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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질문-은퇴]
제 아내가 달라졌어요 - 부제 :욕망과 공포사이에서

잭울보스키 | 2020.03.01 15:38:1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  서북미 짝퉁 자연인 울보스키 입니다.

 

요즘 스탁 마켓이 요동을 쳐서 심기 불편하신분들도 계실텐데 투자 무식자인 저까지 나서서 이런 영양가 없는 글까지 올려도 되나 망설였습니다만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에서 공직생활을 한지 30여년이 넘었지만 은퇴구좌 (457b) 열고 투자를 시작한게 1990년이니까 30년이 되어갑니다.  말이 투자이지 저나 와이프나 실력도 지식도 없어 그냥 많지 않은 공무원 월급에서 여유가 되는대로 조금씩 떼어 그냥 주위에서 하는대로 따라 하는게 투자라면 투자였습니다.  투자 원칙이나 전략, 정보, 기술적 분석능력, 지식이 없다보니 감정과 성격에 따라 상황의 변화에 따른 대응을 하게 되더군요. 

 

바쁜 벌꿀 슬퍼할 겨를이 없다.” 503님의 말씀도 일리가 없지는 않지만  어느 조직에서나 바쁜 벌꿀 머리가 과히 좋지 않으면서 쓸데없이 부지런하기만 하면 결과는 좋지 않기 마련입니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저는 부지런한 성격이 아닙니다 (다행히 머리까지 나쁘다는 소리는 아직 들어봤습니다.)  하지만 굳이 변명을 하자면 저는 선택과 집중에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관심이 있는 분야는 무서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이며 파고 들지만 관심이 없으면 그냥  패스합니다. 

 

제게는 재테크가 그리 관심분야는 아닙니다.  공직이 보장해주는 시큐어리티와  종신 연금 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어서 굶어 죽지는 않겠지 하는 아련한 희망이 섞인 미래  .  은퇴가 개월 남지 않은 최근에서야 공부를 하고 플랜을 검토하고 있다보니  아아요즘 배우고 알고 있는 것을 30년전에 알았다면 지금보다 재정상황이  달라졌을거라 생각합니다만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이런쪽으로는 관심도 별로 없는데다 게으른 성향이 그나마 이정도라도 지킬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내는 따로 본인의 457b 은퇴구좌를 가지고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지식이나 철학이 없기는 저와 다를 없습니다만  저에 비해 성격이 급하고 마켓이 요동칠때 마다 공포와 욕망사이에서 펜들럼은  수시로 왔다갔다  합니다.  그런데 결과는 게으른 저에 비해 좋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불만의 화살은 제게 향합니다. 

 

이런식입니다.

 

마켓이 떨어질때면  아내가 제게 이렇게 묻습니다. “ 여보 마켓이 떨어지네. 떨어지기 전에 스탁펀드에서 돈을 세이빙이나 본드펀드로 옮겨 놓을까봐  

 

제가 알아야 대답을 할텐데,  ( 답을 정도의 능력이 있다면 벌써 은퇴를 했겠죠).  그래서 대꾸는 글쎄.  나도 모르지.  기다려 보든가  그러다가 마켓은 계속 떨어지고 공포의 지수는 점점 오르고 불안해진 아내는 견디다  못해 바닥 근처에 팔아 버리고 진작에 팔지 못한 불만의 화살은 제게 향합니다. 본인이 원하는시기에 팔았을때도 마켓이 다시 반등하면 그때 기다려 보라고 하지 않았어 ? 이러면서 제게 화살이

 

반대의 경우에도 여지없이 은근히 원망을 합니다.  마켓이 올라갈  현금이나 본드에 있던 돈을 스탁에 옮겨야 하는데 계속 오르면 너무 늦었나 ? 그러다 떨어질까봐  망설이게 되고 결국 견디다 못해 돈을 옮겼을때는 고점에 물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Buy high, sell low  패턴을 답습하고 있었지요.

 

제가 신이 아닌 이상 마켓의 앞날을 어찌 예측하겠습니까 ?  하지만 원망은 은근히 제게 향합니다. 그렇다고 부부관계가 심각하게 망가지거나  하는일은 절대 아니구요  단조로운 일상에 가끔 있는 익사이팅한 이벤트 정도입니다.  본인도 답답하니까 제게 화풀이하는거라 생각하고 들어넘깁니다.

 

아내도 알고 있듯이 은퇴구좌에 돈이 전혀 없더라도 경제적인 노후는 충분히 보장됩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경험하고 있는 쓸데없는 감정의 낭비입니다.  

 

아내를 도울 방법을 모색하던중 @도코 님의 Asset Allocation 글을 읽고 , 바로 이거네 하고 아내에게 읽어 보라고 보내 주었습니다. 

 

도코맨의 장기 투자 전략: Asset Allocation 아세요?

 

글을 꼼꼼히 읽어본 아내의 반응은 맞는 말이네.  그럼 이제까지 반대로 해온거야 ?  그러니까 기계적으로 AA 하다보면 사고 비쌀 팔게 되겠네. “ 이러더군요.

 

그리고 그동안 상황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왔다갔다 했던 AA 비율을 현재와 노후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여 정해 놓고 최대한 충실히 따르기로 서로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 마켓이 급락을 거듭하며 요동을 예전과 같았으면 진작에 돈을 안전한곳으로 옮겨 놓지 못한 탄식과 함께 아내의 불평을 감수 했어야 했는데  신기하게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포트폴리오의 자산금액은 줄어들었습니다만 예측할 없는 미래로 인한 막연한 불안감보다 목표를 정해놓으니 위기가 기회가 수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거 같습니다. 

 

마켓이 요동치고 급락, 급등하는 이런 현상들은 저같은 소시민들은 control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control 있는것은 무엇일까요 ?  이런 위기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는 오로지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는 감정에 치우친 반응으로 섣부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고 누구는 이성과 정해진 플랜에 따라 계산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 마켓의 파동을 지켜보며 Asset Allocation 관한 글을 다시 한번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게 퇴근후 편안한 안식을 되찾아 주신 도코님을 비롯해 마모의 집단지성 여러분들께 기회를 빌어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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