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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약 3주간의 한국 여행 & 휴가를 마치고 어제 돌아왔습니다.
중간에 가족의 큰 일이 있어서 (https://www.milemoa.com/bbs/board/9582837, 조언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장모님께선 중환자실에서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계십니다) 그런지 정말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고 출국일이 다가오더군요. 공항에서 어머니와 눈물로 작별 인사를 하는데 얼마나 마음이 어렵던지….자녀의 장애 때문에 어쩔수 없이 선택한 미국 생활이라지만 참 이 핑계로 큰 불효 하는구나 싶더라구요.
5년만에 방문한 한국에서 경험했던/느꼈던 것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본인인증 가능 유심: 본인 명의의 휴대폰이 없이는 쇼핑이고 주문이고 할 수 있는게 정말 제한되더군요. 마모의 여러 글을 보고 미리 본인인증되는 유심을 사서 갔지만 이상하게 유심을 꽂아도 인터넷만 되고 전화/문자가 수/발신 모두 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 때문에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없었던 점이었는데 (카톡을 미국 번호에서 한국 번호로 바꾸려면 문자를 받아야 하는데 문자가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와이파이 잡아야만 카톡이 되는 상황이 되다 보니 외출이 꽤나 불편하더군요. 다행히 일요일 오전에도 고객센터에서 도와줘서 (와우!!) 이 문제는 반나절만에 해결되긴 했습니다. 와이프의 경우 문제 없이 잘 사용했던 걸로 봐선 기종에 따라 복궐복으로 발생하는 문제인것 같기도 합니다.
2. 2017년 초 여름에 유학 나왔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5년만에 보는 것이더라구요. 생존신고 (?)가 목적이었기에 학교 친구, 전 직장 동료, 친척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바쁘게 만나고 다녔는데요, 별도의 접점이 없이 일만 같이 했던 사람들과는 금새 대화 나눌 거리가 줄어들더라구요. 대화를 하면서도 ‘아, 이번 만남이 마지막이겠구나’ 생각이 드는건 슬픈 경험이었습니다. 이래서 타국 살면 인연이 많이 정리된다고 하는 거구나 싶었네요.
3. 공기 오염이 꽤나 줄었습니다. 2017년 출국할때는 정말 안개 낀 것처럼 미세먼지가 자욱해서 사람 살 곳이 아니구나 싶었는데, 제가 있었던 10월-11월 간엔 먼지 낀 날이 3일도 안 되었고 그마저도 이전보단 꽤나 약했어요. (아마 코비드로 서쪽의 공장들이 안돌아가서 그런거 아닐지…)
4. 호텔신라 vs 그랜드하얏 vs 콘래드 서울: FHR 혜택을 털기 위해 일주일간 세개의 호텔에 하루씩 묵었습니다. 저희 기준으로는 신라 호텔의 압승. 일박씩 하다 보니 수영장이나 피트니스 등을 즐기기는 힘들었고 조식, 서비스, 바 등의 제한된 기준의 비교이긴 합니다만 다른 두 호텔과는 다른 수준의 서비스와 조식을 경험했습니다. 그랜드 하얏의 경우 조식이 신라보다는 약간 약한 느낌이었고, 콘래드는 시설은 화려했지만 서비스는 그냥 미국 호텔 수준이라는 느낌이었네요
5. 연착: 가는 건 행복하게 갔는데 (ANA 1등석 & AA 비즈니스) 오는건 델타 이코노미 원스탑 (ICN-MSP-DCA)이라 어느정도 힘들건 각오하고 있었습니다만, 체크인 시 Maintenance 이슈로 인해 SEA에 추가로 기착해서 급유 및 승무원 교체를 한다는 말을 들을 때는 잠시 머리가 멍했습니다 (ICN-SEA-MSP-DCA). 이로 인해 MSP-DCA를 탈수 없게 되어 예정에도 없던 MSP 숙박을 해야 했고, 예정된 날 (토요일)이 아닌 어제 오전에야 DC에 도착하게 되었네요. 자기들 책임이라 그런지 호텔/음식/교통비를 바로 다음날 정산해 주었고 (주말인데도…), 인당 $75불의 voucher도 보내주었습니다.
몇시간 연착도 아니고 하루가 바뀐건데 겨우 이걸로 끝내자는 건가 좀 괘씸하기도 한데 (와이프는 이거 때문에 일요일날 예정된 행사도 불참했거든요), 각종 비용과 바우처를 주었으니 이걸로 끝내야되나 싶기도 하고…비슷한 경험 하신 분들 혹시 계신가요?
머리가 아직 멍해서 좀 횡설수설 적은거 같기도 한데, 혹시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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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댓글
된장찌개
2022-11-14 19:47:51
마음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모쪼록 회복 되시길 기원합니다.
전 특히 2번이 와 닿는데요, 앞으로 더 볼일이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게 만나지 않더라도 이미 정리가 되고 있음을 많이 느낍니다. 따라서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 더 충실해야하는 이유가 되더군요.
Jester
2022-11-15 02:48:03
격려 감사드립니다. 그러게요. 정리하는것 & 정리되는 것은 타지에 살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죠...
항상고점매수
2022-11-14 19:59:32
따로 컴플레인 넣으시면 추가로 작은 보상이 있을거 같네요
Jester
2022-11-15 02:48:14
오...한번 시도해보고 후기 남기겠습니다:)
찐돌
2022-11-14 20:20:38
2. 2017년 초 여름에 유학 나왔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5년만에 보는 것이더라구요. 생존신고 (?)가 목적이었기에 학교 친구, 전 직장 동료, 친척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바쁘게 만나고 다녔는데요, 별도의 접점이 없이 일만 같이 했던 사람들과는 금새 대화 나눌 거리가 줄어들더라구요. 대화를 하면서도 ‘아, 이번 만남이 마지막이겠구나’ 생각이 드는건 슬픈 경험이었습니다. 이래서 타국 살면 인연이 많이 정리된다고 하는 거구나 싶었네요.
-> 앞으로도 많이 경험하실 겁니다. 그냥 별볼일 없어도 정리되긴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취직도 시켜주고 금전적인 도움도 주고 한국에 있었으면 아마 깜빡할 사이였을테고, 카톡으로도 쉽게 연락이 가능하지만, 점점 연락이 줄어가더군요. out of sight, out of mind가 절감됩니다. 그러다가 한국에 들어갈 가능성이 생기면 또 여기 저기서 연락이 됩니다. 인간관계의 가벼움을 실감하게 되죠.
Jester
2022-11-15 02:49:02
많이 섭섭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도 몇몇 친구 & 지인과의 거리가 멀어진 것이 만나면서도 어느정도 느껴져서 슬프더라구요.
찐돌
2022-11-15 02:58:29
저는 사람을 어느정도 이해할 나이가 되어서 섭섭한 단계는 지났구요, 이전 인간관계가 좁아지니까, 꾸준히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좀더 조심하게 되죠. 앞으로 미국 생활하시면 미국에서 계속 관계를 만드셔야 할거에요. 인간 관계가 좁아지면 미국 생활을 다들 힘들어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