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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사용기

ex610, 2019-07-12 1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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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LP 인기가 다시 살아난지 몇년 된걸로 알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진짜 쉽고 편하게 Vinyl (미국에서는 LP라는 표현도 쓰고, Vinyl이라는 말은 더 많이 씁니다.) 음악을 즐길 수 있어요. 최근 이 취미에 푹 빠져 지내고 있는데, 정리도 할겸 여기 사용기로 남겨봅니다. 

 

최근에 다시 턴테이블을 구매하면서, 한두장씩 사모으기 시작한 앨범이 이제 100장이 좀 넘었네요. 지금은 한 1000장 됩니다. ㅠㅠ  2-3만장씩 보유하시는 애호가들에 비하면, 뭐 이제 시작입니다. 미국 시골 생활은 심심한 천국이라는 말에 (심심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동의하는 편인데 , 다시 시작한 음악 감상 취미로 심심함에서 조금 탈피했네요. 

 

1. 왜 LP인가? 

 

LP는 일단 모으는 재미가 있습니다. 동네 음반 가게에서 한장한장 앨범을 넘기며 음반 구경하고 한장씩 구매해서 천천히 들어보는 재미가 있어요. 미국에서 LP를 하기 좋은 이유중의 하나가, 동네 음반가게가 꽤 남아있다는 거죠. 거의 어느 도시나 (심지어 소도시라도) 제법 많은 LP를 보유한, 최소 한두개의 음반 매장은 있는 정도이고, 대도시에는 정말 많구요.  음반 가게 방문을 테마로 잡아 뉴욕 여행을 해도 될 정도 입니다. 단순히 음반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타 관련 문화 상품도 판매하고, 정보 교환도 하고, 가게 마다 주력 제품도 달라서, 하나하나 다 방문해도 재미있을 겁니다. 

 

<링크. 뉴욕의 음반가게들>

 

https://www.timeout.com/newyork/music/best-record-stores-in-nyc

 

미국에서 LP를 하기 좋은 두번째 이유는, 이렇게 많은 음반 가게에서 취급하는 중고 음반들이 다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원판들이라는 점이죠. 한국의 라이센스 판들은 미국에서 스탬퍼를 사다가 찍은 것인데, 여러 이유로 음질이 좀 떨어집니다. 음질뿐만 아니라 자켓 인쇄의 질도 좀 차이가 있었어요.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렵거나, 비싼 원판들을 비교적 저렴하게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뉴욕시티의 한 음반 가게>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미국 어느 시골 마을의 음반 가게>

 

그리고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떤 턴테이블, 카트리지, 포노 앰프를 쓰는지에 따라 소리가 누구나 알 수 있을정도로 확 바뀌어요. 정성껏 세팅한 턴테이블에 상태좋은 앨범을 올려 들어보면 음질도 CD 빰때릴 정도로 좋구요. 20만원대 입문형 턴테이블을 쓰다가, VPI사의 중급형 턴테이블을 구매하곤, 음질 차이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음질적인 측면에서는, 여러 논의가 있으니 일단 LP의 음질 (Sound Quality)가 디지털 음원의 음질보다 낫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어요.  CD 포맷의 한계를 넘은 고품질 디지털 음원 (24bit, DSD)도 있고, 수치상으로는 이 고품질 음원들이 LP보다 못할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LP도 제대로 세팅하고 들으면 음질 자체로도 그리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사실 LP는 고역 및 저역 기록이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힘듭니다. 그래서 고역은 음역대를 낮춰서, 저역은 좀 깎아내서 Vinyl판에 기록을 할 수 밖에 없죠. 나중에 포노 앰프에서 저렇게 기록된 음원을 다시 원래대로 보정을 해줍니다. (예전에는 음반회사마다 다른 보정기준을 적용했으나, 근대에 들어와서는 RIAA 커브가 보정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LP 특유의 음색 (Sound Tone) 이 나온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마스터링 자체가 디지털인 경우에도, LP로 최종 기록이 되면, 어느정도 LP만의 소리를 가지게 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마스터링 자체가 디지털인데 LP가 왠 말이냐? 다 플라시보 효과다" 라는 말은 안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LP의 음색은 다르긴 하거든요. 

 

정리하자면, LP의 음질 (Sound Quality) 자체는 디지털 음원에 비해 떨어질 수도 있지만, 고유의 음색 (Sound Tone)이 있으며 그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로 말할 수 있겠네요. (미국 LP시장이 최근 몇년간 가파르게 상승했고, 아직은 그 기세가 꺾이진 않을 것 같아보입니다.)

 

 

2. 턴테이블의 선택

 

신품 구매:

 

굉장히 저렴한 ($50~$100) 턴테이블들이 다수 있지만, Audiotechnica의 LP60정도면 (약 $90) 입문기로서는 가성비 및 만듦새가 나쁘지 않고, LP120 (약 $250~$300)정도면 만듦새가 아주 좋아집니다. 특히 LP120은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Technics의 SL1200 시리즈와 외관이 완전히 같고, 뛰어난 가성비 (포노앰프 내장으로, 액티브 스피커만 있다면 별도 지출 불필요)로 미국에서는 베스트셀러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이 LP120을 할인한 가격인 $250정도에 구매해서 1년가까이 만족하며 들었습니다. 이 제품들은 베스트바이, 아마존등에서 아주 쉽게 구매가 가능합니다.

 

다 취소에요. 프로젝트의 Debut Carbon DC 제품이 최고. $399인데, 이 가격대에선 경쟁자가 없습니다. LP120보다 훨씬 훨씬 좋아요. 턴테이블은 모터가 비교적 정밀하게 돌아야하고, 카트리지 및 Arm의 품질이 어느정도는 담보되어야 소리가 나오기때문에 최소 $400정도는 쓰셔야 그래도 음향기기로서의 역할을 해요. 반스 앤 노블에 파는 $100~$200짜리 제품들은 그냥 장난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https://www.musicdirect.com/recommended-gifts-under-500/pro-ject-debut-carbon-dc-turntable

 

 

좀 더 LP에 관심이 있으면 Rega (영국의 합리), Clearaudio (독일의 깐깐), VPI (미국의 호방) 등의 제조사의 $1000~$2000정도의 제품들을 고려하게 되는데, 앞서 언급한 보급형 제품대비 확연한 음질의 향상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왠만한 고가 하이엔드 제품들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이죠. 개인적으로는 Rega의 Planar 3를 추천하는데, 톤암의 품질이 좋고, 합리적으로 제품이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디자인도 깔끔합니다. 약간 부담되는 외모도 괜찮다면 VPI도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음질은 VPI가 미세하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아래 온라인 쇼핑몰등에서 이런 턴테이블들을 아주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뮤직 다이렉트

https://www.musicdirect.com

 

크러치필드

https://www.crutchfield.com/shopsearch/turntable.html?&pg=2

 

 

중고구매: 

 

중고구매는 왕년의 유명한 턴테이블을 저렴한 가격에 구해서 들어볼 수 있는 방법이죠. $300~$400정도의 예산이면 신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턴테이블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Thorens의 TD316을 Grado 카트리지 포함해서 $300에 구매했는데, 이 정도 수준의 턴은 신품이면 가볍게 $1000은 넘었을겁니다. 

 

도시마다 있는 오디오샵을 방문해도 되고, Audiogon.com이나 진리의 eBay, 그리고 Craiglist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입문자라면 신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여러모로 괜찮은 선택 같고, 최소 몇개월~1년이상 들어보고 중고를 구매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네요. 저도 Audiotechnica LP120을 처분하고 VPI 및 Rega의 중저가 라인 (이라고 해도 최소 $1000이상) 턴을 신품으로 구매했다가, 최근에 중고로 TD316도 들였네요.

 

미국의 유명한 온라인 중고샵 (신품도 취급)으로는 오디오 클래식스가 있습니다. 매킨토시 전문점으로도 명성이 높지요.  (온라인으로 가격 및 매물 체크는 가능하나, 주문은 전화로 해야하는건 함정) 여긴 정말 유명해서, 가끔 한국에서도 방문객이 온다고 하네요. ㄷ ㄷ ㄷ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http://www.audioclassics.com

 

 

3. 음반 구입

 

3-1. 반스 앤 노블 서점: 미국 어느 도시나 있는 오프라인 서점인 Barnes & Noble에는 음반 매장도 같이 있는데, 지난 몇년간 LP를 주력상품으로 판매중입니다. 서점에 들러서 음반고르는 재미가 쏠쏠해요. 다만 가격은 Amazon보다는 좀 비싼 편인데, $25에 연회원으로 가입하면 상시 10% 할인을 해주고, 1-2개월에 한번씩 나오는 15% 혹은 20% 할인 쿠폰을 이용하면, 아마존보다 좀 더 저렴하게 신품 LP 앨범을 구매할 수 있어서, 저는 거의 매달 쿠폰을 가지고 한두장씩 신품 LP를 구매합니다. 

 

3-2. 동네 음반 가게: 보통 중고 및 신품 LP를 다 취급하죠. 제가 사는 동네 음반 가게의 경우, 중고 LP를 일일히 육안으로 검사해서 상태가 안좋은 것들은 파기처분하더군요. 그래서 중고지만 LP판의 음질이 괜찮은 편이고, 육안으로 걸러지지 않는 불량 LP의 경우는 반품도 받아줘서 편리합니다. 단골 LP가게 하나정도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브루클린의 러프 트레이드는 정말 유명한 곳입니다. 여기서 공연도 해요.

https://www.roughtrade.com

 

roughtrade-williamsburg-brooklyn-nyc-brittanypetronella-x9a9418s_copy__x_large.jpg

<브루클린 러프 트레이드 매장>

 

Screenshot 2019-07-12 20.18.11.png

<러프 트레이드 공연 모습>

 

3-3. 아마존: 아마존 역시 방대한 Vinyl 라이브러리를 자랑합니다.

 

3-4. Music Direct: 오디오 기기도 판매하지만 음반도 꽤 많이 판매하구요. 

https://www.musicdirect.com

 

3-5. 진리의 eBay: 이베이에는 정말 방대한 Vinyl library가 구축되어 있는데, get import cd라는 판매자가 유명합니다.

 

http://www.ebay.com/usr/get_importcds?_trksid=p2057872.m2749.l2754

 

여기서 다수의 신품 LP를 사봤는데, 아주 저렴하진 않아도, 신속배달? 및 서비스가 괜찮았습니다. 

 

3-6. 진리의 craiglist 및 yard sale: 잘 뒤져보시면 LP 50장에 10불 막 이렇게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ㅎㅎ 

 

3-7. Goodwill store: 보통 장당 $1로 저렴하긴 한데, 상태 확인 필수. 

 

3-8. Elusive

http://www.elusivedisc.com

강추 음반 전문점입니다. 엄청난 음반 보유량, 신속한 배송,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자랑합니다. 강추 쇼핑몰이죠.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동네 음반가게 및 craiglist 에서 산 에릭 클랩튼 중고 LP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동네 음반가게에서 구매한 Doors 중고 LP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동네 중고 오디오 샵, 음반도 판매한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Rega Planar 3 (2016), VPI Scout 1.1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2016년의 나의 음악 감상실. 현재는 좀 더 큰 방으로 이사했습니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Craiglist를 통해 구매한 중고 LP 판들. 상태가 대부분 너무 좋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스피커가 외계인처럼 생겼다는, wife님의 코멘트에 부응하기 위해 Star Wars LP 재킷으로 코디..

 

 

결론: LP 감상하려면, 최대한 빠른 퇴근을 해야하니, 업무 효율이 좋아졌습니다.  

 

47 댓글

Morehope

2019-07-12 19:27:14

와... 이런 세계도 있군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

 

ex610

2019-07-12 19:31:33

감사합니다. 

얼마에

2019-07-12 19:35:33

매킨토시 앰프 부럽네요. 얼마예요?

ex610

2019-07-12 19:59:33

매킨토시 팔았어요 ㅠㅠ 지금은 마란츠 씁니다. 

얼마에

2019-07-12 20:06:30

장비는 역시 사고팔고가 재미죠. ㅋ

ex610

2019-07-12 20:16:59

앰프 팔아서 차샀;;; 어요. ㅠㅠ

얼마에

2019-07-12 21:12:35

매킨토시 진공관 + 현대차

Vs

삼성 앰프 + 벤츠

 

엑스 님 선택은?!?

ex610

2019-07-12 21:40:08

매킨토시 진공관 + 현대차 팔아도 벤츠 중고도 못삽니다;;;

Opeth

2019-07-12 19:37:46

엄청나네요...저는 학창시절부터 씨디를 계속 모으고 있긴 한데 LP는 엄두도 못 냅니다. CD랑 LP는 물물교환 하는 마켓 찾으면 또 엄청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요즘 많아서 오히려 모으기는 더 좋아지는거 같습니다.

ex610

2019-07-12 19:59:57

음악감상 + 수집 두가지 재미가 있는듯해요.

shilph

2019-07-12 19:43:22

1562978561846.jpg

 

아, 러브라이브 손전화기 게임 러브라이브 포인트인 LP 가 아니구나...

ex610

2019-07-12 20:00:10

러브라이브가 게임이였군요? 

shilph

2019-07-13 03:59:59

애니메이션, 라이트 노밸, 만화, 드라마 CD, 노래 , 라이브 공연, 손전화기 게임 등의 "원 소스 멀티 유즈" 입니다

밍키

2019-07-12 20:12:44

와우.... 이렇게 자세히 적어주시다니! 저도 재밌게 잘 읽었어요! 희귀 LP는 수집 가치도 충분할것 같아요. 

ex610

2019-07-12 20:16:41

그렇죠. LP는 아날로그라서 희귀성이 있어요. 어떤 앨범 초반은 상상도 못할 가격에도 거래되기도 합니다. 

요리대장

2019-07-12 21:47:37

ex610님은 여러 방면에서 전문가 포스 뿜뿜 이시네요.

대단하세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ex610

2019-07-12 23:01:10

재미있게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츄체

2019-07-12 22:01:20

현직 유학생입니다. 아버지가 매니아셔서 돈 보내줄테니 저보고 괜찮은 가격 보이는 족족 판 사놓으라 하셨죠..
어디서 사야할지를 몰라서 고민이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십년째 이어오시는 취미이신데, 주로 클래식 음반 모으시지만 요즘 장르 확장하고 계십니다.

덕분에 elusivedisc에서 퀸 음반 하나 잘 샀습니다.

ex610

2019-07-12 22:58:21

Music Direct하고 Elusive에서 email subsscription 하시면 가끔 15%정도 어쩌다 20% 프로모 날라와요. 그때 사면 좀 저렴합니다. 그리고 블프때 아마존에서도 비닐 프로모션 하니까 그때 이용하시면 좀 저렴하게 사실수 있어요. 

cashback

2019-07-12 22:37:03

아 토렌스와 맥킨토시. 음질도 당연히 좋겠지만 이건 갬성의 영역인듯합니다. 학생땨부터 모은 엘피가 이백장정도 한국에 있는데 가져오지도 못하고 부모님께 짐만되고 있어요. 가져올까요? 이거 뽐쁘 받으면 안되는데. 

ex610

2019-07-12 22:56:57

Screenshot 2019-07-12 23.55.33.png

 

 

당연히 들고 오셔야죠. 저 한국 갔을때 저렇게 백에 담아서 손으로 들고 미국 왔습니다. ^^V

 

physi

2019-07-12 23:30:21

b&w 802인가요 ㅎㄷㄷ

ex610

2019-07-13 08:41:31

802d2에요 ^^; 

넓은바다

2019-07-12 23:44:58

부러워요.

저도 언젠간 하고 싶은 취미중 하나인데.... 아직은 여유가 없네요.

ex610

2019-07-13 08:42:22

저도 유학생때는 엄두도 못내다가, 취직하고 집 사서 정착한 다음에 겨우 다시 시작했네요. 천천히 하셔도 될듯합니다. 

넓은바다

2019-07-13 18:55:04

저도 천천히 가려고요.

그럼 언젠간 음악을 즐길 기회가 오겠죠.

브로드밴드유에세이

2019-07-12 23:46:15

스피커,,,,,,,,,

유명인

2019-07-13 00:48:34

제일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LP의 가치를 모르고 아주 어렸을때부터 모았던 LP를.....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적에 그냥 다 폐기 처분 했더 거랬죠.. 

ex610

2019-07-13 08:42:45

아이고 아깝습니다. 그래도 천천히 다시 한두장식 모으시면 재미있을거에요. 

shine

2019-07-13 07:49:06

완전 고수시네요. 그 열정과 또한 여유도 부럽습니다. 결국 턴테이블+리시버+스피커 조합에서 초기 비용이 거의 다 나가는데 아무리 싸게 잡아도 천불 좀 욕심을 내면 수천불은 우습게 드니 Vinyl이 입문하기 쉬운 취미는 아닌것 같습니다.

 

저는 discogs라는 LP음반 중고싸이트를 종종 가는데 그 중 philadelphiamusic이라는 판매상을 아주 선호합니다. 일단 배송료가 1장을 사던 100장을 사던 5불 균일가고 싱글앨범포함 보유LP수가 7만장이 넘어서요. 1불짜리 앨범도 제법 되구요. 저같은 low budget 리스너한테는 괜찮은 선택입니다.   

 

https://www.discogs.com/seller/philadelphiamusic/profile?sort=price%2Casc&limit=25&format=Vinyl&format_desc=Album

ex610

2019-07-13 08:04:22

아 맞다 Discog 까먹고 있었네요. 셀러 정보 감사합니다. 

오하이오

2019-07-13 21:59:30

읽다 보니 쏙쏙 빨려드네요. 한달음에 잘 봤습니다.

 

글 중에 '플라시보'라고 한다고도 하는 그 LP의 효험(?)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어서 한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꽤 오래전인데 한때 음악평론을 하던 강헌 평론가 집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집 전세금이 2500 여 만원인가 했다는데 오디오 시스템 구축에만 전세금 두배 이상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시스템 앞에 앉혀 놓더니 같은 음악을 하나는 CD로, 하나는 LP로 번갈아 틀어 주었습니다. 확실히 소리는 달랐고 제가 듣기에도 LP가 좋았습니다. 이유를 설명해 주시던데 제가 과학적인 근거를 다 이해하지는 못했고 요약해 기억하기로는, "CD는 가청범위의 소리를 담아내지만 LP는 녹음 중 우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도 다 담긴다는 것이고, 그 들리지 않는 소리를 우리가 (듣지는 못하지만) 느끼게 된다"고 이해했습니다. 터무니 없는 말도 아닌 듯 하고, 실제로 겪은 바라 지금도 그 말을 믿고 있습니다. 다만 강헌 평론가 께서 고가의 장비에서나 구현이 가능하니 일반적인 오디오라면 CD를 권한다는 전제를 두시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싸구려 시스템으로 LP를 들으며 들리지 않는 그 소리가 내 몸을 자극하고 있다는 상상을 하며 듣습니다. LP를 듣고자 할때 아무래도 수고가 많이 따라 자주 듣지 못하는데, 그래도 그 작은 노동(?)이 뮤지션에 작은 보답이라고 생각해 판을 뒤집을 때마다 마음은 편하더라고요.

 

부럽고도 멋진 취미생활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후로도 종종 음악 감상도 들려주고, 득템한 판도 선보여주시면 즐겁게 보도록 하겠습니다. 

ex610

2019-07-14 10:01:52

엘피 효험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LP로 들으면 소리가 더 좋다고 경험하시는 분들이 많은것 같아요 저 또한 마찬가지구요.

 

사람 마음 참 재미있는것이 저의 경우 LP나 CD 혹은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을 듣다가 MP3,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즐기게 되면서 와 진짜 편하고 신세계가 열린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또 결국 물리 매체로 회귀하게 되더라구요. 좀 번거롭긴 하지만, 엘피를 고르고, 판을 꺼내고, 먼지 닦아주고, 판을 뒤집고 하는 일련의 행동 자체도 취미 생활에 편입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좀 느긋하게 앉아서 음악을 즐기구요. 시스템이 싸구려인지 아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저도 오디오 시스템 많이 정리하고 좀 간편하게 즐기고 있어요.  

람보누구니

2019-07-13 23:04:15

부럽네요. 와이프들이 싫어하는 3대 취미활동이 사진, 스피커, 피규어인데...이유는 장비 가격들이 후덜덜하죠...

ex610

2019-07-14 10:02:53

피규어.. + 자동차 아닐까요? ^^; 저는 사진은 이제 접었고, 피규어는 원래 안했고, 자동차는 할 능력이 없고, 음악도 오디오 많이 정리하고 소소하게 즐기려고 노력중이에요. ^^; 

샤샤샤

2019-07-13 23:37:13

저도 글 잘 읽었습니다. 전 1달라 시디 모으기를 계속하고 있네요. 이것도 집이 협소해서 잠깐 추춤하고 온라인 스트리밍을 사용중입니다. 클래식을 주로 모으는데 레이블 익숙하니까 전문 클래식 레이블이 보이면 대충 구매하고 나중에 들어봅니다. 1달라니까요. 나중에 한장 한장 들어가면서 중복되는거는 시디 플레이어 있는 지인한테 선물(그냥 주고)도 하고 그렇습니다. 

 

매킨토시와 B&W 시스템 들어보고 싶네요. 전 B&W는 블루투스 노캔 헤드폰이 전부인데, 확실히 Bose가 표현 못하는 것을 표현해 주는 색다른 맛이 있어요. 저음이 과장되지 않고요. 들리지 않던 소리들이 선명하게 들리면서 음악에 어우러지면 완전 다른 음악 같기도 하고 그래요. 이렇게 하드웨어 맘에 드는 것 찾으면 다시 좋아하는 소프트를 죄다 듣곤 합니다. 지금도 마모를 통해 24비트 소스(Primephonic) 알게 되서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LP(비닐) 역시 미국에서는 해볼만한 취미 생활 같은데, 아무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집을 넓히는게 먼저일 것 같아요.  오디오는 집(공간)이 먼저. 좋은 LP 플레이어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서 리스닝 룸 + 서재가 생기면 도전해 봐야겠어요.

ex610

2019-07-14 10:06:12

예 저도 오디오 많이 정리하고 간단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그놈의 호기심때문에, 손해도 많이 보고 장비 변경도 많이 했는데, 결국 이게 음악을 즐기는게 아니고 음질을 즐기는거더라구요. 오디오 시스템은 그냥 가성비 좋은게 최고라는게 기기변경질 끝의 깨달음이랄까요. 

 

취미로 1달러 시디 모으기 괜찮은것 같습니다. 취미가 부담이 되면 안되는것 같더라구요. 거라지 세일 같은데 천천히 둘러보면서 소소히 즐기는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행복한 취미생활/음악감상 하시길 바래요

샤샤샤

2019-07-14 11:11:29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이런 취미생활하기에는 너무 좋은 곳이자 나쁜곳이에요. 시디는 넘쳐나지만 집값이 너무 비싸네요.

맥주는블루문

2019-07-14 17:52:27

와! 음악 감상실 겸용 작업방 부럽습니다. 제가 쓰는 LP 플레이어는 장난감이었네요. ㅎㅎ 지난 5월에 한국다녀오면서 한국에 있을 때 가지고 있던 LP 몇 장을 들고 왔는데 좀 많이 튀네요. 이건 먼지 때문이겠죠? 여하튼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좀 좋은 음향 기기 갖춰놓고 음악 들어보고 싶네요. 

shine

2019-07-14 19:34:08

사견이지만 원글자님도 적었듯이 한국에서 프레스로 찍은 LP들은 확실히 품질차이가 나더라구요. 저도 한국에서 한 20장 들고 왔는데 거의 대부분 좀 튑니다. 근데 신기하게 여기서 산 LP는 40년이 지났는데도 Very Good+ (LP상태 표시하는 등급중에 하나) 인 경우가 아주 많아요. 물론 제가 지난 20년간 거의 방치해 논 탓도 있겠지만. 

맥주는블루문

2019-07-15 11:20:50

그렇군요. 신기하네요. 

ex610

2019-07-14 20:04:50

https://www.amazon.com/Spin-Clean-Record-Washer-MKII-Complete/dp/B002UKSZUU/ref=sr_1_1_sspa?keywords=spin+clean&qid=1563152644&s=gateway&sr=8-1-spons&psc=1&smid=A2LY9PGKPA6CIT

 

스핀클린으로 닦아주시면 좀 나아집니다만 엘피 자체 품질도 영향이 있어요. 그래도 좀 튀는것도 LP의 맛이죠!!!

맥주는블루문

2019-07-15 11:21:15

오~ 추천 감사합니다. 좀 많이 튀더라구요. ㅎㅎ 

shine

2019-07-14 20:32:07

luminis

2019-07-14 20:50:02

음감실 멋지네요. 부럽습니다. 저도 LP를 좋아하고 자주 듣고 싶지만 하드우드 플로어 진동에 턴테이블이 너무 민감해서 거의 포기 상태입니다. 원글님은 진동을 줄이는 어떤 노하우가 있으신지요?

ex610

2019-07-14 21:17:48

제 오디오 랙은 카페트 위에 있어서 조금 낫지만 그래도 진동에 민감한건 어쩔 수 없죠. 만약 음감이 불가능할 정도라면 침압이 너무 낮은건 아닌지 한번 점검해보세요. 카트리지 규격에서 가장 높은쪽으로 맞추는게 음질도 그렇고 진동면에서도 그렇고 좀 낫더라구요. 

luminis

2019-07-14 22:21:38

톤암의 라이더 웨이트를 가장 높은 곳으로 옮겼더니 완벽히는 아니지만 살짝 나아지긴 하네요. 근데 정말 음질은 확실히 좋아지는게 느껴지네요. 바늘이 꾹꾹 눌러줘야 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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