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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온게 1999년이니까. 21년만에 미국 시민이 되었네요.
영주권을 받은게 2010년이라 시민권은 진작에 가능했지만,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받았습니다.
저는 작년 10월에 LA에서 신청해서, 11월에 인터뷰를 했으니 1년 1개월이 걸렸네요. 신청 할 때부터 트럼프의 강경정책 때문에 신청자가 많아서 대기 기간이 길어진다고 하더니 팬데믹이 오면서 훨씬 더 길어질 줄 알았지만, 그래도 때가 되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는 지난 목요일이었습니다. 제 와이프는 오전 7:50분, 저는 10:15분에 인터뷰가 잡혀서 시간이 좀 애매했습니다. 아내를 건물로 먼저 들여 보내고, 저는 그냥 건너편 몰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전화기를 보며 놀고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9시 30분 좀 넘어서는 인터뷰 패스를 했다고 연락이 오더군요. 영어에 자신감이 없어서 불안해 했는데, 백인 아주머니가 좀 딱딱하기는 했지만, 그냥 약간의 잔소리(신청서에 잘 못 표기한게 있었다네요)외에는 별 다른 문제없이 통과시켜줬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바로 선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저도 이민국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갈때 시큐리티 체크는 하지만, 그 흔한 발열 체크도 안하더군요.이 많은 사람이 들락거리는 곳에 대체 무슨 깡인지.
8층의 이민국 사무실로 가서 접수를 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아내가 선서 마쳤다고 내려가 있겠답니다. 저보다 먼저 미국인이 되었네요.
조금 기다리니 한 아시아인 그리고 나름 젊은 축으로 보이는 남자가저를 부르더군요. 이름을 보니 베트남 사람 같았어요. 인상도 좋아 보이고, 그닥 까다로운 사람은 아닐 것 같았습니다. 인사하는 동안에도 계속 미소를 짓고, 말투도 부드러웠구요.
사실 저는 이때부터 좀 불안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이 다운타운 지역과 또 이민국 빌딩에 티모빌 전화 신호가 약해서인지, 전화시 배터리가 무지하게 빨리 줄어들더니, 인터뷰 시점에서는 15%정도 밖에 남지가 않았던 것입니다. 인터뷰 끝나고 결과도 알려줘야 할테고. 또 선서까지 기다리는 동안 심심도 할 것 같고 불안해 하는 중인데, 이 이민국 직원은 열심히 저에 대한 데이터를 서버에서 뽑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눈에 들어온 것으 그의 책상위에 충전하고 있는 아이폰과에어팟. 잠시 꽤 고민을 하다가 물었습니다. "인터뷰도 전에 좀 황당한 질문 일 수 있는건 아는데... 혹시 내 전화기 충전 좀 해줄래?"
하핫. 이 친구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오 걱정마. 갈 때 잊어버리고 가지만 마"라고 하며 충전기에 연결을 해주었습니다. 어찌나 마음이 편안해지던지...????
그러고는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Civil question을 10개 물어보는데 앞의 6개를 바로 답하니 거기서 끝. 그러고는 간단한 문장을 읽어 주고는 제 앞에 있는 아이패드에 따라 적으라고 하더라구요. 그걸로 영어 시험 끝.
그러고는 제 어플리케이션을 쭉 흩어가는데, 제가 "군대 훈련 받은 적이 있다"에 아니라고 답을 했더군요. 그래서 "한국에서 훈련 받았다"고 했더니 그 부분을 수정. 이에 따라 그 뒤에 나오는 "무기 훈련을 받은 적 있는가"도 예스로 수정.
뭐 중간 중간 농담도 해가면서 아주 분위기 좋게 재밌게 인터뷰를 하고, 제 전화기는 35%까지 충전해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인터뷰를 패스하고 다음 방으로 가니 이미 앞 팀이 선서를 하고 있더군요. 10명씩 되는대로 일단 선서를 해서 내보냅니다. 그 팀이 지나고 한 30분쯤 되니, 또 10명을 부르는데 제가 포함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하는 말을 기다렸다가 "I Do"하고 시민권 증서를 받으니, 미국인이 되어버렸습니다.
빌딩을 내려와서 아내를 만나 미국인으로서 먹는 첫 점심으로 타이 음식을 사 먹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런저런 서류도 준비해갔는데, 전혀 필요없었어요. 영주권도 만료가 되었었고, 심지어 여권도 만료 되었는데 뭐 아무 문제 없더군요.
이제 여권도 만들어야 하고, 소셜 시큐리티 카드도 바꾸러 가야하고.상황봐서 면허증도 리얼 아이디로 바꿔야겠네요.
코비드19덕에 인터뷰까지 대기 시간은 좀 길어진 듯 한데, 덕분에 전반적인 인터뷰 프로세스는 좀 더 빠르게 그리고 쾌적하게 진행된 느낌도 있습니다.
작년에 신청해 둔 것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니 어찌되었건 큰 짐 하나를 벗어던진 기분입니다. 올 해의 큰 숙제 하나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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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댓글
무지렁이
2020-11-10 13:37:02
축하드립니다. 저도 올해 신청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2020년 다 지났네요. 지금이라도 해야하나요. 요즘 신청하면 또 얼마나 걸리려나 모르겠네요.
rlambs26
2020-11-10 22:48:53
어차피 할거라면, 하루라도 빨리하는게 나은 것 같아요. 프로세싱 피가 계속 오르는 추세라...
EY
2020-11-10 14:02:49
오~ 측하드립니다. 당일날 선서까지 하시니 좋아졌네요. 저희는 시험문제가 같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아직도 선서날 받은 성조기는 간직하고 있네요. 이제 여권만드시러 고고고~~ ㅎㅎ
rlambs26
2020-11-10 22:49:32
저희는 문제는 다른게 나왔더라구요.
네. 여권도 빨리 만들어야하는데, 이 귀차니즘을 어찌해야할지 ㅎㅎ
혈자
2020-11-10 14:04:06
축하드립니다!!
rlambs26
2020-11-10 22:49:46
감사합니다
스시러버
2020-11-10 15:09:43
축하드립니다. 제 와이프는 작년12월인가에 신청했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네요...
rlambs26
2020-11-10 22:51:04
저희도 1년 좀 넘게 기다렸으니, 아마 내년 초쯤에는 소식 있지 않을까요? 저는 어차피 코비드 때문에 어디 갈 일 없다고 생각하니, 언젠가 되겠지 하고 그냥 기다려지더라구요
SAN
2020-11-10 23:41:48
저는 작년 11월 초에 신청해서 어제 인터뷰까지 하고 왔습니다. 오피스마다 다르지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좋은일만가득
2020-11-10 15:52:14
축하드립니다~~ 혹시 시카고에서 최근에 시민권 인터뷰 보신분 있으신가요? 시커고도 인터뷰보고 바로 선서식을 하는지가 궁금하네요
rlambs26
2020-11-10 22:52:06
이게 지역 오피스마다 다르더라구요.. 한번에 하니 시간도 아끼고 좋았어요.
physi
2020-11-10 19:56:51
축하드립니다. 조금만 빨랐으면 이번 대선에 소중한 한표 행사 하실 수 있었을텐데, 이건 약간 아쉽네요 ^^;;
도전CNS
2020-11-10 22:39:51
CA는 뭐 어짜피 블루당 이라..,..
rlambs26
2020-11-10 22:54:15
네. 인터뷰 질문에서 "세네이터는 몇 년에 한 번 뽑냐"는 질문이 나와서 6년 답을 하니 "이번엔 재밌는거 다 놓졌네"라고 답을 해주길래 "관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대체 이거 결과 언제 나오는거냐?" 이런 이야기도 같이 했어요. 당시 트럼프인지 바이든인지 결과가 전혀 알 수 없던 터라...
shilph
2020-11-10 21:19:37
오호 축하드립니다 :) 다음번에는 투표도 참여하실 수 있겠네요 :)
rlambs26
2020-11-10 22:54:40
다음번 투표는 일단 하우스 투표겠네요. 2년 뒤!
역전의명수
2020-11-10 21:51:44
오오 축하드려요 ㅎㅎㅎ
rlambs26
2020-11-10 22:55:18
감사 드려요!
남쪽
2020-11-10 21:59:07
축하드립니다. 저랑 같은해에 미국 오셨네요.
rlambs26
2020-11-10 22:55:47
네. 뉴 밀레니엄으로 시끌 시끌하던 해였죠. 그게 엇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곰과나무
2020-11-10 22:41:19
축하드립니다! 저는 아직 몇년 남았지만 벌써 고민이 되네요,
rlambs26
2020-11-10 22:57:23
어떤게 고민이신지?
애들 대학교 갈 때 재정지원 받고 할 때도 부모의 시민권 여부도 중요하다고 그래서 저희는 매우 프랙티컬한 이유로 시민권을 받았네요. 잘 결정하시길 바래요.
곰과나무
2020-11-11 04:49:39
역시나 같은 이유로 받는다 쪽으로 마음이 많이 가네요. 이번 선거를 보면서 한표 행사하는게 중요하구나 다시금 생각했고요!
정돈
2020-11-11 06:31:20
축하드립니다. 저희는 혹시 받는 다면 아직 2년은 더 있어야 할 것 같네요.
https://giantdirectory.com/Education_Aid101
를 보니 애들 미국 대학갈떄 재정지원은 부모의 거주지역과 자녀의 시민권 여부라고 나오네요.
그런데 일부 ? 미국 대학들은 부모의 시민권 여부도 보나 보군요?
rlambs26
2020-11-11 08:30:08
네. 저도 카더라로 들은 이야기인데 딱히 직접 확인해보지는 않았어요.
SAN
2020-11-10 23:40:54
저는 샌디에고에서 어제 인터뷰를 했습니다.
작년 11월 중순에 신청,
약 2주 후인 12월초에 핑거 했고요,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고 10월 말에 연락이 오더라고요. 인터뷰 시점에서 약 20일 정도 전에 알려준 거 같습니다.
백인 여자 심사관이었는데 인터뷰 자체는 무난하게 통과했고요, Congratulations!에 체크된 종이 받았습니다.
(인터뷰 자체는 워낙 일반적인 내용이라 따로 말씀드릴 것이 없네요)
이름 변경 신청했었고, (남편 성으로 변경 및 한국 이름은 그대로 쓰되 이름 사이에 공백 없애는 것으로 신청)
이름 변경 안 하면 당일 선서 가능하지만,
저처럼 아무리 간단해도 이름 변경하게 되면 법원에서 이를 승인하는 데 4주 정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그 이후 선서식 할꺼라고요.
어떤 주는 남편 성 변경은 워낙 일반적인 거라 당일 변경해서 선서식까지 한다고 하던데, 샌디에고는 아닌가 봅니다.
혹시 샌디에고에서 인터뷰 하실 분들은 질문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제가 아는 내에서 말씀드릴께요 :)
rlambs26
2020-11-11 00:34:37
저랑 와이프도 이름 변경은 하질 않았는데, 제가 변경할 경우 오래 걸리냐고 했더니, LA에서는 바로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바꿀까 잠시 망설였으나, 그냥 넘어갔어요.
그런데...바꿨어도 정말 바로 되었을지, 잘 모르겠네요. 약간 스치듯 지나가며 한 이야기라.
SAN
2020-11-15 12:53:56
저는 월요일에 인터뷰했는데 화요일에 선서식 다음주 수요일에 있으니 맞춰 오라고 통보받았어요. 4주 걸린다더니.. 하루만에 급행으로 법원에서 처리되었네요.
Travelogue
2020-11-10 23:46:29
영주권카드는 만료되어도 상관없군요? 지금 시민권 신청은 들어갔고 영주권카드가 내년초에 expire되서 고민중이였는데 반가운소식입니다.
rlambs26
2020-11-11 00:34:59
네. 영주권 카드 만료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 사이에 해외로 나갈 일만 없으면 아무 문제 안되요.
JM
2020-11-11 01:12:15
축하드립니다.
rlambs26
2020-11-11 05:03:31
감사합니다!
후안파블로
2020-11-11 11:10:10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기원합니다!
rlambs26
2020-11-12 10:05:05
감사합니다.
박건축가
2020-11-12 04:22:53
축하드립니다. 점점 시민권 영주권 따기가 까다로워지는 듯한데 저도 빨리 따야겠어요!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rlambs26
2020-11-12 10:05:36
시민권은 사실 까다로왔다는 생각은 전혀 안드는데, 그냥 시간이 좀 걸렸네요. 영주권은 고생 좀 했던 기억이 있지만요.
오렌지와파랑새
2020-11-12 05:26:45
오 축하드립니다 ㅎㅎ 저는 내년 6월이 영주권 5년차인데.. 대기시간이 기니 지금 시민권 신청을 해도 괜찮을까요? 4년반 되면 신청해라~ 라고 전에 들은적이 있는데 말이지요 ㅎ
빨간구름
2020-11-12 05:57:12
5년 되기 3개월 전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rlambs26
2020-11-12 10:05:57
네, 감사합니다. 내년 3월 정도에 신청하시면 될 것 같아요.
KE023
2020-11-12 05:54:25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더더욱 승승장구하시길 기원드려요.. :)
rlambs26
2020-11-12 10:06:21
네, 감사합니다. 승승장구 할 수 있어야 할텐데요!! 하하.
노마드인생
2020-11-12 09:00:55
시민권 축하드립니다! 저 무지한 질문일수도 있는데요. 갑자기 궁금한게 혹시 본인은 시민권 따고 p2는 영주권/한국 국적 유지 이렇게도 가능한가요?
rlambs26
2020-11-12 10:04:43
전문가는 아니지만, 왜 안되겠나 싶은데요? 그냥 신청을 저만하고, 제 아내는 따로 하고 그랬으면 가능했겠죠.
저 아는 지인도 본인은 시민권이고 아내는 한국에 재산 문제가 있어서 영주권 연장하며 지내는 부부도 있어요. 가능하겠죠.
1stwizard
2020-11-12 15:34:57
축하드립니다.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국적이탈신고도 잊지 말아주세요.
이재한형사
2020-11-12 15:59:23
궁금한 점이 국적이탈신고는 의무인가요 선택인가요? 65세 이후에 후천적 시민권 취득자도 반드시 신고해야하는지요.
1stwizard
2020-11-12 16:10:50
나이가 65세 이상이시면 복수국적은 되는데 국적을 이탈했다가 회복하는 절차를 밟는거 같네요 (좀 귀찮긴 하네요). https://overseas.mofa.go.kr/ca-toronto-ko/brd/m_5394/view.do?seq=1153939&srchFr=&s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company_cd=&company_nm=&page=1
1stwizard
2020-11-12 16:12:10
의무인데 잘 강제는 안되는 편입니다. 다만 이탈신고 안해도 한국국적은 날아간거라 한국국적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행위는 무효니 민형사상 리스크를 지는거죠.
더블린
2020-11-12 21:28:15
축하드립니다!!!!
violino
2020-11-15 19:53:44
전 같은 장소에서 지지난주 수욜에 받았어요. 그 담날 인터넷으로 유권자등록하고, 금욜날 동네 하이스쿨에서 투표했죠. 신청하신 시기랑 인터뷰 시기가 거의 같네요. 같은 엘에이라서 그런가봐요. 전 군대 예스했는데 나중에 무기 훈련 노우하니깐 면접관이 아까 군대 예스했잖아 하고 정정해줬어요. 친절하더라구요.
지난 토욜에 우체국 가서 여권 신청부터 했네요. 덕분에 시민권증서가 당분간 없는데, SSO부터 갈껄 그랬어요. 참고로 처음 여권 신청은 예약해야 하더라구요.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