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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자제를 바라보는 몇가지 (불편한) 시선들

shine, 2019-07-13 11: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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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일본을 혼내주려 한해 700만에 달하는 한국인의 일본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행사에는 기존일본여행계획을 취소했다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고 SNS는 일본여행을 취소했다면서 인증하면 좋아요를 무더기로 받는 일들이 벌어지죠. 순수히 경제적으로 볼때 효과는 있을 거라 봅니다. 특히 한국인들만 찾는 일본의 몇개 지역 (가령 대마도나 규수지역)은 지역 관광경제가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봐요. 그럼에도 저는 이런 접근이 매우 나이브하며 성공할 가능성도 그리 없다고 봅니다. 

 

 

2018년 일본여행객들의 국적별 소비패턴을 보면 한국관광객들은 평균 4.3일을 체류하며 총 77,559엔을 씁니다. 이건 참고료 왕복 항공료를 제외한 금액입니다. 즉 한 4박5일여행을 하면서 한화 80-85만원정도를 소비한다는 건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소비중에 21000엔 정도가 물건을 사는 겁니다. (총지출의 25%이상을 물건을 사는거죠. 이 분야 갑은 중국인데 총지출의 50%정도가 물건구입니다.) 그리고 25000엔이 숙박입니다. 그리고 먹는게 20000엔이구요. 뭐 먹는것도 관광이긴 한데, 그러니까 한국관광객들은 주로 맛집을 돌아다니면소 소소하게 물건을 사는 집단인거죠. 중류층이나 서민들이요. 

 

이건 호주인 일본관광객들이 약 15일을 평균적으로 체류하면서 물건 사는데는 32000엔정도밖에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그 집단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자 그럼 이700만명을 잘 설득해서 일본을 안가게 만들수 있을까요? 그게 성공하는게 큰 효과가 있을까요? 민감한 질문이지만 전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은 흥미롭게도 해외여행 세계1위국가입니다. 인구대비 50%가 해외땅을 밞는 나라죠. 그러니까 한 2500-600만명이 해외를 가고(연인원) 그중 700만명이 일본에 갑니다. 전 이 700만명의 상당수는 통상적 의미에서 아주 여유로워서 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 삶이 퍽퍽해도 잠깐 다녀올수 있는 여유가 생긴 사람들이 훨씬더 많을 거라 봅니다. 저가항공을 타고 일본에 가서 소소하게 맛집과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을 다니며, 몇군데 관광명소를 찾고, 저렴한 비지니스호텔에 묶으면서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동하게, 돈키호테, 다이소, 마츠모토에 가서 소소하게 원하는 중저가 물품을 면세로 사오는 사람들. 

 

문제는 이 사람들한테 애국심에 호소하며 일본에 가지말라고 하면 "이번참에 아예 당신들이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지금 남에 나라 가서 돈 쓸 형편입니까? 나라경제가 이모양 이꼴인데.. 라고 하거나 아니면 일본은 아니니까 다른곳으로 가세요라는 대체재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인들에게 일본을 대체할만한, 그러니까 소소하게 먹고 뚜벅이 대중교통으로 돌아나니면서 값싸지만 괜찮은 퀄리티의 물건을 사 올만한 곳이 과연 있냐는 거죠. 이들에게는 어쩌면 일본에 가지못하는 것이 지금은 참을 수 있는 것일줄 몰라도, 어차피 전 인구의 절반이 해외를 나가는 나라에서 어딘가로 가야할 텐데 이 불매/여행자제가 지속될 수 있을까 회의적입니다.

 

 

원래 불편을 감수하고 하는 소위 가치소비는 중상류층 부르죠아가 자신의 정치적 올바름을 증명해 내기 위한 도구 아니었던가요? 처음에 유기농 열품이 불고 그게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환경보호라는 슬로건을 정치적 올바름이라 생각하고 동일제품 몇배 비싼 물건을 주저없이 사는것, 혹은 최근 플라스틱 제품을 사지 않고 몇배 비싼 종이/나무 제품을 사는것. 이건 분명 좋은 소비지만 선택의 여력이 없는 중산층/저소득층에게는 강요할 수 없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한국인 일본여행 총매출이 6.4조정도라는데 여기에는 항공권/여행사비용이 빠져 있습니다. 왕복항공권을 아무리 싸게 잡아도 20만원인데, 즉 700만 곱하기20만원을 하면 1.4조는 한국 항공사/여행사매출이 된다는 거죠.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단단한 애국심에 일본에 가지 않고 대제체를 못찾아 아예 해외여행을 줄이게 되면 일본의 작은 마을의 여행상권이 타격을 입지만 아울러 한국에 여행사/항공사들도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겠죠. 특히 저가항공사들이요. 2500만 전체 해외여행 연인원중 약 27%정도가 일본여행입니다.

 

 

결론은 이건 정말 복잡한 문제같습니다. 지금 세계 경제력 3위국가에 한국의 자국의 중산층/서민층을 무더기로 여행을 보내고 있거든요. 

 

 

 

 

506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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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태평

2019-07-22 22:22:54

+1

rabbit

2019-07-22 15:19:53

역시 일본 관련 글이 핫하긴 하네요. 저는 앞으로도 영원히 일본제품을 안사겠다거나 지금까지 산 걸 다 버리고 창피해하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일본제품 불매가 의미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가능한 한 실행하려 합니다. 보통 한국갈 때 일본 들러서 가곤 했는데 당분간은 그런 일이 없겠네요. 일본과 언제까지나 으르렁거리면 원수로 사는 건 양국 다 불행한 일이겠지요. 세상이 어째 다 극우로 갈아타고 있어서 걱정이긴 한데 그래도 정상적인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기를 바라보며 당분간은 불매운동 동참합니다. 불매운동 효과 없다, 우리나라의 피해도 크다 등등 부정적인 걱정은 걱정 많은 사람들에게 맡겨두렵니다.

Singtech

2019-07-22 15:50:43

저는 꼭 일본 혼내주기(?)에 성공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번을 계기로 무엇이 문제로 우리의 일본 의존도가 얼마이고 또 일본이 어떠한 나라인가를 알게 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며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이 없으니, 위안부 및 독도와 관련된 여러 문제에 있어서도 나몰라라 하는 경우도 많았고, 일본 정치가와 일본은 달라라며 눈 돌린적 많았잖아요. 이번이 그 모든것이 다 얽히고 과거와 현재가 엉키며 발생한 문제인거 같은데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자립도도 더 세우고, 또 잘못된 과거까지 싹 바로 잡을수 있으면 좋겠어요. 말씀하신 상권도 우리 경제로 근시적으로 타격이 심하지만, 이번 기회에 말씀하신 대체제 (대제체 아님)를 찾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좋을것 같아요. 복잡하지만 당장의 코스트에 발목 잡히지 않고, 당장의 회의론자 및 어쩌구들에게 꺾이지않고 성과를 거둘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번들

2019-07-22 15:52:03

저도 불매운동은 찬성하지만 남들에게 강요는 옳지 않다고 봐요. 다들 각기의 생각이나 환경이 다르니까요.

조아마1

2019-07-23 06:24:30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토론과 설득을 통해 화합을 이루는 데 있다고 보거든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위험한 행동이 될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금 일본이 노리는 것 중의 하나가 한국인들의 분열이 아닐까 생각이 들구요.

덜쓰고좀더모아

2019-07-23 04:13:58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3744017?od=T31&po=0&category=&groupCd=

이와중에 CNN은 독도를 타케시마랑 병기표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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