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4시, 곤히 자고 있어야할 시간에 와이프가 까톡으로 의문의 전화통화를 한다.
친구가 퀘벡에 놀러 갔다더니 그 친구인거 같다.
머라고 궁시렁궁시렁... 그러다 나의 잠을 깨운다.
[FIRST ROUND]
▷ 내 친구가 퀘벡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중인데, 가까운 공항이 어디지?
▶ ... 너 모하냐 지금? [뷁]
▷ 지금 몬트리올이래. 몬트리올에서 DC 가는 비행편이 뭐가 있지?
▶ ...... 그니까 지금 모하는 거냐구? [뷁]
▷ DC 에 뭐가 가는지 몰라?
▶ ...... (그 머시냐... 슈퍼맨이랑 배트맨이랑 막 싸우고 그러는거지...) 모... 비행기 많이 뜨지 거기. [뷁]
▷ DC 에 공항이 한개인가?
▶ 아니 두개, IAD, DCA (아차차... 볼티모어 까묵... 그러나 지인은 모름) [띵동!]
▷ (먼가 전화로 주고 받더니) 응, IAD 로 간대. 지금 몬트리올에서 IAD 로 가려는 참인데, 수속이 늦어져서 비행기 놓쳤대.
▶ ... 거참 안됐구나... (Zzz...) [뷁]
▷ 몬트리올 공항코드가 모야?
▶ ...... 와이... 와이... 와이... 패쓰! [뷁] (슬슬 적응이 되는구나…)
▷ 몬트리올에서 IAD 로 에어캐나다를 타고 가는데, DC 에선 United 를 타고 한국 간다네? 짐을 어케야 하지?
▶ 둘다 스얼이니 짐을 안찾아도 되겠구먼? [띵동]? [뷁]
▷ 입국심사는?
▶ 캐나다-미국 경로니까 몬트리올에서 바로 하지 싶은데? [띵동!]
▷ 근데 왜 내 친구는 뱅기를 놓쳤지?
▶ 아니 그걸 왜 나한테… [뷁]
▷ 짐은 어디 있을까, 지금?
▶ (내가 신이냐, 그런걸 알게...) 지구상 어딘가엔 있겠지? [뷁]
▷ 듕는다...
▶ 그래서 친구는 지금 어디서 뭐한데?
▷ 짐도 못찾고, 공항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
▶ (박자에 맞춰 구르라고 해...)
▷ (................................................................ 듕는다...)
나중에 듣자하니, YUL-IAD(AC, operated by UA)와 IAD-(NRT)-ICN(UA) 를 분리발권했고, 이를 하나로 합치는 과정에 AC를 못한다고 나자빠져 UA 에서 해결하라고 해서, UA 터미널로 이동해 이를 처리중 시간 지연이 되어, 짐은 YUL-IAD 까지 보내지고, 항공편을 놓친 것이었다.
와이프는 어떡해든 친구를 도와주고 싶어 했다.
[SECOND ROUND]
▷ 분리발권시에 짐을 꼭 찾아야 하나?
▶ 글쎄... 안그래도 될거 같은데... 근데, 직원이 안된다면 안되는거지 모.
▷ YUL-IAD-NRT-ICN 경로면 IAD 에서 꼭 짐검사를 다시 해야 하남?
▶ 글쎄... 안그래도 될거 같은데...
▷ 분리발권 한걸 하나로 합치는게 원래 안되나?
▶ 글쎄... 안그래도 될거 같은데... (Zzz...)
▷ UA 스탠바이표를 끊어줬다는데, 그걸 타게 되도 환승에 45분 뿐이래. 가능할까?
▶ 글쎄... 안그래도 될거 같은데... (Zzz...)
▷ 안그래도 될거 같은데 말곤 할말이 없어?
▶ 글쎄... 안그래도 될거 같은데...
▷ 듀글래…
▶ @.@ 질문이 모였지?
▷ IAD 에서 45분내에 환승이 가능하냐고.
▶ 안될거 같은데, 게이트간 얼마나 먼지도 모르고, 짐찾고 다시 붙이려면 불가능해 보이는데.
▷ NRT 가는게 지연될수도 있지 않을까?
▶ (넌 체력도 좋다, 이 새벽에 이 열정이라니…) IAD 가는게 지연되진 않을까?
▷ NRT 가는편 모바일 체크인이라도 해둬야 하냐고 물어보는데?
▶ 글쎄다… 체크인해둬도 기다려줄까? 거기다 짐도 있담서…
▷ 내가 하루에 몇천불을 버는 사람인데, 일정 늦어져서 하루라도 늦게 도착하면 책임질꺼냐고 윽박지르는건 어떨까?
▶ 그럼 그 돈으로 다른 티켓 사라고 할껄?
▷ 그럼 어떡하지?
▶ 나라면, UA한테 NRT 말고, SFO 같이 다른곳을 경유하는 편을 제공해 달라고 읍소를 하겠어. UA도 뱅기 놓치게한 일부 잘못이 있으니.
그러다 결국, 와이프 친구랑 보이스톡을 하게 됐고, 다시 설명을 들었습니다.
ICN-(NRT)-IAD-(NRT)-ICN 은 이런저런 이유로 인터파크를 통해서 UA 표를 샀고,
IAD-YUL-IAD 는 Expedia를 통해 (UA 운항) AC 표를 샀다네요.
왜 그런 표를 샀냐고 물으니, 직접타기 전까진 UA가 운항사인지도 몰랐다는군요. ㅜㅜ
기왕 잠도 깬 김에 UA로 전화를 걸어, 30여분간 노래를 감상하다, 사정을 얘기하고, 내 친구 도와주고 싶다고 하니,
왠일인지 운항사가 UA 라도 YUL-IAD-(NRT)-ICN 를 (YUL-IAD가 AC표 이므로) 하나로 묶어줄 순 없다고 하네요.
다시 알아보니, 짐도 IAD로 가지 않고, YUL에 남아 있었고,
결국, 다음날 같은 일정으로 컨펌을 해줘서 컨펌넘버 와이프 친구에게 넘겨줬네요.
이렇게 한밤중 스피드퀴즈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롱텅 드림
아.. 전 한동안 연락 뜸한 친구가 전화하면 "어느 공항에서 비행기 놓쳤냐?" 하고 받았었어요..
아무것도 좋으니, 뜸한 친구에게서 서프라이즈 함 받아보고 싶네요. :)
고생하셨어요. ㅠㅠ 형수님 친구분 민폐네요 ㅋㅋ 분리발권까지 하시고 무슨생각으로.................
그나저나 도깨비인가 뭐시긴가 드라마때문에 퀘백경제에 한국인들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군요. 전 대학때 지겹게 갔던 곳이라 패스~
박자에 맞춰 발을 구르라니 ㅋㅋㅋ 긴박감 넘치는 스피드퀴즈 잘 보았습니다 ㅎㅎ
결론: 주변에 마일/포인즈/발권 잘 한다고 자랑하면 안된다
자매품: 주변에 컴퓨터 잘 한다고 하면 안된다 (저는 컴터 못 고쳐요. 땅땅땅. 그러면 오늘 밤에는 집에 가서 HDD 좀 하나 더 달고 라즈베리파이에 NAS 나 세팅해볼까나?)
이건 정답... 그런데 Intel다니면 컴퓨터 하나정도는 만드실수 있는거 아닙니까? - 라고 주변인들이 그러실듯.
컴퓨터 하나를 부품을 사다가 만듭니다. 서비스 비용은 시간당 50불만 받겠습니다
저는 아는것도 없지만, 자랑은 안하구요...
와이프가 여행을 싫어하는데, 그 싫은 여행은 다녀와서 뭐가 싫었는지를 친구에게 주로 얘기를 하죠...
그러다 보니, 소문이 난듯해요. ㅎㅎ 쟤네들 돈없어서 마일리지로 여행다닌데...
그거 좋은데요?
+1
또 다른 자매품:
제 어머니팁입니다. 주변에 요리 잘한다고 하면 안된다. (현재 이 팁으로 한국에서 친척분들과 친구분들에게 온갖 반찬과 김치를 받고 계심.... 정작 우리 가족은 어머니를 요리의 신으로 부르는데. 세계 최고 김치가 울 어무이 김친데....)
이거 좋네요 ㅇㅅㅇ
그래서 발권이나 이런건 정말 도와주고 싶은 사람 빼고는 잘 이야기 안하게 되요... 그런데 착한분들(?)은 미안해서 또 못 물어보셔서 고생하시고 ㅎㅎ
포교활동 끝난지 오래됐어요. ㅎㅎ
어이쿠...................................... 고생하셨네요.
지난 여름일인데도 얼마나 힘들었는지도 기억이 잘 안나네요. ;;;;
새벽 4시에 저렇게 긴 통화를 @@
정말 새벽잠이 없으시군요. 일하다 새벽에 잠들면 새벽4시엔 애가 울어도 안깨요 ㅋㅋㅋ
Page3까지 밀려있군요... ㄷㄷㄷㄷ
오늘 난 롱텀님헌티 존거 하나 배웟네용...ㅎㅎ
발구를때는 337박자나 23박자에 맟춰서 굴러라...ㅎㅎ
ㅋㅋㅋ 337박자는 쉬울것 같은데 23박자는 잘 몰것네요.
비디오 인증 부탁드려요...
쫙쫙쫙, 쫙쫙쫙, 쫙쫙쫙쫙쫙쫙쫙 .....요거는 337 아시것죠 잉
쫙쫙, 쫙쫙쫙 쫙쫙, 쫙쫙쫙.........................요거이 23박수 아닌가용...ㅎㅎㅎ
되~한밍쿡! 요개 대세 아닌가요? ㅎㅎ
의외로 능력자시네요? @@
롱텅님 성인군자시네요.
저한테 새벽4시에 저런 연락이 온다면 짜쯩이 이빠이 와서 도와주는 저도 기분 나쁘고
도움 받는 사람도 기분이 나쁠텐데요. 대단하십니다.
글이 그런거지, 사실 반응은 들쑥날쑥했어요.
짜증이야 났지만... 어쩌겠어요, 타지에서 저렇고 있는데...
듀글래가 몇번 나왔는데 무사히 넘어가셨군요.
맞습니다, 잘 생존해서, 이렇게 글까지 썼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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