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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온 뒤에 아시안게임은 물론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간간이 경기 소식을 살펴보긴 했는데, 눈길 가는 경기 외 뉴스도 하나 봤습니다.
관광하는 북한 선수의 미모가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 큰 화제라는 겁니다.
저는 선수단이 관광하는 장소가 더 궁금했습니다. 시후(西湖)였습니다.
저도 시후에 가봤습니다.
이젠 추억이 된 메리어트 '날고자고' 덕분에 일주일을 항저우에서 보냈습니다.
마성비가 좋은 중국이라 당시 최저 등급 날고자고로도 'JW메리어트'에 묵었습니다.
● '날고자고'로 간 항저우(杭州, JW Marriott Hotel Hangzhou) 첫 이틀
● 항저우미술관 앵그르(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전
불과 5년 전인데 까마득한 옛날 같네요.
그때 뺐던 항저우 음식이 있어 지금 올립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항저우 음식은 서동파의 이름을 딴 '동파육(东坡肉)' 일 겁니다.
본고장의 맛이 한국에서와 다르긴 하겠지만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기에 건너뛰고,
거지닭(叫花鸡, Beggar’s chicken),
거지들이 닭을 연잎으로 싼 뒤 진흙을 두르고 땅에 불을 피워 익혀 먹는 데서 유래해 거지닭이라고 한답니다.
서호초어(西湖醋鱼, West Lake fish in vinegar gravy)
시후에서 잡은 생선을 식초에 절이고 쪄서 생선까지 무르게 만들었습니다.
서호순채탕(西湖莼菜汤, West Lake Water Shield Soup)
마치 찻잎 같은 호숫가 주변 순채로 만든 국
거지닭과 서호초어는 재료보다는 그 조리 방법이 특이해 먹어볼만 하다면,
서호순채탕은 재료 자체가 낯설고 맛도 특이해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요리입니다.
게다가 제가 고기보다 채소를 좋아하기도 해서 하나만 먹는다면 순채를 고르겠습니다.
닭이나 오리 요리는 자른 머리도 함께 접시에 올립니다.
상당히 낯설고 무섭게까지 느껴졌는데,
머리까지 올리는 우리 생선 요리를 보고 미국 사람이 그 자리에서 기겁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차분하게 구경하고 담담하게 넘겼습니다.
경기 치르시느라 고생하신 한국 선수단 여러분,
가신 김에 시후 구경도 하시고 항저우 음식도 드시고 오시면 좋겠네요.
아래는 원글
가다 산 연꽃 씨를 전철역에서 다 나눠 먹었다.
전철 타고 내린 시후(西湖) 인근 역.
항저우 마지막 저녁 나들이로 시후의 야경을 택했다.
벤치에 앉아 호수의 밤을 보는 느낌은 낮과는 확실히 달랐다.
호수는 유난히 잔잔해 보였고,
대신 땅이 들썩거렸다.
어디나 훤한 불빛과 부지런히 오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잔잔하던 호수에서 번쩍거렸다.
짐작했다, 저곳에서 그 유명한 '인상서호(印象西湖)' 공연이 있나 보다 하고.
늘 그렇듯 호숫가에도 노래에 춤에 흥으로 넘치는 사람이 많았다.
호수를 벗어난 번화가. 거리 앞 뒤를 막아 공터를 만든 찻길.
무슨 행사가 있나? 이유는 모르겠다. 다만 그 앞에 애플스토어가 불을 훤히 밝히고 있었다.
돌아가는 전철을 타기 위해 역에 들어서자 나루토 광고판이.
아무래도 이 근방에 큰 행사가 있었나 보다. 너무나도 붐비는 지하철역.
두정거장 지나 내린 호텔 인근 역. 사람 많은 중국이지만 항저우는 확실히 베이징, 상하이와 다르다.
호텔로 가는 길, 이번엔 꼭 먹겠다는 1호. 우리끼리 이름 붙인 '일땡땡'의 밀크티
버블티를 고른 1호. 이 가게를 마지막으로 밤 나들이를 마쳤다.
다음날 항저우 여행의 마지막 여행지로 떠났다.
아이들이 '나비넥타이 빌딩'이라고 부른 호텔 근처 쇼핑몰 빌딩.
시원하게 지하로 들어가자고 내려간 건물은 가게였다. 선풍기 판매대로 달려간 1, 2, 3호.
다음은 애완동물 가게 앞에 섰다.
이어서 메시가 된 1호.
하지만 지하로 연결된 길은 없어 하드 하나씩 사들고 지상으로 올라왔다.
'나비넥타이 빌딩' 입구.
건물에 들어서니 '좌 스타벅스'
'우 하겐다즈' 그 밖에는 출입증을 가진 사람만 갈 수 있었다. 쇼핑몰이 아니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2, 3 호 고무줄로 매미를 만들어 매미와 견주었다.
그리고 항저우의 마지막 밤을 처는 마사지로 마무리했다.
3호는 숙소에서 뱃놀이를 했다.
종이배를 뛰우기 위해 식당에서 얻어온 종이 그릇.
1, 2 호는 느긋하게 독서를. 푹 쉬어라.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짐 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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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댓글
Monica
2018-07-22 13:04:08
Trypophobia....ㅠㅠ
애플 스토어 정말 크네요...사람도 많고....
일상생활들의 사진들...재미있어요.
오하이오
2018-07-22 18:39:21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다.
아고, 그런데 무슨 말인가 해서 찾아 보니 그런게 다 있군요. 전 연근도 좋아하는데... 드시기 힘드시겠어요. ㅠㅠ
애플스토어는 다 이만하지 않나요? 가본데가 몇군데 없긴 했는데, 맨해튼, 홍콩... 크기가 비슷했던 거 같아요. (혹시 제가 유난히 큰데만 다닌건가요? )
Monica
2018-07-22 20:17:13
ㅎㅎ 전 아직 뉴욕 애플스토어에 못가봤는데 이렇게 크나요...지나간적은 있는데 별로 관심이 없으니 큰지 작은지도 모르네요.
암튼 좀 있음 집에 다시 오시겠죠...항상 집에오면 아 그래도 내집이 좋구나 하시겠지요.
오하이오
2018-07-22 21:08:22
예, 이제 곧 집으로 갑니다. 여행은 즐겁고 여행 마치고 돌아가는 건 더 즐겁습니다.^^
히든고수
2018-07-22 13:19:33
중국 가보고 싶네요.
옛날에 홍콩 갔다가 선전 잠깐 넘어간데 단데요.
오하이오
2018-07-22 18:42:22
땅이 워낙 큰 곳이니 그렇다면 한번 가보실만 할 것 같네요.
케빈브라운
2018-07-22 13:28:36
오하이오님 내외분께서는 중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신가봐요 부럽습니다. 중국에 여행가보고 싶어도 항상 발목을 잡는게 언어네요.
오하이오
2018-07-22 18:46:39
아니요. 처나 저나 중국어로 의사소통이 안됩니다. 특히 저는 더 심해서 '셰셰' 밖에 모릅니다. 대신 바디랭귀지를 비교적 센스있게 잘 하는 정도이고, 요즘 모바일 기기가 있으니 필요하면 타이핑(혹은 이미지 캡쳐, 지도 등)을 해서 보여드리면 여행엔 큰 무리는 없습니다. 사인은 어디나 영어가 있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고, 가끔 이도저도 안되서 생기는 해프닝은 여행의 '덤' 이라고 생각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언어 때문에 망성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shilph
2018-07-22 15:13:10
오호 연씨도 먹는거근요 ㅇㅅㅇ 생긴건 조금 무시무시하게 생겼지만요
오하이오
2018-07-22 18:47:33
연은 수련과 달리 뿌리에서 이파리까지 거의 전부 먹을 수 있더군요.
shilph
2018-07-22 21:23:08
오호, 저한테 딱 어울리는(?) 식물이네요 ㅇㅅㅇ)bbb
일등석조아
2018-07-22 16:50:52
옛 부터 중국인들이 항주,소주 에서 살아보거나 다녀가길 원했다던데요.
그만큼 아름답고 살기좋아 그렇겠죠?
다시 한국으로 오시나요?
정통 오리구이도 함 드시고 오시죠? 1 2 3 호는 별로 안좋아 하겠지만요..
오하이오
2018-07-22 18:58:18
예, 그래 보입니다.
항저우, 쑤저우의 탁월함을 일컬을 때 흔히 인용하는 말로
'上有天堂,下有苏杭 (하늘엔 천당, 하늘 아래엔 항저우와 쑤저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두곳에 대한 중국인의 갈망이 크긴 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중국인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항저우가 꼽히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집값은 베이징 상하이에 못지 않을 만큼 비싸기로 유명합니다.
2016년 G20 정상회담을 수도인 베이징이나 경제 도시인 상하이가 아니라
항저우에서 열릴 때도 저는 '역시 그렇구나' 했습니다.
한국엔 이미 왔습니다. 여행 사진 정리가 늦어서 사진 속에선 한국 출발이 좀 늦었네요. ㅠㅠ
밍키
2018-07-22 19:13:07
그렇군요! 중국 여행기 읽으면서 공부도 많이 되고 있어요 ^^
오하이오
2018-07-22 19:20:40
아고, 공부랄게 뭐가 있겠습니까만은 꼬박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TheBostonian
2018-07-22 17:04:26
Apple Store 정말 크네요..
근데 2층이 한쪽벽에만 붙어 있는 것 같은 건 제 착시현상이겠죠? ㅎ
지하철 역 같은데는 거의 한국 같네요.
이게 중국에서의 마지막 밤이셨던 거죠?
지금쯤 한국에서 여행 피로 다 푸셨길요!
오하이오
2018-07-22 19:18:51
미처 못 봤는데 지금 보니 '요상'해 보이긴 하네요. 듣기로는 샌프란시스코의 매장과 같다고 했는데... 저도 그 부분 확인해 보고 싶네요.
지하철 역은 일단 사용자 최대 인원의 수가 달라서 그런지 승각장이 상당히 넓은 것 빼고는 한국 여느역과 딱히 다른건 없더군요.
야튼 이게 마지막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항저우-상하이 홍차오-상하이 푸동-인천-서울. 여독은 다 풀렸는데 열대야로 다시 피곤 누적입니다. ㅠㅠ
카모마일
2018-07-22 22:08:49
애플스토어 앞은 제가 갔을땐 길 열어놨던데 가변적으로 막나보네요. 서호 사진을 보니 그 위를 거니는 누각선 막배를 놓쳐 아쉬워 한 기억이 납니다.
오하이오
2018-07-23 01:34:03
그렇군요. 어쩌면 애플스토어 때문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게에 사람이 많이 몰리긴 했지만 그렇다고 특별해 보이진 않아서....
반니
2018-07-22 23:26:29
항상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자동으로 힐링이 되곤 합니다. 아무쪼록 긴 여행 잘 마치시고 무사히 돌아오시기를 소원합니다.
오하이오
2018-07-23 01:34:41
고맙습니다. 미국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여행 무사히 마치고 잘 돌아가겠습니다!
오하이오
2023-10-05 04:19:56
올 아시이나게임을 항저우에서 하고 있네요. 가장 흥미롭게 본 경기가 바둑이었는데, 이미 결승까지 다 마쳤고, 다음으로 관심가는 경기가 축구인데 이건 너무 드문드문 열리는 터라 좀 심심하네요. 그러다가 뉴스를 보고 항저우 여행 기억을 더듬어 보다가 옛사진에 음식 사전 보태서 업데이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