먹습니다.
13. 건장한 현지 젊은이가 밥 두컵을 사고 반찬도 없이 생선 조림 국물을 밥에다 조금뿌려달라고 해서 먹는 모습을 보면 가슴 아픕니다.
14. 쇼핑몰에서 현지 아가씨들이 드문 드문 서 있다가 다가와서 활짝 웃으면서 말을 걸곤 합니다. 순간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제 인기에 당황하지만 정형외과에서 노화 판정을 받은 사실을 떠올리고 저도 활짝 웃어주고 제 갈길을 갑니다. 썬글라스를 쓰면 표정관리 하기가 좀 더 쉽습니다.
15. 길거리에서 로렉스 남녀 시계 세트가 이십불이라기에 정말 사고 싶었습니다. 각종 벨트와 가방도 있던데 제가 브랜드 명을 몰라서 무엇이 있는지 확인을 못했습니다.
16. 단골 로칼 식당에 가면 반갑게 맞아 줍니다. 밥도 좀 더 주고 고기도 더 주고. 종업원들은 청소 하다 말고 제 앞에 앉아서 한국어 회화 연습도 하고 제 신상도 캐고.
17. 길거리 음식을 사먹을 때는 누가 주인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주인이 오줌 누는 동안에 자기가 주인인 척하고 돈을 받아서 사라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로컬 식당에 가면 반드시 캐셔에게 돈을 지불 하라는 주의문이 붙여져 있습니다.
18. 뉴올리언즈의 밤이 자신의 선택에 의한 능동적인 슬픔이라면 말라테의 밤은 타인의 힘에 밟힌 자들의 수동적인 슬픔으로 느껴집니다. 술을 잘 안마시는데 혼자 호텔방에서 오백원 짜리 산 미겔과 이천원 어치 삼겹살 바베큐를 먹으면서 필리핀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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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댓글
문박사
2017-09-11 17:02:07
학교 동창들(남자)끼리 단체로 여행 가기엔
한국서 상하이 우중루로 날라 가는 것보단
세부퍼시픽 타고 마닐라 가는 게 더 좋다 하더라구요.
졸리비도 그립고 필리핀 그립네요!
히든고수
2017-09-11 17:16:06
cashback
2017-09-11 17:20:06
전편에서 보여주신 배포에 해학까지 겸비하셨네요 ㅎㅎ
스시러버
2017-09-11 17:21:27
빨간구름
2017-09-11 18:05:50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글이네요.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이 어려운가 보네요. 답답한 마음이 드네요.
다큐멘타리 사진을 보는 듯하네요. 마치 기자 같으신데요. ^^
백만받고천만
2017-09-11 18:19:43
monk
2017-09-11 18:22:37
정혜원님 덕분에 필리핀을 관광한 느낌이네요. 참 안타까운 실정이네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나라인데 정치적 파행으로 이리 됐다니...
오시는 날까지 건강하게, 하시는 일 잘 마치고 돌아오세요.
blueribbon
2017-09-11 18:44:29
필리핀 단상 1에 이어 2를 읽으면서 새삼 "국력"이 얼마나 국민들을 당당하고 힘있게 하고 혹은 비참하게 하는가 새삼 느낍니다.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였었습니다. 어쩌다 오늘날의 필리핀이 저런 상황까지 갔는지 참 안타까운 마음만 듭니다. 아울러 앞서 살아온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 감사함을 느끼게도 합니다. 부모님세대에서 전쟁의 상처를 딛고 열심히 이루고 발전시켰기에 오늘날 우리 나라의 위상을 얻은 것이라 생각할 때 더더욱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대학이라 학생 직원을 학기별로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 중 한 학생이 필리핀 여학생이구요.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생긴 딸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시집을 온 케이스입니다. 인터넷 데이트카페를 통해 자기보다 30살이나 많은 남자와 결혼을 했고 현재는 이 학생 쪽에서 이혼을 진행하려고 얘기 중인데, 언제는 현 미국남편이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인터넷 데이트 카페를 통해서 다시 20살 정도의 필리핀 아가씨를 미국으로 데려올 생각이며 이번엔 프리넙을 할 예정이라구요.
참...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말문이 막히더군요. 이 학생을 통해서 어떻게 미국에 오게 되었는지를 들었습니다. 10년 전이였다는데, 그저 필리핀을 떠나서 살고 싶은 생각 밖에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너무나도 가난하고 막막했다고... 그런데 정혜원님 글을 읽어보니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듯 합니다. 필리핀 국민들이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항상감사하는맘
2017-09-11 19:05:19
14번 글에서 정혜원님의 유머에 빵 터졌습니다. "쇼핑몰에서 현지 아가씨들이 드문 드문 서 있다가 다가와서 활짝 웃으면서 말을 걸곤 합니다. 순간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제 인기에 당황하지만 정형외과에서 노화 판정을 받은 사실을 떠올리고 저도 활짝 웃어주고 제 갈길을 갑니다. 썬글라스를 쓰면 표정관리 하기가 좀 더 쉽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이 놈의 인기...^^
OMC
2017-09-11 19:36:40
여기에 사진만 더하시면 사진집을 출간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한줄 한줄 비쥬얼이 떠오르니 어쩌면 사진이 필요없을 정도네요^^,
딸깍발이
2017-09-11 19:39:22
김치
2017-09-11 19:49:05
Passion
2017-09-11 20:03:19
너무나도 슬픈 현실을 정혜원님의 필력으로 그나마
좀 더 킥킥 대면서 읽을 수 있었네요.
뭐랄까 위엣분이 말씀하신것처럼 꼭 기자처럼
아주 중요하고 의미가 깊은 장면들을 표현하셔서
이해하기가 좋았습니다.
좋은 두 글 감사합니다.
아가의창
2017-09-11 23:26:50
정말 간결하면서도 많은것을 느끼게 하는 상황묘사입니다. 님의 필리핀글 보다가 전에 올린 글들도 쭉 훓어보았읍니다. 좋은글들 감사합니다.
aicha
2017-09-13 08:03:28
저도 좋은 글 감사해요.
뱀다리: "동포 처자들이 이런 협박을 받았으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는 생각에 "까불면 사시미를 떠 주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 아무래 생각해도
저 같이 연약한동포처자를 위해서라도 정혜원 님을 카이로로 급히 한번 모셔야 할 듯 싶습니다. - -일등석맨날맨날
2017-09-13 16:51:13
정혜원님이 남자라는 사실에 똥칠이님 이후로 한번 더 놀라고 제 머리속에 입력되있는 선입견을 한번 더 확인합니다
재미있는글 너무 감사하구요 글 읽으면서 관광으론 볼수 없는 실제 생활을 느끼는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