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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연말 연휴 미국 여행 1 (DC-Poughkeepsie)

섬마을처자 | 2019.01.09 02:04:4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지난번 글(https://www.milemoa.com/bbs/board/5524967 )에 쓴 대로, 졸업식 참석 차 부모님께서 미국에 다시 방문하셔서 연말 연휴 여행을 했습니다.

요즘 질 좋은 여행기+작품사진들이 넘나 올라와서 올리기 부끄러우나 기억의 정리 겸 저도 여행기를 써 볼까 합니다 ㅎㅎ

 

12/17(월)

작년에 마일리지 아낌없이 다 털어넣은지라, 올해는 레비뉴로 끊었습니다. 대한항공 ICN-JFK/LAX-ICN 라우트로 1인당 $920이었으니 꽤 괜찮은 가격에 사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여정의 첫 목적지가 DC였기에, ICN-IAD로 끊을까 싶었는데, 이러니까 1인당 거의 $120 정도가 올라가더라고요. 두 분이면 $240... 장거리 비행 후 또 장거리 이동을 하셔야 하긴 하지만, 차에서 눈 좀 붙이시면 된다며 (제 생각만 하고) 그냥 JFK in으로 강행합니다.

저희 집에서 공항까지 한 시간 정도가 걸려서 일부러 비행기 도착 예정 시간에 집에서 출발 합니다.

차에 시동 걸고 있는데 아부지께 전화가 옵니다.

아부지: "우리 지금 착륙했어. 어디냐?"

저: "나 이제 집에서 출발하는데?"

아부지: "지금?!?! 거기서 공항까지 얼마나 걸리는데?? 우린 그럼 여기서 너 마냥 기다리냐?!?!"

저: "아부지. 걱정하질 마셔요. 저 거 도착할 때 까지 아부지 입국심사대 절대로 못 빠져 나오심요!"

호언장담을 하고 출발했는데, 어랍쇼... 저 공항까지 딱 한 시간 걸렸는데 부모님이 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입국심사 세관 다 통과하고 나오셨더라고요. 작년엔 비즈 타고 오셔도 입국심사 빠져나오는데 두 시간이 걸렸건만 헐...ㅋㅋㅋㅋㅋㅋ

 

여튼 그래서 공항에서 나름 눈물의(?) 상봉을 하고, 차에 부모님 러기지 넣다가 트렁크에 평소 싣고 다니는 짐들(이라고 쓰고 쓰레기들 이라고 읽는다)땜에 (작년에도 들었던 똑같은) 잔소리를 바가지로 듣고 ㅋㅋㅋㅋ DC로 출발합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햄버거로 대강 점심을 떼우고 DC에 도착하니 슬슬 해가 집니다.

호텔은 The Madison Washington DC Hilton이었습니다. 파킹 옵션이 발렛 밖에 없는데 1박에 거의 50불 가까이 하길래 Spothero로 찾아보니 호텔 바로 옆 건물 garage가 2박에 $38이라는 알흠다운 가격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호텔에서 짐만 내리고 저는 차 파킹하고 다시 오려는데, 직원분이 체크인 할 동안 차 키 맡아주신다고 하셔서 체크인 하고 방에 짐 다 옮겨놓고 다시 정문으로 내려와서 차는 옆 건물에 파킹했습니다.

주차 후 방에 돌아오니 그 사이 해는 다 져서 모양새는 한 밤 중인데, 시간은 이제 겨우 저녁 여섯시입니다. 아주 일반적인 겨울 저녁이긴 한데 여전히 오후 4시 넘어가면 해 지는건 참 뭐시기 합니다 ㅎㅎ 그나마 다행인건 날씨가 따뜻하다는거 정도입니다.

이대로 호텔에 있어봐야 저녁잠 밖에 더 자겠냐며 걸어서 15분 거리라는 백악관 구경을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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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목전이라고 창마다 크리스마스 리스도 붙여놓고 했던데, 생각보다 작아서 실망을 좀 하고 ㅎㅎㅎ

 

구글지도를 보니 National Christmas Tree 라는게 있길래 구경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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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이름 붙은거 치고는 단촐한 트리가 하나 있는데, 그 주위로 50개의 작은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더라고요. 옆에 팻말을 보니, 각 주에서 하나씩 선정된 학교 학생들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맡아서 해 놓은 거였더라고요. 제가 보기엔 다들 엇비슷해 보이긴 했는데, 꽤 귀여운 컨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여기까지 가볍게 저녁 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Old Ebbitt Grill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평일 저녁 나름 피크 시간이었는데 대기 없이 바로 테이블로 안내 받았습니다.

Pork Chop이랑 Oyster Rockefeller, Crab claw랑 Clam을 시켰는데, Crab claw랑 Clam은 그냥 그랬고, Pork Chop이랑 Oyster Rockefeller는 맛있었습니다. 특히 Oyster Rockefeller가 굿굿!

저녁 식사 후 호텔로 돌아가 부모님께는 넘나 길었던 1일차를 마무리 합니다.

 

12/18(화)

시차 땜에 잠 못 드는 밤을 보내신 부모님 덕에 올빼미인 저도 강제 새벽 기상을 당합니다 ㅎㅎㅎ

Hilton Ascend 카드가 준 골드 티어 덕에 2명은 호텔 조식 제공이기에 한 사람만 돈 내고 아침을 먹으면 됩니다. 테이블에 앉으니 아침 뷔페($18)를 할 건지 메뉴에서 시킬건 물어보더라고요. 아침 뷔페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미국 호텔 조식 뷔페 수준입니다. 감자, 소세지, 스크램블드 에그, 오트밀, 요거트, 과일, 머핀 등 베이커리 류, 베이글, 연어, 크림치즈 등이 있었습니다.

 

식사 후 우버타고 Capitol Hill로 갔습니다. 아침 10시 30분 투어(무료)를 예약해놨었습니다.

Visitor Center에서 보안검색대 통과하고 인포 데스크에서 투어 체크인 한 후 투어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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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짜리 안내 동영상을 먼저 보여주고, 이후로 약 50분짜리 워킹투어가 진행됩니다.

Capitol Hill 건물의 역사와 장식, 상징의 유래 등을 설명해주는데 꽤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어 투어가 따로 없어서 제가 듣고 부모님 야매 통역을 해 드리고 하면서 다녔습니다.

워킹 투어가 끝나고는 visitor center에서 연결된 통로를 통해 국회 도서관 구경도 갔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1층 중앙홀엔 트리 장식도 있고,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구연동화??같은 이벤트를 하고 있더라고요.

살짝 구경하다가 도서관 열람실 구경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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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구경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에 가기전 근처에 점심 먹을 곳이 있나 찾아봅니다. 저희 아부지는 (본인은 아니라고 하시지만) 금강산도 식후경부터 라는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시는 분이시라, 매 끼니는 꼭 시간 맞춰 챙겨 먹어야 합니다 ㅎㅎㅎ 열심히 Yelp를 뒤져보는데 딱히 눈에 드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동선에서 벗어나 있긴 하지만, Founding Farmers로 가기로 하고 45분 후로 테이블 예약을 한 다음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지하철 티켓 머신 앞에서 이게 어떤 시스템인지 알아채느라 좀 헤매긴 했는데, 쥐가 기어다니는 뉴욕 지하철만 보던 저에게 DC 지하철 역은 좀 어둡긴 했어도 아주 쾌적했습니다 ㅎㅎ

 

식당에 도착했는데 한창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많더군요. 웨이팅 중인 팀이 몇 팀 있었는데, 출발하면서 미리 예약을 한 덕에 대기 없이 바로 테이블로 안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해요 오픈테이블!).

서버가 와서 Skillet cornbread, fried chicken and waffle, short rib, sundried tomato&shirimp pasta를 추천해주고 갑니다.

저희는 그 중에서 skillet cornbread랑 파스타를 시키고 케일이 들어간 샐러드를 하나 시켰습니다.

맛을 보니 이 집이 왜 유명한지 알 수 있겠더라고요. 제가 미식가 타입은 아니지만, 음식 하나하나가 다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Skillet cornbread 이건 진짜 강추입니다! 파스타도 면이 꼭 칼국수 면 같은데 면에 소스가 잘 배어 들어서 아주 맛있었어요.

 

식사 후 다시 지하철을 타고 내셔널몰로 돌아와서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에 갔습니다. 그 많은 박물관 중에 왜 하필 자연사 박물관이었냐면, 여기가 나름 과학 덕후이던 제 어릴적 로망이었거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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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랑 해양관이 제일 좋았고, 공룡 화석 있던 파트는 생각보다 그냥 그랬어요. 이건 뉴욕 자연사 박물관이 더 나았던거 같아요. 공룡관을 2019년에 새로 오픈한다는데 그 이후에 좀 더 흥미진진해 질 거 같더라고요.

 

박물관에서 한 두어시간 시간을 보내고, 링컨아저씨를 만나러 이번엔 택시를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오후 네시 즈음이라 퇴근 시간에 겹쳐서 그런가 차가 좀 막히더라고요.

링컨 메모리얼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있었습니다.IMG_5365.JPG

영화에서나 보던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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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아저씨 구경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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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는 석양을 보고 이때가 기회다 싶어 작품사진(?)을 남겨보려 노력을 하시고 ㅎㅎㅎ

 

이렇게 한 건 없는데 하루가 훅 가버린걸 느끼며 다시 호텔로 복귀합니다.

당연하게도 부모님께서 아직 시차적응이 안되셔서 아부지께선 입맛이 없다고 저녁도 안드신다는데, 어무이께서 니 아빠 밥 굶기면 새벽에 큰일 난다고 저녁은 입맛이 있든 없든 무조건 먹어야 한다 하셔서 ㅋㅋㅋ 호텔에서 멀리 나가긴 귀찮고 그냥 호텔 레스토랑에서 대강 떼웠습니다 ㅎㅎ

치킨 샌드위치랑 플랫브레드 먹었는데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어요.

 

12/19(수)

워싱턴을 떠나기 전 예전에 마모에서 본 재미 대한제국 공사관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https://www.milemoa.com/bbs/board/5565325 )

아침 먹고 걸어서 설렁설렁 갔는데 오픈 시간(아침 10시)보다 한 5분 일찍 도착했습니다. 문이 열린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서 주위를 어슬렁 거리다가 10시가 조금 넘어 문을 빼꼼히 열어보았는데, 리셉션이 따로 있지도 않고 사람도 안보이더라고요. 그래도 일단 그냥 문 열고 들어가봤는데 조금 있으니 안쪽문에서 직원분이 나오셔서 친절히 내부 가이드를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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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증대로 복원하고자 한 노력이 잘 보였고, 더불어 한국의 슬픈 근대사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 아부지께서 역사 좋아하셔서 국회투어랑 더불어 이곳도 아주 좋아하셨어요 :)

1, 2층은 내부 복원을 해 놓았고, 3층은 이 건물을 재인수 했을 때 전 주인이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해서 벽들을 이미 다 헐어버린 다음이어서 복원을 하지 않고, 전시실로 꾸며놨습니다.

저희는 그냥 워크인 했지만 사람이 없어서 직원분께서 다 가이드 해주셨는데, 홈페이지(https://www.oldkoreanlegation.org) 통해서 미리 가이드 어레인지가 가능한거 같더라고요. 한국 근현대사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가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공사관을 끝으로 짧은 DC 여행을 마치고, 다음날은 Woodbury Common Premium Outlet에 갈 계획이어서 오후 내내 Poughkeepsie를 향해 달렸습니다.

가는 길에 Five Guys에 들러서 햄버거로 점심을 했고요 ㅎㅎ

우드버리가 목적인데 Poughkeepsie로 간 이유는, 늘쁨님의 https://www.milemoa.com/bbs/board/3403900 글에서 CIA에 뽐뿌를 받아서 였습니다 ㅎㅎㅎ

원래는 다음날인 12/20일 점심에 가고 싶었는데, 딱 그날부터 크리스마스 연휴 휴가 기간이 시작되더라고요. 그래서 좀 빠듯하지만 19일 저녁 7시로 The Bocuse에 예약을 하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DC를 빠져나오고 뉴저지를 지날 때까진 괜찮았는데 아뿔싸 저녁 5시 즈음 뉴욕 옆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차 교통지옥이 벌어졌습니다 ㅠㅠ 뉴욕 옆에 지나갈때마다 당하는데도 여긴 참 힘듭니다 ㅋㅋ ㅠㅠ

DC 호텔에서 체크아웃 하고 출발한 시간이 12시 즈음이었는데, 레스토랑 도착하니 7시 30분입니다 ㅎㅎㅎㅎ ㅠㅠ

중간에 밥 먹느라 한 30분 정도 쉬긴 했는데 그래도 7시간 이라니 ㅠㅠ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걸 느끼며 레스토랑을 찾아 갔습니다.

예약시간에 30분이나 늦어서 차가 겁나 막혔다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다 하는 그 핑계를 대고 코트체크를 하고 테이블 안내를 받았습니다.

 

저희 테이블 서버는 두사람 이었는데, 한명이 선배고 한명은 신입생 같은 느낌이더라고요.

저희에게 직접 주문을 받고 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은 선배였고, 신입생은 그 선배를 따라 다니며 보조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전채-메인-디저트로 이어지는 3코스 메뉴가 1인당 $45였는데 서버가 이걸 강추했지만, 안타깝게도 차에서 오후 나절을 다 보낸 저희 세사람은 입맛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라 그냥 메인만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어무이랑 아부지는 대구랑 송어 요리를 시키셨고 저는 퀴노아가 들어간 야채 메뉴를 시켰습니다. 사실 이 전에 프렌치 레스토랑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다른 곳과 비교할 수가 없는데, 정말정말 맛있었습니다!! 특히 생선 요리!!! 미국에서 먹은 생선 요리 중에 최고였어요. 얘들도 생선 요리할 줄 아는구나 라는 느낌?? ㅎㅎㅎㅎ 메인 디쉬를 끝내고 그냥 가기 아쉬워서 디저트를 하나만 시켜서 맛보기로 하고 몽블랑을 시켰습니다. 

메인 메뉴 시킬때, 지금 우리 가족 DC에서 오는거고 뉴욕 옆에 지날때 겁나게 막혀서 오늘 운전만 7시간을 했엉 ㅠㅠ 라고 서버한테 입을 좀 털었는데, 그게 안타까워 보였던지 디저트는 하나만 시켰는데 (혹은 세명이 디저트 하나 시켜 나눠먹는다니까 불쌍해 보였던지 ㅠㅠ), 서비스로 초코케익이랑 초콜렛 봉봉을 주더라고요! 

워낙에 먹을거 사진을 잘 안찍어서 메인 사진은 없고 디저트 사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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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가 원래 저희가 시킨 몽블랑이고 위가 서비스로 받은 초코케익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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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나중에 또 나온 초콜렛 봉봉.

디저트들도 말할 필요가 없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적당히 달고 부드러운 식감이 입가심으로 아주 최고였어요.

아부지께서 여기가 마음에 드셨는지 CIA에 베이커리 있다는 얘기 들으시니 내일 아침에 여기서 빵 사가자고 하시더라고요 ㅋㅋㅋ 정말 그러고 싶었는데 담날부터 크리스마스 연휴 돌입이라 이걸로 CIA와는 바이바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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