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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글을 쓰는 법, 토론을 하는 법, 타인에게 이야기를 하는 법, 댓글을 쓰는 법

shilph | 2020.07.15 12:44:4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Latte is horse...

 

최근에 마모에서 이런저런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상당수가 정치적인 이야기이고, 누군가를 비방하는 날이 선 말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제가 뭐 나이를 많이 먹은 것도 아니고, 그냥 30대의 동네 흔한 배 나오고 안경 쓴 오타쿠 아저씨 이지만, 한 번 쯤 이야기를 해볼까... 하던 것을 써봅니다. 꼰대의 흔한 머릿말

 

일상생활에서 타인과 대화를 나눌 때 제일 중요한 것이 무언가... 라고 물으면, 그건 타인의 말을 듣는 것 입니다. 타인의 말을 다 듣고 나서 그 상황을 보고, 그것에 맞게 말을 하는 것이지요. 누군가의 말을 경청한다는 것은 중요해서, 누군가에게는 말 한 마디 없이 위로가 되기도 하고, 토론을 할 때는 그 말 속에 숨겨진 그 사람의 진실을 찾아서 그것을 바로 잡기도 하고, 법정에서는 말 속에 있는 단어 한두개로 결정을 뒤집기도 하지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타인의 표정과 제스쳐를 보는 것 같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표정과 제스쳐, 혹은 말투에 따라서 같은 단어가 수 많은 다른 의미로 바뀌기 때문이지요. "감사합니다" 라는 말 조차 표정 하나로 비웃는 것이 되기도 하고, 모욕이 되기도 하고, 감사 이상의 고마움을 담는 것이 되기도 하지요.

 

그런 점에서 온라인 이라는 공간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타인과의 말을 할 때 표정과 제스쳐를 볼 수 없어서 그 진위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기도 하고, 타인의 말을 다 듣기/보기에는 상대적으로 일방적인 전달이 되기 쉬우니까요.

거기에 온라인이니 내가 누군지 모른다고 막말도 하고요. 흔히 말하는 "싸지르고 가는" 글도 쉽게 볼 수 있지요. 그냥 화풀이용 상대처럼 마구 비난을 하기도 하지요. 실제로 면전에서는 못할 말도 쉽게 합니다. 그렇게 막말을 해도 자신에게는 피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글을 보는 것은 "봇"이 아닌 사람이고, 사람은 매우 감정적인 동물이기에 작은 글 하나에 "멘탈이 털리는" 상황도 많이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더더욱 글을 조심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여기에서도 많은 분들이 그런 작은 일들로 인해 활동을 접거나, 최소한의 활동만 하시거나, 아예 기존의 글 (정보) 도 지우시고 탈퇴를 하시기도 했지요

그리고 그런 일들은 결과적으로는 그런 말을 했던 사람 외에도 타인에게까지 피해가 되는 것이지요. 일단 인터넷이니 타인에게 불평을 필터링 없이 한 글을 보고 불쾌해지는 것이고, 좀 더 장기적으로 보자면 좋은 정보와 자료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한 번 마음이 상한 분들은 다음 번 글을 쓰는걸 주저하게 되고, 그런 것은 결과적으로는 정보 공유라는 부분에서도 소극적으로 접근하게 되니까요.

 

 

(서론이 길어졌지만) 그러면 과연 인터넷에서 글을 쓰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부분입니다.

 

인터넷이라고 해서 글을 쓰는 것, 즉 단기적으로는 일방향으로 타인에게 자기의 생각을 주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댓글과 댓댓글을 통해 타인, 특히 다수의 사람들과 비-실시간적이기는 하지만 대화와 토론을 한다는 점에서는, 일반적인 토론 혹은 대화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은, 일반적인 대화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진짜 생각을, 말 (즉, 단순한 문장의 나열) 과 함께 표정/제스쳐/말투를 통해, 좀 더 효과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추가적인 방법이 없이, 순수하게 타인에게 보이는 "글" 로만 전달하는 매우 제한적인 대화법인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에 글을 적을 때는 일반적인 대화법을 차용하되, 좀 더 신중을 기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화법/토론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말로 시작하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좀 안좋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고쳐라" 라는 자세가 아니라 "조금 가다듬으면 더 낫지 않겠는가" 라고 말하는 접근법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타인의 감정에 들어가기 위해서, 칭찬으로 그 사람의 마음의 문을 열고, 그 사람이 더 나아질 수 있는 조언 정도로 해서 그 사람이 쉽게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지요.

인터넷에서 "댓글"을 쓰는 것도 비슷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 전에, 나와 다를 수 있는 타인의 마음을 최대한 생각해서, 최대한 부드럽고 좋게 첫 머리를 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좀 더 낫지 않을까요?" 라는 접근법으로 댓글을 다는 것은, 그 속의 내용이 타인을 비난하는 것이라고 해도, 듣는 사람에게는 한결 부드럽게 들리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서 "이런 때에 비행기 타고 자랑이라고 글 올리시나요? 코로나 걸려서 가족이나 지금 사시는 동네 사람들 감염 시키지 말고, 집에서 쳐박혀 있으세요" 라고 하는 것과 "요즘 저도 여행 다니고 싶었는데, 오랜만의 비행기 사진에 리뷰라니 대리만족도 되네요. 하지만 요즘 코로나 때문에 위험하기도 하고, 비행기는 닫혀진 공간이라 감염 가능성도 충분히 높으니, 여행은 좀 참으시고 집에서 계시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건강을 잃으면 남은 여생에 갈 더 많은 여행을 놓치지 않을까요?" 라고 하는 말은 다르지요. 물론 내용은 같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니까요.

비록 욕을 하고 싶은 상황이라고 해도, 일단은 좀 좋은 표현으로 "애둘러서" 말하면, 그 사람 말고 다른 사람들도 보기 편하니까요. 또한 그렇게 날이 선 대화를 유지하면, 최종적으로는 "저 사람은 뭐가 꼬였나?" 라고 보이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나중에 도움이 필요해서 글을 올려도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답을 얻기도 어려워질테지요. 아니, 그 전에 강퇴로 가는 길이 될지도 모르지요 'ㅅ';;;; (물론 잘 돌려서 말해도 못 알아들으면 좀 직설적으로 말할 필요는 있겠지만요;;;)

 

 

하지만 글을 쓰는 법은 댓글을 쓰는 법과는 조금 다릅니다. 댓글을 "대화"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면, 글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주장" 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지요. 이것은 웅변법에 좀 더 접근하는데, 제가 무슨 그런 쪽 사람도 아니고 해서 웅변법은 잘 모르니 넘어가지요. 다만 한가지, 말투와 제스쳐, 표정 같은 것을 글 중간중간 대체한다면 좀 더 효과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아니, 유튜브로 녹화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ㅅ';;;;

약간 제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저는 이모티콘을 종종 쓰고, 줄긋기를 적당히 씁니다. 줄긋기는 농담 혹은 속마음을 적당히 안보이는 것처럼 속여서 전달하는 제 스타일이기도 하지요. 이는 딱딱한 글을 조금 말랑말랑 하게 하는 효과가 있고, 조금 다른 각도에서 글을 보게 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모티콘은 최대한 표정을 글에 담는 방법이고요. 물론 그렇다고 네이버 블로그처럼 남발하면 글의 신뢰도가 팍 떨어지는 효과도 생기지만, 적절하게 섞어서 쓰면 "아, 지금 이 글을 쓴웃음을 지으면서 하는구나" "아, 농담으로 하는 말이구나" 하고 조금 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완벽할 수는 없지만, 적절하게 웃는 표정이나, 땀 흘리는 것, 좌절하는 것 등등만 섞어서 써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이 됩니다. 비슷하게 일부러 의성어를 넣거나 ㅎㅎㅎ 같은 것을 적당히 적는 것도 비슷하게 되고요. 

이렇게 쓰면 자신의 생각이 좀 더 쉽게 전달되는 것도 있고, 추가적으로 글이 좀 더 말랑말랑하게 부드러운 글이 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도 조금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쓰더라도 5%는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른바 "세상은 넓고 ㅁㅊㄴ은 많다" 이론 

그 5%를 단 1% 라도 줄이는 방법은 "퇴고" 입니다. 글을 쓰면서 조금 논란이 있을 것 같다... 라고 생각한다면, 글을 쓰고 한 번 대충 훑어보는 것이지요. 자신의 생각과 다른 단어가 없는가, 어떻게 길게 늘이거나, 조금 글을 줄이면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요

글이라는 것은 마법과 같아서 썼다가 저 처럼 말재주 없는 사람이 말을 좀 할 줄 아는 사람처럼 보이게 지우거나 수정하거나 덧붙일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한 번만 읽어보고 수정해도 글이 훨씬 더 가다듬어 지는 것이지요. 발느린 늬우스는 이래뵈도 퇴고를 한 번 하는 글입니다. 엗헴 'ㅁ')/

 

 

마지막으로 글이건 댓글이건, 특히 댓글의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지만, 한 번 더 생각하고 적는 것 입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고,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할 수는 없지만, 조금 날이 선 이야기를 적을 때는 "등록"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지요. 원래 사람들이 싸울 때, 어떤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고민하라" 라고 하지요. 특히 부부싸움의 경우에는 더욱 더 그러고요 제 등짝은 소중하니까요

상대방을 좀 배려해서 부드럽게 적을 수 없다면, 글을 올리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특히 토론이 과열될 경우에는 "한 발 빼는" 것이 이기는 것이기도 하지요. 대부분의 인터넷에서 타인과 키보드 배틀을 벌이는 경우는 답이 없고 수평선을 서로 달리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게 정치건, 종교건, 생각이건 말이지요. "지는 것이 이기는 것" 이라는 말처럼, 때로는 그럴때는 지는 것이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법이 되고, 자신의 감정을 소모시키지 않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저 역시 다른 곳에서는 꽤나 뭐라고 하는 편인 사람이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중도" 역시 중요하다는 것도 알지요. 그래서 일부 글들에서는 일부러라도 댓글을 달지 않기도 합니다. 저까지 참전하면 잘못하면 "100년 전쟁"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니까요.

 

 

인터넷 커뮤니티는 내가 그냥 화면을 통해서 글을 보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 화면의 뒤에는 나와 닮은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고, 나와 다른 삶을 살았던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지요. 그 사람의 얼굴을 모르고, 삶도 모르지만, 같은 평범한 사람인 것입니다.

어쩌면 그 사람은 은퇴를 하신 덕망 높은 교수님일수도 있고, 갓 사회 생활을 시작한 패기 넘치는 사회인일지도 모르고, 당장 다음주에 내야하는 월세에 전전긍긍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애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초보 엄빠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같은 교회를 다니는 서로 얼굴도 알고 웃으면서 인사도 하지만, 아주 친하지만은 않은 한 신도일 수도 있고, 내 친구의 친구일지도 모르지요. 

 

인터넷의 글에는 그냥 "닉네임" 으로만 존재하는 그 누군가는, 그렇게 그저 평범한 누군가일 뿐입니다. 그런 같은 사람들에게 편하게 글로 마음을 콕콕 쑤셔서 좋을게 뭐가 있을까요? 단순한 화풀이? 단순한 일탈?

일본 속담에 "저주를 하면 묘혈이 두 개" (누군가를 저주할 때는 무덤을 두 개 판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해코지를 하면,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는 말이지요. 그것은 단순한 인과율의 의미가 아니라, 타인을 향한 자신의 행실에 따라 자기의 평판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터넷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봅니다. 비난과 비판을 담던 사람이 과연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욕을 하는 사람은 자기도 욕먹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적어도 제가 봐왔던 그 짧은 삶에서는 오프라인이건 온라인이건 다 비슷하다고 봅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사람과 사람간의 모임과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비록 그것이 얼굴을 맞대지 않았다고 해도 비슷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종종 이야기 하고는 하지만, 저는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좋은 오징어 입니다. 아, 이게 아닌가?ㅇㅁㅇ???

하지만 적어도 타인에게 해를 입히고 비난을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싫은 것은 타인도 싫은 것" 이라는 마음을 최대한 갖으면서, 적어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타입이지요. "좋은게 좋은것" 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웃는게 최고"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공경" 과 "배려" 라고 생각합니다. 더더군다나 얼굴을 마주할 수 없는 온라인에서는 더더욱 그렇고요. 얼굴도 보이지 않는데, 그렇게 타인을 비난을 하거나 비꼴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봅니다. 차라리 그냥 "안보고 말지" 하는게 낫겠지요.

거기에 글은 결국 어딘가에 영원히 남게 되는 것인데, 자신의 이름에 먹칠을 할 이유는 더욱 더 없다고 봅니다. 타인을 욕하는 필터없는 글은 결국 "누워서 침 뱉기" 가 될 뿐이지요. 그런 글/댓글을 남겨봐야, 결국 "저 놈은 그런 놈" 이라는 명찰을 획득할 뿐이니까요.

그러니 인터넷이라는 곳에서 서로서로 조금 조심하고, 서로 배려하고, 서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높이는 길이고, 자기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도 그럴테고요. 남을 미소 짓게 하는 사람은 언제나 존중 받으니까요.

 

 

가뜩이나 어렵고 힘든 때 입니다.

서로 토닥토닥 해주고, 서로 감싸줘도 모자를 판에, 비난하고 비판해서 서로 마음 상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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