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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알러지 이야기 (4): 면역치료 피부패치 임상시험 (clinical trial) 지원 후기 3 (두번째 food challenge - 진짜 peanut?)

TheBostonian | 2020.09.21 16:22:1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에고 지난번 글에서 시리즈 번호가 좀 복잡해 졌다고 했었는데, 이번 편은 더 복잡해 졌네요.
땅콩 알러지 이야기로 4번째이고,
그 중 clinical trial 지원 후기로는 3번째,
또 그 중에서 food challenge는 2번째입니다.
 
지금까지의 땅콩 시리즈 글 목록:

땅콩 알러지 이야기 (1): 면역치료 + 관련 치료제 중 최초로 FDA 승인

땅콩 알러지 이야기 (2): 면역치료 피부패치 임상시험 (clinical trial) 지원 후기 1

땅콩 알러지 이야기 (3): 면역치료 피부패치 임상시험 (clinical trial) 지원 후기 2 (food challenge)

 
 
 
 
 
지난편 줄거리:
혈액 검사 통과 후 드디어 시작하게 된, clinical trial 참여 가능 여부를 가리기 위한 다음 단계이자 최종 단계 -- food challenge.
알러지 유발물질인 peanut을 직접 섭취해서 알러지 반응이 실제로 나타나는지 보는 실험입니다.
Peanut/placebo, 이렇게 두 번 해야 하는데 blind test라 언제 진짜 peanut을 받을지는 모릅니다.
당일 아침, 예고에 없었던, 긴급 의약 투여 상황을 대비한 IV 바늘 연결, 그리고 산소농도 측정기를 발가락에 연결하는 것으로 시작된 하루,
다행히도, 새로운 음식을 꺼리는 아이라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약물을 잘 섭취하고, 중간 중간 준비한 선물 덕분인지 즐거운 하루를 보냅니다.
알러지 반응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placebo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진짜 peanut인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똑같은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데.....
 
 
 
 
 
 
 
1.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full day 일정입니다.
날짜가 가까워 오고, 마찬가지의 주의 사항이 전달됩니다.
 
지난주 경험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준비물을 쌌고,
마찬가지로 각 dose를 마칠 때마다 줄 깜짝선물도 준비했습니다.
 
 
당일 아침 2시간 동안은 공복으로 하고 병원으로 출발합니다.
 
 
 
 
 
 
2.
이젠 아이도 병원 환경에 익숙해져서
제일 먼저 장난감 코너로 달려가서 차 한 대를 발견하고는,
차를 직접 몰고 우리가 있을 병실까지 가서 주차합니다.
Picture1-2.jpg

 

 
간호사 누나가 가져다 준 병원놀이 장난감으로는
아빠 혈압도 재 주고 배 속 소리도 들어봐 줍니다.
Picture2-2.jpg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IV 바늘 연결부터 하는데, 큰 무리 없이 잘 넘어 가고,
오전 내내 아이 기분은 최상입니다.
 
 
 
 
 
 
 
3.
이제 드디어 food challenge 시작.
오늘도 마찬가지로 조금씩 peanut dose를 늘려가며 약 30분 간격으로 섭취합니다.
1mg, 3mg, 10mg, 30mg, 100mg, 300mg (peanut 한 알에 들어 있는 peanut protein의 양이 300mg 정도입니다.)
 
섭취 후 대기하는 동안
혈압, 혈중 산소 농도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고 기록합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Pudding time~" 하면서 즐거운 분위기로 먹고,
다 먹고 나면 선물을 주는 사이클이 시작됩니다.
 
지난번 글에는 자세히 쓰지 않았지만,
중간 중간에 입맛(?)을 도와주기 위해 apple sauce도 줘서
얘는 하루 종일 맛난 것만 먹는 날입니다.
 
 
 
 
 
 
 
4. 
이번엔 진짜 peanut일텐데...
반응이 올텐데..
오면 어떻게 올까..?
 
스터디 담당자 말로는
정말 sensitive한 어른들 같은 경우는
아무리 소량이라도 입에 넣는 순간 "아 이거 peanut 들었네" 하고 안다고 합니다.
저도 일부 과일에 mild한 알러지가 있어서 대강 어떤 느낌인지 알것 같습니다. (저는 목으로 넘어가야 느껴지지만..)
 
얘는 뭔가 느낌이 이상한 걸 제대로 느낄지..
느껴지면 어떻게 표현할지..
걱정하며 매 dose를 지켜 봅니다.
 
 
 
 
 
 
 
5. 
세번째 dose (10mg) 까지는
정말 아무 문제 없이, 지난주와 같이 웃고 즐기며 보냈습니다.
 
 
그러나 네번째 dose (30mg; 대략 peanut 한 알의 1/10) 를 섭취하고서는
애가 좀 달라집니다.
 
 
표정이 어두워지고, ㅠ
아랫 입술이 간지럽다며 계속 깨 뭅니다..
간호사들도 좀 serious하게 받아들이며 계속 왔다갔다 합니다.
 
 
 
왼쪽이 3번째 dose 후 한창 놀 때, 오른쪽이 4번째 dose 후 좀 지나서입니다.
Picture3-2.jpg

 

 
좀 더 지나니,
얼굴이 점점 더 하얘지고,
애가 전체적으로 기운이 없고 축 늘어집니다.
아랫 입술은 이제 눈에 띄게 부어 올랐습니다.ㅠㅠ
 
 
 
 
 
 
 
 
6.
간호사들이 결단을 합니다.
epipen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epipen을 항시 휴대는 하고 다녔고,
함께 딸려오는 tester는 많이 해보았지만,
실제로 써보거나 쓰는 걸 직접 본 적은 없는데,
드디어 처음으로 써 봅니다.
 
제가 쓴 건 아니고, 
저는 아이를 안심 시키고 잘 잡아 주는 역할..
간호사가 사용했는데,
정말 정석대로 허벅지 바깥쪽에 꽝 때립니다.ㅠ
 
순간적으로 바늘이 나와서 허벅지를 찌르니
아이는 당연히 울었습니다만,
그나마 잘 참아주고 견뎌서 금방 그칩니다.
 
아래는 구글에서 찾은 자료 사진:
MW-EV063_epipen_20160831101954_ZG.jpg

 

 

 
 
 
 
7.
아이는 허벅지 통증보다는
아직도 부어있는 아랫 입술이 여전히 너무 가렵고 불편한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epipen을 쓰고 
몇분 지난 후, 아이가 좀 진정되고 찍은 사진인데,
이때는 입술이 이미 어느 정도 가라앉은 후입니다.
IMG_7069-2.jpg

 

 
epipen과 더불어
알러지 약 zyrtec도 입으로 섭취합니다.
 
다행히 epipen이 효과가 있어서
IV 바늘을 통한 steroid 투여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epipen을 휴대하게 되면서..
언제 써야 하는지 등의 사항에 대해 잘 숙지를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epipen이 필요한 순간은 ER에 가야할 정도로 더 위급한 상황일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일찍 투여를 결정하는 것을 보고 좀 놀랐고,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8.
이렇게,
알러지 반응이 나타남으로써,
오늘 테스트는 4번의 dose 후에 일찍 마무리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받을 예정이었던 큰 선물도
좀 일찍 받고,
간호사 누나가 구워주는 waffle도 오늘은 좀 일찍 먹습니다.
Picture4-3.jpg
 
 
 
 
이때는 이미 다행히도 알러지 증상은 지나갔고
다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최종 dose 후에 3시간 정도는 병원에서 계속 모니터해야 하기에
오늘 받은 장난감들 가지고 놀며 대기하는데,
오늘 겪은 과정이 힘들었는지..
놀다가 잠이 듭니다.
 
IMG_7106.JPG

 

 
 
 
 
 
 
9.
스터디 담당자가 와서,
이제는 unblind되었고 (어떤게 진짜 peanut이었는지 알게되는 단계)
예상대로 오늘이 peanut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알러지 반응이 나타났으므로,
이로써, clinical trial을 위한 food challenge는 통과! 입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어쨌든 잘 이겨 냈고..
알러지 반응이 아예 안 나타났음 더 좋았을 뻔도 했지만,
예고 없이 갑자기 ER 가야 하는 대신 의사들, 간호사들에 둘러싸인 병원에서 테스트를 통해 반응을 확인한 것이 다행이고,
처음 생각했던대로, clinical trial에 참여하게 되어 일단 기쁩니다.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면 1년 후 경과를 보기 위해
이 두번에 걸친 food challenge를 한번 더 해야 한다는ㅠ 점은 좀 두렵지만,
그래도 이렇게 참여하게 된 기회에 감사하며 다음 날짜를 잡습니다.
 
 
다음 단계는,
반나절 정도의 방문으로,
이제 앞으로 매일 붙이고 지내야할 skin patch를 병원에서 시험 부착해보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반응이나 부작용 등을 모니터한 후,
집에서 사용할 patch들과 기타 물품들을 받아올 예정입니다.
 
 
 
 
 
 
 
다음 얘기는 이제 제목도 살짝 바꿔서..
"임상 시험 참여 후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끝까지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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