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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군 T-X 사업 탈락

barnacle, 2018-09-28 12: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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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은 어제 T-X 훈련기 사업에 보잉-사브 BTX와 록히드마틴-KAI T-50A 중 보잉-사브를 선정하였습니다.

 

 

 

T-50A는 한국의 골든이글 개량판인데, 록히드마틴과 공동개발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설계, 2005년부터 찍어내기 시작해서 국내용 생산 + 해외수출 주문까지 하면 200대를 좀 넘습니다. 성능은 -복잡한 스펙은 생략하고-훈련기로는 과분할 정도로 우수한데, 가격은 높은 편입니다. 필리핀에서 실전경험도 있고, 10년 정도 사용되어서 큰 문제는 없죠. 더 많이 찍어내서 수출하고 싶은데, 미국이 그중 가장 큰 시장입니다 (300+α). 우리나라는 미국수출=산업역군=애국이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커서 수출하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인정받는 그 훈련기하면 다른 나라 수출도 쉽고요.

 

RoKAF_T-50_Golden_Eagle.jpg

 

미국은 T-38이라는 전설적인 훈련기가 있는데, 1959년부터 날기 시작해서 1972년까지 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쟁에서 간신히 회복하고, 카스트로는 정글에서 나와서 쿠바 혁명하던 그 시절에 이런 비행기 날리던 미국의 기술력에는 경의를 표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미국이 신경을 안씁니다. 예산도 없고해서 T-38 고치고, 보강하고, 없으면 영국 비행기 빌려오고… 2018년 현재도 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록히드마틴의 장대한 꿈 중에 하나는 2000년대 정도에 T-50 만들어서 겸사겸사 미국 훈련기 시장에도 넣어보자는 것이었는데, 그 시절에 갑자기 이라크->공격, 아프가니스탄->공격 하면서 미국에 예산이 없어서 사업을 못합니다. 우리나라가 운이 안좋았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미국도 훈련기 사업을 계속 연기하는데, T-38 개량해봐야 50년 가까이 된 비행기라서 미국에서만 1년에 1대 정도 추락하고, 2018년에는 3대 추락합니다. 환장할 노릇이죠. 그래서 T-X 사업이라는 것 합니다.

 

아시다시피 미국 군용기 사업은 록히드 마틴과 보잉이 양분하는 것에 가까운데, 보잉이 계속 밀려서, T-X 사업은 밀어주려고 작정했던 것 같습니다. 사업하려면 훈련기 실물을 들고와야 하는데, 보잉이 다 만들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업 진행했거든요. 우리나라와 록히드마틴은 다 만든 비행기 들고서 손만 빨고 있었죠. 보잉이 사브와 만든 BTX라는 훈련기는 신비에 싸인 기체입니다. 분명히 비행기인데 2013년에 설계를 시작해서 3년만에(!) 날라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스펙이 잘 알려지 있지 않습니다. 미공군 기준이야 통과했겠지만, 좋은 비행기면 자랑하고 싶을법한데 스펙 자랑을 안합니다. ‘니네 훈련기 좋아?’ 하면 , 맞아이런 분위기….

국뽕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면 T-50A가 미공군에 맞는 훈련기인데, 정치적 판단+보잉이 상상할 수 없는 딜을 걸고 사업을 이겨버립니다.

 

미공군: 훈련기 351/ 197억 달러 어때?

 

록히드마틴-KAI: 오케이. 351/ 160억 달러! 저렴하지?

 

보잉-사브: . 근데 우리는 475+ α / 92억 달러. 나 승리.

 

결론적으로 보자면 보잉은 3년만에 만든, 알려진 것이 없는 신비의 비행기를 가지고 홀연히 나타나 절반도 안되는 가격을 제시해서 사업을 이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 보면서 기대를 크게 하지는 않았지만, 하여간 탈락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는 개발비+생산비인데, 보잉은 앞으로 어떻게 이 사업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우리나라가 이런 식으로 사업을 땄으면 개발비 빼고 그냥 단순 계산으로는 비행기 한대 만들때마다 500만달러 이상 적자가 나게 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절약을 해서 찍어내겠다는 것인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혹자는 보잉의 진정한 테크놀로지는 미국정부에 징징거려 예산 더 받아내기이기 때문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보기도 합니다만… 주식은 승리자인 보잉이 0.65%, 탈락자인 록히드마틴이 0.9% 상승했습니다(응?). 진정한 탈락자 느낌이 드는 KAI는 3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끝으로, T-50은 한국인에게 사연이 많은 비행기이기도 합니다. 국산기로써 자랑인 반면, 운용/추락 사건과 수출관련하여 자살하신 분이 2명이나 있으니 기구한 운명이죠. 삼성 스마트폰과 BTS에 이어 한국 비행기도 미국에서 보나 했는데 아쉽기는 합니다. 사업은 탈락했지만, 앞으로 잘되기를 바랍니다.

 

 

 

61 댓글

끄투리

2018-09-28 12:26:31

잘 풀어서 설명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야기를 들으니 안타깝습니다. 

@barnacle 님 덕분에, 저의 잡학지식이 +1 상승하였습니다.

barnacle

2018-09-28 12:46:32

사실 가능성은 낮았는데 다들 혹시나 했죠. 문재인 대통령도 이것 관련한 딜을 걸었죠.

Heesohn

2018-09-28 12:31:50

광주공항에 가니 골든이글 비행단이 있어서 한번씩

봤는데 좀 안타깝긴 하네요. 근데 워낙 가격으로 

후려치니 수주하긴 어려웠을 듯 합니다. 

barnacle

2018-09-28 12:50:41

군수산업의 세계는 참 어렵습니다. 군인 대상의 음식 조달이나 세탁 서비스는 비싸게, 항공기는 저렴하게.

커피토끼

2018-09-28 12:33:36

이런 애기였군요 ... 기사만보고 이해못했는데 - 감사합니다. 

barnacle

2018-09-28 12:52:46

이해 못하실 만한 것이, 우리나라 언론사들이 내용 설명 없이 일제히 누구때문에 우리나라 항공산업 뿐만 아니라 경제가 망해버렸다고 쓰고 있는 중입니다.

재마이

2018-09-28 12:48:07

록히드 마틴도 F35 로 엄청나게 돈 계속 퍼 냈는데... 까짓 100억 달러.. 노 프로브럼이죠.

T-50A 는 전투기 국산화를 꿈꾸며 너무 고스팩으로 만들어 처음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다른나라에 근근히 팔아넘긴것도 다 이 미국건을 노리며 실적쌓기를 한 건데.. 미국은 존재도 하지 않는 훈련기를 사 버리네요? 하긴 한국도 F35 전자 오락한 번 하고 수주 했으니 그게 그거긴 합니다만...

barnacle

2018-09-28 12:53:58

록히드마틴은 처음부터 끝까지 쿨~ 합니다.

빨간구름

2018-09-28 12:49:19

다른 industry에 있지만 재미있네요. 모든 비즈니스에서 비슷한 상황이 늘 발생해서.

보잉 기준으로 대당 $20M 이네요. 이정도에 저 댓수면 나쁘지 않은 딜 같아보이네요. 까막눈인 저로서는. @@; ㅎㅎㅎㅎ

barnacle

2018-09-28 12:57:49

그런데 개발비 미포함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T-50 개발비가 2조 5000억 소요되었습니다. 천하의 보잉이어도 쌩짜 비행기를 처음부터 설계하려면 1조는 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레고로 설계하고 만드는 것도 아니다 보니...

얼마예요

2018-09-28 13:39:30

얼마예... 시무룩. 

디제이

2018-09-28 12:52:20

바나클대장님이 바닷속만 탐험하시는 분이 아니었군요. ㅎㅎ 쉽게 잘 풀어써 주신 리뷰 잘 봤습니다. T-50도 좋은날을 맞이하길 빕니다. 

barnacle

2018-09-28 13:00:09

KAI도 비리 수사 받고, 수리온 추락하고, T-50 탈락까지 했지만 좋은 날이 오겠죠.

Skyteam

2018-09-28 13:32:48

보잉이 적어낸 금액으로 무리다에 한표입니다. 분명 이러저런 이유로 추가예산 타낼게 뻔한...

barnacle

2018-09-28 21:20:09

보잉의 특수기 발동! KC-46A도 대단하죠.

belle

2018-09-28 13:55:52

궁금한데요, 그럼 이 훈련기를 다른 나라에 판매하는 길은 없을까요? 그정도 사업 규모가 되는 나라가 물론 없을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훈련기"이니까요.

barnacle

2018-09-28 21:22:39

다른 나라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당 10대 정도씩 팔다보니 다람쥐 알밤 나르는 것처럼 힘들죠. 고급 훈련기가 수요가 아주 많은 것은 아니어서. 여러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서 경전투기+훈련기 처럼 쓰는 것 같습니다.

두딸아빠81

2018-09-28 14:05:13

T-50A 는 훈련목적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전투에도 사용할 수 있는 우수한 기종이기 때문에 F시리즈의 최고 수준의 전투기를 이미 보유한 미국의 입장에서는 오버스펙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보잉에서 순수 훈련목적으로 개발한 비행기라면 아마도 T-50A 보다는 스펙이 떨어질 테고 생산단가도 저렴해지겠지요.. 그렇긴한데.. 보잉이 너무 후려치긴 후려친 것 같습니다. 입찰가격이 너무나 차이가 많이 나네요. 앞으로 몇년 후에 보잉이 들고 나오는 비행기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아.. 잘되면 여러면에서 좋았을텐데.. 아쉽기는 합니다..

barnacle

2018-09-28 21:27:44

그나마 미국이 T-50A 스펙을 받아줄 만 했는데 그만. 이제는 보잉이 본격적으로 찍어내기 전에 부지런히 경전투기로 광고하고 파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잉하는 것 보니까 10년은 걸려야지 나올 것 같은데.

컨트롤타워

2018-09-28 14:08:45

예전도 그러하였지만, 요즘 비행기는 더 더욱이 기체만 팔고 - 끝 - 이 아닙니다.

Maintenance, Services, Traning, Engineering, Modification 등 의 부가 가치 창출 사업들이 줄을 잇지요. T-38이 60여년간 유지되어온 비결도 이러한 부가 산업이 뒷받침하여 주었기 때문이고요.

근거없는 단가 / 사업성을 논하기 전에, 과연 service 사업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었나 도 검토 해보면 좋을것 같아요.

barnacle

2018-09-28 21:30:03

원래 설계할 때부터 계약은 수출은 무조건 록히드마틴!...이었는데, 이 친구들이 쿨~합니다. 그래서 KAI가 전세계를 돌며 세일즈 했는데, 그래도 미국 사업은 록히드 마틴이 전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업에 부대 조건들도 같이 들어있었을텐데, 보잉이 그것도 같이 후려친 모양입니다. 

Skyteam

2018-09-29 00:55:31

보잉이 민간기는 몰라도 군용기는 그닥입니다.

 

컨트롤타워

2018-09-29 10:18:55

Service level의 경쟁력 문제점을 짚고 가자는 취지의 글 이였습니다.

Skyteam

2018-09-29 10:24:46

보잉이 군용기 사업부분에서 서비스 레벨의 경쟁력이 있나요? 

재마이

2018-09-29 10:29:07

보잉이 옛날에 잘 나가던 McDonnell Douglas 를 인수했죠. F15 도 그래서 생산하는 거고요... 이 두 회사랑 Northrop Grumman 까지가 3대 방산 항공사인데 요새 Northrop Grumman 도 부활하고 있고 나름 알콩달콩 같이 경쟁하고 있어요..

Skyteam

2018-09-29 10:52:13

MD 인수해서 그나마 그정도인거죠..ㅋㅋㅋ

F-15/18(엄연히 말하면 보잉이 한게 아닌....)이마지막이죠. F22/35는 록마한테 넘어갔고요. 차세대 급유기사업도 떨어졌다가 난리피워서 겨우 따오고..

컨트롤타워

2018-09-29 10:29:47

Skyteam

2018-09-29 10:54:13

MD덕이 큰 F15/18이후 별다른 소득도 없는 보잉이.... 차세대공중급유기도 난리피워서 어렵사리 따내온 보잉이... 군용기만큼은 기술이나 서비스나 딱히 경쟁력이 있는 것같지도 않네요. 

카모마일

2018-09-28 14:27:09

공격/전투기 파생형이 있는 t50은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들에게 파는게 훨씬 유리할텐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보잉은 f-15se때부터 개념기만 가지고 입찰을 막 덤비네요? 

barnacle

2018-09-28 21:32:51

그러한 판매 모델로 나갔던 것이 영국의 호크 훈련기인데, 전세계 여기저기 짬짬히 팔아서 400대(!) 넘게 팔고 아직도 주문 받고 있습니다. 이쪽의 성공한 큰형님이죠.

샌프란

2018-09-28 14:50:01

보잉-사브가 일단 지르고 본 느낌이 솔솔...

barnacle

2018-09-28 21:35:16

웬지 트럼프 집권 후 각종 산업들의 분위기가 트럼프화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일단 트위터 써! 일단 질러!

케빈브라운

2018-09-28 15:50:37

신용카드 받나요?

카드로 긁으면 한국까지 비즈니스 몇번일까요

카모마일

2018-09-28 15:57:37

비자/마스타는 3%, 아멕스는 5% 추가 차지 있겠습니다 고갱님

barnacle

2018-09-28 21:38:36

카드는 안되는데, expedited shipping은 됩니다. 필리핀이 빨리 인도해줄 수 있냐고 하니까, 한국 공군의 물량을 미리 돌려서 넘겨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기상이죠.

hk

2018-09-28 17:15:14

KAI가 트럼프변호사한테 로비한것때문에 KAI가 되었으면 언론에서 욕 많이 먹었을겁니다.

제안서를 비교해보니 금액도 차이가 크지만 미국에 얼마만큼 job을 가져다줄지에 대해서도 차이가 크네요. 

경제성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두 제안서는 감히 비교도 안됩니다. 

 

성공여부는 워낙 죽쑤고있는 다른 사업들이 많다보니 정작 중요하지않을수도있다는... 

barnacle

2018-09-28 21:43:36

재미있는게 보잉-사브 컨서시엄은 보잉/미국 비행기라고 보는데, 록히드마틴-KAI는 한국 비행기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외국 비행기로 찍힐까봐 아무말도 안하고 조용히 있었죠.

마일모아

2018-09-28 21:25:07

역시 복잡다단한 전후사정이 있었군요. 

barnacle

2018-09-28 21:46:44

군수 산업의 세계는 심오한 것 같습니다. 훈련기 사업인데 웬지 비행기 자체는 중요하지 않은 느낌이... 이왕 떨어졌으니 보잉이 미국 정부와 어떻게 하는지 팝콘이나 놓고 즐기렵니다.

Prodigy

2018-09-28 21:25:35

보잉은 일단 지르고 보자의 심산이 아니었을까요? 따내면 그 다음에 연기하면서 돈을 더 받는걸로 ㅎㅎ 우리나라의 T-50가 미쿡에 진출할 뻔했다니 정말 몰랐네요

barnacle

2018-09-28 21:51:12

우리나라 정치/산업/언론계가 모두 조용히 있었습니다. 괜히 깝죽대다 외국 비행기로 찍힐까봐요. 그런데 박근혜 각하께서 눈치없이 공개행사에 나타나서 미국수출에 대한 축사를 해서 모두 얼음이 되어버렸죠.

불루문

2018-09-28 22:05:58

비딩에 참가한회사 전부 컨서시엄으로 되있었고, 요구사항자체가 대부분 미국내 조립이었죠. 기술차체가 록마라..별루 상관없는 일이었다고 보고요. , 굳이 한국 정치를 붙이자면, 트럼프쪽에 줄대려다 한게 썩은줄 잡은거, 한참 비딩으로 중요할수 있는 타이밍에 부패기업으로 정부조사를 심하게 받고 자살한분도 있었죠. 웃끼게도 거진 무죄판정이었고... 새로 낙하산내려온사장은 군수쪽은 관련없는사람이었고...이래저리 결론은 미국내 록마 보잉의 역학관계나 국내사정으로 나있는거나 마찬가지였고, 보잉/사브에서 8조나 언더비딩이라 모 끝난쌈인데 굳이 이것저것 왈가불가 할일은 아닌듯합니다. 

조아마1

2018-09-29 17:21:22

거기에 더해서 문재인 각하께서도 눈치없이 트럼프한테 미국전투기를 더 살테니 T-50A가 선정되도록 힘써달라고 말씀하셨죠.

barnacle

2018-09-29 23:05:44

이게 미묘한 부분이 있는데 잘 모르시는 분들이 구분을 잘 못하시는 것 같아서 설명을 드립니다. 우선 2015년 3월에 미공군이 요구사양을 발표하고, 2016년 12월에 공식 사업 공고를 냅니다. 그 사이 2015년 12월에 록히드마틴-KAI 행사에 박근혜 각하께서 참석하셔서 '창조경제의 금빛나래-국산명품 항공기의 수출'을 강조하는 연설을 합니다. 그런데 이 행사 참석과 연설이 국방부나 록히드마틴이 예상하지 못한 일종의 돌출행동이어서, 로우키 전략을 생각하던 실무자들과 경제 성과 홍보를 추구하던 청와대 측과 일종의 균열이 생깁니다. 이 부분을 모 주간지가 지적하는 기사를 냈고, 당시 그 '우병우'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비판적 정보를 제공한 실무자들을 조사.소환하여 대통령의 의중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질책을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미국 측의 사업 초기 단계에 있었던 일입니다.

뭐 그 다음에는 알다시피 한미 양측의 정권이 교체되고, 2017년 말에 T-X 사업이 결정된다고 알려집니다. 2017년 6월 말에 트럼프와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에는 사업이 몇달 후에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던 상황과 미국 무역압력을 감안하여 딜을 하나 던집니다. T-50A를 도입하면 미국 전투기 추가도입하겠다고 한 것이죠. F-35 나 F-15 중 미국의 요구에 최대한 맞추어주겠다는 제안을 하여, 한미 실무자 급에서 논의까지는 진행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측 시나리오대로 되었으면 아마 보잉의 (아무도 사가지 않는)F-15 SE 까지도 고려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사업은 연기되고 연기되어 1년이상 미루어져서, 이제야 보잉으로 결정됩니다.

깊은 내막이야 저와 같은 일반인 선에서는 알 수 없지만,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실무진의 로우키 전략을 누르고 치적으로 삼으려고 했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사업 초기에 반복적으로 격이 맞지 않는 소규모 행사에 정부요인들을 동반하여 '국산 고유 모델 비행기 미국 수출' 같은 발언들을 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도 똑같지 않냐라고 하면, 그 당시 시점에서는 종료를 앞둔 사업 타이밍에 마지막 딜을 무역압력과 연계하여 주고 받기를 하며 풀어내려는 시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단계면 로우키 전략이 큰 의미는 없죠. 그 과정에서 록히드마틴과 조율도 당연히 있었을 것이고요. 

뭐 판단은 각자 알아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들 마일 게임 건승하시고요.

Kihi

2018-10-02 01:02:44

와우, 흥미진진하네요. 바나클님 전문가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갑자기 미공군내 최대 스캔들중 하나라고 연일 보도됐던 보잉 스캔들 떠오르네요. 보잉이 탱커 계약 끝나갈 무렵 미공군 구매관련 최고 실무자와 보잉 CFO가 만나서 연봉 25만 주는 걸로 합의하고 보잉으로가죠.(2002년이니 현재 가치로는 한 35만불 하려나요?) 이후 보잉 다니다가 1년도 안되서 둘다 짤리고 보잉 CEO는 사임해요. 저 둘은 a conflict of interect 로 기소되서 둘다 몇달간이라는 약한 실형을 삽니다. 2007년에는 미공군의 구매부 2인자가 자택에서 자살하죠. 공군내 다른 포지션을 내정받고 상원의 approval 기다리는데 아마도 뭔가 뒤가 구린게 있었나봐요. 보잉 탱커 스캔들과 연류됐을 수도 있구요. 

 

전투기는 구매가가 어마어마해서 기업이나 공군내 유혹이 클 거 같은데 입찰가 차이가 워낙 크니 쪼매 의심이 갑니다. 맨날 크라임 시리즈나 미스테리만 봤더니 쓸데없이 의심만 늘어서 큰일이에요. ^^*

스시러버

2018-09-28 21:42:02

아쉽지만, 이미 답은 나와있었네요...

barnacle

2018-09-28 21:53:34

미국은 이렇게 해놓으면 비리 적발/인도시기 불발/추가 예산 요구 등등 뭔 짓을 해도 그냥 가는 것 같습니다. 군수 산업은 재미있는 세계죠.

티메

2018-09-29 07:07:30

글 댓글들 완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처음접하는 세계인데 방대해 보이고 재밌네요. 다른 글들도 써주신다면 재밌게 읽을듯.합니다

barnacle

2018-09-29 23:31:07

남자들의 로망이자 대표적인 잉여분야죠. 군대에서 축구하던 이야기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다른 글들은 뭐 뛰어난 분들이 많으셔서...

Prodigy

2018-09-29 12:31:52

그러고보니 맨 위의 비행기는 우리나라 비행기인데 KF-16인가요? 단발엔진이라서 Falcon 아니면 Tiger인데 아마 Falcon인듯 하네요. 공군에 있을 때 제공호 정비했었는데 옛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ㅎㅎ

barnacle

2018-09-29 23:27:17

사진은 순서대로 T-50, T-38, BTX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제공호가 T-38을 전투기로 만든 F-5 버젼이죠. 에어리어88에서 웬지 멋지게 나오죠.

Prodigy

2018-09-30 14:56:54

제공은 F-5의 한국형 버전이 맞죠. 근데 그게 베이스가 T-38인지는 몰랐네요 ㅎㅎ

확실히3

2018-09-29 19:58:40

보잉은 역사가 100년이 넘은 세계 유수의 업체이고, KAI는 이제 20년이 다되어가는 업체인데 물론 록히드마틴과 공동제휴로 한다지만 아직까지 세계에서 잘 알려져있지 않은 브랜드죠. (그렇다고 KAI에서 개발한 TA50 성능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고, 업체네임드가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에 아쉽게도 탈락을 했지만, 한 20년만에 세계1위 방위산업체이고 민간항공시장에서도 1-2위를 다투는 보잉과 그런 격전을 치루어 막판까지 갔다는 점을 저는 주목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한국의 항공산업도 발전되었다는 것이고, 이번엔 아쉽게 패했지만 세계유수 업체들과 충분히 한번 해볼만 했다, 이제까진 우리가 선진국으로부터 베끼고, 모조품을 내놓았지만 앞으론 우리만의 특유의 것을 제조하여 세계시장에 소개를 하면, 분명 언젠가는 미국하늘에서도 한국산 비행기가 나는 모습을 볼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으로, 다시 한번 KAI관계자들과 관련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대단하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보잉 역시, 이번에야 얼렁뚱땅 넘어갈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세상이란 것이 아무런 상관없는 일인것 같아도, 훗날 돌이켜볼때 알고보면 촘촘한 그물망으로 짜여진 것이 세상일이다 보니 이번 미공군 전투훈련기 사업에 참여한 후보훈련기의 성능이나 스펙이 가라로, 또는 과장성능이었다면 훗날 반드시 댓가를 치를 것이니, 당장의 거짓말과 과장-허위광고로 오늘은 웃을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난뒤에 피눈물 흘리게 될 것이라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터이고, 지금까지 KAI가 보여준 것만 보면 비록 탈락했지만 대단하다고 충분히 평가할수 있습니다

barnacle

2018-09-29 23:44:03

저도 노스롭그루먼-BAE와 이탈리아 M-346 훈련기 제작사 등 훈련기 세계 1/2위 회사들이 떨어져 나간 사업을 끝까지 완주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사업 책임자인 록히드마틴은 주가가 상승했는데, KAI주가가 29.80% 하락한 것이 안습할 따름이죠. 

 

조아마1

2018-09-29 21:19:00

T-50A는 T-X사업에서 선정되었다고 하더라도 KAI는 협력업체로서 주익 및 동체 일부를 납품하는 것 외에는 별 메리트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T-50A 요구조건에 따르기 위해서 록히드마틴은 LAD를 장착하고 에비오닉스를 최신스펙에 맞게 새로 설계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KAI의 T-50과는 동체만 공유하고 나머지는 KAI의 T-50과는 전혀 다른 최신 모델이 됩니다. 게다가 록히드마틴은 T-50의 일부지분을 가지고 있는 KAI에 이 SW 개발비의 일부부담을 요구하면서 정작 이 SW는 미국법에 따라 KAI에 제공하지 않겠다는 이중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KAI는 T-50A을 최신사양으로 개조하는 비용의 일부를 지불하면서 이 기술을 받지도 못하고 T-50A에 쓸 주익 등 일부 부품을 납품하면서 동시에 T-50A보다 구형인 T-50을 T-50A의 미공군 납품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다른 나라에 팔아야 하는 힘든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KAI는 보잉의 티어1 협력사로서 보잉에 여객기 동체와 꼬리날개, 아파치의 동체 납품등으로 매년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에 가까운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T-X사업에서 T-50A이 선정되고 만에 하나 보잉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이로 인한 손실은 T-X사업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과는 비교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지요.

barnacle

2018-09-29 23:55:18

예, 언젠가 시간이 흐르고 이 사업 탈락이 다행이었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랍니다. 보잉과 미국 정부가 앞으로 이 사업 어떻게 해나갈지도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hysi

2018-09-30 01:02:54

T-50A가 선정된다고 KAI와 보잉사이의 다른쪽 관계가 틀어질 걸 걱정하는건 좀 많이 앞서가시는게 아닐까 싶네요. 

이 바닥이 원래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어서요 =_=;; 한 쪽 프로그램 따내려고 경쟁업체로 죽자고 싸우는가 한편, 다른 쪽 프로그램에서는 서로 없이는 못 사는 prime/sub 관계가 되기도 하는게 아주 일상적입니다.

CDR 끝낸 프로그램에서 major component의 vendor 바꾸는게 생각처럼 쉬운일이 아니고, LRP 혹은 FRP 들어간 경우라면 IOC Cert 처음부터 다시 받을 각오까지 해야할거라.. 기존 프로그램 납품 계약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을 안하셔도 될 겁니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만 갖추면 다른 RFP에서 경쟁업체로 치고 박고 싸웠어도, 협력관계는 계속 이어지게 되더라구요. ㅎㅎㅎ

goofy

2018-09-30 01:33:07

이바닥이 수주때는 박 터지게 싸우다 끝나면 어이 수고 헀어

우리 사이 좋게 나눠먹자 우리거 반 떼어 줄께. 이런 관계입니다

무지렁이

2018-09-30 01:48:32

제목만 보고 "응? 누가 떨어졌다는거지?" 했었는데 KAI가 한국항공우주산업이란 회사의 이니셜이군요.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혈자

2018-09-30 12:51:57

마모에는 역시 각 분야의 재야고수님들이 많으시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Hope4world

2018-10-01 22:53:12

저도 아주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원글과 댓글들 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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