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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기내 닥터콜 후기

참울타리 | 2021.09.19 07:16:4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9월 13일 비행기에서 마지막 비행 시간 두 시간여를 남기고 의사를 찾는 콜이 뜹니다. 긴 비행 와인으로 견뎌볼까 싶어 자다가 깨보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할머니는 96세시고 따님들과 오랜만에 조국 방문을 하시는데 오한이 들면서 숨을 가쁘게 쉬신다고 승무원으로부터 닥터콜을 받았습니다. 일단 혈압 체온 등등을 측정해 봅니다. 혈압이 약간 높긴 하지만 혈압약을 더 복용해야 할 정도는 아니고 체온은 정상이었습니다. 혈당도 약간 높긴 하지만 괜찮습니다. 좁은 기내지만 가벼운 문진과 이학적 검사를 실시합니다. 할머니 귀가 어두우셔서 말씀을 제대로 못하십니다. 비행기 엔진 소리와 겹쳐 이건 전쟁입니다. 다행히 숨소리 자체는 고르고 맥박도 일정합니다. 

 

나 : 산소포화도 체크 좀 부탁합니다.

승무원 : 그런 거 없는데요...

 

 기내에 뭐가 있는지 없는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 힘듭니다. 할머니는 청색증 같은 이학적 소견을 보이진 않습니다. 따님이 말씀하십니다. 기내에 탑승하시기 전 마약성 진통제를 드시고 타셨다고, 일단 거동이 가능하고 이학적 검사상 큰 이상이 없어 승무원분께 삼십분마다 바이탈 체크를 부탁드리고 자리로 돌아옵니다.

 

 이게 영화에서만 나오던 닥터콜이구나... 별 일 아닌 문제라 생각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 정말로. 바이탈이 흔들리면 비행기 착륙 시켜야 하는구나라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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