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초로 경매에 나온 국보. DAO로 뭉쳐 입찰하는 시민들

오 재미있네요! 과연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합니다. 

그런데....Auction Theory 조금이라도 공부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이렇게 예상 비딩금액이 노출되면 상당히 불리하긴 합니다. 경쟁자가 그에 맞춰 전략을 짤 수 있으니까요. 

오오 멋지네요. 참고로 전형필 이라는 이름은 몰라도, 간송 이라는 호를 아는 분은 좀 계실겁니다. 간송미술관은 유명하죠. 

전형필 - 나무위키 (namu.wiki)

간송미술관 - 나무위키 (namu.wiki)

가장 유명한건 역시 훈민정음 해례본 이지요. 이후 상주본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상주본은... 하아... 

해례본 덕분에 한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자세히 알려졌지요. 오래된 책 (특히 일본에서 만들어진 책을 번역한 것들) 에는 한글이 만들어진게 창살무늬를 보고 만들어졌다... 등등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해례본 덕분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게 되었지요. 발견된게 얼마나 다행인지...

참고로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하..." 로 시작되는건 언해본이고요. 언해본 덕분에 "왜" 만들어졌는지는 알려진거도 엄청난건데, 해례본 덕분에 한글의 멋짐이 폭발했... 

참고로 저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대왕의 그 말이 참 가슴에 와닿습니다. ㅈㄹ하고 자빠...

아....꼭 잘 되었음 좋겠는데.... 이놈의 친일파들......

어떻게 되었나요?

오~ 마지막 말씀. 너무 좋네요! 문화를 우리나라는 정말 예전부터 중히 여겼군요. 

소개해주신 DAO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는 하지 못하고,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경매에 참여하는구나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그렇지만 경매에 참여하는 목적이 "우리의 국보를 우리가 지키자는 움직임"에서 비롯됐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네요.

도대체 "누구로 부터 지키자는 걸까?"

링크된 중앙일보 기사(이하 파란색 이탤릭)를 보면 이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만 지켜야 할 상황이 벌어진 것 같진 않은데요.

"2020년 5월, 보물로 지정된 불상 두 점을 경매에 내놓았던 간송미술관" "보물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도 경매에서는 거래되지 않았다. 둘 다 시작가는 15억원씩이었다. 유찰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물 구입 예산을 활용해 모두 사들였다."

이번은 특별히 다른 걸까요?

“삼성문화재단이 나서지 않는 한 사들일 곳은 없어 보인다”,"경매 시작가가 워낙 높아 유찰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지난 경매에 나왔던 불상들처럼 유찰된 뒤 국립중앙박물관이 구입한 방식으로 거래될 수도 있다."

지난번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예측인데 두 DAO는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위험한(?) 입찰자를 알고 있는 것일까요? 

참고로 국보는 개인소유라 하더라도 해외 판매는 금지되고 (해외 전시 등을 위한) 반출도 엄격하게 제한합니다. 

“이번에 내놓는 물건은 전영우(전 간송미술관장)·전인건(간송미술관장) 등 소유로 돼 있다”라니까

판매 대금은 간송미술관이 아닌 개인의 소유가 됩니다.

심지어 간송 선생으로부터 상속받았을 국보의 상속세는 법적으로 '0', 없습니다.

(참고,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20/07/685307/ )

기사에 이런 내용도 있네요.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개당 1억원인 대체불가토큰(NFT) 100개로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얼마나 팔렸고, 미술관 재정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당연히 이번 국보의 판매금도 사용처를 밝힐 이유도 없고 미술관을 위해 써야 한다는 제약도 없겠죠.

그런데 어떻게 'Once won, this shall be a monumental victory for Kansong Museum(Heritage DAO)'이 될까요?

이런 정황으로 두 DAO가 내세운 명분이 엉터리라고 판단하니, 숨겨진 다른 의도가 있다고 여기게 되네요.    

곁가지 소식 1

어제(25일)에 대구간송미술관 착공을 했다고 합니다. 

국비와 대구시비  400억원이 쓰인다고 합니다.

(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2/01/69622/ )

곁가지 소식 2

낡아 유물 보존이 어렵다 여긴 간송미술관 시설을 새로 짓고 수리하는데

세금 47억원을 들였고, 미술관측 부담은 없었다고 합니다.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782596#home )

기사 끝에 이런 말이 있네요.

“간송 선생이 ‘문화보국(文化保國·문화로 나라를 지킨다)’ 정신을 몸소 실천하며 모은 문화재가 이렇게 미술품 경매에 나오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간송미술관 문제는 함께 풀어야 한다”

아마 미술관장은 수십 수백억 재산을 곁에 뒀지만 그에 걸맞게 생활이 윤택하지도 않고 

책임만 뒤따르는 걸 힘들어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대도 바뀌고 또 간송의 장손이라고 해서 간송만한 사명감을 기대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래서 함께 풀자고 한건 아닐까요.

미국에서 흔히 보듯 '피'보다는 사명감 있는 사람이 미술관을 운영하는 것이 해결법이기도 하고 간송의 유지를 받드는 건 아닐까요.

경매 결과입니다. 입찰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두 DAO도 입찰하지 않았거나 못했다는 거네요.

댓글 쓰기 직전 두 DAO 홈페이지를 들어갔는데 이와 관련한 입장은 찾지 못했습니다.

"국보 매입 부담 느꼈나, 간송미술관 불상 2점 경매 유찰"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4317

경매전 앞선 기사에 언급되었 듯이 이전 보물 경매 때처럼

유찰 뒤 국립박물관 매입 수순을 밟는지가 궁금해지네요. 

어떤 분은 이 수순(유찰 뒤 '국박'에 판매)을 노리고 경매 최저가를 높게 책정했고,

국립박물관 새해 예산이 고스란히 있을 1월에 경매한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국립박물관이 불상 2점을 구입해야할 이유가 있나요?

누가 사던 국보의 가치가 바뀌는것도 아니고,

딱히 세금으로 개인에게 혜택(?)을 주는게 이상해서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재정이 어려운 박물관(비록 개인 소유라 할지라도)으로부터 국보를 회수하지 않는다면, 박물관이 망해서 박물관 주인이 그 국보들을 거의 버려두듯이 내팽게쳐놓아 관리되지 않아 그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면 어떨까요?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이라면 자기의 박물관이 망하면 국보를 나라에 기탁해서 관리해주세요 부탁하는게 옳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누가 강요할 수 없는 것이잖아요. 그 개인에게 그럴 책임은 없지요. 오히려 나라에서 도와주지 않은거에 뿔나서 더 망가뜨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고의로 그러면 법에 걸리니 몰랐다고 그러면 뭐....) 그래서 회수할 수 있을때 나라에서 세금써가며 회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위에 댓글 주신 @만물박사 님 의견과 궤를 같이하는 것 같은데요. 제게 여쭈셨으니 저도 답변을 달겠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국립박물관이 불상 2점을 구입해야 할 이유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존재 이유'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국가든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은 국가의 역할 중 하나라는 데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과거 국가가 이 역할을 못해서 간송 선생 개인이 해내셨던 것이고요.)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러한 국가의 역할에 맞춰 박물관 자료의 수집. 관리. 보존. 전시를 제 1사업으로 추진하는 국가기관입니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제 4조 http://likms.assembly.go.kr/law/lawsLawtInqyDetl1010.do ) 그러니 국내/외를 막론하고 우리 문화재를 수집할 수 있다면 수집해야 하는 기관입니다. 수집할 때는 문화재 가치와 금액 등을 따져 우선순위를 정하리라 짐작하는데 국보라면 최상 문화재인 만큼 국립박물관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겠죠. 게다가 시장에 나오면 수집이 현실화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현실화의 관건은 아마도 대부분 예산과 유물 가격이 될 것 같고요.

국보를 보존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인 만큼 국가가 개인 소유의 국보(소유주)에도 여러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상속세 면제일 것이고요. 간송미술관의 경우에서처럼 보존에 필요한 설비, 건축 등도 지원합니다. 이걸 두고 특혜는 있지만 의무는 거의 없다고 말하기도 하던데요. 공공재화라 여겨 국가가 지원하지만, 소유주가 공공의 재화(전시 등)로 쓰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20/07/685307/ )  그런 유물이 관리와 보존도 믿을만하고 공공성을 담보하기도 쉬워지라고 만든 '국박'으로 들어가는 게 당연해 보입니다. 

이런 의심이 있습니다, 간송미술관장은 이런 국박의 존재 이유를 이용해 국보를 국가에 팔려는 속셈이고, 가격 흥정 기준을 만드는 징검다리로 경매를 벌였다는. 그래서 국박이 단호하게 대처해 사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합니다. 그렇지만 예산을 넘긴 가격으로 구매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매매 협상을 무시할 수도, 또 무시해서도 안되는 게 국박의 처지일 것 같네요. 

두분의 댓글에 동의합니다. 

처음 제 생각은 국보이기에 해외 반출은 불가할테고, 다른 개인이 구입할 의사와 여력이 있다면 궂이 국가가 구입해 줄 이유가 없어보였습니다.

그런데 오하히오님이 말씀하신 국립중앙박물관의 존재 이유도 일리가 있네요.

그리고 오하이오님이 언급하신 간송미술관장에 대한 의심 또한 동의합니다.

이런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도 하구요.

참 애매한데, 마음으로는 "에잇 나쁜놈 설비/건축 지원도 다 받아놓고 이제와서 돈 없다고 국박을 협박하네" 라고 생각하는데,

또 박물관장의 개인 입장에서 보면 자기 소유물을 팔고 싶다는데 누가 뭐라 그러기도 좀 이상하고 하네요.

간송의 유지를 이어 받았을 박물관장(간송미술관장)께서 설마 이걸 두고 남이 뭐라 한다 하실것 같진 않은데요. 게다가 국보를 상속세도 없이 물려 받고, 보존을 위한 국가 지원도 받았다면 사유재산이긴 하나 공공재임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만약 온전한 사유재산이고 그걸 두고 남들이 뭐라 한다 생각한다면, 적어도 상속세도 내겠다, 지원받은 돈도 돌려주겠다는 공헌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판매를 규제할 법적 구속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처럼 의심스러운 경매를 벌이면서 욕 먹을 각오 조차 하지 않고 팔 수 있게 만든다면 국보는 자칫 최고의 부자 재산상속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