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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전도하지 마세요~

사리 | 2015.01.21 18:38:4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가늘고길게님이 쓰신 "답답함"에 대한 저의 생각을 좀 정리해 보려구요... 

 

처음으로 이런 세계를 알게 되면 눈이 번쩍하면서 주변 사람들도 이런 이득을 누리기를 바라게 되곤 합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떤 소명의식이 생기면서 "전도"를 하게 되죠. 

모두다 다른 경험을 하고 생각이 들었겠지만, 저의 경우는 이랬습니다. 

 

1단계 - 신나서 전도하는 단계 

2단계 - 양극성 장애 단계 

3단계 - 짜증단계 

4단계 - 현자단계 

 

대충 이렇게 되는데요.. 

1단계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오만마일이 내 계좌에 떡하고 들어온 순간 신이 나서 사람들에게 막 설파를 합니다. 

"그거 진짜야?"하는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진짜라고 말하죠. 

몇 번 하다보면, 나 혼자 신나 있고 다른 사람들은 좀 이상하게 보고 있죠. 

 

2단계 양극성 장애 단계는 일종의 조증과 울증을 왔다갔다 합니다. 

전도단계에서 몇 명이 동참한 걸 보고, 그리고 이익을 얻을 걸 보고는 뿌듯해 하죠.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슨 다단계 있는 사람 보듯 보고

공짜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면서 대단한 실망감과 무기력감이 밀려들게 됩니다. 

이 양극단의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단계에요. 

 

3단계 짜증단계. 

동참했던 이들 중에는 정말 똥기저귀 다 치워줘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니 말대로 했는데 왜 내가 원하는 것이 안되냐?하고 따져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5월 중하순 미국 유학생 엑소더스 시즌 등 최성수기를 코 앞에 두고,

왜 마일리지 항공권이 자리가 없냐며 따져오는 경우도 많죠. 

마일리지 자리의 특성을 설명해줘도 구질구질하게 상대방에게는 변명처럼 들립니다. 

발권을 할 때에는 A to Z를 다 봐줘야 하는 일도 생기고요. 

내가 왜 이짓을 하고 있나 회의감이 듭니다. 

동참한 사람들에게도 적잖이 짜증나 있는 상태인데

나를 사기꾼 취급했던 사람들에게도 뒷통수 맞는 경우가 생깁니다. 

유나이티드 25000마일 프로모션 받아서 자랑하고

우리가 봤을 땐 말도 안되는 떡밥을 물고 스마트한 척 하는 거 보면 속이 뒤틀리죠. 

게다가 그 동안 항공 여행을 잘 하고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조금씩 나기 시작해서,

비행기표 급히 구해달라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이코노미 값도 안되는 돈으로 퍼스트 서비스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나를 이걸로 수수료 받는 사람처럼 취급하는 업자로 대하는 태도에서도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4단계 현자단계 

이 단계에 오면 모든 입을 다물게 됩니다. 

싸게 항공권을 구해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카약닷컴을 알려주고,

학생일 경우 statravel이나 스튜던트유니버스 같은 사이트 정도만 더 알려주죠. 

말도안되는 떡밥을 문 사람에게는 분노하기 보다는 고마움을 느낍니다. 

너 같은 사람 덕분에 내가 이짓을 계속 할 수 있는 거라는 고마움이 생기게 되는 거죠. 

형편이 여유롭지 않고 마음씨도 좋고 성실한 사람에게만 슬쩍

검색해보니 마일모아라는 사이트가 있던데, 정보도 많고 모인 사람들도 괜찮은 것 같아요...라고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딱 그 정도만 "흘립니다."

현자 단계에서는 선전과 전도가 아니라, 아주 마음이 쓰이는 그리고 "될 성 싶은 떡잎"에게만 

슬쩍 정보를 흘리는 식으로 가게 되는 거죠. 

그 외의 정보나 경험한 것들은 그냥 나만 알고 즐기는 정도입니다. 

가끔 SOS를 쳐오는 사람이 있는 경우, 그 사람이 아주 괜찮은 인성의 소유자라면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과 항공권들의 케이스별 제약을 시간을 들여서 좀 설명해주고 

발권을 도와주는 정도가 됩니다. 

그 외에는 분노도 흥분도 없이 조용히 지냅니다. 

 

 

정보와 도움은 정말로 필요한 상황과 그 도움이 절실하다는 걸 본인이 깨닫고 있는 사람에게 줄 때만 도움이 되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쌍방이 피곤하고 곤란한 상황이 되곤 합니다. 

답답함과 분노 무기력감을 벗어나, 1,2단계에 계시는 분들은 

이 바닥이 원래 이런 것이구나 생각하시면서 빨리 현자 단계로 KTX 타시는 게 

인간관계와 본인 마음에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남의 항공권 발권해줘서

주변에 "여행사"라고 알려져있는데요...

저장되어 있는 여권 사본만 몇십개인지 모르겠네요...

주변에 "단골"들은 영문 이름과 생년월일도 다 기억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한달에 적어도 오천불... 많으면 이만불 정도 티켓을 끊어주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저에게도 룰이 있어서...

그 안에서 그룹을 나눕니다. 

 

가군의 사람들은 대부분 이 생리를 잘 알고 있고 하라는대로 하고

굉장히 고마워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 제공을 합니다. 일종의 재능 기부이죠. 

이 그룹의 분들은 대부분 저에게도 각기 다른 재능을 나눠주시죠.

 

나군의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인 정보들을 좀 주고 

어디에서 가면 좀더 이득을 볼 정도만 알려줍니다. 

나군의 절반 정도는 직접 발권까지 도와줍니다. 

5-10분 정도 검색하는 수고만 들여줍니다. 

사회봉사차원으로요.. 기부금 낼 형편이 아니니깐 ㅎ

 

다군의 사람들에게는... 그냥 일반적인 것만 알려줍니다. 

검색하지 않고 그냥 머리에 떠올라 3-4문장으로 쓸 정도로만 알려줍니다. 

잘 안다더니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네...라는 생각을 갖고 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차피 별로 서로 득이 안될 궁합이라서 애초부터 그냥 관심을 별로 갖지 않습니다. 

 

 

친밀감으로는 가군인데, 항공예약 및 발권에 있어서는 다군의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예약 발권에서 다군인 사람이 친밀감에 가군인 경우는 없습니다. 

 

이렇게 그룹핑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기가 규정 꼼꼼히 알지 않고 수수료 나중에 생기니 안내게 해달라고 떼쓰는 경우부터

심지어 제가 물어준 경험도 몇 번 있기도 하고,

여행 잘 다녀오고는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괴씸한 마음이 들게도 합니다. 

 

참고로 얼마전엔 가군에 있는 친구가 자기 친한 친구 도와달라고 하길래

그 사람이 알아온 이코노미 가격으로 비즈니스 자리를 구해서 도와줬습니다.

편도 입국인 상황이었고 제 마일리지로 가짜 복편 티켓을 만들어서 쟁겨줬죠. 

입국 후 비자를 바꾸는 상황이었거든요. 

헌데 그 분이 입국을 하고 난 다음에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겁니다. 

제 입장에서 표를 취소해도 되는지 아닌지 좀 곤란했죠. 

친구를 통해서 물으니 잘 도착했다고 하네요. 물론 잘 도착했을 거라 생각은 했습니다만 확실하게 해야죠. 

자기 가라 표를 만들어 놓은 걸 뻔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서 가군의 친구에게 너는 몇달동안 다군으로 옮길 것이고 아무리 도착해서 정신 없는 상황을 이해해도

남에게 피해줄 수 있는 것도 잊고 고마운 표시도 안하는 사람은 별로 좋은 친구 아닐 것이니

그 사람에게 정확하게 메세지를 전하라고 했습니다. 

소개해준 친구는 지금 "다"군이어서 울상을 짓고 있네요 ㅎㅎ 

조기 석방 시켜줄까도 생각중입니다. 

 

 

여기 주인장님이 사리 여행사 문 좀 닫으라고 하는데 ㅠ.ㅠ 

여튼 이노무 오지랖이... 사람 잡죠. 

 

본론으로 돌아가

이 문제가 "한국 사람들이 의심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일반적으로 "이럴 수가 있어?"랄 정도로 주어지는 게 커서입니다.

25000마일 받고 자랑을 하는 사람은 "적당한 싸이즈의 떡밥을 물고 행복해 하는" 정도입니다. 

더 큰 떡밥이 있다고는 생각도 상상도 못하는 것이고

더 큰 떡밥은 뭔가 문제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게다가 이게 신용문제도 걸려 있는 문제라서

함부러 어떻게 추천하거나 권유해서도 안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우린 이 세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없으면 없을 수록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떡밥은 점점 커집니다.

마일리지 자리도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것이고요. 

 

그러니 괜히 전도하시며 낙담마시고

혼자서 다라니경을 목판에 파는 마음으로

마일계좌와 자신의 마음에 사리를 만들어 가면서

조용히 즐기도록 합시다. 

 

하지만 이 바닥에 발을 들여 놓은 신참분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ㅎㅎ

 

 

 

Ps. 성탄절에 추방되어 undocumented로 살 줄 알았더니, 아직 쌩쌩하게 잘 살아남았습니다. 

올해 처음 쓰는 글이네요. 새해 즐거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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