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집에서 소소하게 아이들 공부를 가르치고있는 생물학자입니다(홈스쿨링은 아니구요). 평소 수학이나 역사 한문 따위는 저 학창시절 지식과 기억을 활용해 큰 어려움없이 아이들을 지도하고있는데 요새 아이들에게 화학을 가르치려고 마음 먹고 보니 어디서부터 어떤 교재로 시작해야할지 막막하네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만약 아이가 과학을 전공하게된다면 세부분야가 어떻든 화학이 기본지식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화학에 전혀 기본이 없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일주일에 겨우 두시간 있던 화학시간에 시골 신설 고등학교 화학 담당선생님께서 늘 숙취에 시달리셔서 수업을 제대로 못하셨답니다.
그럼에도 화학은 늘 동경하던 학문이라서 이번 기회에 저도 함께 배워가며 아이들을 가르쳐보고 싶네요. 방학 끝나면 5학년 / 7학년 되는 아이에게 적합한 교재 추천 부탁 드려봅니다.위에 말씀드렸지만 저도 함께 배워서 설명할 작정이니 꼭 아니들 용이 아니어도 기초부터 다루는 교재라면 고학년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책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음, 홈스쿨링하시나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오지랖입니다만) 5/7학년 아이들 데리고 집에서 그것도 '책으로' 화학을 가르치는 게 가능할까.. 조금 의문이 드는데요..
아이들 스스로의 어떤 내적 motivation이 있는게 아닌 한 말이예요..
만약 아이들이 science-inclined해서 뭔가 좀 더 (미리) 가르쳐 보고 싶으신 거라면,
화학보다는 물리학이 먼저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실생활에 더 연관지어서 배우기 쉽고, 사실 화학도 결국엔 물리에서 출발하는 거라.. #ChemistryIsJustAppliedPhysics
(무..물론 물리 이전에 또 넘사벽 수학이 있지만요.. )
(https://xkcd.com/435/ )
그래서 물리학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딱딱한 책 보다는 'How things work' 류의 demonstration 위주의 유툽 비디오 등으로 가볍게 시작하면서,
필요한 경우에 책에서 내용을 더 찾아보는 식이 아이들이 배우기에도 더 낫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니면 좀 더 체계적인 강의 같은 것이 필요하다 싶으시면
MIT에서 레전드 교수'였'던 Walter Lewin 의 강의를 추천합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iEHVhv0SBMpP75JbzJShqw
college level이라 수식이 제법 나오지만 아주 어렵지는 않고,
중간 중간 실제 demonstration이 많아서, 수식 부분은 적당히 넘기면서 아이들과 부담 없이 보기에 좋은 것 같아요.
아니면 정말 꼭 화학책을 찾으신다면,
Chemistry For Dummies나 The Cartoon Guide to Chemistry 이런 책이 괜찮지 않을까 싶고,
한글로 된 책은 "처음부터 화학이 이렇게 쉬웠다면" (2021년) 이런 것도 있네요 (원작은 일본어).
아니면 딱딱한 책으로보다는 이것저것 직접 실험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실험 킷 같은 걸 사서 같이 해보시다가 자세한 내용 궁금한게 생기면 그때 책을 찾아보는 식으로 해보셔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https://www.amazon.com/kids-chemistry-set/s?k=kids+chemistry+set
친절한 답글 감사드립니다.
홈스쿨링은 아니구요. 그냥 아이들 다니는 학교가 아이들을 너무 안가르치는 것 같고, 그 와중에 미국내에서 학교마다 가르치는 수준이 다 다른 것 같아 좀 신경이 쓰여 제가 하나 둘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판이 좀 커지고있네요. 나름 보람도 있구요.
다행히 아이들이 싫어하지 않아서 이거 저거 욕심 나는대로 좀 가르쳐보려구요.
알려주신 책 괜찮아보여서 제가 한번 먼저 살펴보고 결정할까 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와 멋지시네요. 아이들도 기특하고요. ^^
밑에 유기화학 말씀하셔서, 책 한권 추천드립니다.
"Organic Chemistry as a Second Language: Translating the Basic Concepts" by David R. Klein
이건 아이들과 볼 수준은 아닌데, 책도 별로 두껍지 않고 유기화학 기본을 빠르게 습득하기 좋은 책으로 강추합니다.
지금 찾아보니 몇가지 버젼으로 나뉜 것 같은데, 한번 살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마존에서 찾았는데 "Translating the basic concepts" 이란 부제가 붙은 게 있고 없는 게 있는데 같은 책의 다른 버전이겠죠? 같다면 최근 버전으로 킨들버전 살까해서요
https://www.amazon.com/gp/aw/d/B09F9Y8T6Z/ref=tmm_kin_swatch_0?ie=UTF8&qid=1657177945&sr=8-11
Or
https://www.amazon.com/gp/aw/d/0470129298/ref=ox_sc_act_image_2?smid=A39RM28HFLFIMR&psc=1
거듭 감사드립니다.
네, 저는 딱 저 제목의 구판으로 봤었는데, 최근 버젼 찾아볼려고 검색하니 여러 다른 버젼으로 나오더라고요..
첫번째 링크는 "Organic Chemistry as a Second Language: *First Semester Topics*"
두번째 링크는 "Organic Chemistry *I* as a Second Language: Translating the Basic Concepts"
그래서 한번 책 안 내용 보기 해서 TOC 등 살펴 보시고 더 적절한 것으로 고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학년, 7학년 되는 자녀들이라면... 유기화학은 아직 전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된다고 봅니다.
화학쪽으로 전공하고 싶은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유기화학을 미리 공부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요.
방학 때 읽을만한 책으로 화학의 기본적인 컨셉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책, 예를 들어 Cartoon Guide to Chemistry 정도면 훌륭하지요.
그리고 학기 중에 교과서를 찬찬히 읽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아무리 선생님이 부실하게 가르쳐도 학년에 맞게 진도에 맞춰 차근차근 공부하는게 좋구요,
교과서가 사실 가장 좋은 학습서입니다. 어지간한 교과서에 실린 설명이 가장 정확하고 자세합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 유기화학을 가르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저에게 필요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저도 교과서가 있으면 좋겠어요.
근데 도대체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6학년) 아이들 교과서라는 게 없네요.
학교에서 뭘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치는지 좀 알고싶은데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생물학자이신데 화학에 기본이 없으시단건 좀 지나친 겸양이신것 같고요 ㅋㅋ
(아마 요새 만들어진 컨텐츠들은 더 재미있는게 많을 것도 같지만) 위에 클래식급 강의 얘기가 나왔으니 화학의 그 버전인 Roald Hoffmann의 World of Chemistry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rOivxsJAJhU5WOumgm-sNYb5FpXM-S2V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제가 화학, 그중에서도 유기화학에 특히 약하네요. 가령 protease engineering 할 때 구조하시는 분들께 의견을 여쭤보곤 하는데 그때마다 화학 공부 안했던 걸 후회하곤 합니다. 소개해주신 유튜브 잘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edta450 님의 날카롭고, 꼼꼼하고, 혜안이 가득 담긴 글들 잘 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이 시리즈 좋은데요? 약간 '응답하라' 느낌도 있고 ㅎㅎ
인상적인 한 장면
헤어드레서: "See what happens when you have your disulfide bonds broken?"
손님: "It looks great!"
저도 앞으로 종종 챙겨 봐야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화학 잘 하실거 같은데요 ㅎㅎ 저같은 문과생 아빠 둔 애들아빠들은 어쩌시려고요 ㅠㅠ
건강히 잘 지내시지요?
잘 해서 가르치면 더할나위 없지만 아빠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함께 공부하며 극복했다는 기억이 남는다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아이들이랑 한국 한번 다녀오셨을까요?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