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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아일랜드/스코틀랜드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 두나라를 겨울에 차 렌트해서 여행하기가 어려울까 하는 질문글을 마모에 올렸습니다. 

이후 제가 직접 경험해보고 짧은 경험담을 올려야지 올려야지 생각만 하다 오늘 질문글 하나 올린김에 같이 (질문글만 올리기 죄송한 마음...) 올립니다. 

 

추운 동네에서 빙판길 운전이 능숙하고 우측운전석 경험도 많은 분들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글이라는 점 미리 말씀 드립니다. 

따뜻한 동네라 눈, 빙판 이런거 모르는 곳에 살기에 겨울 빙판/좁고 커브가 많은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시골길/우측운전석 이 세가지가 큰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구글 검색을 해봐도 말리는 글이 대부분이고 스코틀랜드 관광청? 사이트에는 공식적으로 말리는 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스코틀랜드 스카이섬 버스투어 미리 예약하고 출발 했습니다. 

 

이런 장거리 버스가 참 힘든게 보통 새벽 출발이라 스카이 섬 가기 전날 새벽같이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잠 못이루다 새벽 5시에 잠이 들었고 6시반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알람 소리에도 못일어났다가 7시 10분에 일어나서 미친듯 짐 챙겨 걸어서 15분 거리를 택시타고 4분만에 도착해서 간신히 7시 반 버스를 탔죠.  호텔 프론트에 방키 던지듯 건네며 뛰쳐나가는데 프론트 직원이 웃겨 죽더군요. 머리를 산발한 두 여자가...에딘버러 새벽 거리 짐 끌고 뛰다 택시 발견한게 천만다행. 

 

버스 타고 일단 인버네스로 가는데 가는길이 고속도로라 그런지 깨끗이 눈 잘 치워져 있습니다. 그 전날 밤 눈이 왔거든요. 제가 탄 버스 앞에 빨간 소형 세단 차가 아무렇지 않게 인버네스까지 내내 갑니다. 구글로 후기들 읽었을 땐 렌트를 꼭 하려면 4륜구동으로 중형차 이상을 타야 한다고들 했습니다. 

전날 밤 못자서 인버네스 도착해선 비몽사몽이었고 인버네스 자체가 그닥 뭐 볼건 없는 동네라 그날은 그렇게 흘러갔어요. 

 

다음날 대망의 스카이섬 투어.  겨울이라 날도 짧아서 새벽출발 입니다. 아직 깜깜한 밤인데 조식도 못먹고 호텔 나서서 버스 타러 갔습니다. 

가이드가 설명을 해준다지만 심한 스코티시 억양이라 잘 알아듣기도 힘듭니다. 

가면서 제가 보고싶었던, 아웃랜더에 나왔던 폐허가 된 고성은 시간 없다고 차 세우고 멀리서 5분 바라만 보게 해줍니다. 정작 나중에 별 흥미 없는 곳은 너무 오래 머물러 시간이 남아돌았습니다. 

가는길이 고속도로가 아니어서 좁고 구불구불 했지만 작은 차들이 잘만 다니는걸 보고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스카이섬 투어 거의 막바지에 있는 마을을 둘러보니 여기저기 주차된 차들 중 작은 차들이 더 많은겁니다. 로컬들이 저런차로 겨울에도 잘 돌아다닌다면 생각보다 운전이 그렇게 힘들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투어 끝나고 다시 에딘버러로 돌아오기까지 계속 운전자 뒷자석에 앉아서 상상속 운전을 해봤습니다. 음... 할만 해. 

패키지 여행이 너무 안맞고 (여행사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가장 평 좋은 곳에서 했습니다. 그럼에도...) 시간 맞추느라 새벽에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어 이 고생을 아일랜드 가서도 또 할 순 없다는 마음에 아일랜드로 넘어가기 전 렌트카를 예약 했습니다. 미국보다 렌트카가 훨씬 저렴하네요. 아마도 여행 비수기라 그런 듯 합니다. 아일랜드 4박5일 일정으로 100불 안되었습니다. 

버젯 이었는데 공항에서 차 픽업할때 원래 예약된 금액보다 20불 정도를 더 청구하며 우겨서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그 외에는 차 픽업에서 반납까지 별다른 문제 없었구요. 

 

처음엔 바짝 긴장하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니 평생 우측운전석에서 운전한 마냥 편해지더군요. 세가지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 차선과 내가 운전하는 차와의 거리 체감을 미리 해두기. 차가 안다니는 도로에 잠시 차를 세우고 비상등을 킨 다음 운전석에서 보는 양쪽 차선과 차체의 거리가 어느정도인지 미리 확인을 했습니다. 

2. 좌좁우큰 - 이건 여행전 검색하다 발견한 어떤 블로그에서 읽은겁니다. 그 블로거분께 큰 감사 드려요. 정말 이 분 아니었으면 저도 위험했을 상황이 몇 번 있었습니다. 여행 내내 마지막 날 까지 좌회전 우회전시 좌좁우큰을 외치며 턴을 했어요. 우측운전석 운전의 가장 큰 어려움이 좌/우회전시 순간적으로 착각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순간적인 혼동, 착각을 이 '좌좁우큰' 구호가 막아줬습니다. 좌회전은 좁게 우회전은 크게. 블로그 글 읽었을 땐 우스꽝스러웠는데 실전에선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더라구요. 제가 좌좁! 하면 동행이 우큰! 이러며 그 모든 구불구불 미로같은 아일랜드 시골길을 누볐죠. 

3. 유툽 보며 미리 상상운전 해보고 스코틀랜드에서 운전석 뒤에 앉아 운전자의 시각에서 거리를 보는 연습을 한 것

 

렌트카 여행 2일차에 기록적인 눈비가 왔고 온도도 급하강해서 호텔에서 만난 현지인들이 운전 조심하라고 다들 말해줬을 정도로 날씨는 안좋았지만 조심하고 준비 잘해서 운전한다면 해볼만 하다는 의견입니다. 

물론 전 운전경력 오래 되었고 평소 안전운전 하는 사람이란 점 덧붙입니다. 아일랜드/스코틀랜드 겨울 운전 엄청 쉽다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모두 안전운전 합시다. 

 

9 댓글

밤양갱방토

2024-03-13 15:01:44

영국 사람도 못 알아 듣는다는 스코티시 억양으로 가이드 투어를 하셨군요 ㅋㅋ 후기 잘 읽었어요! 좌좁우큰 구호 꼭 기억해서 나중에 저도 우측운전 시도해봐야겠습니다

AnneA

2024-03-13 16:05:40

잘 하실 수 있을거에요. 

하늘향해팔짝

2024-03-13 15:47:05

겨울에 런던가는 표를 구매해서 어딜갈까 보고 있는데 후기 감사합니다. 저는 못할거 같아서 렌트는 안할거 같은데 다른게 궁금해서요. 스코트랜드가 가까워서 다시 가보고 싶은데 겨울에 관광하는게 할만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날이 짧고 어둡고한건 알고 있는데 풍광이 우중충해서 별로 추천 안하실지 그런게 궁금합니다. 저도 skye 를 가보고 싶은데 기다렸다가 나중에 여름에 가는게 나을지 고민이 되거든요. 저는 뜨개질해서 그쪽에 양털 사러 가보고 싶어요. 

AnneA

2024-03-13 16:09:57

나중에 시간 될 때 여행 후기도 올릴 생각이에요. 전 겨울 스코틀랜드 좋았어요. 원래가 전 여름보다 겨울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럴지도.. 낮시간이 짧은게 아쉽긴 하지만 겨울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잖아요. 오래전 여름에 영국과 스코틀랜드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또다른 풍취가 있습니다. 스카이섬은 인버네스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투어 절대 비추합니다. 너무 촉박해요. 스카이섬까지 가서 거기서 로컬 투어를 찾아보세요. 제가 다음에 가면 스카이섬 입구쪽 마을에서 2-3박을 하면서 최소한 온전히 하루를 거기서 보내려구요.   

하늘향해팔짝

2024-03-13 16:46:40

오우. 스카이에 가서 몇박 해야겠네요. 겨울도 좋다니 기대됩니다. 봄에 갔을때 좋은 인상이 있어서 다시 가보고 싶기는 했는데 이번에 겨울에도 스코트랜드를 껴서 가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덕구온천

2024-03-13 16:20:41

스코틀랜드 운전 안하신건 정말 잘하셨어요. 스카이섬이 아일랜드에 비해 훨씬 난이도 높다 봅니다. 팟홀들 너무 많아서 여름에도 힘들었어요.

AnneA

2024-03-16 03:18:30

그렇군요. 그래도 버스 투어는 정말 못할 짓 이었어서... 담에 가면 렌트 할 것 같아요. ㅜㅜ

덕구온천

2024-03-16 04:15:42

ㅎㅎ 서로 남의 떡이 커보이는 현상 같은^^ 제 P2는 차에서 무서워서 거의 기절모드였어요. 두번째 가시면 당근! 렌트하셔야죠. 전 두번 다녀왔는데 세번째도 좀 더 여유있게 가고 싶습니다.

레몬복숭아

2024-03-16 03:39:14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ㅎㅎㅎ 저는 우측운전은 운전석이 커브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된다를 항상 마음에 새기며 무난하게 해냈는데요, 유럽 도로들 정말 어찌나 좁은지 미국 운전자에게는 그게 너무 스트레스더라고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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