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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사담(寫談), 맨홀 뚜껑

오하이오 | 2019.02.14 12:49:0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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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여행 때 맨홀 뚜껑을 찍었다. 그리고 살아나는 오랜 추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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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에 갔다. 짐 풀고 걷기 시작했다. 땅만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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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낯선 곳에 가면 바닥에 박힌 맨홀 뚜껑을 찍어 모았다. 여긴 정사각형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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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니 둥그런 뚜껑에 네모난 틀을 덧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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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디자인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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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뚜껑 하나하나가 도시를 가늠케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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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는 무엇을 쓰고 또 그 규모는 얼마만 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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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이렇다 보니 맨홀 뚜껑만 덩그마니 나온 풍경도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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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를 타고 옮기다 휴게소에 내렸다. 내려 맨홀 뚜껑부터 찾았다. 종종 이정표 역할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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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하엔(Jaén)에 도착했다. 마을 느낌 그대로 추상화한 작품 같은 맨홀 뚜껑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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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로드웨이를 걸었다. 남으로 북으로 걸으며 봤다. 그제서야 뉴욕을 알 것 같은 후련함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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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은 남다른 기대감이 있었다. 고도 아닌가.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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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이 컸다. 온통 새거다. 수천 년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수십 년도 못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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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뭔가 그들만의 느낌을 전했다. 어쨌든 내 마음속 베이징은 신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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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주변 간사이를 둘러봤다. 인상적이다. 맨홀 뚜껑 하나 정성 들여 그리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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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성과 관심은 바닥 면과 같은 재질로 만든 맨홀 뚜껑에서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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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다. 그래도 태어나 자란 서울이 제일 재밌다. 하루는 상계동에서 시청까지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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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맨홀 뚜껑을 모아서 나름대로 분류했다. 상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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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도. 더러운 물 흘려야 상수도로 새 물도 올릴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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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봤던 첫 서울 로고다. 이후 몇번 바뀌었지만 맨홀 뚜껑은 그때 그것 그대로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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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가 있었다. 거기에 기대 술래잡기며 다방구도 했다. 기둥이 없어지고 선들이 땅 밑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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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도 생겼다. 도심에선 이제 가스통 나르던 아저씨를 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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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역사도 엿보인다. 체신부가 있었다. 그러다 콤 콤 콤 인터넷 회사들이 땅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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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엔 집(?)도 있다. 이제 사라진 주택공사. 토지공사와 합쳐서 LH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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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명씨들. 누구 건지는 몰라도 하는 일은 다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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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형태지만 맨홀계(?)에선 독특한 편이다. 내 경험만 놓고 보면 '한국형'이라 불러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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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네모난 모양. 선명하고 만듯하게 각인된 경찰 맨홀 뚜껑은 딱 봐도 신경 쓴 티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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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하나. 같은 듯 조금씩 다른 모양. 그 궁합이 좋았는지 그대로 붙어 버린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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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를 봤다. 엄마 생각이 났다. 겨우 쓰는 글로 아들 둘 키워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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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작은 것들. 수백 수천을 다니면서도 눈길 한번 안 준 것들을 이렇게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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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 클리블랜드, 미국에서도 한동안 맨홀 뚜껑을 모았다. 먼저 뚜껑에 앉아 아빠를 기다리는 1호가 저 만할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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