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 후기 6758
- 후기-카드 1815
- 후기-발권-예약 1241
- 후기-백신 79
- 후기-격리면제 28
- 질문 57118
- 질문-기타 20654
- 질문-카드 11675
- 질문-항공 10174
- 질문-호텔 5189
- 질문-여행 4028
- 질문-DIY 178
- 질문-자가격리 19
- 질문-은퇴 410
- 정보 24187
- 정보-자가격리 133
- 정보-카드 5212
- 정보-기타 8001
- 정보-항공 3824
- 정보-호텔 3230
- 정보-여행 1059
- 정보-DIY 204
- 정보-맛집 217
- 정보-부동산 39
- 정보-은퇴 259
- 여행기 3418
- 여행기-하와이 388
- 잡담 15465
- 필독 63
- 자료 64
- 자랑 722
- 금요스페셜 106
- 강퇴로 가는 길 11
- 자기소개 661
- 구라 2
- 요리-레시피 70
- 오프모임 200
- 나눔 2699
- 홍보 15
- 운영자공지 32
질문글 아니면 질문글에 대한 답글 정도만 달아봤는데, 그 이후 처음 쓰는 글에 '혐오'라는 말머리를 붙여야 하다니 안타깝습니다^^; 마일모아 님, 혹시 제목이나 내용이 너무 혐오스럽다면 얼마든지 변경, 삭제하셔도 괜찮습니다.
저는 바퀴벌레를 싫어합니다. 아무도 안 좋아할 거예요. 하지만 저는 정말 싫어합니다. 오랜만에 이 댓글을 보고 갑자기 십수 년 전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학부생 시절 리니지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밤새 게임을 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거나 그것도 힘들면 친구 집에서 자곤 했지요. 고등학교 친구였는데 대학 때문에 둘 다 서울에 있었지요. 그 집 문지방에는 바퀴벌레용 끈끈이가 있었고 몇 마리가 죽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게임을 하고 그 집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큰 귀지가 나올 때보다 몇 배 강렬한 감각이 귀에 왔습니다. 본능적으로 '이건 바퀴벌레다.' 싶었고, 아니나 다를까 귓 속에서 뭔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더군요. 거슬리는 느낌 때문에 몸을 이리저리 꼬아대면서도, 침착하게 병원 위치를 찾았습니다. 바퀴벌레를 자극해서 좋을 건 없겠다 싶어서 불빛을 비추거나 귀후비개를 집어넣는 만용을 부리지는 않았고요.
그 때가 대략 7시였고 병원이 문을 여는 시각은 8시 반이었나 9시였나로 기억해요. 가만히 있으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서 병원 근처에 있는 단골 오락실로 갔습니다. 그 당시 리니지 외에도 갖가지 오락실 전용 게임을 즐겨했는데, EZ2DJ라는 음악 게임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8시에 문을 여는 걸 알고 있어서 그 때부터 미친 듯이 게임을 했지요. 주인 아저씨는 얘가 아침부터 왜 이러나 싶으셨을 거예요.
이비인후과 병원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가서 의사 선생님께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바퀴벌레를 빼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나마 고막을 손상시키지는 않았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의사 선생님이 즈려밟아 주셨습니다! 이렇게 끝나는 듯 했으나...그러면 꽤나 평범한(?) 이야기가 되겠지요.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새해가 밝으면 안과, 치과, 이비인후과를 돌면서 정기검진을 받았습니다. 대부분 별 일 없기 마련입니다. 특히 이비인후과 검진은 평소에는 귀 건강을 위해 가급적 안 건드리려고 하는 귀지 청소를 해줘서 좋아합니다. (실제 이비인후과 의사분들은 별 일 없는 한 귀 속에 뭘 집어넣지 말라고 하시지요.) 귀지 청소 후 귀 내부를 보는데 뭔가 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귀는 한 때나마 바퀴벌레가 들어갔던 곳이었고요.
천만다행히도 알은 아니었고 다리 조각이었습니다. 불빛과 suction으로는 바퀴벌레를 빼낼 수가 없어서 핀셋으로 집어서 뺐습니다. 그 때 다리 두어 조각이 남아있었나봅니다.
그 이후 저는 바퀴벌레를 보면 확실히 죽여야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구두 뒷굽을 이용하면 확실합니다. 버켄스탁도 탄탄해서 좋아요. 도망가면 경로를 끝까지 파악해서 숨은 곳에다가 약을 엄청나게 분사합니다. 물론 제 귀는 아직까지도 아주 건강합니다.
- 전체
- 후기 6758
- 후기-카드 1815
- 후기-발권-예약 1241
- 후기-백신 79
- 후기-격리면제 28
- 질문 57118
- 질문-기타 20654
- 질문-카드 11675
- 질문-항공 10174
- 질문-호텔 5189
- 질문-여행 4028
- 질문-DIY 178
- 질문-자가격리 19
- 질문-은퇴 410
- 정보 24187
- 정보-자가격리 133
- 정보-카드 5212
- 정보-기타 8001
- 정보-항공 3824
- 정보-호텔 3230
- 정보-여행 1059
- 정보-DIY 204
- 정보-맛집 217
- 정보-부동산 39
- 정보-은퇴 259
- 여행기 3418
- 여행기-하와이 388
- 잡담 15465
- 필독 63
- 자료 64
- 자랑 722
- 금요스페셜 106
- 강퇴로 가는 길 11
- 자기소개 661
- 구라 2
- 요리-레시피 70
- 오프모임 200
- 나눔 2699
- 홍보 15
- 운영자공지 32
15 댓글
헐퀴
2019-02-22 17:43:41
이분을 마모 침착왕으로 추천합니다
쎄쎄쎄
2019-02-22 18:27:09
+100 읽는데 몸이 베베 꼬이네요
레볼
2019-02-22 17:47:59
읽기만 하는데 소름이 돋네요.....
잔잔하게
2019-02-22 18:05:52
저도 10살쯤 귀에 바퀴가 들어간적 있어요. 이상하게 귀가아파서 병원을 갔더니 바퀴벌레라며 빼시더라구요. 열심히 빼시더니 하시는 말씀이 뺄때 안아팠냐? 좀 아팠는데 참았어요.
선생님 왈
죽은줄알고 그냥 뺐는데 살아있네? 많이 아팠을텐데... 우째 아프단 소리도 없냐?
ㅎㅎ
어릴때 누가 제 별명을 곰이라고 붙였던게 그린 이유인가 봅니다.
썰 하나 더풀면 (비위 약하신 분은 여기서 스톱!)
오래된 유머중에
파전에서 바킈벌레 몇마리가 발견되면 가장 기분이 나쁜가요?
이런 게 있는데
정답을 실제 경험했습니다. ㅎ
공포의 반마리라고...
도코
2019-02-22 18:24:35
이런 글은 댓글 안달고 그냥 조용히 사라지게 하는게 예의겠지만, 나만 당할 수 없으니까요.
'행복가득'님과 '잔잔하게'님의 닉과 정반대의 경험들이군요. 아놔... 이미 밥 먹은 후니깐 다행이지.
네티
2019-02-22 18:42:24
오 저만 잇는 경험이 아니군요. 저도 자다가 귀에서 움직이는 느낌에 깨서 빼려니까 안 빠지고 물 넣어도 뛰어도 안 빠져서 울다 잠든 적 있어요 그 담날 이비인후과 가서 의사쌤한테 바퀴벌레 들어갔다니까 안 믿으시더라구요 ㅋㅋ 진짜라고 그러니까 긴가민가 하시더니 귀에서 바퀴벌레 꺼내면서 어이없다는 표정 ... 20년 전 일인데도 선하네요 ㅋㅋㅋ 그때 어찌나 민망하던지ㅋㅋㅋㅋ 다시는 겪고싶지않은 경험이예요 저도 그 후론 바퀴벌레 노이로제 걸려서... 피해다녀요 ㅋㅋㅋㅋㅋ
걸어가기
2019-02-22 19:50:33
오마이갓.. 상상만 해도 ㅠㅠ
꼬마돼지베이브
2019-02-22 20:45:10
저도 EZ2dJ 정말 좋아했었는데... 그래도 전 귀에 바퀴가 있는채로 못 했을 거 같아요.
그 상황에 턴테이블을 쉭쉭 돌리셨을 생각을 하니 만감이 교차하네요 ㅎㅎㅎ ㅠㅠ
생각보다 경험 있으신 분들이 많네요 ㅠ
이제 귀마개하고 자야겠어요 ㄷㄷㄷ
뉴욕사진가
2019-02-23 01:29:35
와 이런 경험이 많다니 놀랍네요 ㅠㅜ 겪어보지 않았지만 그때 얼마나 놀라셨을지... 많이 지났지만 위로를 드려봅니다
엘스
2019-02-23 05:10:13
바퀴벌레라니
후덜저도 9살인가 어릴적에 자다가 귀에 벌레가 들어간 적이 있는데요. 어려서 뭔지 모르고 간지러우니까 자꾸 후볐어요.
움직일때마다 귓속에서 달그락.....3일 후에(!) 귀가 간질간질하는데 이물감때문에 그래 한번 참아보자 하고 가만히 앉아있었어요. 집게벌레가 톡 하고 떨어지더라구요. 아마 다리는 다 붙어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더니그 집게벌레가 30초후에 사망해버렸습니다.....안녕집게벌레야 고생했어나중에 영어로 설명할 때 찾아보니 집게벌레가 영어로 earwig더군요.
이래서 이름따라간다는건가요???덜쓰고좀더모아
2019-02-23 05:40:03
귀에 들어간 바퀴벌레가 고막을 뚫고 더 깊이 들어가 뇌손상 까지 일으켰다...라는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어요..
Monica
2019-02-23 07:18:20
부모님이 이글 읽으시면 아마 가슴을 치실듯.
없는돈 있는돈 모아 서울에 대학 보내놨더니 맨날 개임이나 하고 그것도 모잘라 개임하다 바퀴벌레나 귀에 들어가고 .....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ㅋㅋㅋ
행복가득
2019-02-24 13:47:03
저도 저만 이런 경험을 한 줄 알았는데 동지(?)들이 많아서 반갑습니다. 하지만 다시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ㅋㅋㅋ
케어
2019-02-24 14:29:14
"동지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읽고 화낼뻔 했어요.
사벌찬
2019-02-24 21:20:39
끄아악...
미국 바퀴는 더 징그럽지만 귀안에 들어가진 못할테니 다행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