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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상대적으로 업무강도가 낮은 이 틈을 노려 미뤄왔던 Airbnb 호스팅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저희 가족은 올해 초 Townhouse로 이사를 왔고, 모기지 상환의 압박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왜 15년 상환을 해서...) 이사온지 불과 12일만에 Airbnb 호스팅을 개시합니다. (네, 미친짓 맞습니다. 몸살나서 죽을뻔...). @최선 님의 포스팅이 준비에 정말x2 많은 도움을 주셨구요 (https://www.milemoa.com/bbs/board/6667911, https://www.milemoa.com/bbs/board/7853440). 지금까지 대충 두어달정도 손님을 받은 것 같네요
<컨셉 및 주 고객층>
이사온 집은 전 주인이 마루를 터서 그런지 지하가 bedroom + Living room + bathroom이 다 있을 정도로 넓습니다. 이전에 살던 작은 1 bed apartment와 거의 비슷할 정도예요. 지하를 처음 본 순간 '스위트룸보다 큰데? 대 가족이 와서 자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저희 Airbnb의 컨셉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listing도 "넓고 kid-friendly한 guest suite"으로 올렸고, 아이의 장난감, monkey bar, trampoline 등을 모두 지하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손님이 오면 가지고 놀게 하면 되고, 손님 없거나 아이의 play date가 있는 날엔 아이와 친구들이 내려가서 놀게 합니다.
지금까지 보면 싱글 및 커플이 대충 40%,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60% 정도였습니다. 저희 집이 DC에서 30분쯤 떨어진 northern Virginia에 있다 보니 싱글과 커플들은 대부분 일 혹은 짧은 DC 여행을 위해 오시는 분들이 많았고, 가족 동반으로 오시는 분들의 사연은 정말 다양하더군요 (가족 장례, 자녀 competition, road trip...). 아이들이 지하에 들어와서 다양한 장난감과 PS4 등을 보고 환성을 지를때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물론 가끔씩 시끄럽게 놀거나 땡깡을 부릴 때도 있지만 뭐 애들인데 어쩌겠어요^^;;
<비용 및 수익>
지하에 놓은 가구 대부분은 이전 집에서 쓰던 것들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책걸상, 소파, 식탁, TV, TV장 등등... 그리고 필수품인 이불/담요, 베게, 침대 및 이불 커버, 냉장고, 전자레인지, 다리미/깔판, 케틀, 스탠드 등등은 아마존/costco에서 구매했구요. 추가 구매에 소요된 비용은 대충 천불 내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간식 (물, 탄산수, 커피, 차, 에너지바...)등을 구비해 놓는데 이 비용은 미미합니다. 월 30불 정도도 안될것 같아요. 그리고 손님이 오시면서 utility가 늘어나는 부분도 있겠지요.
가격은 Airbnb에서 제시하는 Smart Pricing에 대부분 맞춥니다. 세팅을 이렇게 하면 수요와 공급에 맞춰서 가격을 알아서 조정해주니 굉장히 편하네요. 다만 호스트가 가격의 상/하단을 설정할 수 있으니 '너무 저렴하는 안해야지' 하시는 분들은 최소 가격을 원하는 만큼 설정해주시면 됩니다. 보통 고객이 내는 비용의 80%정도를 순수하게 가져가게 되는데 (fee, 세금 등), 저희는 1박에 대충 100불 내외를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Airbnb를 하다 보면 청소가 제일 큰 문제인데요, 저희는 청소를 부부가 직접 합니다만 이걸 업으로 하시는 분들은 업체를 고용해서 청소와 room making을 하게 하시더라구요. 저도 한번 시험삼아 알아봤는데 한번에 75~120$을 요구해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라 포기했습니다. 장기 고객 위주로 받는 경우에는 옵션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것 같은데, 저희는 사실 중간 중간에 저희도 지하에서 노는 것을 선호하는지라 단기 고객에 좀더 집중하고 있어서...
<보안/진상고객>
아마 '남는 방으로 나도 한번 해볼까?' 하시는 분들 중 보안 문제로 포기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 짐작합니다. 저희의 경우에는 amazon에서 소형 카메라를 사서 지하와 1층 사이의 계단을 상시 모니터링하게 해 놓았구요 (사진 참조), 작은 fence와 커튼을 사서 통로를 차단해 놓았습니다. 아무래도 시각, 청각적으로 분리가 되니 저희도 손님들도 마음이 많이 편해지더군요. 물론 억지로 뚫고 올라오려면 못할 것은 없겠지만 아직은 다행히 그런 경우는 없었네요 (뭐 사실 그걸 걱정하려면 현관도 bar 하나면 뜯을 수 있는 대부분의 미국 집이 다 문제겠죠)
저희는 Airbnb listing에도, bedroom에 놓은 house manual에도 House rule을 상세히 적어 놓았고, 고객이 check-in 할때 welcome letter까지 책상 위에 놓아두면서 'no shoes, no smoke/drug, silent after 9PM'을 강조해 놓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여태까지의 대부분의 고객들은 굉장히 나이스했습니다. 나갈때 쓰레기도 모아두고, 장난감도 정리해 놓고, 심지어 시트랑 베게 커버 & 수건을 다 모아두고 가는 분도 있더군요. 그래서인지 청소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진상 손놈은 딱 한 가족 있었는데요, 추가 요금 안내려고 인원을 축소해서 예약하고 (어른 셋 예약해놓고 어른 2 + 아이 3이 오더군요...), 밤마다 전자담배인지 대마초 냄새가 위로 올라오더군요. airbnb 앱으로 다시 한번 금연이라고 이야기해도 "응 알고 있어"라고 하고는 그날 밤에 또 냄새가 올라옵니다. Airbnb에 컴플레인하려고 했다가 하필 그때가 부활절이라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냥 넘어가긴 했는데, 참 마음이 그렇더라구요.
생각나는걸 의식의 흐름으로 막 적었는데, airbnb를 사이드잡으로 생각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궁금하신게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시면 아는 한에서 최대한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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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댓글
Luckylife
2022-04-22 18:35:49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 해볼까 생각했던 입장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 )
Jester
2022-04-27 23:02:42
이렇게라도 마모에 뭔가 나눌수 있으니 좋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홈런왕땅볼맨
2022-04-22 19:30:23
재밌는 후기 감사합니다~ 나중에 꼭 한 번 해보고 싶으면서도 진상 손놈이 벌써부터 걱정이네요
Jester
2022-04-27 23:03:15
저도 걔 있는 이틀은 "돈이고 뭐고 얼른 나갔으면" 싶더군요....ㅎㅎ 역시 돈 버는게 쉬운게 아니라는
둥둥가
2022-04-22 20:15:19
좋은 후기 감사드립니다. 남는 공간으로 수익을 창출하시니 너무 부럽네요! Airbnb하시는 동안 좋은 손님만 많이 오시길 바랍니다
Jester
2022-04-27 23:03:41
감사합니다! 다행히 한둘 빼고는 다들 나이스한 손님들이라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그러길...ㅠ)
Polaris
2022-04-22 20:28:15
상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저도 언제가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스크랩합니다.^^
Jester
2022-04-27 23:04:02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최선
2022-04-23 02:50:37
우아~ 정말이지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이사온지 한달도 안되서 ㅎㅎ
제 비루한 후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다니 기분이 좋네요.
아이들이 환호 할때 미소 짓는다고 하시는 얼굴이 그려지네여.
수퍼호스트 낙점!!!!
주욱 승승장구하시길 기원합니다.
Jester
2022-04-27 23:04:40
최선 님께서 댓글 달아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아마 올려주신 후기들 아니었으면 저도 엄청난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었을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